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7화 > 487. 개꼴리는 거유 오피스룩
질투심일까 아니면 호기심일까. 나는 달빛에 비치고 있는 김세정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매우 자신 넘치는 표정이었다.
전자야 당연히 자기가 더 예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함일 것이고.
후자는 직장 동료 방에서 한다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일 게 뻔했다.
'...대단하긴 하네.'
물론 나도 김소영이라는 아이돌의 방이 궁금하긴 하니 거절이란 선택지는 날려버렸다.
일단 그녀에게 가까이 오란 손짓을 했다.
-바로 갈순 없으니 시간 좀 떼우고 있자.
"걔 방금까지 스케줄 소화하고 와서 피곤해 죽을 상이던데. 아마 곧 잠들 걸?"
-근데 너네 2인 1실 아니냐? 다른 룸메이트는?
"아, 예은이? 걔는 2박3일짜리 촬영이라 오늘 안 들어와."
술술 나오는 걸 보니 전부 꿰고 있었나 보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쳐들어가잔 말이 나오지.
지금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혹시 모르니 딱 1번만 더 하고 가자.
의사를 묻기도 전에 김세정을 침대로 당겼다.
풀썩 쓰러진 그녀의 위에 올라타고는, 곧바로 덮쳤다.
*
끼익...
캄캄하다 못해 칠흑같은 거실로 조심히 빠져나왔다. 가끔씩 들리는 냉장고의 웅웅 소리를 빼면 아주 고요했다.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김세정이 입술에 검지를 올렸다.
"잘 따라와."
먼저 앞장을 선 그녀가 뒤꿈치를 들고는 살금살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제 집을 알몸으로 도둑처럼 걸어가고 있으니 참 신기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곧 한 방문 앞에 서게 되었다. 김세정이 귀를 대고 5초간 가만히 있더니 손잡이를 잡았다.
딱 얼굴이 보일만큼 열었다.
"소영아...? 소영아~"
아주 작게 불러도 반응이 없는 안쪽. 새액새액 일정한 숨소리만이 대답을 할뿐이었다.
그걸 신호로 침투했다.
'냄새 좋네.'
포근하면서 간질간질한 향이 화악 코를 타고 들어왔다. 지금까지 여자애의 방을 수없이 가봤지만 다들 좋은 냄새만 났었다.
얘도 예외는 아니구만.
두리번거리고 있자 김세정이 나를 툭 쳤다. 침대 쪽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이불을 가슴께까지 덮고 있는 김소영이 있었다. 이렇게 자는 모습을 몰래 보고 있으니 뭔가 신비한 기분이었다.
잠깐 관찰을 하던 중 갑자기 이불이 스윽 내려갔다.
등장한 반팔과 반바지.
자세히 볼 새도 없이 김세정이 말을 걸었다.
"보여?"
-뭐가?
"나보다 가슴 작은 거."
그러더니 손바닥을 둥글게 말았다. 마치 '얘는 이만한 크기야.' 라고 보여주는 듯 했다.
이걸 자신감이 넘치다고 해야 하나, 인성이 썩었다고 해야 하나.
얌전히 자고 있는 사람의 가슴 크기를 평가하는 건 정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피식 웃으며 직접 확인해봤다.
"새액...새액..."
숨소리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흉부. 자세히 보지 않아도 딱 알 수 있었다.
-확실히 네가 더 크긴 하네.
"당연하지. 내 가슴이 흔히 있는 크기가 아니거든."
-자랑이다.
"자랑이지."
그녀가 옆구리에 팔을 올리며 콧대 높은 태도를 보였다. 다 좋은데 알몸으로 저러니 모양이 빠진다.
그러든 말든 김세정이 햐안 이빨을 들어냈다.
"당연한 거지만 엉덩이도 더 크다고."
-자랑이다 자랑이야.
"자랑하는 거 맞아."
나는 뒤로 돌아 엉덩이를 쭉 내빼는 그녀의 행동에 피식 콧바람을 내뱉었다.
이럴 땐 또 귀엽다니깐.
한 대 탁 쳐주며 자지를 내밀었다.
-그럼 어디 이것도 잘하나 확인해볼까?
"...여기서?"
-여기서 하고 싶어서 부른 거면서 어딜 모른 척이야.
"그냥 확인만 시켜주려고 온 건데..."
거짓말 하네.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주제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스윽스윽스윽...
피부에 비비자 그녀가 부르르 떨며 깊은 숨결을 내쉬었다. 바로 무장해제가 된 듯한 모습에 보지에 귀두를 끼웠다.
골반을 잡고 허리를 밀어넣었다.
"흐으으응...으흐읏..."
-목소리 죽여.
"이게... 최대한 참는 거야."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그땐 어떻게 버티려고.
천천히 안쪽을 파헤치며 적응할 시간을 주었다. 그동안 김소영이 자고 있는 침대를 붙잡도록 했다.
그녀가 눈을 뜨면 피할 틈도 없이 바로 들켜버릴 상황.
그랬다간 멤버간의 사이가 매우 어색해질 테니 카모플라쥬를 써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꾸몄다.
물론 김세정은 이런 사실을 꿈에도 모르게.
"하아...하아...하아..."
덕분에 참으라고 했는데도 호흡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진짜 어디까지 변태인 건지 참.
일단 천천히 자지를 흔들었다.
찔꺽...찔꺽...찔꺽...찔꺽...
속도를 조정했음에도 야한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매우 고요한 상태라 평소보다 크게 들리는 듯했다.
그건 김세정도 마찬가지였다.
"하읏...아흑...흐으응...으흣..."
입술을 깨문다고 깨물었지만 신음은 똑똑히 들렸다. 마구 내지르는 목소리도 좋지만 이렇게 참는 것도 상당히 꼴린다.
나는 점점 더 스피드를 올리며 출렁이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손에 가득 차는 탱탱함. 힘을 주어 주무르고, 유두를 몇 번 튕겨주자 그녀의 고개가 아래로 숙여졌다.
조임도 한 층 강해졌다.
-자는 친구 옆에서 박히니까 좋냐?
"그냥 들킬까봐 무서울 뿐인데... 흐으으으..."
-그 두근거림이 좋지 않아? 보지도 훨씬 더 젖었으면서.
"그건 아까 나온 거잖아..."
본인도 알고는 있는지 크게 부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 적응이 되고 있는지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파앙...파앙...파앙...파앙...
덕분에 살결이 부딪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드는 흥분제 역할을 하는 타격음.
애가 타는지 김세정이 허리를 내려 박기 좋은 자세를 취했다.
'더 세게 해달라는 거지.'
정말이지 야하기 짝이 없다. 침을 꿀꺽 삼키고 요청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카모플라쥬 범위 내라면 방음이 되니까.
철퍽! 철퍽! 철퍽!철퍽!
"아흣...! 아하앙...아앗! 아흐으응...!"
그렇게 신나게 몸을 섞고 있자 갑자기 김소영이 몸을 이쪽으로 돌렸다.
"흐으응...음냐..."
순간 김세정의 몸이 얼어붙었다.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돌처럼 가만히 말이다.
그건 침대에서의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 계속 되었다.
"흐응...응..."
"나 진짜 심장 마비 걸리는 줄 알았어..."
-천하의 김세정도 이럴 땐 무섭나 보네?
"다, 당연하지... 이건 야외 노출 같은 거랑은 난이도 자체가 비교가 안 된다고...!"
-야외 노출이 더 빡세보이는데.
노출증 환자들의 기준은 도저히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김소영은 다시 꿈나라로 떠나 있었다.
마음을 놓고 허리를 박아넣었다.
파앙! 파앙! 파앙! 파앙!
"아흑! 아핫! 아흐으윽...! 흐앗!"
평소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들으면 깰만한 크기.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보짓물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하지만 워낙 어두운 탓에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차피 한 번만 하고 끝낼 거였으니 상관 없겠지. 김세정의 팔을 붙잡아 뒤로 하려는 순간, 김소영의 눈이 번쩍 떠졌다.
"으음... 목말라..."
방 주인이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벗어났다. 그러더니 끼익 문을 열고 나갔다.
"하아...하아... 진짜 죽을 뻔했네..."
나와 함께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김세정이 기겁을 했다. 이마의 땀을 훔치더니 꾸물거렸다.
"일단 숨자. 도망가기에는 늦은 거 같아."
-어디로?
"...침대 뒤로. 발 부분에 있으면 보지 않을 거 아니야."
문이랑 반대편에 있으니 숨기 딱 좋은 위치이긴 하다. 어차피 대놓고 서 있어도 못 볼 테지만 시키는 대로 따라갔다.
잠시 후, 엉금엉금 기어가 목표 지역에 도착했다. 연결된 채로 기다리고 있자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하아... 근데 이게 무슨 냄새지? 킁킁..."
김소영이 들어오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개처럼 이곳저곳 콧구멍을 벌렁거리더니 이번엔 자신의 앞섬을 잡았다.
"내 냄새는 아닌 것 같은데..."
아까 김세정의 방에서 맡았던 것과 비슷했는지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커지는 옆의 심장소리.
터벅터벅 방바닥이 진동했다.
거의 눈앞까지 왔을 무렵 갑자기 김소영이 멈췄다. 김세정이 입을 틀어막았다.
눈을 마주쳤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방주인의 행동은 달랐다. 머리를 긁적이더니 침대로 바로 다이빙을 했다.
코 고는 소리가 들리고서야 김세정이 움직였다.
"...나가자."
-더 안해?
"이 상황에서 더 하자는 말이 나와?"
-네 몸은 더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자지를 크게 껄떡였다.
"하흣...!"
-너 아까 들키기 직전에 보짓물 퓨숫퓨숫 뿜던 거 알아? 지금 엉덩이 축축한 거 느껴지지?
"어...어!? 언제..."
-언제긴 언제야. 지금도 나오고 있는데.
하체에 힘이 풀려서 그런 건지 노출증이 도진 건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싸버렸다는 거지.
-청소나 하고 나가자.
"응..."
그 뒤로 방으로 돌아가 오랫동안 섹스를 했다.
김세정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
매일매일 섹스를 몇 시간씩 하는데 지치지 않는다는 건 축복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힘이 나면 났지, 피곤하지 않다니.
그건 오늘도 똑같다. 알바이자 섹스를 하는 곳.
편의점에 출근을 했다.
-띠링띠링.
"아, 왔어? 바로 언니 사무실로 들어가봐."
"바로?"
"응. 지금 보고서 정리 중이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가봐."
들어오자마자 한희진이 창고쪽을 가리켰다. 카운터에 들어가려던 발걸음의 방향을 돌렸다.
똑똑.
"점장님, 저 왔어요."
"들어와~"
문을 열자 무언가를 열심히 작성하고 있는 채아 누나가 있었다.
근데 복장이 좀 이상했다.
"왜 그렇게 입고 있어요?"
"아, 이거? 일할 때는 이렇게 입어야 능률이 오르더라. 그냥 내 징크스 같은 거야."
"신기하네요."
"그렇긴 해."
그녀가 어깨를 으쓱이며 아래를 내려다봤다.
평상시와는 완전 다른, 새하얀 셔츠에 딱 달라붙는 스커트.
오피스 룩이었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근데 단추는요?"
"에이, 알면서 왜 물어. 답답해서 풀었지."
그러면 입은 보람이 없지 않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절경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