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4화 > 554. 야동 보면서 자위해봐
누가 봐도 그런 사이트다. 야한 동영상이 잔뜩 업로드 되어 있는 그렇고 그런 사이트.
물론 사람이라면 호기심으로라도 한 번쯤이라도 들어온 전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슈퍼 아이돌 '박서윤' 이라는 이름의 무게 때문인지 지금 이 상황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헛웃음을 내뱉으며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 썸네일들을 천천히 훑었다.
'얘도 이런 걸 보긴 보는구나.'
뭔가 신기했다. 개인 사생활에 손댈 생각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손이 멈추지 않았다. 나는 계속 휠을 내리다가 다시 맨위로 향했다.
누르면 안 될 것 같은 금단의 영역. 검색창을 클릭했다.
-anal
-big tits
-cum
-ass
익숙한 영단어가 주르륵 나열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제일 최근에 검색한 거였다.
'애널?'
평소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고 실제로 한 번 하기도 했다.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가버렸던 박서윤이 떠올랐다.
이 모든 단서들을 종합하면 한 가지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또 하고 싶어서 미리 공부를 했다. 나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조용히 흘렸다.
이거 좀 귀엽네.
당장 가서 머리라도 쓰다듬어주고 싶은 걸 참으며 연결되어 있는 이어폰을 꼈다. 상대의 역할을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선 어떤 영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는 다시 한 번 잠들어 있는 박서윤을 흘끗 쳐다본 뒤 검색 기록을 눌렀다. 여기엔 더 놀라온 진실들이 묻혀 있었다.
'클릭한 시간이... 어제 새벽 2시? 3시도 있네?'
뭐야 이거. 설마 어제 혜윤이와 섹스하는 소리를 못 참고 이거라도 보면서 해소한 거야?
자위를 했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설마 야동을 보면서 했을 줄이야.
차마 같이 하자고 말은 못 꺼내고 혼자 꾸물대면서 자위하는 박서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재생됐다. 그것도 1시간 넘게 야동을 보면서 여러 번.
그래서 이렇게 피곤했던 거구나.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또 다른 기록을 클릭했다. 잠깐의 로딩 후 펼쳐진 페이지.
확실히 박서윤이 선택한 영상이라 그런지 썸네일부터 꼴리기 그지 없었다.
침을 꿀꺽 삼킨 후, 재생을 눌렀다.
-하앙! 하앗...아흣...아흐으응!
시작부터 성인 남녀가 나체로 몸을 섞고 있었다. 구도 괜찮고 목소리 좋고 몸매도 봐줄만하고.
다만 상위 0.1%의 미녀들과 수없이 섹스를 해본 나한테는 별 감흥이 없었다.
역치가 하도 높아진 탓이다. 그래도 박서윤이 봤던 거니 빠르게 화살표키를 연타하며 감상을 끝냈다.
'다 보기에는 좀 많으니 3개 정도만 더 보자.'
머리를 긁적이며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걸로 넘어갔다. 그렇게 한창 감상을 하던 중, 갑자기 바닥이 울리기 시작했다.
무언가 빠르게 달려오는 걸 감지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순간.
-팟!
모니터가 꺼졌다. 단순히 화면만 꺼진 게 아니라 본체의 RGB도 함께.
원인은 전원 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는 기다란 팔 때문이었다.
"야...야...! 지금 뭐하는 거야..."
"자는 거 아니었어?"
"잠이 안 와서 그냥 일어났는데... 그보다 뭘 보는 거야!"
"뭐긴 뭐야. 자료 조사지."
어깨를 으쓱이자 그녀가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입을 요동쳤다. 머리가 새하얘졌는지 어버버거리기를 잠시, 나한테 삿대질을 했다.
"그...그걸 왜 여기서 봐! 네 폰은 어따두고!"
"이렇게 큰 화면으로 보는 게 좋잖아. 안 그래?"
"으읏...! 그럼 그렇지. 너한테 컴퓨터를 맡기는 게 아니었어..."
"에이, 왜 그래. 알 것 다 아는 사이끼리."
"뒤질래?"
주먹을 쥐는 그녀를 피해 살짝 뒤로 이동했다. 대신 갈색 눈을 빤히 쳐다봤다. 찔리는 게 있는지 박서윤이 먼저 시선을 피했다.
"뭐, 뭘 그렇게 꼬라보는데?"
"너 어제 야동 봤지?"
"...."
"그것도 밤 늦게까지 보느라 이렇게 피곤해하는 거고."
나는 음흉하게 웃으며 천천히 옆으로 다가갔다. 얼어있는 그녀를 대신해 전원 버튼을 눌렀다.
-위이이잉....
팬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켜졌다. 부팅이 완료되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방금까지 있었던 사이트에 들어갔다.
동시에 박서윤의 엉덩이를 슬쩍 움켜쥐었다.
"그래서 우리 서윤이는 밤새 무엇을 보았을까... 뭐 추천 작품이라도 있어?"
"뭐라는 거야... 그냥 실수로 들어온 것뿐인데 너무 심한 비약을 하는 거 아니야?"
"실수는 무슨, 검색 기록에 한가득 남아있던데."
"그건... 뭐, 나는 보면 안 되냐?"
그녀가 시인을 하며 엉덩이에 올린 내 손을 뿌리쳤다. 이어 마우스를 빼앗으려 했다.
-휙.
어림도 없다. 나는 손에 힘을 꽉 준 뒤 화면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봐도 되는데 문제는 시청 시간이라는 거지. 새벽 2시. 뭐 생각 나는 거 없어?"
"...없어."
"기억 안 나면 직접 봐야지. 자, 여기 앉아."
허벅지를 툭툭 쳤다. 박서윤이 어이없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이내 슬금슬금 다가왔다.
딱 기분 좋은 무게감이 자리 잡았다.
"냄새 좋네."
"변태 새끼."
"변태는 새벽에 야동 보면서 자위한 서윤이지."
"내가 언제 자위했다고 했냐?"
"아니야? 아니면 말고."
나는 은빛 머리카락에 코를 묻으며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뱃살을 억지로 잡아당기자 그녀가 손목을 탁 쳤다.
누가 봐도 부끄러워 하는 반응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자, 그럼 처음 것부터 천천히 감상이나 할까?"
"남의 집 와서 야동보자고 하는 새끼는 너밖에 없을 거다."
"좋은 건 같이 공유해야지. 이런 거 몰래 혼자 보면 천벌 받아."
"천벌은 지랄."
그녀가 팔꿈치로 찔렀다. 하지만 애교를 부리는 것 같이 아주 약한 세기였다.
나도 하복부를 두드려준 뒤 영상을 재생했다. 물론 이어폰을 빼고 스피커로.
-아흣...! 하앙! 하아앙!
지루한 초반 부분을 넘기자 본격적인 섹스가 시작됐다. 순간 움찔하는 박서윤을 끌어안은 채 어깨 너머로 구경했다.
영상 자체는 그저 그랬지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흥분됐다. 허벅지에 아이돌을 앉히고 같이 야동 감상이라니.
게다가 바지춤에 정확히 엉덩이가 닿고 있어 자극이 계속 들어왔다.
조금 커진 자지를 비비며 말을 걸었다.
"그래서 이 동영상은 어떤 게 마음에 들어서 이걸 본 걸까?"
"그냥 뒤에서 하는... 뭔 감상을 묻고 있어!"
"뒤치기를 좋아하는구나. 메모."
"아니라니까!"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함인지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이다. 이럴 땐 칭찬해주는 게 효과 직빵이다.
슬쩍 가슴을 아래서 받치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도 저 여자보다는 서윤이가 더 예쁜 것 같은데? 가슴도 훨씬 더 크고."
"그거야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신음 내는 것도 더 꼴리고 귀엽지."
"야..."
"사실인 걸."
경계가 누그러진 그녀의 옷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한가득 느껴지는 부드러우면서 탄력넘치는 피부.
아주 천천히 문지르며 등골을 타고 올라갔다.
"흐응..."
기분 좋은 목소리와 함께 소름이 돋아올랐다. 기세를 이어 브래지어 바로 뒤에 도착했다.
풀까 말까 간을 봤지만 딱히 저항은 없었다.
-툭.
고정되어 있던 속옷이 힘없이 풀렸다. 그대로 옷 밖으로 빼내자 가슴이 한 차례 출렁였다.
이건 못 참지. 바로 아래서 받쳤다.
"하아아... 하흣...."
"그래서, 어제 했어? 안 했어?"
"그런 거 알아서 뭐 하려고..."
"뭐긴 뭐야. 누구의 성욕을 풀어주려면 정확하게 알아야 하니까 그렇지."
그 사이에 영상 속의 사람들은 더욱 격렬하게 살결을 부딪치고 있었다. 분위기에 맞게 나도 가슴을 좀 더 세차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흐읏...으흐으응...읏... 했어..."
"몇 번?"
"그냥 대충... 3번?"
"생각보다 적네."
"네가 미친듯이 했던 거에 비하면 적긴 하지."
"다 듣고 있었구나?"
"안 들리는 게 비정상이잖아...! 아예 벽을 뚫고 들어오는데."
"미안미안."
달래주기 위해 오른쪽 손을 아래로 내렸다. 바지 속으로 파고들어 팬티 위를 살포시 덮었다.
약간의 진동을 주자 그녀가 깊은 숨결을 내뱉었다.
"그래서 야동이라도 보면서 상상했던 거야?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고?"
"...몰라."
"그런 것치곤 검색어가 아주 노골적이던데. 특히 이거."
anal 이라는 단어를 보여주자 박서윤이 몸에 힘을 줬다.
"여기로도 했어?"
"안 했어."
"그렇구나. 안 했구나..."
나는 일부러 말을 길게 끌며 클리토리스가 있는 부분을 툭툭 쳤다. 움찔거리는 그녀의 몸을 느끼며 허리를 비볐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 동안 스피커의 소리가 끊겼다. 재생이 끝난 동시에 옆에 있던 서랍을 벌컥 열었다.
박서윤이 성인용품을 보관해두는 비밀의 장소. 무선 연결 딜도가 고히 모셔져 있었다.
"그럼 자위할 때 이거라도 사용하지 그랬어?"
"그거로 하면 나중에 씻고 정리하기 귀찮아서."
"한 번 할 때 제대로 하고 푹 자는 게 낫지, 손으로 대충 문지르니까 3번이나 한 거 아니야."
박서윤의 상의를 가슴 위까지 올렸다. 드러난 새하얀 골짜기 사이에 딜도를 끼웠다.
포근한 감촉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멋대로 껄떡이는 자지를 천천히 비비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바지 벗어봐."
말이 끝나기 엉덩이가 들렸다. 몸매에 맞게 딱 달라붙어 있던 바지가 쉽게 무장해제 됐다.
바닥에 떨어진 걸 확인하자 다리를 벌리게 했다.
"어제 어떻게 했는지 직접 보여줘."
"뭐...뭐?"
"부족하면 이거 써도 되고."
가슴에 끼워진 딜도를 직접 손에 쥐어줬다. 물끄러니 풀발기된 것을 보던 박서윤이 똑바로 들었다.
그러더니 뒤를 돌아봤다.
"이거 하면 뭐가 좋은데?"
"꼴리면 내가 어제처럼 변할 수도 있지."
은근하게 제안을 하며 마우스를 가리켰다.
"야동도 틀면서 하는 거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