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0화 > 540. 무슨 처녀가 남자 위에 올라타서 기승위를 해요?
눈이 커지다 못해 튀어나올 것 같다. 입은 떡 벌어져 조금이라도 건드렸다간 턱이 빠질 듯했다.
이렇게나 격렬한 반응을 하면 보는 내가 다 보람이 차다.
"에...에? 네가 어떻게 여기에..."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여긴 제 방이고 들어온 건 대리님이에요."
"근데 왜 알몸... 윽!"
내 몸을 싸악 훑던 그녀가 이불을 확 끌어올렸다. 쇄골까지 가리더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무섭도록 노려보는 눈동자에서는 레이저가 쏘아져 나왔다.
아무리 봐도 전날의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상황 설명부터 하자. 지금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모든 게 오해라는 걸.
몸을 일으켜 자세를 잡았다.
움찔.
이예나가 크게 몸을 떨며 도망가려 했다. 괜찮다는 수신호를 보냈지만 전혀 믿는 표정이 아니었다.
나는 방금보다 더 날카로워진 눈매를 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기억 안 나세요?"
"...무슨 기억이요?"
"브리핑하겠다고 제방에 들어온 것까지는 기억나죠?"
"거기까지는요."
"그래서 여기에 놀러 온 겸 같이 영화를 보기로 했고, 사이좋게 감상 중 갑자기 대리님이 술잔치를 벌인 거는요?"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설마 제가 술에 꼴았다고 덮쳐도 된다고 받아들인 건 아니죠?"
매우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그녀. 똑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싸대기를 때릴 기세였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그래서 미리 증거를 확보해둔 거다. 그것도 일반적인 게 아닌, 이예나가 먼저 찍어도 된다고 허락한 섹스 동영상.
술에 꼴은 채로 기승위를 하는 자신을 보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야한 말도 뒤지게 많이 했었는데.
나는 터질 것 같은 기대감을 꿀꺽 삼킨 뒤 본론을 꺼냈다.
"뭔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먼저 덮친 건 대리님이에요."
"...뭐요?"
"말 그대로 얌전히 있는 저를 대리님이 먼저 덮쳤다는 뜻입니다."
"그 무슨... 우진 씨야말로 취해서 기억이 뒤죽박죽인 거 아니에요?"
"절대 아닙니다."
"으음..."
이예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밤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게 될 리가 있겠는가? 인큐버스 모드를 해야 생생하게 남는 거지, 그냥 술에 꼴은 건 인큐버스의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된다.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그녀가 입을 옴싹달싹거렸다. 점점 상황 파악이 되어가는지 눈동자가 뒹구르르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딱 눈을 마주쳤을 때, 씨익 미소를 지었다.
"대리님 아주 잘하시던데요?"
"조용히 해요!!!!!"
날라오는 베개를 손쉽게 막았다. 옆으로 치우자 이마를 짚고 있는 대리님이 있었다.
"내...내가 무슨 짓을..."
아주 작게 중얼거리고 있는 이예나에게 슬쩍 다가갔다. 어지간히 충격을 받았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이건 또 왜요?"
"아직 의심이 다 안 풀리신 것 같아서요. 이럴 때를 대비해서 제가 증거를 확보해 놨어요."
"증거요?"
"보시면 알아요."
어깨가 닿도록 가까이 붙었다. 그녀가 또다시 움찔 크게 떨었지만 이번엔 가만히 있었다.
대신 매우 불안한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 하고 있었다.
'진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는 거지?'
섹스할 때는 서큐버스처럼 허리를 흔들어 대고는, 다음 날 일어나면 아무것도 모른다며 얼굴을 붉히다니. 이건 일부러 하라고 해도 못 하겠다.
나는 피식 웃으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25살 이예나. 1살 후배인 박우진 인턴을 지금부터 따먹을 예정입니다.
"에...?"
화면 속의 여성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얼빠진 소리가 튀어나왔다. 직접 보고 있음에도 믿기지 않는 듯 눈을 왕방울처럼 떴다.
근데 겨우 이걸로 놀라면 이르다.
더블 클릭 해 10초 뒤로 이동했다. 대리님이 잔뜩 녹아내린 얼굴을 자랑하며 삽입을 하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자지를 잡고 스스로 넣고 있는 장면. 곧 보지가 침을 뚝뚝 흘리며 귀두를 삼켰다.
-하아아아앙...! 하아아앗...!
스피커를 타고 나오는 아주 적나라하고 달콤한 신음. 그렇게 소리를 키우지도 않았는데 엄청난 크기였다.
예상하고 있던 나도 깜짝 놀랄 정도인데 본인은 어떻겠는가.
"으어...어...? 에...?"
"대리님이 절 덮치고 따먹겠다고 선언하는 거 보셨죠?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이게... 나라고? 나 진짜 기억이 잘..."
"그러게 누가 무리해서 술을 마시래요?"
뭐라 하는 사이 방아찧기가 시작됐다.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하앙! 앗! 흐읏...윽! 우진이 너 자지 존나 맛있어...! 개좋아!
-혹시 아프지는 않아요?
-안 아파... 그것보다 보지가 녹을 것 같아서 너무 좋...하앙!
민감한 곳을 찔렸는지 대리님이 엉덩이 흔드는 걸 멈췄다. 대신 눈동자를 위로 올리고 허리를 마구 떨어댔다.
이예나가 헛바람을 들이켰다.
-벌써 가버린 거예요?
-가긴 뭘 가아...! 조금 느꼈다고 기고만장 하기는...흐윽...! 어차피 너 같은 거 내가 꽉 조이면 정신 못 차릴 거면서...
-그럼 한 번 조여 보세요.
-흐읏... 어때애? 나 보지 잘 조이지? 아주 그냥 계속 껄떡이고 있는데에...!
-엄청 좋으니까 이대로 계속 해주세요.
다시 격렬한 섹스가 이어졌다. 덕분에 애매하게 커져 있던 자지가 완전히 부활했다.
'다시 봐도 진짜 꼴리긴 하네.'
처음엔 증거용으로 찍어두려고 했는데 이건 왠만한 야동보다 더 야했다.
이건 찍어두길 잘했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옆을 봤다.
"으아아... 내가 진짜 이런 짓을 했다고...? 미쳤지... 미쳤어..."
넋을 놓은 채 감상하고 있었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걸 보면 완전히 빠져든 듯했다.
역시 변태 아니랄까봐.
나는 은근슬쩍 몸을 더 붙이며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증거는 이걸로 충분하죠?"
"아, 알았으니까 이것 좀 꺼줄래요?"
"보기 좋은데 왜요? 회사에서는 그렇게 차갑고 무뚝뚝하던 대리님이 침대 위에서는 이러니까 꼴려 죽겠는데."
"윽... 저 처음이었다고요..."
"거짓말 하지 마세요. 이게 어떻게 처음하는 사람의 모습인데요?"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놀라는 척을 했다. 내 반응에 그녀가 뻘쭘한 표정을 지었다.
"진짠데..."
"세상에 처녀인데 남자 위에 올라타서 엉덩이를 내리찍는 여자가 어딨습니까? 저한텐 그런 농담 안 통해요."
"진짜라니까 안 믿네... 봐봐요."
그녀가 들고 있던 이불을 치웠다. 다리를 살짝 벌리더니 아래를 가리켰다.
처녀라는 걸 증명해주는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봐봐요. 처음이죠?"
"참 자랑입니다."
"자랑은 아닌데... 아니, 여자의 처음을 받았으면서 왜 그런 반응이에요! 어제만 해도 제 가슴 만지면서 헤실거렸으면서!"
그녀가 발끈하며 몸을 들이밀었다. 커다란 가슴으로 팔을 집어 삼키고는 꾸욱 힘을 줬다.
말랑한 감촉을 느낄 새도 없이 이예나가 자지를 잡았다.
"어쨌든 꼴렸잖아요? 그러면 된 거 아니에요?"
"그렇긴 하죠."
"그리고... 그 영상 지워주세요."
"싫은데요?"
"고마...네?"
바로 핸드폰을 회수했다. 이예나의 시선이 따라왔다.
"저도 이렇게 약점을 잡기는 싫은데, 나중에 대리님이 갑자기 다른 마음을 먹으면 어쩌려고요? 그럼 증거도 없고 곤란해지는 건 저거든요."
"우진 씨, 저 그런 사람 아닌 거 알잖아요. 제발 믿고 지워주시면 안 될까요?"
"엘리베이터에서 은근슬쩍 엉덩이 비벼서 발기를 유도시키는 변태 대리님 말은 안 들을 겁니다."
"...알고 있었어요?"
"모르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닙니까? 저번에는 뭐 가슴으로 꾸욱 누르기도 하던데. 못 느끼는 게 비정상이죠."
진지한 표정으로 핸드폰 화면을 껐다. 재생되던 영상이 멈춤과 함께 침묵이 내리 앉았다.
이예나가 흘끔흘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채찍질을 했으니 이제 당근을 줘야지.
"어차피 저 인턴 2주 반 남았으니 끝나는 날에는 지워드릴게요."
"정말요?"
"대신 회사에서 이상한 짓 시키면... 아시죠?"
이예나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자지를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애교를 부리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그... 아침부터 건강한데 한 발 뺄래요?"
"나쁘지 않죠."
"편하게 누우면 제가 뽑아드릴게요. 자자, 빨리."
그녀가 내 상체를 지그시 눌렀다. 시키는 대로 하자 가슴이 머리 위에 올라왔다.
"우진 씨가 좋아하는 가슴이에요. 어때요? 엄청 푹신하지 않아요?"
"좋네요."
"원한다면 빨아도 괜찮아요. 마구 주물러도 되고."
갑자기 상냥해진 태도에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하긴, 인생 일대의 흑역사가 내 손에 잡혀 있는데 당연한 거지.
나는 고개를 돌려 유두를 입에 물었다.
"그럼 힘 풀고... 쌀 것 같으면 미리 말해주세요."
부드러운 손이 귀두 아래를 톡톡 치기 시작했다. 대리님한테 수유 대딸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나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쾌감을 느끼며 핸드폰을 하늘 높이 들었다.
-우진하아... 내 보지 어때? 존나 잘 조이지 않아?
-엄청 좋아요.
-하읏! 윽...! 네 자지도 조하아...!
화면을 키자 다시 재생되는 야동. 갑자기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저... 그것 좀 꺼주시면 안돼요? 듣기 좀 그런데."
"안 됩니다."
"그럼 소리라도 줄여주는 건."
"싫습니다."
"...알겠어요."
그녀가 별말 없이 대딸을 이었다. 그렇게 약 5분 뒤 사정을 했고, 어색한 채로 호텔을 빠져나왔다.
*
차 수리가 완료됐다. 터벅터벅 운전석을 향해 걸어가는 이예나를 멈춰세웠다.
"제가 운전할게요."
"왜요? 또 그걸 빌미로 삼아서 뭐 하려는 심산은 아니죠?"
"대리님 눈에는 제가 악마로 보이나 봐요?"
"그것만 지워주면 천사로 보일 텐데 말이죠."
"악마로 남아있을게요."
"쳇."
작게 혀를 차는 그녀. 벌을 주기 위해 엉덩이를 한 대 톡 쳤다.
"어제 그렇게 운동을 했는데 무리하지 마요. 중간에 다리 힘 풀리면 어쩌려고요?"
"윽..."
찔리는 게 있는지 이예나가 조용히 조수석으로 위치를 옮겼다. 시동을 걸며 옆을 쳐다봤다.
가슴 사이를 깊게 누르고 있는 안전 벨트. 그러다 푸른 눈과 마주쳤다.
"...."
"...."
이젠 대놓고 구경해도 뭐라 안 하네. 피식 웃으며 핸들을 잡았다.
내일부터 회사가 재밌어지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