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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377화 (377/615)

< 377화 > 377. 박서윤의 스캔남

"자자! 출석 부를게요. 다들 조용히 하세요."

때마침 들어온 교수님 덕분에 따갑던 시선들이 없어졌다.

그래도 흘끗거리는 곁눈질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그중에는 아영이도 섞여 있었다.

"흐음...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의 박서윤이 남자랑 데이트하고 같은 건물에 들어가는 걸 확인했다. 틀린 말은 아니네요."

"내가 보기엔 오해의 소지가 매우 많은 거 같은데."

"오해는 무슨. 데이트한 거 맞고, 옆집 이웃에다가 야한 짓까지 했으면서 뭐가 아니에요."

"...알고 있었어?"

"오빠가 3주 넘게 아무 짓도 안 했을 리가 없으니까요."

그건 맞지.

마침 어제 막 따먹은 참이고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섹스하다 왔으니까.

그보다 박서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으려나.

파스 붙인 채 잠든 것까지는 봤는데.

연락을 하려던 차에 아영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보다 오빠 큰일 난 거 아니에요? 여기저기 소속사라든지 기자라든지 극성팬이라든지 엄청 몰려들 텐데."

"나도 걱정이긴 한데 별 일 있겠어? 몰래 내 얼굴 찍으면 고소해야지."

"극성팬이 때리러 오면요?"

"당분간 아바타 2개 상시 소환해서 보디가드로 쓰고 다닐 거야."

투명 인간 2명이 나를 보호하고 있는데 이길 사람이 세상에 어딨겠는가.

멀리서 총을 쏘지 않는 이상 무적이나 마찬가지다.

"흐응... 그래요? 재밌네요."

"뭐가?"

아영이가 턱을 괴며 반대쪽 손을 쭈욱 내밀었다.

주먹 쥐고 있던 것을 하나씩 폈다.

"저, 혜윤이, 채아 언니, 희진이. 이렇게 4명이 더 있는 걸 알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서윤 언니 하나만으로도 저렇게 난리인데."

"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 마. 온 세상의 남자를 적으로 돌리긴 싫어."

"그럼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하든가요."

"진짜 할까?"

고민하는 척을 하자 그녀가 피식 웃었다.

"모든 남자라면서요? 지켜주는 경찰도 덤벼들 거 같은데."

"그럴 땐 아영이를 방패로 써야지."

"와... 그게 할 소리예요?"

"아님 말고."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핸드폰으로 눈길을 돌렸다.

아무 사이트나 들어가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

-상대 누구임? 일반인?

-와 ㅅㅂ 야밤에 같은 건물에 들어간 거면 끝까지 다 했겠네.

-존나 부럽다.

-근데 쟤네 미래대에서 자주 붙어 다녀서 소문나긴 했음. 왜 이제 터진 건지 신기하기도 함.

-나 미래대 다니는데 저 남자 알 사람은 다 알 걸? 양옆에 여자 끼고 다니는 놈임 ㅇㅇ.

그냥 아주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일단 커뮤니티도 이 정도인데 에부리 타임은 어떨까?

제일 최근에 써진 글을 클릭했다.

[지금 박서윤이랑 스캔난 남자 누구임?]

익명1 : 박xx 전기공학과 유명 인사임.

익명2 : 신아영이랑 cc인데 여자 더 있다는 소문도 많음.

ㄴ익명2 : 저번에는 편의점 누나랑 데이트하는 거 봄.

익명3 : 위에 다 진짜임? 여자가 그렇게 많아?

반응이 아주 뜨겁다.

왠지 그동안 조용하다 싶었더니 한 번에 빵 터져버렸다.

'솔직히 별 상관없긴 하긴 하지만.'

서로 좋아서 이러는 건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억울하면 찾아와서 따지든지.

나는 코웃음을 치며 댓글을 하나 남겼다.

익명4 : 근데 남자 몸도 좋고 괜찮게 생겼던데?  듣기로는 과탑이라 공부도 잘한대. 은근 착하기도 하고.

ㄴ익명 5 : 본인 검거 완료.

ㄴ익명 6 : 그걸 네가 어떻게 앎?

ㄴ익명7 : 지랄하네 ㅋㅋㅋ

엔터를 누르기 무섭게 달린 댓글.

황급히 뒤로 가기를 눌렀다.

어차피 이런 다수의 사람을 상대하기보다는 박서윤이 더 중요하다.

까톡에 들어갔다.

타닥.

메시지를 보내기 무섭게 읽었다는 표시가 떴다.

다행히 일어나 있었던 모양이다.

박우진 : 혹시 봤냐?

박서윤 : 봤지. 조금만 기다려봐. 지금 소속사에서 입장문 쓰는 중이야.

박우진 : 다행이네. 그보다 허리는 괜찮냐?

박서윤 : 조금 자고 일어나니까 한결 나아졌어.

박우진 : 오늘 학교 분위기 심상치 않으니까 그냥 하루 푹 쉬어라. 너 어차피 학점 관리 안 해도 되잖아.

박서윤 :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근데 뒷말은 빼줬으면 좋겠는데?

박서윤 : 누가 보면 불량 학생인 줄 알겠어.

저걸 캐치해내다니.

정신은 멀쩡한 것 같다.

박우진 : 아침 수업 째고 섹스했으면 불량 학생 맞지.

박서윤 : 네가 억지로 한 거잖아. 뒤질래? 그리고 저거 지워.

얌전히 메시지 삭제하기를 눌렀다.

민감한 때니 이런 것 하나하나 조심해야지.

박우진 : 그럼 나중에 입장문 나오면 알려줘.

박서윤 : 곧 나올 거니까 걱정 말고. 그보다 나 전화할 때가 따로 있어서 나중에 톡하자. 좀 바빠.

박우진 : 알았어.

수습 중인가 보다.

그렇게 약 10분이 지나자 커뮤니티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상대방 그냥 친구라는데?]

입장문 떴는데 그냥 옆집에 사는 남자래.

근데 같은 학교에다 같은 수업에 동갑이라 엄청 빨리 친해졌대.

-그걸 믿냐?

-왜 나랑은 친구 안해줌? 내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ㄴ거울부터 보고와 븅신아 ㅋㅋ

-존나 부럽네 ㅅㅂ 박서윤 옆방이라니.

죽일 놈에서 부러운 놈으로 이미지가 변한 것 같다.

이 정도면 나름 괜찮다.

"적당히 넘어간 것 같아."

"그래 보이네요. 애초에 연예인이 학교에 와서 일반인이랑 바로 사귄다고 누가 생각하겠어요?"

"하긴, 이제 3주 차 좀 넘어섰는데."

한시름 덜었다.

어쩌면 이게 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이제 박서윤과 붙어 다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의심해도 그냥 발뺌하면 끝.

'게다가 원래 이런 소문은 초반에만 반짝 뜨지, 며칠 지나면 없었던 일처럼 슉 가라앉으니까.'

이제 신경 끄고 살아도 될 듯하다.

물론 안전빵으로 아바타는 소환해두고 말이다.

*

2일 뒤.

평소처럼 편의점에 들어가자 채아 누나와 희진이가 나를 반겨줬다.

표정이 매우 음흉했다.

"이게 누구야? 박서윤과 스캔 났던 상대 아니야?"

"우진이가 이렇게 유명해질지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품절남이었구나?"

"덕분에 가시방석이에요. 학교 어딜 가든 흘끗흘끗, 수근수근."

어제오늘의 학교 생활은 방금 말 그대로였다.

대놓고 뭐라 하거나 말 거는 사람은 없었지만, 나를 주제로 얘기하는 게 전부 느껴졌다.

"그러게 누가 아이돌 따먹으래? 유명인을 꼬셨으면 그만큼의 페널티를 가져야지."

희진이의 말에 채아 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출렁이는 저 가슴에 머리를 묻고 쉬고 싶다.

눈치챘는지 그녀가 팔짱을 꼈다.

상체를 강조하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힘들다면서 오자마자 엄한데 눈이 꽂혀있네?"

"거기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거든요. 혹시 파묻혀도 될까요?"

"...자리부터 옮기자. 오늘은 언니가 먼저 해도 괜찮지?"

"알았어. 적당히 짜내."

자연스럽게 순서를 정하는 자매.

잘 갔다 오라는 희진이의 손인사를 보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삐빅.

에어컨을 튼 채아 누나가 의자에 털썩 앉았다.

"힘들면 그냥 여기서 자도 돼. 딱히 야한 짓하러 온 건 아니니까."

"자면서 돈 받는 알바라니. 그래도 돼요?"

"난 우진이 자는 얼굴 보면서 치유할 거거든. 짐승 같은 모습만 보다, 오랜만에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럼 누나 껴안으면서 잘래요."

매트리스에 누워 팔을 쫙 벌리자 그녀가 웃으며 다가왔다.

반팔을 가슴 위에 올리고는 브래지어를 툭 풀었다.

언제 봐도 정말 감탄밖에 안 나오는 이 가슴.

나는 그녀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올리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압도적인 크기에 나오는 중량감과 살결의 냄새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맞다, 혹시 이번 금요일에 저희 학교 축제하는 거 들으셨어요?"

"그러고 보니 최근에 비슷한 얘기가 많이 나오긴 하더라."

"놀러 와요. 이번에 대회 같은 것도 한다는데. 재밌을 거예요."

"알았어. 그날 대타 구해볼게."

이걸로 5명 모두 모이는 건가.

재밌겠네.

나는 머리를 쓰다듬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그렇게 평화의 시간을 갖자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잊고 있던 혼인 신고서가 떠올랐다.

"누나, 뭐 좀 물어봐도 돼요?"

"응. 뭔데?"

"타고 다니는 차 엄청 비싸 보이던데 얼마예요?"

"그거? 2장 조금 아래."

2억인가?

미묘하게 가격이 비슷하네.

장난스레 말을 꺼내봤다.

"혹시 저한테 선물로 줄 수 있어요?"

"선물?"

당연히 꿀밤이 들어올 줄 알았건만 그녀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대신 낮은 신음을 흘렸다.

"으음...누나한테 장가 오면? 그럼 저게 뭐야, 아예 새 걸로 사줄게."

"정말요?"

"응. 준비되면 언제든지 말해."

선선히 대답하는 걸 보면 진심이다.

이 사람 통장에는 과연 얼마가 들어있는 걸까?

솔직히 혼인 신고서.

사달라고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사줄 듯하다.

근데 이것만큼은 내 자존심이다.

내가 번 돈으로 직접 사서 내밀고 싶었다.

"사달라고 한 건 농담이었어요. 근데 나름 사회 경험 좀 하셨으니까 물어보는 건데, 단 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단기간? 돈의 액수는?"

손가락 2개 내밀었다.

"200?"

"아니요."

"2000?"

"0하나 더."

"....어디 보증 잘못 섰니? 아니면 사기 당했어? 도와줄까?"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20대 때 2억을 모으는 게 목표라서요."

대충 둘러댔다.

의심의 눈빛이 완전히 걷히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질문이 들어오진 않았다.

대신 진지하게 고민을 같이 시작했다.

"직장인도 2억 모으기 힘든데... 그러면 사업하는 방법밖에 없지. 아니면 주식 사서 대박 나길 기도하든가."

"웹소설 써보는 건 어떨까요?"

"웹소설? 우진이 공대 아니야? 주제는 뭘로 하게."

"음... 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는 어떨까요? 지금까지 겪었던 걸 수필처럼 쓰는 거죠."

"무선... 뭐? 혹시 지금 숨 막혀서 정신 나간 건 아니지?"

그녀가 화들짝 가슴을 들어 올렸다.

멀쩡한 얼굴을 확인하고는 다시 천천히 내려놨다.

"혹시 알아요? 1000만 조회수가 넘는 대작이 탄생할지."

"넘으면 그게 진짜 소설이지. 차라리 그 시간에 주식 공부를 해라."

"그게 나을 것 같네요."

나는 다시 머리를 비우며 그녀의 채취를 맡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2일이 더 지나고.

축제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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