< 565화 > 565. 아이돌의 방에 몰래 침입하기
덜컹거리는 차체 속, 나는 계속 숨을 죽인 채 바닥에 머물렀다. 진동이 전부 느껴지는 불편한 자리였지만 나름 버틸만 했다.
바로 김세정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었기 때문. 차가 흔들릴 때마다 허벅지에 비벼지는 게 참 만족스러웠다.
[괜찮아?]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세정이 메모장으로 말을 걸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허리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내 쪽으로 당기며 숨을 크게 들이켰다.
'냄새 좋네.'
가까워진 만큼 더욱 진해진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순간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달콤한 무언가.
음미하듯 바람을 내뱉으며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야아...잠깐, 여기서는 좀..."
그녀가 나를 제지했다. 이마에 닿은 손과 검은 눈동자를 번갈아봤다.
'더 하고 싶은데.' 라는 뜻을 초롱초롱 내비치자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소리 안 나게 천천히 해..."
결국 항복 선언이 튀어나왔다. 방해물이 전부 사라지자 다시 숨을 크게 들이켰다.
달콤하기 짝이 없는 냄새에 절로 입꼬리가 풀어졌다.
'여자는 원래부터 이렇게 냄새가 좋은 건가?'
살결, 체리, 바디워시 등등. 아무리 좋은 향도 여러 개가 섞이면 악취를 풍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코에 흘러들어오는 이건 달콤하다 못해 뇌가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눈을 감았다. 다시 한 번 맡기 위해 얼굴을 들이미는 찰나, 말랑한 무언가 코앞에 닿았다.
이건 뭔지 확인할 것도 없다.
-스윽...
이빨로 팬티를 제쳤다. 한층 강해진 향을 즐기며 얼굴을 비볐다.
"흐읏..."
겉면에 잔뜩 묻어있는 끈적한 즙. 아까 손가락으로 쑤셨으니 이해는 하지만 이렇게 많을 줄이야.
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더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흥분했던 모양이다. 콧바람을 한 번 내뱉은 뒤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움찔거리는 하체를 앞으로 잡아당기며 혀를 뻗었다.
"흐으으...하아...아흐으..."
아주 좁고 뜨거운 질내부. 조금만 들어갔는데도 꾸욱 눌러대며 나를 막으려 했다.
하지 말라는 게 아닌, 기분 좋아서 나오는 반응.
나는 은근슬쩍 벌어진 다리를 느끼며 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아흐으으...아핫...앗...으응..."
나한테만 들릴 정도의 작은 흐느낌이 반복됐다. 그나마도 엔진 소리에 묻혔지만 김세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위급 상황이라지만 저렇게 참는 모습을 보면 더 해주고 싶다.
일단 입에 든 것부터 삼키고.
목을 축인 뒤 질벽을 게걸스럽게 핥기 시작했다.
"하아아아...! 아흣..."
주름을 따라 싸악 문질르면 달콤한 체리 보짓물이 입안을 한가득 채웠다. 맛도 맛이지만 역시 반응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어딜 빨아대도 크게 움찔거리는 하체와 어떻게든 나한테 비비려고 노력하는 클리토리스. 이렇게나 크게 발기한 게 너무 안쓰러웠다.
서비스로 콧잔등을 내밀었다.
"하응...!"
톡 치자 그녀의 몸이 크게 떨렸다. 그걸 신호로 움찔움찔 위아래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무슨 내가 자위 기구도 아니고.'
한 번 쾌감을 맛보더니 고삐가 풀린 모양이다. 조금 격했지만 꼴렸으니 ok다.
생각을 멈추고 보지 빠는데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흐읏...흐윽...! 하으으...아핫...!"
얼마나 지났을까. 김세정의 반응은 처음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올라오는 쾌감을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듯 다리를 이리저리 꼬아댔고, 거친 숨을 연신 내뱉는 탓에 가슴은 끊임없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고작 보지 빠는 것만으로 이렇게 되다니. 그동안 엄청 쌓아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럼 이제 슬슬 보내줘볼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으니 적당히 끝내야지. 숨을 고르고 다시 하려는 순간.
-덜컹!
차가 방지턱을 지나갔다.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내 코는 클리토리스를 꾸욱 눌렀고, 혀는 닿을 수 있는 가장 깊숙한 곳으로 돌진했다.
그와 함께 엄청난 양의 보짓물이 튀어나왔다.
"하흐으으으...흐으응...!"
김세정이 흐느끼며 허리를 쭉 폈다. 고개도 뒤로 젖혀서는 혀를 살짝 내빼고 있었다.
누가 봐도 가버린 게 분명한 모습.
하지만 구경할 틈은 없었다.
-꾸욱...
달달 떨리는 허벅지가 내 목을 세차게 압박하기 시작한 것. 무슨 레슬링 기술을 당하는 듯했다.
이건 그나마 버티만 했지만 바로 2차 공격이 들어왔다.
'이러다 머리털 다 뽑히겠네.'
그래도 그만큼 기분이 좋다는 뜻이겠지. 숨이 막혔지만 여운이 길게 남도록 계속 핥았다.
"아하아아...아앗...! 그... 그마안... 방금 갔는데에..."
"세정 씨? 무슨 일 있으신가요?"
"네헷!? 아, 아니요. 잠깐 뉴튜브 소리가 새어나갔나 봐요."
"아, 넵."
김세정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매니저를 안심시켰다. 그가 흘끗 사이드 미러를 보더니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물론 나는 그 사이에 탈출했다.
잠깐의 헤프닝에 감사하며 입가를 스윽 닦았다.
"하아...하아...하아..."
김세정이 멍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봤다. 무언가 더 큰 걸 바라는 표정.
조금만 기다리라는 신호로 허벅지를 살살 쓰다듬었다.
잠시 후, 한참 가던 차가 아래로 빙글빙글 몇 바퀴 돌기 시작했다. 지하 주차장에 들어온 모양이다.
그렇다면 숙소에 도착한 게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매니저가 뒤를 돌아봤다.
"세정 씨, 다 왔습니다."
"아... 고생했어요. 그럼 저는 이만..."
김세정이 밝게 웃으며 문을 열었다. 먼저 내리는 그녀의 뒤를 따라 몰래 따라 내렸다.
잡히면 최소 사망이지만 매니저는 딱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차 안에 남자가 숨어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겠지.'
정말 위급 상황일 때는 카모플라쥬를 쓸 생각까지 했다. 평소라면 당연하게 썼겠지만 지금은 김세정 앞이다.
사실 알 거 다 아는 듯한 그녀한테 숨겨봤자 의미가 있겠냐만은, 대놓고 하는 거랑 암암리 하는 거랑은 천지 차이니까.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내렸지만 주차장 한 가운데임은 변함이 없었다.
지금이야 사각지대에 숨어 있으니 괜찮다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눈치챌 게 분명하다.
"야, 내가 가서 시선 끌 테니까 어디 기둥이나 차 사이에 숨어 있어."
김세정이 옆머리로 입을 가리며 작전을 알렸다. 곧 운전석으로 향한 그녀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부우우웅...
잠시 후, 차가 떠났다. 혹시 모르니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튀어나왔다.
내 얼굴을 본 김세정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제 어떡할래?'
"뭘 어떡해."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는 건 좀 그렇지 않겠어? 어때, 이번 기회에 우리 집 구경 좀 해보는 건?"
"너네 집이 아니라 멤버 집이겠지. 근데 누구 있으면 어쩌게."
"바로 내 방으로 들어가면 아무도 모를 거야. 그리고."
그녀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비밀을 말하듯 손바닥으로 입 한쪽을 가렸다.
"아이돌 방을 구경하는 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라고? 그것도 이 김세정의 비밀 공간. 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
"무엇보다... 남자가 오는 건 네가 '최초'야."
최초라. 사실 이미 몇 번 방문하긴 했지만 모른 척 넘겼다. 그리고 답변은 당연히 정해져 있다.
"난 들켜도 책임 안져."
"괜찮아. 나도 안 질 테니까."
"들키면 도둑으로 몰 기세다?"
"꺄아악 크게 소리치고 도망갈 거니까 너무 당황하지는 마."
"거 참 고맙네. 미리 알려줘서."
심드렁하게 말하자 그녀가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몸을 휙 돌렸다.
살랑이는 포니테일을 보며 따라갔다.
-삐삐삐삐...
문 앞에 도착한 김세정이 비밀번호를 눌렀다. 곧 잠금장치가 맑은 음을 흘렸다.
"쉬잇... 내가 먼저 보고 올 테니까 기다려."
그녀가 검지를 입술 위에 올리며 문을 열었다. 어두운 틈 사이는 얼핏 보기엔 고요했다.
예상대로 김세정이 10초 후 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아무도 없다. 다들 스케줄 있어서 나갔나봐."
"하긴, 아직 초저녁이니까 그럴만 하겠다."
"얼른 들어와."
재빨리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문이 닫혔다.
'마지막으로 왔을 때랑 그리 달라진 건 없네.'
신발장에서 본 내부는 아바타 모드로 봤을 때랑 비슷했다. 좋은 냄새, 약간 어지러진 내부 등 익숙한 광경.
내색하지 않고 신발을 벗었다.
살금살금.
흔적 하나 남기지 않기 위해 손에 들고 김세정의 방으로 향했다. 곧 그녀만의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 생각보다 깨끗하네?"
"생각보다 깨끗하다니. 평소에 나를 어떻게 보고 있던 거야?"
"야생 그 자체?"
어깨를 으쓱이며 방 안을 둘러봤다. 박서윤이 머물렀다는 빈 침대가 눈에 띄었다.
잠시 시선을 두자 김세정이 나를 쿡쿡 찔렀다.
"그래서? 아이돌의 방에 들어온 소감은 어때?"
"음... 아이돌도 사람이구나?"
"참 나.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공중제비를 돌아도 모자랄 판에 그런 무미건조한 감상이라니."
"제대로 보여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침대로 돌진했다.
-털썩!
다이빙하듯 몸을 던졌다. 그리고 베개에 바로 코를 묻으며 이리저리 뒹굴었다.
"하아... 냄새 좋다."
"야 이 미친 놈아! 씻지도 않고 남의 침대에 올라가는 게 어딨어!"
못 들은 척 행동을 계속했다. 몇 차례 더 빙글빙글 돌자 더 이상 참지 못한 김세정이 다가왔다.
이때다.
팔을 뻗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어...어?"
당황한 듯한 목소리. 무게 중심을 잃은 김세정이 내 옆으로 풀썩 떨어졌다. 예쁜 얼굴을 초근접에서 보며 씨익 웃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네?"
"에라이... 됐다."
쯧 하고 혀를 찬 그녀가 몸에 힘을 풀었다. 그 사이에 나는 김세정의 허리를 팔로 감았다.
"씻는 건 조금만 쉬었다 하자. 괜찮지?"
"...마음대로 해."
주인의 허락도 떨어졌겠다. 이제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없다.
더욱 몸을 밀착시키며 그녀의 윗가슴에 얼굴을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