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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419화 (419/615)

김세정은 일어난 자세 그대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한숨을 푹 쉬며 주위를 둘러봤다.

잠들기 전이랑 달라진 것이 없는 방.

조금 말려 올라가긴 했지만 입고 있는 옷도 멀쩡했다.

바뀐 점이 있다면 딱 하나, 팬티였다.

"쓰읍...젖었네."

무슨 몽정도 아니고 야한 꿈을 꿨다고 이러는 건지.

이렇게나 욕구불만일 줄은 몰랐는데.

그녀는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천에 손을 댔다.

찔꺽...

뜨겁고 끈적한 액체가 묻어 나왔다.

조금이라면 차라리 났겠지만, 숨길 수도 없는 상당한 양이었다.

'이건 갈아입어야겠네...'

누가 들으새라 조심히 서랍을 열었다.

잘 개어져 있는 새 팬티로 갈아입은 뒤, 살금살금 밖으로 나가 세탁기에 젖은 걸 휙 던졌다.

혹시 모르니 다른 옷으로 덮어두었다.

그렇게 임무를 마치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주저앉았다.

털썩!

"아... 진짜 꿈을 꿔도 뭔 그딴 꿈을 꾸냐..."

딴 것도 아니고 박우진이 당장 여기에 쳐들어와서 내 몸을 만지는 거라니.

게다가 그걸 또 거절하지도 않고 좋다고 같이 즐긴 자신까지.

그걸로도 모자라 먼저 자지를 빨고 삽입을 하려고 했었다.

이건 뭐 섹스하고 싶어 안날단 발정난 년 같잖아?

다 좋다.

다 좋은데 왜 하필 박우진이냐 이거다.

"하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물론 유일하게 몸을 섞은 사람이 걔밖에 없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만.

뭔가 지는 것 같아서 짜증나네.

히죽대는 얼굴이 눈앞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빠직.

손으로 휙휙 저어 쫓아냈다.

이래봤자 더 안 좋아질 뿐이다.

잠이나 자자.

지금이야 무엇을 했는지 전부 생생하게 기억이 나지만, 푹 자고 일어나면 한 여름밤의 꿈처럼 전부 까먹을 것이다.

그렇게 빌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5분이 지났다.

"...조졌네."

잠이 안 온다. 왜 이렇게 눈이 말똥말똥한 거야?

심지어 피로도 다 회복됐는지 몸도 팔팔했다.

요즘따라 체력이 확 증가한 건 느껴지지만 이건 말이 안 되잖아?

괜히 뒤적거리며 다시 잠들기 위한 노력을 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100마리까지 세다가 포기했고.

내일 스케줄이... 팬 사인회였지? 저녁 먹고 리허설도 하고 하면 늦겠네...

몇 시간 뒤의 계획을 되새기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끔뻑...끔뻑...

오히려 잠이 달아나버렸다.

이거 좀 많이 큰일 났는데?

"이게 다 그놈 때문이야."

김세정이 얼굴을 찡그리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억지로 눈을 감아봤지만 그럴수록 떠오르는 건 하나였다.

온몸을 훑어대는 박우진의 애무와.

보지에 조금 들어왔던 그 커다란 자지의 감각.

'...고작 꿈인데 왜 이렇게 생생한 거지? 저번에 대딸쳐주는 것도 그렇고, 이번 것도 그렇고 뭔가 이상한데...'

그래도 현실이 아니니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분위기를 탔다고 해도 자신이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으니까.

굶주렸다고 해도 먼저 그녀석의 자지를 빨고, 덮치고, 박아달라고 보지를 비볐을 리는 없으니까.

그 점이 그녀를 안심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꿈에서 일어난 일은 현실과 정반대라는 말이 있기도 하잖아?"

내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절대.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복잡하던 머리도 텅 비어져 방금의 행위가 하나둘씩 지워지기 시작했다.

평화를 되찾은 김세정이 배 위에 두 손을 올렸다.

일정한 백색 소음을 자장가 삼아 꿈나라로 출발하려 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팔이 슬금슬금 아래로 내려갔다.

'....'

어쩔 수 없는 생리 현상이다.

진짜 딱 한 번만 하자.

다짐과 함께 팬티 안에 침투를 했다.

볼록 튀어나온 둔덕과 그 위에 난 부드러운 보지털을 쓰다듬고.

살짝 단단해진 클리토리스를 지나 허벅지 안으로 들어갔다.

직행한 곳은 뻔했다.

찌걱...

"흐읏..."

구멍에 들어가자마자 반겨주는 끈적한 애액.

아까 세탁기에 팬티 갖다 놓고 올 때 씻는 걸 깜빡했다.

사실 핑계다.

박우진을 생각할 때부터 조금씩 젖어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처음부터 중지와 약지 2개를 한꺼번에 투입했다.

"흐으으응...하아아...앗!"

허리가 절로 떴다. 역시 기분 좋아.

빨판처럼 속살이 찰싹 달라붙어오는 것 하며,

주름 하나하나가 다 느껴질 정도로 쪽쪽 빨아들이는 것까지.

진짜 내 몸이지만 신기해.

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끝까지 들어간 손가락을 살짝살짝 움직였다.

"읏...흐윽...아흣...! 으응..."

목소리가 의지와 상관없이 튀어나왔다.

어쩌면 그러는 편이 더 기분 좋다는 걸 알고 무의식적으로 내는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상관 없다.

지금은 아래의 감각에 집중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눈을 감고 속도를 올렸다.

찔꺽찔꺽찔꺽찔꺽...

"하앙...아앙...앗...! 거기..."

확실히 그런 꿈을 꿔서 그런지 훨씬 더 잘 느껴진다.

지금이야 손가락이지만 만약에 자지가 여기에 들어온다면...

"하흐윽!"

순간 머리가 짜릿하며 등골에 전류가 흘렀다.

상상만 했는데도 이 정도라니... 미쳐버린 건가?

넋을 놓고 한참을 쑤셔댔다.

가볍게 한 번 가버린 뒤에야 정신이 들었지만 뭔가 부족했다.

"헤엑...헤엑...헤엑..."

분명 이것보다 훨씬 더 좋았는데.

거친 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뽑았다.

그리고는 빠르게 눈동자를 돌려 적당한 물건이 있나 탐색을 했다.

'비슷한 크기랑 두께를 가진 게...'

찾았다.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 화장대로 향했다.

덜그럭...덜그럭...

두 눈을 번뜩이며 수많은 치장품들을 뒤적거렸다.

이건 너무 짧고... 이건 너무 가느다래.

딱 한 번의 최고의 순간을 위해 까다로운 심사를 걸쳤고.

결국 손에 들린 건 검은색으로 된 원통 모양 화장품이었다.

'...근데 왜 하필 제일 비싼 거야.'

그래도 내용물에는 영향이 안 갈 테니까 상관없겠지.

소중한 것을 다루듯 엄지로 살포시 쓰다듬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임시 딜도와 함께 2번이나 가버렸다.

*

"김세정이 팬 사인회를 한단 말이지?"

인터넷을 뒤지다 좋은 정보를 얻었다.

사실 정말 우연찮게 본 소식이다.

꿈에서 그렇게 애를 태웠으니 어떤 식으로든 마이너스 감정을 품었을 게 뻔한 그녀.

나중에 선물을 주며 호감작이나 할까~ 해서, 이리저리 검색하다 얻어걸린 것이었다.

거기서 마주치면 꽤나 표정 좀 볼만하겠지.

실실 웃음이 나오는 걸 참으며 날짜를 확인했다.

내일이네?

그것도 저녁?

'알바랑 시간이 정확히 겹치는데...'

채아 누나한테 양해를 구해볼까?

물론 허락은 해주겠지만 빠지는 이유가 아이돌 팬 사인회라니.

벌써부터 질투의 눈초리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이건 인생에 몇 번 없는 이벤트니까 한 번만 땡땡이 치자.

큰 마음을 먹고 전화를 걸었다.

신나는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끝나자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응, 우진아."

"혹시 지금 전화 괜찮아요?"

"이제 막 퇴근한 참이라 괜찮아. 집에 도착해서 옷을 벗는 중이었거든."

"오... 그거 좀 야하네요."

"...그런 뜻으로 말한 거 아니었는데."

"알죠알죠. 장난이었어요."

그래도 상상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걸요.

채아 누나의 알몸을 떠올리고 있자 그녀가 물었다.

"근데 말하는 걸 보니 안부 전화는 아닌 것 같은데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사실 내일 있는 알바. 하루만 쉬면 안 될까 해서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는데 시간이 딱 겹쳐버려서요."

"무슨 일인데?"

"아뇨, 별 건 아니고... 아이돌 팬 사인회에 가려고요."

"...뭐? 무슨 사인회?"

잘못 들었다는 듯 되묻는 그녀.

잘 들은 것 같지만 헷갈리지 않게 또박또박 다시 대답했다.

"아이돌. 김세정의. 팬 사인회요."

"....아하. 초인기 아이돌 김세정의 팬 사인회 말이구나?"

"네."

무거운 침묵이 우리 사이를 지배했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눈에 훤히 보이는 듯했다.

"가는 이유는?"

"친목 다지기? 라고 해야 하나요."

"친목이라... 친목 중요하지. 중요해..."

채아 누나가 중얼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좀 많이 어이없는 이유 때문이겠지. 솔직히 내가 봐도 억지에 가까운 거니까.

하지만 곧바로 허락이 떨어졌다.

"그래,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까 이번만은 봐줄게. 재밌게 놀다와."

"정말요?"

"대신 조건이 있어. 수요일날 빠지니까 목요일은 야근을 해야 돼. 무슨 말인지 알지?"

야근.

그걸 뜻하는 건 딱 하나밖에 없다.

"아침까지 최선을 다해 추가근무 할 테니 걱정 마세요."

"다음날 학교 가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지만...뭐, 그건 그때 가봐야 알겠지."

"누나도 2시에 출근하잖아요? 너무 심하지는 않게 적당히 할게요."

"흐음... 그래? 과연..."

그녀가 의미심장한 웃음기를 흘렸다.

나도 똑같이 맞받아쳤고, 곧 마무리 인사와 함께 통화가 끝났다.

'일단 허락은 받았고... 이제 남은 건 티켓뿐인가?'

듣기로는 꽤나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다고 했다.

그것도 딱 하루 전인 지금이라면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겠지.

혹시 박서윤이라면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전화를 걸려다가 뒤로 가기를 눌렀다.

아무리 그녀라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래도 걱정은 들지 않았다.

나에게는 무적의 아군이 있거든.

그대로 화면을 스크롤 한 어플을 클릭했다.

언제나 같은 디자인의 메뉴판을 지나 상점을 클릭했다.

그리고, 아주 기쁘게도 멋진 물건이 하나 있었다.

[김세정의 팬 사인회 티켓]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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