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437화 (437/615)

< 437화 > 437. 바지 벗어. 보지 빨게

뭐야 5000코인?

1코인에 100원이니까... 이거 50만 원이잖아?

"진짜 돈을 물쓰듯 뿌리고 다니네."

자신의 성욕 해소를 위해서면 얼마든지 돈을 내겠다는 건가?

나는 급격하게 늘어난 후원금액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건 사리사욕이 아닌 결혼 자금으로 잘 쓰도록 할게.

괜히 배불러지는 느낌에 의자를 뒤로 젖혀 이리저리 돌렸다.

만세를 부르고 있기를 잠시, 다시 정자세로 앉아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그보다 다음 내용은 나한테 맡긴다라...'

진짜 뭘 해도 괜찮은 건가?

적당히 원하는 걸 해주려고 했는데 내 취향대로 해달라니.

일단 스케줄부터 알아 봐야겠다.

-혹시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거기에 맞춰 적당히 써보겠습니다.

야한거조아 : 오늘은 쉬는 날이고 내일은 뮤직 프로그램에 나가요!

[야한거조아님이 500코인을 후원하셨습니다.]

뮤직 프로그램. 티비에서 자주 보던, 직접 나가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걸 말하는 것 같다.

주말이니 타이밍도 딱 맞고.

-몇 시인데요?

야한거조아 : 리허설 자체는 낮 1시부터 하고 진짜 녹화는 3시쯤부터 들어가요.

[야한거조아님이 500 코인을 후원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 관련 주제로 써볼게요.

야한거조아 : 기대하고 있을게요.

[야한거조아님이 500 코인을 후원하셨습니다.]

사실 아이디어가 없었는데 뮤직 프로그램이라는 말에 번뜩하고 뭔가가 떠올랐다.

아이돌뿐만이 아닌, 연예인이라는 특수 직업을 가진 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오늘이야 나도 방금까지 박서윤과 즐기고 왔으니 쉬는 타임을 가지기로 하고.

본격적인 건 내일하기로 하자.

50만원 받은 값은 해야 하니까.

아니, 대화하면서 추가로 후원한 것까지 합하면 65만 원인가?

진짜 돈 복사기네.

*

다음날.

스튜디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볼 겸 미리 답사를 나왔다.

"흐음..."

무언가를 꼼꼼히 읽고 있는 김세정의 옆에 쓰윽 다가갔다.

같이 내용을 보려고 하는 찰나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눈동자의 방향은 내가 아닌 옆의 여자였다.

"제가 트워이스 다음이네요."

"저희 스태프가 미리 순서를 알려드릴 거라 굳이 외울 필요는 없어요. 그냥 그렇다고만 알고 계세요."

"넵, 알겠습니다."

대충 보니 뒷 순서였다.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중요 무대인 듯한데 얘라면 자격은 충분하지.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김세정이 a4용지를 반으로 접었다.

거대한 매니저에게 손짓을 했다.

스윽.

자연스럽게 몸을 숙인 그에게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저 대기실에서 쉬고 있을 테니 뭔 일 있으면 불러줘요."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 번쯤은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에이, 저 베테랑이에요 베테랑. 여기 오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닌데 다 알죠."

"하하... 그럼 푹 쉬세요."

"네에~"

김세정이 또각또각 높은 구두음을 내며 어딘가로 향했다.

그 엄청난 존재감에 아무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털썩!

혼자만의 대기실에 들어온 그녀. 구석에 배치되어 있던 소파에 주저앉았다.

주머니를 뒤지는가 싶더니 최신형 핸드폰을 꺼냈다.

"분명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긴 한데 아직 안 나왔네?"

소설이 업로드되지 않은 걸 보고 살짝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

작게 한숨을 쉬더니 앞쪽의 거울에 다가갔다.

앞머리를 정리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그때, 반투명 모드를 사용했다.

내가 보이도록 직접.

"어...?"

거울에 이상한 게 비치자 김세정이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보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지 끔뻑끔뻑을 여러 번, 손을 흔들어주자 입이 떡 벌어졌다.

최대한 점잖은 말투로 전음을 보냈다.

-직접 뵙는 건 처음이네요? 김세정 씨.

"아...에? 엑...! 에에엑!?"

아주 다채로운 표정과 목소리. 실시간으로 변해가는 얼굴을 구경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소리를 지르면 곤란하니 재빨리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자유 내용이라 해서 등장 좀 해봤어요. 마음에 드시나요?

"어...에...예... 조금 갑작스럽긴 한데요."

-첫 번째 히로인의 내용으로 대충은 알고 계시잖아요.

"그렇죠. 반투명 모드라고 하는 건 아는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

-곧 익숙해질 거예요.

소설 내용을 꼼꼼히 읽은 덕분에 쉽게 수긍을 했다.

확실히 귀신이니 유령이니 뭐니 하면서 난리를 치는 것보단 이게 더 좋긴 하지.

나는 신기하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위아래로 훑는 김세정에 당당히 어깨를 폈다.

잠깐 구경 좀 하게 놔두자 시선이 한 곳에 꽂혔다.

당연히 자지였다.

-처음 보는 거 아니잖아요?

"몇 번 보긴 했는데 푸르 탱탱한 건 이상해서..."

-걱정 마세요. 기능에는 아무 이상 없으니까.

축 쳐져 있지만 위아래로 몸을 흔들어 멀쩡하다는 걸 보여줬다.

그 모습이 웃겼는지 그녀가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됐어요. 됐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요. 어쨌든 직접 등장하신 걸 보니 뭐 좀 대단하신 걸 하려는 모양인데... 맞죠?"

-대충은 알잖아요.

"...알죠."

그나마 풀어졌던 공기가 다시 긴장을 물들었다.

어떻게 보면 '이제 널 덮칠 거야' 라고 말한 거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물론 먼저 해달라고 했으니 거부는 하지 않겠지만 이런 분위기는 딱히 좋아하진 않는다.

원만한 관계를 위해 이런저런 보상을 설명하도록 할까.

-제 소설 집필에 도움을 주신다면 제가 그에 합당한 대가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요?"

-원하시는 것 아무거나요.

"그렇게 애매하게 말하지 말고 확실하게요."

역시 똑부러지네. 과연 김세정이 원하는 게 뭘까? 인기? 돈? 외모?

전부 이미 손에 쥐고 있는데 딱히 매력적이진 않겠지.

-아시다시피 저는 상황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에 관련된 거면 가능해요.

"흐음... 그래요?"

깊게 고민하는 듯한 얼굴이었지만 곧 입이 열렸다.

거기서 나온 이름은 아주 익숙한 것이었다.

"박우진 아세요? 저어기 미래대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인데, 이 여자 저 여자 다 꼬시고 다니는 변태 카사노바라고 한 명 있어요."

-알죠. 세정 씨랑 첫 경험을 함께한 남자잖아요.

"아니, 그건 제쳐두고요. 굳이 말할 필요 없어요."

-부끄러운가 보네요.

"뒤질... 아니아니, 그냥 생각만 해도 열이 뻗쳐서 그렇죠."

내 이름이 나온 건 의외지만 왜 이렇게 또 화가 나 있어?

우리 저번 호텔에서 좋았잖아.

-왜요? 관계를 맺을 땐 엄청 행복해 보이던데.

"해,해, 해..행복하긴요! 그 무슨!"

-아님 말고요.

어깨를 으쓱이자 그녀가 무안한지 헛기침을 큼큼 내뱉었다.

그리고는 내 눈치를 슬쩍 보며 본심을 꺼냈다.

"걔가 좀 착해지게 해주세요."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이죠?

"아니 그냥... 다른 여자랑 바람 안 피고, 그 능글맞게 웃는 거랑 행동하는 것 좀 줄이고, 눈치도 좀 빨라지고..."

-한 마디로 나한테 잘해달라 이거죠?

"아뇨오!!!"

정곡을 찔렸는지 김세정이 얼굴을 붉히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걸 모르나? 나는 손부채질을 하는 그녀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이거 겉으로는 강한 척했으면서 은근 귀여운 면이 있었네.

자기한테 신경 좀 써달라 이거지?

하긴, 혼자만 멀찍이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절친인 박서윤은 옆집에서 나랑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데 자기는 그러지 못하니까.

'게다가 주 목적이 나랑 관계된 거라...'

일이 생각보다 더 쉽게 풀릴 수도 있겠다.

목소리를 부드럽게 가다듬어 구슬리는 투로 말했다.

-어차피 저한테 숨길 게 뭐가 있나요? 요약하자면 박우진이 세정 씨한테 좀 더 관심을 주게 해달라. 이거죠?

"...작가면 좀 애둘러서 표현해주세요. 너무 직설적이잖아요."

-정확하게 원하는 걸 말해야 서로 편하잖아요.

협상이 어느 정도 완료된 것 같자 김세정에게 성큼 다가갔다.

그녀도 움찔하고 떨었지만 뒤로 물러서지는 않았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상황의 자연스러움과 몰입감을 위해 세정 씨가 그렇게 원하는 박우진의 몸으로 변했거든요.

"네? 그게 무슨..."

-이렇게 해야 반응도 진짜 같고 거부감도 없지 않겠어요? 아직 눈치 못채신 거 같은데 목소리도 이미 변조했어요."

"아... 그러고 보니."

"한 번 확인해보세요."

보란 듯 팔을 양옆으로 뻗었다.

아까부터 흘끗흘끗 보던 김세정의 눈이 매서워졌다.

탐정의 시선으로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훑더니 이내 가까이 다가와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어깨, 가슴, 배, 자지, 불알, 허벅지 등등.

결과는 뻔했다.

"진짜네요?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그리고 실제 같이 반말도 할까?

"...좋아. 이러니까 진짜 박우진을 눈앞에 둔 것 같네. 평소 하던 대로 해도 되지?"

"물론이지."

"그래애...?"

얼굴은 안 보이지만 몸과 목소리는 똑같으니 싱크로율은 약 90%.

그리고 생각보다 잘 호응해주는 김세정의 반응을 보면 신이 난듯했다.

심지어는 나보다 한술 더 떴다.

"이 변태 새끼. 이젠 대기실까지 쳐들어와서 날 따먹으려고 하는 거야?"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는 바로 상황극을 시작한 그녀.

무릎으로 자지를 쓰윽쓰윽 문지르더니 갑자기 문을 향해 이동했다.

딸깍.

잠금장치를 확실하게 한 뒤 나에게 돌아왔다.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는 은근슬쩍 팔을 비벼댔다.

"그래서... 이번엔 뭘 할 건데?"

-뭐긴. 개같이 따먹을 거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옷 위로 볼록 튀어나온 가슴을 움켜쥐었다.

탱탱한 살덩어리를 주무르며 그녀의 키에 맞게 고개를 숙였다.

-바지 벗어. 보지 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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