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521화 (521/615)

< 521화 > 521. 수상한 친구들

"밤에?"

"그냥... 오늘은 연습 일찍 끝내고 좀 쉬려고."

김세정이 옆머리를 빙글빙글 꼬며 시선을 피했다. 아무리 그녀라도 이런 말을 먼저 꺼내는 건 부끄러운가 보다.

그야 당연하다. 박아달라고 유혹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리고 이걸 거절할 멍청이는 없다.

"퇴근을 하고 나면 있지."

"안 되면 미리 연락줘. 기다리게 하지 말고."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자 김세정이 한시름 놓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테이블에 턱을 괬다.

뭔가 뚱한 얼굴로는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레이저가 나올 것 같은 강렬한 눈빛. 피하지 않고 맞받아치자 그녀가 음흉한 미소와 함께 새하얀 이빨을 드러냈다.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건 그렇고... 너 요즘 팔자 좀 핀 것 같다?"

"내가? 평소랑 똑같은데 피긴 뭘 펴."

"회사에서 저렇게 예쁜 상사랑 하루 종일 같이 있는데 그게 핀 게 아니면 뭐야. 요즘 아주 좋아 죽겠지? 출근하는 맛도 나고."

"아직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예뻐서 뭐하냐."

"뭐어...? 아~지익?"

인간이 악마로 1초만에 돌변했다.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가 있구나.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는 김세정에게 손사래를 쳤다.

"말실수. 말실수.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고, 애초에 나 이제 인턴 2주차인데 뭐가 있겠어."

"흐음... 아닌 것 같은데..."

"진짜 현실에선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았어."

"현실에서 말이지..."

아주 조금의 여지를 남겨놓은 걸 족집게 같이 캐치하는 그녀. 입을 실룩거리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조용히 지켜보고 있자 갑자기 허벅지에 무언가 닿았다.

발이었다.

"그럼 그렇지. 이 섹마가 저런 여자를 보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역시 몰래 작업치고 있는 게 맞았어."

"내가 워낙 피지컬이 좋은 걸 어쩌냐.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 꼬이는 걸."

"참나, 아주 지가 세상 중심인 줄 아네. 어이가 없어서... "

김세정이 다리에 힘을 줬다. 아예 대놓고 바지춤까지 돌진해서는 서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스윽스윽스윽...

발기시키겠다는 아주 노골적이고 끈적한 발놀림. 뜨거운 온기가 팬티를 뚫고 자지에 그대로 전해졌다.

아무리 둘뿐이라고 하지만 언제 점원과 대리님이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딴 건 몰라도 볼록 튀어나오면 매우 곤란하다. 필사적으로 참고 있자 김세정이 입을 둥글게 말았다.

이것 봐라?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가 싶더니 앞섬을 잡았다.

"어때? 가슴 크기라면 나도 지지 않는데."

당장이라도 만지고 싶을만큼 탐스럽고 빛나는 살덩어리. 은근하게 드러난 가슴골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키자 그녀의 발이 더욱 요염하게 기어다녔다.

가장 민감한 부분인 귀두 뒷부분을 위아래로 훑고, 불알을 가끔씩 툭툭치며 새로운 자극을 주는 움직임.

덕분에 잠들어 있던 자지가 깨어났다. 풀발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가 입꼬리를 스윽 올렸다.

"이걸 대리님이 보면 뭐라고..."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김세정이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며 손을 치웠다. 동시에 음식을 가득 든 직원이 들어왔다.

"이건 에피타이져입니다. 본 요리는 약 5분 뒤에 나올 예정이니 천천히 즐겨주세요."

"네에~ 감사합니다."

직원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그녀의 발놀림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싸게 만들겠다는 듯 속도를 올렸다.

처음엔 참을만 했지만 갈수록 힘들어졌다.

'설마 여기서 싸게 하겠어? 갈아입을 옷도 없는데.'

인간의 도리라는 게 있기에 방심을 했다. 그리고 그런 내 안일한 생각은 1분도 채 가지 않았다.

어어 하는 사이에 불알에서 출발한 정액이 요도를 서서히 타고 올라왔고, 결국은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뷰르르릇...!! 뷰르르르... 뷰르르릇...!!

시원하게 정액을 싸고 있자 그녀가 드물게 당황한 얼굴을 했다.

"어? 진짜 싼 거야? 별로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뒤질래?"

"아니... 진짜로 쌀 줄은 몰랐지. 옷 위라서 오래 버틸 줄 알았어."

표정을 보니 진심인 것 같았다. 사과하는데 화낼 수는 없지.

나는 푸욱 한숨을 쉬며 아래를 쳐다봤다.

이렇게 일을 할 수는 없으니 벗어야할 것 같은데. 오늘 노팬티로 지내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져 있자 김세정이 손을 꼼지락거렸다. 그러더니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쩝, 미안해. 밥 먹기 전에 빨리 갈아입고 올래?"

"이게 뭔데?"

"팬티."

그제서야 모든 상황 파악이 완료됐다. 일부러 그랬다는 것을.

헛바람을 내뱉자 그녀가 씨익 웃었다.

"정액 투성이 팬티를 회사에 가져갈 수는 없으니, 특.별.히 내가 보관하고 있어줄게. 어때? 나 착하지?"

"착하기는 개뿔. 진짜 쳐맞으려고."

"어어? 진짜 때릴 거 아니지?"

"한 대만 맞자."

"아얏!"

이마에 딱밤을 날린 뒤 상자를 휙 가로챘다. 이 복수는 밤에 하기로 하고, 일단 대리님이 오기 전에 빨리 처리하자.

바로 문으로 향했다.

드르륵.

"흐핫!"

대리님이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을 쳤다. 나인 걸 확인하더니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음부턴 살살 좀 열어주세요. 놀랐잖아요."

"주의하겠습니다."

"그보다 음식 나온 것 같은데 어디 가세요?"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빨리 갔다 와요. 기다릴 테니까."

몸을 비켜주는 대리님을 지나 복도로 나왔다. 동시에 익숙한 냄새가 코를 뚫고 들어왔다.

'러브젤?'

이 냄새가 왜 또 나는 거지? 일단 의문을 뒤로 한 채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열심히 옷을 갈아입으며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결과는 하나였다.

여기서 또 자위를 했을 리는 없으니 애널에 있던 딜도를 뽑았다라는 결과. 정말이지 그 상사에 그 부하다.

누가 더 변태인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그렇게 정액이 묻은 팬티를 상자 안에 넣은 뒤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우리 우진이 혹시 농땡이는 안 피우나요?"

"농땡이라뇨, 최근 본 인턴 중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축에 속해요."

"오... 그 정도예요?"

문을 열자 나에 대에 열심히 호구 조사를 하고 있던 김세정이 있었다. 애초에 둘의 대화 접점이 나밖에 없으니 모른 척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즐거운 식사가 시작됐다.

*

"정말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저도 혼자 먹기에는 쓸쓸했는데 오히려 좋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제가 사도록 할게요."

"정말요? 기대해도 되죠?"

"물론이에요."

진심이 담긴 말에 김세정이 활짝 웃었다. 역시 연예인은 연예인이네.

이예나는 잠시 넋을 놓았던 정신을 붙잡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넵! 저도 즐거웠어요."

김세정이 주황색 포니테일을 휙 흔들며 걸음을 옮겼다. 그와 함께 이예나는 부하 직원을 흘끗 쳐다봤다.

올 때는 없었던 쇼핑백 하나가 손에 들려있었다.

'뭐지?'

화장실 갔을 때를 빼고는 자리를 계속 지켰으니 타이밍은 그때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기 몰래 줬다는 건데.

안쪽을 확인하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까 보니까 둘이 엄청 친해보이던데 선물을 줄 정도인가? 결국 확인하는 걸 포기하고 눈동자를 돌렸다.

방향은 바지춤이었다.

'지금은 멀쩡하네?'

분명 문 앞에서 마주쳤을 때는 엄청나게 튀어나와 있었다. 누가 봐도 발기했다는 걸 알 수 있을 만큼.

그리고 급하게 화장실로 떠난 신입의 모습에 의문이 마구 튀어나왔다.

발기, 당황한 얼굴, 화장실. 3가지를 조합해 보니 하나의 가설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설마 급딸 치러? 그 말은 김세정을 보고 꼴려서라는 건데...

"...."

예쁘긴 하지. 애초에 슈퍼 아이돌인데 못 생긴 게 이상한 거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슴 크지, 엉덩이 크지, 목소리 좋지. 게다가 돈도 많고 유명하다.

뭐 하나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여자다.

'근데 나도 뭐 어디 빠지지는 않은데...'

몸매는 나름 비슷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돈이야 좀 많이 딸리겠지만 외모 자체는 꿀리지 않다고 자부한다.

그 불만은 박우진에게 향했다.

꿈에서는 나한테 미친 듯이 박아댔으면서 현실에서는 김세정한테 해롱해롱이라 말이지?

하루에 9시간 바로 옆에 있는 나는 안 보이고 가끔 보는 김세정에게만?

빠직.

자존심에 금이 갔다. 입술을 혀로 핥으며 화를 삭혔다.

어느 정도 진정됐을 무렵 먼저 입을 열었다.

"우진 씨는 참 좋겠어요. 저렇게 좋은 친구를 둬서."

"쟤가요? 대리님이야 겉모습만 보니까 그런거죠. 진짜 성격 알면 아주 치를 떠실 걸요?"

"세정이?"

"아, 동갑이라 말 놨어요."

이것 봐라? 일단 목을 가다듬었다.

"흠흠. 둘이 알게된 계기가 박서윤... 이라고 했었죠? 그 분은 어때요?"

"끼리끼리 노는 게 맞는지 서윤이도 한 성깔해요. 진짜 초반에 친해지는데 좀 많이 고생 했어요."

"서윤이?"

"걔도 동갑이라서요."

"...."

일부러 그러는건가? 찜찜한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쳤지만 바로 털어냈다.

애초에 10일 된 신입이 맞선임을 놀릴 깡이 어딨어. 그것도 5년차 대리한테.

고개를 도리도리 젓다 간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커피 전문점.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소화도 시킬 겸 커피라도 마셔요. 우진 씨 덕분에 대접 받았으니 제가 살게요."

"감사히 잘 마시겠습니다!"

이럴 땐 또 싹싹하단 말이야. 눈치는 뒤지게 빨라가지고.

그녀는 팔을 내리며 슬쩍 와이셔츠 단추 위에 올렸다.

"시원한 걸로 마셔야겠어요. 좀 덥네..."

단추 2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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