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8화 > 468. 나 여기 몰래 온 거라 아무도 몰라
"하아아... 고생했어. 진짜로 여기까지 업어줄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가벼워서 괜찮았어. 그리고 환자를 땅바닥에 내팽겨치고 혼자 올 수는 없잖아?"
"뒷말만 안 했으면 플러스 점수 100점이었는데... 특별히 20점만 줄게."
"너무 많이 깎인 거 아니야? 80%가 날아갔는데?"
"그러게 누가 하래?"
툴툴거리는 김세정을 내려줬다. 여전히 힘이 없는지 마루에 앉아서는 신발을 벗기 시작했다.
그 행동도 꽤나 느릿했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허리는 괜찮아?"
"조금은 나아진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여전히 조금 쑤시기도 하고."
"그럼 빨리 냉찜질 하는 게 좋겠다. 내가 얼음 준비해올 테니까 옷 벗고 침대에 누워있어."
"오...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좀 야한데?"
얘는 머릿속이 19금으로 꽉 차있나.
음흉하게 웃는 그녀를 무시하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김세정이 팔을 쭉 뻗으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설마 침대까지 또 데려다 달라하는 건 아니겠지?
도리도리 머리를 젓자 표정이 더욱 애달파졌다. 연기인 걸 알고 있음에도 순간 넘어갈 뻔했다.
결국 쭈그려 앉았다.
"진짜 못 움직이겠어?"
"응."
"나 있는 데까지 혼자 오면 질내 사정권 1개 줄게."
휘익!
제안을 하기 무섭게 그녀의 몸이 움직였다. 무슨 순간 이동을 한 것마냥 곁에 도착해 있었다.
아무리 5걸음 정도 떨어져 있었다고 해도 그렇지. 방금까지 골골대던 환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잠깐 벙쪄 있자 그녀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아싸, 1개 얻었다."
"꾀병이네 꾀병이야. 너 사실 멀쩡하지?"
"아니거든~ 꾀병 아니거든~ 진짜로 아프거든~"
"...지금 네 모습을 보고 누가 아프다고 생각하겠냐?"
하나씩 미션을 주면서 조련을 시키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화장실에서 3번을 쌌으니 이제 남은 건 2번 뿐.
어차피 밤은 기니까 적당히 조절하면 되겠지.
이렇게 된 거 서비스나 해주기로 하며 그녀의 등과 허벅지에 손을 넣었다.
"꺄앗!"
힘을 주자 김세정이 공중에 떴다. 그대로 팔을 접자 완벽한 공주님 안기 자세가 완성되었다.
"왜 그렇게 놀라? 이런 거 처음이냐?"
"어...어... 처음이지...?"
"그럼 등에 업히는 거랑 이거 중에 뭐가 더 좋아?"
"그, 글쎄... 좀 더 해주면 알 것 같은데..."
눈 둘 곳을 찾기 힘든지 그녀가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 모습이 전부 보이는 게 너무 귀여웠다. 얼굴도 새빨개져서는.
좀 더 몸을 밀착해 품 안으로 들어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방안을 천천히 돌아다녔다.
터벅터벅...
넓지는 않은 터라 사실상 뱅글뱅글 도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더 하다가는 어지럼증이 발생할 것 같아 바로 침대로 향했다.
털썩하고 김세정을 내려놓았다. 뭔가 행복함과 부끄러움이 반씩 섞인 표정이었다.
"감상은?"
"승차감은 등 쪽이 더 낫고 기분 좋은 건 앞 쪽."
"나쁘지는 않았다는 말이네. 그럼 탑승 비용은 합해서 질내 사정권 2개가 되겠습니다. 호갱님."
"...미리 말한 것도 아니고 통보 식으로 강탈해가는 게 어딨냐? 난 절대 못 줘."
"장난이었어. 장난."
생각 이상으로 정색을 하는 바람에 바로 취소를 했다.
그러자 김세정이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단추에 손을 올렸다.
투둑...투둑...
몸을 꽁꽁 싸매고 있던 코트가 풀어지면서 점점 맨살이 보이는 면적이 늘어갔다.
쇄골과 가슴. 배꼽과 하복부. 이어 허벅지까지 드러났다.
눈을 떼지 못하고 있자 곧 마지막 봉인이 풀렸다.
'오...'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새하얀 나체. 아까도 봤던 거지만 침대에서 보니 또 색다른 느낌이었다.
뭐라 해야 할까. 어두운 계열의 코트 위에 누워 있으니 피부와 대비되어 더 야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내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가 흐흣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내가 꼴려? 화장실에서 엄청 봤으면서도 이러네..."
"그때는 박느라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못 봤거든."
"대신 사진 찍었잖아? 내가 이상한 포즈를 취하는 거랑... 변기에서 질사 당하고 보지 벌리는 거 2장."
"하긴, 나중에 그거 보면 되겠다."
나는 불과 1시간 30분 전에 있던 일을 떠올리며 냉장고로 향했다.
비닐 봉지에 얼음을 담아 가져오자 김세정이 몸을 휙 뒤집었다.
툭 튀어나온 엉덩이와 잘 휘어진 등허리가 시선을 잡아 끌었다.
일단 옆에 앉아 척추가 있는 쪽을 콕 찔렀다.
"정확히 어디가 아파? 여기?"
"좀 더 아래."
"여기?"
"조금 더 아래에다 오른쪽."
"여기?"
"아아아...! 어, 거기."
정통으로 찔렸는지 팔딱 하고 튀어오르는 그녀의 몸.
물밖에 나온 물고기 같은 반응에 피식 콧바람이 절로 나왔다.
"이제 올려놓을 테니까 놀라지마."
경고를 해준 뒤 서서히 손을 내렸다.
당연하게도 닿자마자 또다시 같은 모습을 보였따.
"으흐으읍...! 끄흐흡!"
"입은 왜 막고 있냐? 많이 아파?"
"참을만 하긴 한데... 소리 나면 안 되니까..."
아, 이웃을 배려하는 건가?
어차피 마구 내지르는 신음 소리 정도가 아니라면 들리지도 않을 텐데.
"섹스할 때 정도의 크기만 아니면 되니까 편하게 자세 취해."
"아니... 사실 나 여기 몰래 온 거거든. 완전 비밀로 한 거라 서윤이도 모를 거야."
"...진짜? 왜?"
"옷을 이따구로 입었는데 어떻게 만나... 정말 친한 사이여도 내 취향을 밝힐 생각은 없거든."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이지만 딱히 캐묻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외박을 나왔는데 다른 사람이 끼는 건 싫기 때문이겠지.
'어차피 이미 채아 누나랑 희진이한테 들켜서 소문이 퍼지는 건 시간 문제일 것 같긴 한데...'
상관 없겠지. 오늘은 김세정한테만 쏟을 생각이었으니까.
나는 애매하게 들고 있던 얼음 봉투를 완전히 내려놓았다.
피부에 닿는 면적이 늘어나자 그녀의 몸이 들썩들썩 떨렸다.
"흐으으으... 으흐으읏... 차가워 죽을 것 같아..."
"그래도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어?"
"감각이 마비돼서 없어진 것 같은데...? 효과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아..."
"괜찮아지겠지 뭐."
긴장을 풀라는 의미로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잔뜩 굳어있던 근육이 서서히 원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효과가 있자 그 뒤를 이어 손을 점점 내렸다.
다음 목표는 어깨 죽지. 평소에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던 곳을 꾸욱꾸욱 눌렀다.
"하윽...방금 거기 세게 해줘..."
"여기?"
"으응... 거기..하앗...! 하읏!"
엄지가 닿기 무섭게 달뜬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방금까지 참는다고 해놓고 말이야.
그래도 좋은 반응에 더욱 힘을 주었다.
"으흐으읏...! 윽...! 하읏...!"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달콤한 신음으로 바뀌어 갔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섹스를 하고 있다고 오해를 해도 될만한 상황.
그러다 문뜩 옆으로 삐져나온 가슴이 눈에 띄었다. 살짝 상체를 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워낙 크기가 큰 탓에 눌린 살덩어리.
손을 아래로 집어넣자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마사지라면서... 어딜..."
"여기도 계속 흔들려서 아플 텐데 풀어줘야지."
"그, 그래애...?"
싫지는 않은지 김세정이 별 다른 말 없이 몸을 좀 더 들어주었다.
마다하지 않고 더욱 깊숙이 침투했다.
"아흣...흐읏...하으으으..."
손바닥에 가득 찬 부드러운 가슴. 그에 멈추지 않고 허벅지 위에 올라타 엉덩이에 자지를 올려놓았다.
스윽스윽 비비며 마사지를 잇자 목소리가 완전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으흐으으응... 아흐으윽... 아하아앗..."
"마음에 들어?"
"조하아... 조흐니까 계속 해줘어..."
"알았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천천히 움직였다.
찰흙을 주무르듯 가슴을 부드럽게 쥐어짰고, 자지를 엉덩이골에 점점 더 깊숙이 넣어 완전히 꽉 끼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눈치채지 못하게 몸을 포갰다.
"흐으응..."
뒤치기나 마찬가지인 자세. 계속 손가락을 움직이며 슬며시 자지의 위치를 옮겼다.
당연히 목표는 하나 뿐이다.
찔꺽...
그새 흥분했는지 보지가 젖어있었다. 넣을 듯 말 듯 하게 귀두로 구멍을 콕콕 찌르자 김세정이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눈을 마주치고는 작게 속삭였다.
"할 거야?"
"네가 한다고 하면."
"여기서 쓰기는 좀 아까운데..."
"밖에다 싸면 되지."
"밖에다 싸는 건... 좀 맛이 없는 걸."
"무슨 맛?"
가슴을 꽈악 움켜쥐며 묻자 검은색 눈동자가 위로 살짝 올라갔다.
"마지막에 같이 가버려야 뭔가 했다는 느낌도 들고... 나도 더 기분 좋다고 해야 하나..."
말을 흐리는 게 계속 고민 중인 듯하다.
하지만 몸의 반응을 보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빨리 듣기 위해 귀두를 살짝 집어 넣었다 뺐다.
한 번으로는 안 되자 여러 번 계속. 그 느낌이 좋은지 김세정이 결국 포기를 했다.
"딱 하나만 쓸게."
"좋아."
대답과 동시에 쑤욱 삽입을 했다. 미끄러지듯이 안쪽을 파고들자 아까 쌌던 정액들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흘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있었구나.'
좀 기특하네. 나는 질벽에 골고루 발리도록 아주 느리게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
"아하아아...으흐윽...하으으으..."
그에 맞춰 김세정이 길고 달콤한 한숨을 내뱉었다.
미친 듯이 팡팡 박던 때랑은 완전 다른 신음이었다.
"좀 더... 빨리 해주면 안돼?"
"안돼."
"왜...왜애..."
"너 다치기도 했고 세게 하면 목소리 못 참잖아. 그러면 옆집에서 다 들을 텐데 괜찮겠어?"
"...이대로 해줘."
역시 쉽게 넘어가네. 격렬하게 쑤시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느긋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나는 내부 구조가 전부 느껴지도록 아주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