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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470화 (470/615)

< 470화 > 470. 너 곰돌이에 보지 비비던 거 알고 있던데?

방안 조사? 그건 그렇다 쳐도 이 타이밍은 뭐야?

cctv로 지켜보고 있었던 것처럼 바로 튀어나오네.

나는 음흉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둘의 눈동자를 차례대로 마주쳤다.

설명을 해달라는 표정을 짓자 가까이 있던 박서윤이 걸어 나왔다.

"뭘 그리 멍하니 있어? 어차피 문 닫히는 소리로 대충 알 수 있는데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그걸 다 듣고 있냐?"

"옆집 이웃한테 말이 심하네. 어차피 듣고 싶지 않아도 엘리베이터 바로 옆자리라 덜컹덜컹 끼익- 하는 게 다 귀에 들어온다고."

"그래, 그럼 너는 그렇다 치고 혜윤이는 어떻게 알았어?"

"요즘은 과학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원거리에서도 통신이 되거든요."

혜윤이가 나한테 다가오며 화면이 켜진 핸드폰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익숙한 ui를 보니 까톡을 주고 받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혹시 밤에 소리 많이 새어 나갔어? 나름 이번엔 조절하면서 한 것 같은데."

"조용한 새벽에는 은근하게 벽을 뚫고 들어오거든요. 근데 그게 오빠 집이라면 딱 뻔하죠."

"조금 긴가민가하긴 했는데 들렸던 모양이네. 미안."

알게 모르게 터졌던 신음이 문제였던 것 같다.

솔직히 몇 시간 내내 하는데 한 번도 안 들리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다.

그러면 김세정의 행복한 완전 범죄는 물 건너간 거네. 어차피 들킨 거 그냥 다 오픈해버리자.

나는 양옆에 자리를 잡은 그녀들을 데리고 집 앞으로 갔다.

아직 정리를 하나도 안 한 상태지만 모든 상황을 알고 있을 테니 이해해주겠지.

-끼익.

"읏... 냄새."

"환기 안 시켰어요?"

문을 열자마자 둘이 얼굴을 찡그렸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안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잠깐 나갔다 오니 농밀한 냄새가 머릿속까지 파고들어왔다.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이야. 일단 변명을 꺼냈다.

"보다시피 저기 창문은 열어뒀는데 얼마 안돼서 다 안 빠졌나 봐."

"빠지고 자시고 이건 좀..."

"진짜 뭐 얼마나 했으면 이렇게 되냐..."

박서윤이 빠르게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애매하게 자리 잡고 있던 창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는 내 방을 휙휙 둘러봤다.

"와... 뭐 그냥 폭탄 맞은 것마냥 엉망진창이네. 대단하다 진짜."

"새삼스럽게 뭘 그러냐? 너랑 할 때도 이 정도로 난리 나는데."

"내가 언제?"

"매번 그랬지."

"네 기억이 잘못 된 거야."

그녀가 부정을 하며 흠뻑 젖은 침대 위를 싸악 훑었다.

촉촉해진 손바닥을 보고는 한숨을 픽 쉬었다.

"일단 넌 좀 씻고 와라. 내가 대충이라도 청소 좀 해줄 테니까."

"괜찮아. 이따 내가 할게."

"됐어, 원래 더러운 걸 보면 못 참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그 부스스한 머리도 감고 냄새나는 몸도 좀 씻고."

뭐라 할 새도 없이 박서윤이 머리를 뒤로 묶고는 소매를 걷어 올렸다.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할 자세로는 시트를 거세게 잡아당겼다.

-촤악.

시원하게 붙잡혀 나오는 젖은 천. 뒤이어 베개피까지 분리하더니 한꺼번에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곳은 세탁기였다.

안쪽에 우겨넣더니 이번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옷도 빨게 벗어."

"여기서?"

"한 번에 돌리는 게 편하니까  빨리."

이거 일어나자마자 새로 갈아입은 건데.

그래도 별 말 없이 하나씩 훌렁훌렁 벗어던졌다.

"자, 여기."

"어...어."

알몸으로 건네주자 둘이 빤히 나를 쳐다봤다. 얼굴 한 번, 자지 한 번.

그 시선에 허리를 내밀었다. 물론 노발기 상태지만 자신있게.

구경꾼들이 고개가 슬쩍 돌아갔다.

못 볼 것을 본 듯한 표정으로는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아! 저는 밥 좀 하고 있을게요! 혹시 오빠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밥? 난 혜윤이가 해주는 거면 다 좋아."

"그런 대답이 제일 애매한 거 알죠?"

"지금이면 아무거나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진짜 하고 싶은 걸로 해줘. 마침 출출하던 참이었거든."

"음... 그럼 반찬 뭐 있는지 좀 보고 결정할게요."

혜윤이가 앞치마를 스르륵 걸쳤다. 그리고는 선반과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세탁기도 삐빅 하고 돌아갔다.

'갑자기 집안이 북적해졌네.'

나는 바쁘게 움직이는 둘을 잠시 쳐다봤다. 집주인 대신 청소와 밥을 해준다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철컥.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생각하던 거랑은 차원이 다르게 엉망진창이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기본, 몸 구석구석에는 하얀 체액이 눌어붙어 있었고.

유두나 목 같은 데는 이빨 자국이 남아있기도 했다.

아까 자신 있게 알몸을 보여줬던 내가 부끄러워지네.

최대한 깨끗하게 씻어야겠다. 바로 샤워기를 틀었다.

-쏴아아아.

꽤나 오랫동안 몸을 빡빡 문지른 뒤에야 물을 껐다.

수증기와 함께 밖으로 빠져 나오자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내가 나온 걸 눈치챈 둘이 다가왔다.

"이제야 좀 봐줄만 하네. 아까는 좀비 같았는데."

"훨씬 나아졌어요. 이상한 냄새도 안 나고."

"그냥 씻은 것 뿐인데 칭찬 받으니 기분이 이상하네. 누가 들으면 평소에 샤워도 안 하고 다니는 놈으로 오해하겠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잖아? 하루 중 절반은 더러운 상태인 것 같은데."

"넌 조용히 해."

"아야!"

이마에 딱밤을 한 대 날리자 경쾌한 소리가 났다.

물론 맞은 장본인은 맞은 부위를 문지르며 얼굴을 찡그리기 바빴다.

피식 웃으며 옷장으로 향했다.

"살살 했는데 엄살 피우긴."

"그건 네 기준이잖아!"

"내가 진심으로 했으면 너 혹났어."

피식 웃으며 옷장으로 향했다.  잘 개어져 있는 팬티와 옷들을 입고는 뒤로 돌았다.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침대가 눈을 사로잡았다.

이건 뭐 새 것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인데?

작게 감탄을 하자 박서윤이 귀신 같이 다가와서는 설명을 시작했다.

"시트랑 베개 다 갈았고 바닥도 청소했고 환기도 시켰어. 잘했지? 참고로 빨래는 한 30분 뒤에 끝날 거야."

"네가 이렇게 집안일을 잘할 줄은 몰랐는데..."

"나도 나름 자취하는 여자거든?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지."

"어쨌든 고마워."

허리에 손을 올리고 엣헴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살짝 고개를 숙여 만지기 쉽도록 하는 게 참 귀여웠다.

헤실거리는 박서윤을 지나 이번엔 부엌으로 이동했다.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혜윤이가 잠깐 곁눈질로 나를 맞이해줬다.

"조금만 있으면 완성돼요."

"비빔밥이야?"

"별로 있는 게 없어서 이것저것 섞어봤어요. 부족한 건 제 방에서 가져오기도 했고."

"정말?"

쓰윽 보니 처음 보는 게 섞여있긴 했다. 이래서 이웃인 게 가장 편하다니까.

똑같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밥 먹을 준비를 했다.

"짜잔! 다 만들었어요."

곧 혜윤이가 요리가 완성된 그릇을 가져왔다. 책상에 앉아 숟가락을 들자 양옆에 그녀들이 쪼르르 와 앉았다.

"...그렇게 쳐다보면 부담스러워서 못 먹는데."

"괜찮아요. 괜찮아. 안 뺏어먹을 거니까."

그게 문제가 아닌데. 그래도 성의를 봐서 한 숟갈 크게 떴다.

입으로 집어넣자 혜윤이가 눈을 반짝거렸다. 곧바로 엄지를 치켜세워 주었다.

"헤헤... 다행이네요. 혹시나 입에 안 맞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걱정말라는 손짓과 함께 우걱우걱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한 절반 쯤 먹었을까, 박서윤이 어깨를 툭툭쳤다.

"궁금한 게 있는데 세정이랑 언제 만난 거야? 설마 스케줄 빵꾸내고 온 건 아니겠지?"

"오늘까지는 프리라던데? 그리고 처음 만난 건 어제 알바 끝나고였어."

"밤이면... 그럴 수도 있겠네. 근데 도대체 무슨 플레이를 했길래 이렇게 방안이 엉망이었어?"

"비밀. 사생활 보호야."

단호하게 질문을 차단하자 박서윤이 몸을 더욱 밀착했다.

팔에 가슴이 닿게 만들어 방심을 유도하는 전략을 보였다.

"에이, 우리 사이에 숨길 게 뭐가 있어? 그냥 말해주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텐데."

"말해도 안 믿을 걸?"

"괜찮아. 다 믿어줄게."

알몸에 코트만 걸치고 왔다고 해도 과연 그럴까?

말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 문뜩 어제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박서윤이 곰돌이 자위하는 걸 알고 있다고 했는데, 그럼 얘는 김세정이 노출증이라는 걸 알고 있으려나?'

슬쩍 말만 꺼내보자. 각색도 조금 하고.

"어제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있는데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가슴을 보여주더라?"

"가슴을? 어떻게?"

"확인해보니까 바바리맨 코디였어."

"바바리맨? 알몸에 코트만 걸치는 변태 말하는 거야?"

"어. 딱 그대로 하고 왔더라."

"...."

할 말을 잃었는지 입을 떡 벌리는 둘. 박서윤 쪽이 더 컸다.

"그래서 야외 알몸 산책 좀 하다가 화장실에서 게다리로 오줌 싸게도 하고, 그대로 변기 칸에 들어가서 섹스 좀 했어."

"오...와...어... 대단하네..."

"더 하고 싶었는데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집에 왔어. 이게 끝이야. 별 거 없지?"

"별 거 없긴... 근데 세정이가 그렇게 과감할 줄은 몰랐네..."

노출증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는 반응이었다. 이거 생각보다 본성을 잘 숨기고 살았던 모양인데?

"아예 몰랐어?"

"아니? 알고는 있었는데 그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는 얘기야."

"알고 있었다고?"

"같은 방을 쓰면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몇 가지 사실들이 있거든."

어째 어제 김세정이 하던 말이랑 비슷하다?

이거 매우 흥미진진해지는데?

"예를 들면?"

"음... 외출하는데 브래지어나 팬티를 입지 않고 나가거나, 밤에 몰래 빠져나가는 일이 많다거나... 그 정도?"

"다 알고 있었구나."

"그냥 서로 무안해질까 봐 모른 척 했던 거지."

"아, 그거 김세정도 똑같은 말 하더라."

"엥? 뭐가?"

역공을 맞을 줄은 몰랐는지 박서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네 침대 위에 있는 곰돌이."

"...그게 뭐."

"뭐 떠오르는 거 없어?"

"난 모르겠는데?"

모르긴 뭘 몰라. 벌써부터 눈알 뒤룩뒤룩 굴리고 있구만.

발뺌을 하는 그녀에게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너... 거기에 보지 비비면서 자위한다고 하더라?"

"푸흡!"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혜윤이가 돌연 물을 뿜었다.

너무 예상 밖의 얘기였는지 입을 가리고는 기침을 연신 내뱉었다.

그에 반해 완전히 얼굴을 새빨갛게 한 박서윤은 입을 뻐끔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또다시 폭탄 발언을 이었다.

"한 번 보고 싶은데 지금 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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