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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537화 (537/615)

< 537화 > 537. 방 안에서 브리핑 해주세요

'이게 진짜 남자의 정액...'

밖으로 빠져나온 이예나가 손에 묻은 걸 멍하니 쳐다봤다. 화상을 입을 것 같이 아주 뜨거웠다.

게다가 양은 어찌나 많은지 조금이라도 각도를 틀었다간 바닥에 뚝뚝 떨어질 듯했다.

꿈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사정량과 끈적함. 그래도 조금은 과장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자지도 마찬가지였지."

한 손에 잡힐까 싶은 크기와 울긋불긋하게 난 혈관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꼭 내가 아니라도 여자라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애초에 그걸 보고 멀쩡한 게 이상한 거긴 하지만.

꿀꺽.

절로 넘어가는 침을 삼키며 주먹을 꽉 쥐었다. 힘을 풀자 손가락 사이사이에 실이 잔뜩 맺혔다.

무슨 거미줄이 달라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아까 딸치던 건 진짜 뭐라 해야 하나...'

대단했다. 눈앞에서 하라고 억지를 부렸지만 막상 보니 달랐다.

그 커다란 자지를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빠르게 흔들고, 더욱 속도를 올려 힘껏 싸버리기까지 하다니.

심지어는 내 가슴 만지는 걸 떠올리면서 했단다. 이게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 한 거야?

"흐읏..."

입꼬리가 올라간 동시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팔에는 소름이 돋았다.

잠깐 눈을 감은 뒤 옅은 숨결을 내뱉었다.

진정이 되자 흘끗 차를 확인했다. 운전석에 박우진이 있는 걸 확인하고는 손을 위로 올렸다.

'냄새...'

훨씬 더 짙은 향이 코를 찔렀다. 그렇게 가까이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나 진하다니.

순간 뇌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문제는 그게 또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 맡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

어차피 손 씻을 거니까 괜찮겠지. 주위를 휙휙 둘러본 뒤 고개를 숙였다.

머리카락으로 혹시 모를 사람들의 시야를 차단한 뒤, 콧구멍 바로 앞까지 가까이 댔다.

"하아아아... 흐으응..."

자기도 모르게 이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멍해지는 정신을 얼른 붙잡고 아무 일도 없는 척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으흐으으... 뭐야 이거..."

정액 주제에 뭐 이리 좋은 냄새가 나는 거야? 인터넷에서는 쓰다고 하던데 거짓말이었던 건가?

일단 걸음을 멈춰서고 손에 묻은 액체를 쳐다봤다.

이상하게 정액이 아니라 녹아내린 마시멜로처럼 보였다.

'분명 냄새가 좋다면 맛도 좋겠지. 꿈속에서도 그랬으니까.'

부하 직원의 정액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엄청난 배덕감이 솟아올랐다.

두근...두근...

빠르게 뛰는 심장과 가빠지는 숨결. 과연 어떤 맛일까?

조심스럽게 혀를 뻗었다.

"응흐읏..."

아주 조금 닿았을 뿐인데 입안 가득히 퍼지는 달콤함. 안전하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손바닥을 싸악 핥았다.

누가 보면 이상하게 쳐다볼 게 분명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혀 위에 올라온 정액을 천천히 맛을 보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젤리였다.

찐득찐득하고 탱탱한 식감이 딱 판박이었다.

꿀꺽.

게눈 감추듯 선발대를 삼킨 이예나가 손가락을 쳐다봤다. 이상한 상상을 했는지 얼굴을 더욱 붉혔다.

그리고는 중지와 검지를 조용히 합쳤다.

*

"생각보다 오래 걸리셨네요?"

"누구 때문인지는 알아요? 하도 끈적끈적해서 몇 번을 비벼도 안 떨어지더군요. 냄새는 또 어찌 그리 지독한지..."

"제가 하도 건강해서 말이죠. 죄송합니다."

"후우... 됐어요. 그보다 깨끗하게 처리했어요?"

"다 마무리하고 차에 있던 방향제도 뿌렸습니다."

"잘했어요. 그럼 이제 슬슬 가볼까요?"

이예나가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로 조수석에 앉았다. 안전벨트를 쭈욱 빼 메더니 편하게 등을 기댔다.

"뭐예요? 출발 안해요?"

"아, 가겠습니다."

검사라고 핑계를 대면서 자지를 꺼내게 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나는 안전벨트에 눌린 가슴 사이를 흘끗 본 뒤 시동을 걸었다.

기어를 바꾸려는 순간 이예나가 옆구리를 찔렀다.

"...방금 제 가슴 봤죠?"

"제가 언제요?"

"뭘 발뺌하고 있어요? 방금 훔쳐본 거 다 봤구만."

"벨트 제대로 멘 건지 확인한 겁니다."

"흐음... 그래요. 알았어요."

진짜 귀신이 따로 없네.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출장 일정이 끝났다. 거래처를 나오니 어느새 오후 4시를 넘기고 있었다.

이예나가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 바닥을 보며 기지개를 켰다.

"우진 씨,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여기까지 와서 힘드셨을 텐데.

"전 별로 한 것도 없는데요. 다 대리님이 고생하셨죠."

"뭐 겉치레는 됐고, 얼른 회사로 돌아가도록 해요. 그리고... 이따 저녁이나 같이 먹을래요?"

"저녁이요? 좋죠."

바로 튀어나온대답에 이예나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내심 거절당할까봐 조마조마했나 보다.

애초에 이런 미인 상사가 밥먹자고 하는데 거절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럼 빨리 가요. 지금 출발하면 딱 저녁 시간이겠다."

의욕에 불탄 그녀가 성큼성큼 주차장을 향해 걸어갔다. 조수석 문을 열자 그새 차키를 꼽고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치이이익...

"뭐야, 이거 왜 이래?"

힘찬 엔진 소리 대신, 무슨 콜라 김빠지는 듯한 소음이 새어나왔다. 고개를 갸웃거린 이예나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똑같은 소리만 반복될 뿐,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그래요."

당황한 그녀와 자리를 바꿨다. 몇 번을 시도해봤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이거 분명 아까까지는 잘 되지 않았어요?"

"내리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럼 갑자기 왜..."

"카센터에 전화해보겠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한 뒤 전화를 걸었다.

-ㅇㅇ 카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예. 안녕하세요. 갑자기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그런데요. 혹시 출장 서비스 가능할까요?"

-저희가 밀린 일이 많아서 지금 바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마...음... 내일 오전 중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내일이요?"

옆을 쳐다보자 이예나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다.

전화를 끊은 뒤 주변의 모든 카센터에 번호를 차례대로 눌렀다.

"대리님, 전부 다 오늘 안에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게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지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하... 이걸 어쩐다..."

"무적의 법카가 있으니 택시라도 타는 건 어떨까요?"

"그럼 이 차는 어쩌게요?"

"나중에 가져와야죠."

"그게 문제예요."

이예나가 옆머리를 긁으며 표정을 찡그렸다.

"회사 차라 외부에 오래 방치해둘 수가 없어요. 만약 오늘 돌아간다 해도 빠른 시일 내로 회수해야 한다는 소리죠. 근데 올 때 2시간, 갈 때 2시간. 총 4시간을 또 운전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우진 씨는 싫잖아요?"

그렇긴 하다. 대리님이랑 함께라면 할 수야 있긴 한데 어떤 미친놈이 그걸 허락하겠는가?

당연히 혼자가라 하지.

"일단 팀장님께 보고 좀 드려볼게요. 잠시만요..."

자기 선에서 해결하기가 애매했는지 그녀가 핸드폰을 들었다. 신호음이 약 3번 정도 간 후에야 팀장님이 받았다.

몰래 귀를 쫑긋 세웠다.

"네, 팀장님. 네네, 출장 건은 잘 해결했습니다. 근데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뭔가요?

"올 때는 멀쩡했던 차가 갑자기 고장 나서 돌아갈 방법이 사라졌습니다. 주변 카센터에 전부 문의해봤는데 제일 빠른 곳도 내일 아침이라고 하네요."

-으음... 그건 좀 곤란하네요. 내일 아침... 내일 아침이라...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고민하는 듯한 팀장님의 낮은 침음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예나 씨. 그럼 내일 오전은 반차를 쓰도록 하고, 오늘은 거기서 쉬고 오는 건 어떤가요?"

"반차요? 저야 상관은 없는데... 그럼 우진 씨는요?"

-우진 씨도 괜찮을 거예요. 음... 이걸 말해도 되나?

팀장님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

-사실 인턴도 면접이나 시험을 보고 들어오는 자리잖아요? 근데 우진 씨는 어느 날 뾰로롱 들어왔어요. 똑똑하고 일을 잘해서 다행이지, 이게 나쁘게 말하면 낙하산 인사라..."

"음... 그렇긴 하죠."

-아마 제 예상이긴 한데, 꽤나 높은 분이 뒤를 봐주시는 것 같아요. 최소 임원급 이상이 아닐까 싶어요.

"아...!"

-그러니 예나 씨랑 같이 반차를 써도 될 듯해요.

높은 분이라. 난 잘 모르겠지만 교수님의 추천으로 들어왔으니 맞기는 할 것이다. 애초에 미래대 공대 교수님인데 평범한 인맥일 리도 없으니까.

근데 그게 이런 대기업까지 통할 정도면 도대체 어느 정도지?

잠깐 생각에 잠긴 사이 대리님의 통화는 끝나 있었다.

"저희 내일 아침까지 휴가예요."

"정말요?"

"네, 그 말은 이 법카를 마음껏 써도 된다는 뜻이죠."

그거 듣던 것 중 반가운 소리다.

"그럼 일단 늦기 전에 숙소부터 잡을까요?"

"아, 그렇죠. 숙소..."

이예나가 갑자기 말끝을 흐렸다. 뭘 상상하는지는 뻔했다.

'설마 방 하나를 예약하겠어?'

아무리 막장 변태라도 그런 짓은 하지 않겠지. 다행히 곧 그녀가 예약 내용을 보여주었다.

"조금 가격이 있는 호텔 방 2개를 예약했어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어요?"

"저야 대환영입니다."

"그럼 일단 짐부터 풀고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요?"

"넵."

그렇게 들뜬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어둑해진 길을 따라 호텔로 들어왔고, 복도에서 인사를 나눈 뒤 방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1박 2일이 돼서 갈아입을 게 없네.'

그렇다고 이대로 있기에는 불편하다. 때마침 벽에 걸려있는 목욕 가운이 눈에 띄었다.

저거면 충분하겠다.

덜컥.

시원하게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가운을 걸치자 보들보들한 감촉이 피부를 간지럽혔다.

출장 와서 이런 호화를 누리다니. 오길 잘했다.

곧바로 침대에 뛰어들었다. 뒹굴뒹굴 자유를 맛보고 있자 초인종이 울렸다.

'대리님인가?'

왠지 재밌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아침에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고, 밤에는 옆방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 기회를 놓칠 그녀가 아니다.

씨익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

"쉬는 중에 죄송한데, 내일 일정 설명을 안 한 것 같아서..."

얼굴을 내밀자마자 급하게 횡설수설 설명을 늘어놓는 대리님. 내 옷차림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눈동자의 방향은 깊이 파여있는 v자 골이었다.

"서서 하기에는 좀 그러니 안에서 들어도 될까요?"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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