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8화 > 308. 긴 주말
"하응! 우진하아...! 더 세게!"
"이렇게요?"
"방금 그거엇...! 꺄핫! 흐하아앙! "
한희진은 동물 같이 열정적인 성교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부러운 듯 쳐다봤다.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오직 기분 좋아지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둘.
"흐앗! 앙... 하아앙!"
오빠가 허리를 올려칠 때마다 언니는 입을 크게 벌리며 교성을 질렀다.
자신도 저런 모습을 했을까?
몇 번 거울을 보며 한 적은 있지만 정신이 없어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남이 하는 걸 보니 모든 부위를 똑똑히 관찰할 수 있었다.
휘날리는 머리카락, 망가진 얼굴, 흔들리는 가슴, 물결치는 엉덩이.
모든 게 질투날 정도로 예뻤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건 따로 있었다.
'진짜 크긴 존나 크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 커진 것 같기도 하고?'
화장실이 나눠져 있어 알몸을 본 게 몇 년 전이긴 했지만, 언니는 이미 성인이니 성장이 멈춘 상태.
근데 오늘 보니 그 생각을 취소해야 할 것 같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쉬며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 봤다.
결코 작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밖에 나가보면 상위권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근데 하필 언니라니.
키는 모델급이고, 가슴도 크며 심지어 엉덩이도 크다.
여러모로 부족한 자신이지만 이길 무기는 단 하나였다.
나이.
갓 성인이 된 푸릇푸릇한 여자와 산전수전 다 겪은 27살의 여자.
'근데 언니한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네. 저 피부가 어딜 봐서 20대 후반이야.'
오빠랑 관계를 맺고 난 뒤로 얼굴에 빛이 나는 느낌도 있고 말이다.
역시 사랑에 빠진 여자는 더 예뻐진다는 말이 사실일까?
아무리 봐도 제일 강적은 언니다.
한희진은 침대가 들썩이는 걸 느끼며 일어난 직후를 떠올렸다.
"으응..."
때는 밝은 아침. 정신이 들자 느껴지는 건 단단한 근육이었다.
딱히 눈을 뜨지 않아도 어느 부위인지,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손끝으로 훑으며 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겼다.
아주 뜨거웠던 밤과는 달리 조용한 이 순간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사람들이 왜 같이 자는지 알 것 같네...'
"쪼옥...쪽...하응...읍..."
하지만 그 생각을 멈추게 한 방해꾼이 귀를 어지럽혔다.
익숙하면서도 상스러운 소리.
눈을 뜨자 오빠의 하체에 가려져 있던 이불이 위로 솟아 있었다.
심지어는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기까지 했다.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이불을 살짝 들쳤다.
흐트러진 보라색 머리카락이 먼저 등장했고, 뒤를 이어 자지 밑동이 나왔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이었다. 기둥 중간까지 물고 있는 언니의 모습.
입을 한껏 내밀고는 맛있게 빨고 있었다.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쳐다보는 것도 모른 채 3초 동안 그러고 있었다.
"응...?"
"일찍 일어났네. 언니."
"푸하아... 희진이도."
눈을 마주치자 언니는 그제야 입을 뗐다.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지더니 잘 자고 있는 오빠를 한 번 올려다봤다.
"우리 잠깐 얘기 좀 할까?"
침대가 흔들리지 않게 거실로 빠져나왔다.
알몸으로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으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언니도 마찬가지인지 괜히 창밖을 쳐다보며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잠시 후, 미묘한 분위기를 깨고 언니가 먼저 말을 꺼냈다.
"희진아."
"응."
"우진이 좋아하지? 듣기로는 뭐 대결이니 뭐니 해서 이렇게 됐다고 하던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잖아."
맞는 말이다.
사실 꼬신다고 말을 했지만 그것도 마음이 있어서 한 거니까.
근데 좋아한다는 말을 직접 들으니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성격상 그런 단어는 익숙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내뱉는 건 더욱 어색했고.
"누구를 좋아하고 그런 건 당연한 거야. 희진이도 성인이니까 알아서 잘할 테고, 오히려 응원해줘야 할 일이지. 근데."
잠시 말을 끊더니 고개를 휙 돌렸다.
잔뜩 불만인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왜 같은 사람이니?"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건가."
"하아... 그렇긴 해. 그리고 우진이만큼 좋은 사람도 없긴 하지. 얼굴 괜찮지, 몸 좋지, 공부 잘하지, 성실하지, 밤일 잘하지... "
장점만 쭈욱 나열하는 언니.
솔직히 능글맞은 걸 빼면 단점이 거의 없긴 했다.
그러니까 여자 친구가 2명이나 붙어있지.
"그래서 언니는 어쩔 생각인데?"
"뭐가?"
"나이도 있는데 그냥 가볍게 사귀고 싶다거나 섹파라든가... 그런 건 아니지?"
순간 심각해지는 얼굴.
혹시 뭔가 대책이 있나 싶어 추가타를 날려봤다.
"우진이 오빠한테 여자 친구가 2명 있다는 건 알지?"
"...알지."
"그럼 아예 입구부터 컷 아니야? 여자친구는 커녕 섹파가 한계일 것 같은데."
"싫어. 절대 안돼."
그럼 결혼이라도 할 거야?"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이었지만 언니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에...에이! 무슨 결혼이니! 그냥 우진이랑 같이 있고 싶다는 건데."
빠르게 손사래를 쳤지만 당황한 목소리를 숨길 순 없었다.
거기에 표정을 보이기 싫은지 저 멀리 돌린 고개까지.
'설마 진짜...?'
그 정도의 마음가짐이라니. 언니가 진심을 내면 무서울 텐데.
이건 강적 정도가 아니라 최종 보스급이다.
조금 우울해지는 기분을 달래고 있자 언니가 소파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쨌든! 결혼이든 뭐든 나만 바라보게 하는 게 먼저 아니겠니?"
"그렇긴 하지."
"희진이는... 됐다. 일단 그 2명의 여자 친구부터 해결해야지."
전의를 불태우는 게 보였다.
기세가 무섭긴 했지만 일단 여자 친구들로부터 시선을 돌린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따라 일어나자 언니가 허리에 양팔을 올렸다.
짐짓 진지한 얼굴로 훈계하듯 말했다.
"희진이랑 나는 임시 동맹이야. 그리고 어쩌면 더 좋은 남자가 희진이한테 대시할 수도 있지 않겠니?"
"글쎄. 잘 모르겠는데."
"분명 그럴 거야. 희진이는 언니를 닮아서 아주 예쁘니까."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해주었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물론 예쁜 건 진심이겠지만 우진 오빠가 자기 것이라고 돌려 표현한 거니까.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거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다.
'끝은 모르는 거야.'
조용히 다짐을 하고 있자 언니가 다시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도록 하자. 우진이는 내일 학교에 가야 하니 같이 있을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알았어."
*
"이제 진짜 가볼게요."
"그래그래, 더 있다간 수업 늦겠다. 얼른 가보렴."
나는 피부에서 윤기가 나는 두 명에게 배웅을 받으며 현관문을 닫았다.
집까지 태워다 준다 하는 걸 한사코 거절하자 잠시 기다리라면서 방으로 들어갔던 한채아.
내민 건 하얀 봉투였다.
"오늘 쉬는 날인데 계속 있어준 답례이기도 하고 이걸로 맛있는 거라도 사먹어."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요. 제가 좋아서 있던 건데요."
"아니야. 어제오늘 엄청나게 했는데 분명 몸이 상했을 거야. 아니면 나중에 병원비로라도 써."
안 받으려고 했지만 병원비라는 말에 주머니 속에 넣었다.
물론 문제가 생길만한 부위는 허리나 자지 쪽일 테니 비싸겠지만.
'도대체 얼마를 넣었길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안을 열어봤다.
빳빳한 신사임당 5장.
예상을 훨씬 벗어난 액수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건 뭐 주휴 수당에 야간 수당까지 전부 합한 금액이나 마찬가지다.
'근데 그만큼 많이 하긴 했지.'
일어나자마자 신나게 3p를 하고, 채아 누나가 알몸 에이프런으로 점심 차리는 도중에도 하고, 식탁에서 밥 먹는 중인데도 아래로 기어와 자지를 빨기도 하고.
씻으면서 하고, 껴안은 채로 자기도 하고.
더 많은 플레이들이 있었지만 이 이상 말하면 입만 아프다.
중요한 건 진짜 하루 종일 했다는 것.
머리에 섹스밖에 없는 짐승처럼 희진이와 채아 누나를 번갈아 가며 상대했다.
민달팽이처럼 찐득하고 끈적하게.
온몸에서 땀냄새가 진동했음에도 넣은 채로 화장실에 들어가기도 했으니 말이다.
결국 아침 10시에 수업이 있는데도 9시까지 쥐어짜인 후 부랴부랴 빠져나온 게 지금이다.
방금까지 했던 걸 생각하니 괜히 허리가 아팠다.
"채아 누나도 진짜 성욕이 엄청나긴 하네. 희진이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보람찬 주말을 지낸 것에 감사하며 어떻게든 집에 도착했다.
자체 휴강을 하고 싶었지만 결석은 성적에 많은 영향을 끼치니 억지로 몸을 이끌며 다시 나왔다.
'그러고 보니 첫 수업은 박서윤이랑 하는 거였지? 골치 아프네.'
놀려주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인데 몸이 거부했다.
내가 머릿속에 성욕만 가득 찬 놈도 아니고, 하루 정도는 쉬고 싶었다.
복도가 보임과 동시에 익숙한 얼굴이 튀어나왔다.
"짜잔! 학교 갈 시간이야. 우진아!"
저 눈치 없는 년이.
평소라면 얼굴만 봐도 화가 풀릴만한 미모의 박서윤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짜증이 났다.
"안녕."
"...오늘은 좀 저기압이네? 무슨 일 있어?"
"월요병이야. 월요병."
"아주 잘 알지. 그 마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하지만 공감해주는 것치고는 텐션이 너무 높다.
오늘만큼은 조용히 있고 싶은데 말이다.
"빨리 가자. 수업 늦겠다."
"잠깐만. 나 뭐 놓고 온 것 같아."
눈을 동그랗게 뜨는 박서윤을 뒤로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바로 서랍을 열어 예전에 사놨던 물건을 꺼냈다.
위이이이잉...
배터리가 남아있는지 힘차게 진동하는 에그 로터.
여러 진동 패턴을 확인한 뒤 전원을 껐다.
'이걸 넣고 있으면 조용해지려나?'
어차피 오늘부터 골려주기로 한 것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나는 가방에 넣어둔 오나홀을 꺼내 박서윤과 연결을 시켰다.
깨끗한 백보지로 변하자 구멍에 로터를 넣었다.
순간 움찔하며 입구가 꾹 닫혔지만 이미 늦었다.
들어온 게 무엇인지 확인하듯 꾸물대는 걸 보며 세기를 '약'으로 바꿨다.
"히이익!"
복도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
제대로 먹힌 것 같자 다시 가방 깊숙한 곳에 고이 모셔놨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문을 열었다.
"오래 기다렸지? 이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