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정도야 가뿐하지.
김세정의 팬 사인회라면 웃돈을 주고도 못 구할 판인데.
고민 없이 구입 버튼을 눌렀다.
바로 진동이 울리며 까톡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김세정 팬 사인회 예약 완료. 장소는 00호텔 10층 식당, 오후 8시입니다. 늦지 않게 와주세요.]
라는 안내문과 QR코드였다.
가볼까? 하고 생각한지 30분도 안 됐는데 벌써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렇게 편할 데가 있나. 역시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니까.
씨익 웃으며 주의사항을 천천히 정독했다.
별 건 없었다.
그냥 소란 피우지 말고 질서 정연하게 임할 것.
나야 당연히 신사적으로 있을 거지만, 팬 사인회 하는 본인은 과연 어떠려니?
*
다음날.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창밖에 커다란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세정의 인기를 대변하듯 엄청난 외관을 자랑하고 있는 5성급 호텔이었다.
높은 층수에서 나오고 있는 휘황찬란한 조명과 빛 무리는 수많은 야경 속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걔 정도 되니까 이런 곳에서 사인회를 하는 거구나.
그럼에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막상 김세정이 춤추고 노래하는 걸 실제로 본 적이 없기도 하고, 이미 나한테 찍힌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
나한텐 그저 성격 나쁜 발정난 자위 중독녀일 뿐이다.
'그건 그렇고 차가 엄청 막히네. 언제 도착하려나.'
굼뱅이처럼 기어가는 속도에 지루함이 쏟아졌다.
분명 팬미팅 행사 인원은 정해져 있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라니.
김세정을 아주 잠깐이라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걸지도 모른다.
차에서 내리고 올라타는 순간이라든지, 호텔에서 나오는 때를 노려서 말이다.
그때, 택시 기사님이 말을 걸었다.
"어우...평소에는 안 그러는데 여기 차가 많이 막히네요. 무슨 행사라도 하나 봐요?"
"오늘 저기 호텔에서 행사를 한다고 하더군요."
"많이 유명한가 보네요? "
"아저씨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걸요? ㅇㅇ그룹의 김세정이라고 하는데."
"아아...! 혹시 주황 머리 말인가요? 뒤로 쫘악- 묵은 긴 포니테일!"
정확히 알고 계시네?
"네네, 맞아요."
"아이고 이거 참, 손주 녀석이 어찌나 팬인지 알기 싫어도 자동적으로 알게 되더군요... 허허헛!"
손주 얼굴을 떠올렸는지 호탕하게 웃으시는 아저씨.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이렇게 사람이 많았구나... 손님께서도 그럼 거기에 가시나 봐요?"
"네, 운좋게 팬 사인회 티켓을 얻게 되어서 화들짝 튀어나왔어요."
"하하...운이 정말 좋으시네요. 나중에 손자한테 이야기 들려주면 부러워서 방방 뛸 게 눈에 훤합니다."
대화가 끝남과 동시에 멈췄던 차가 출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 주변에 서게 되었다.
-삐이익. 삐익.
귀를 찌르는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이거 생각보다 복잡하네. 그냥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가면 되는 건가?
이런 큰 행사가 있는데 아무한테나 물어봐도 알려주겠지.
적당히 눈치껏 안전요원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오늘 김세정 팬 사인회에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입장 티켓을 가지고 계신가요?"
"네. 여기요."
당당하게 QR코드와 까톡 내역을 보여주었다.
그가 빠르게 화면을 훑더니 곧바로 정문을 가리켰다.
"넵. 저기로 들어가셔서 10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거기서 또 한 번 확인을 할 터니 양해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주위의 시선을 받으며 호텔 안으로 입성했다.
그렇게 10층으로 들어가자 덩치가 큰 남자가 다가왔다.
아까와 비슷한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무데나 앉으면 되는 건가?'
당연히 이벤트가 진행되는 앞자리는 이미 꽉 차 있었다.
그들 대다수는 커다란 카메라를 목에 메고 있어 얼마나 열정적인 팬들인지 알 것 같았다.
어차피 나야 김세정을 놀리러 온 게 주 목적이니 어디든지 상관없다.
카모플라쥬로 대놓고 할 수도 있고, 관음 모드로 반응 하나하나 놓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털썩.
대충 남는 데에 앉았다.
3인용 테이블 위에는 과자나 음료수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조금 기다리자 불이 반 정도 꺼지며 한 남성이 앞으로 나왔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지금 김세정 씨가 1층에 도착했다는 소식입니다. 들어올 때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 시작인가.
오늘은 위해 급히 준비한 게 한둘이 아니다.
당연히 오나홀은 챙겨왔고.
몰래 만져도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소설도 업로드 예약을 걸었다.
'당해도 내가 아니라 소설 작가가 했다고 믿게 말이지.'
나 좀 머리 잘 돌아가는 듯?
음흉하게 웃고 있자 갑자기 사람들이 벌떡 일어났다.
"와아아아아!!!"
드디어 왔구나.
엉거주춤 따라 서 입구를 쳐다봤다.
"여러분 모두 안녕~ 와줘서 고마워요."
풀메이크업 상태인 김세정이 모델 워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에 순간 넋을 놓았다.
아예 꾸미지 않은 모습도 넘사벽인데, 저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을 하니 수준 자체가 달라졌다.
예쁘다는 걸 넘어 고귀하다 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저게 진심 모드인가?'
역시 슈퍼 아이돌은 분위기부터 압도적이구만.
온몸에 도배한 명품이 오히려 묻히는 것 같아.
어느 정도 내성이 나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떠겠는가.
신을 영접한 듯한 얼굴이었다.
슬그머니 먼저 자리에 앉자 매니저가 마이크를 툭툭 두드렸다.
"모두 착석해주세요."
덕분에 추앙하던 분위기가 팍 깨졌고,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하나둘씩 앉았다.
확인한 매니저가 행사 순서를 읊기 시작했다.
"처음 20분은 질문 타임, 그 다음에는 한 분씩 돌아가면서 1대1 대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할당 시간은 2분입니다."
생각보다 대면 시간이 짜다.
그래도 여기 인원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50명이니 100분, 질문 타임까지 합하면 딱 2시간이네.'
어차피 나야 뒤에서 몰래 이것저것 할 테니 별 상관없겠지.
모두가 뒤이은 설명에 집중하는 동안 카모플라쥬를 사용했다.
제대로 먹힌 걸 확인하고는 가방을 살짝 열었다.
아직은 차가운 분홍색 실리콘 덩어리. 진화시켜줘야지.
나는 살짝 무료한 눈빛을 뿜어내고 있는 김세정을 바라봤다.
이제 재밌는 일이 생길 거야.
연결을 했다.
"...."
아직까진 무반응이다.
그러면 천천히 구경 좀 해볼까?
스윽.
잘 닫혀 있는 1자 균열과 껍질 안에 쏙 들어가 있는 클리토리스.
미세하게 체리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흥분해서 날리는 없고... 땀 냄새인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오랫동안 팬티 안에 갇혀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고생했으니 한 번 씻겨줄까나.
음료수를 마시듯 오나홀을 들었다.
일단 살집 있는 보짓살을 입술을 살짝살짝 대며 내가 왔음을 알렸다.
움찔!
순간 어깨를 크게 떠는 김세정.
사방으로 눈동자를 돌려 주변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뭐가 묻었다고 생각했는지 바지를 땡겨 재정비를 했다.
하지만 원인은 그게 아니란다.
뜨거운 보지 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으흐윽..."
이제야 눈치를 챘는지 그녀가 다리를 잔뜩 오므렸다.
질벽도 꾸욱 조이며 더 못 들어오게 방어를 했다.
오히려 좋다.
메마른 속살에 침을 묻히며 점점 풀리도록 기다렸다. 겉에서부터 천천히.
"읏..."
온 신경이 하체에 집중되어 있을 무렵, 갑자기 천장의 빛이 김세정에게 모였다.
동시에 매니저가 팔을 쭉 뻗었다.
"자, 그럼 먼저 인사가 있겠습니다!"
"아흐으...으흣..."
"세정 씨?"
"아, 네네네! 어... 반갑습니다. 여러분. 김세정이에요."
재빨리 의자에서 일어나 사방팔방으로 손을 흔드는 그녀.
아무렇지 않은 표정과 몸짓이 더욱 나를 꼴리게 만들었다.
"저를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와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질문 타임을 가질 건데, 먼저 미리 받아놨던 것들에 대해 답변해볼게요."
김세정이 종이 한 장을 들고는 천천히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탱탱한 엉덩이부터 이어지는 기다란 다리 라인, 그리고 또각 또각 구두 소리가 시선 집중을 일으켰다.
"음... 혹시 다음 신곡이나 콘서트 같은 일정을 알 수 있을까요? 아, 좋은 질문이에요."
그녀가 빙긋 웃었다.
서비스 정신이 잔뜩 들어간 표정임을 알 수 있었다.
"이건 아직까진 비밀인데... 한 달 뒤에 솔로 무대가 예정되어 있어요. 그때 신곡 발표도 이루어질 거고요."
"신곡!"
"드디어...!"
사람들이 웅성댔다.
뜨거운 반응에 그녀가 재차 웃었다.
말을 이으려던 차, 잠깐 혀를 뗐다.
대신 촉촉해진 보지를 손가락으로 쩌억 벌렸다.
물기를 머금고 있는 예쁜 핑크빛 속살.
바람을 후 불었다.
"많은 기...대햇...! 흣... 해주세요오..."
내 공격에 김세정이 이상한 목소리를 내며 비틀거렸다.
눈살을 찌푸렸지만 다시 정상적인 얼굴로 돌아왔다.
"발을 헛딛어버렸네요. 그럼 다음 질문. 음... 세정 씨는 스케줄이 끝난 뒤에 숙소에서 뭘 하나요?"
그 답은 내가 알고 있는데.
옷을 다 벗은 뒤에 침대에서 열정적인 자위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지.
하지만 그녀의 답은 달랐다.
"모든 일정이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곧바로 잠들어버려요. 영양가 없는 대답이긴 한데... 진짜 하는 게 없어요."
거짓말.
소중한 팬들 앞에서 저렇게 뻔뻔한 짓을 하다니.
벌을 줘야겠네.
찌익...
바지 지퍼를 내렸다.
이미 80% 정도 커져 있던 자지를 꺼낸 뒤 오나홀의 입구에 정확히 댔다.
"그럼 다음..."
이상한 느낌에 말을 멈춘 그녀를 보며.
귀두를 쑤욱 집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