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8화 > 298. 집주인은 모든 걸 알고 있다
"으응... 알았어..."
한희진이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바로 뒤척이며 내게 안겨왔다.
"주인니임... 출근하기 전에 한 번만 더 해도 괜찮을까요?"
달콤함이 섞여있는, 약간의 콧소리를 내며 가슴을 팔에 비볐다.
함몰이었던 유두가 살짝 튀어나와 피부를 찔렀다.
"지금 채아 누나 깨어 있는데 또 하자고?"
"보통 언니는 밥 먹기 10분 전에 부르니까 빨리 하면 괜찮아요."
"신음 소리를 어쩌게?"
"주인님이 막아주세요."
그녀는 누워 있는 내 위에 올라와 자지와 보지를 맞닿게 했다.
마치 빗자루를 탄 마녀처럼 앞뒤로 천천히 문지르며 발기가 되게 유도했다.
당연히 10초 만에 커졌다.
알몸의 금발 미녀가 보지를 비비며 박아달라고 하는데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허락의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한희진은 자지를 똑바로 세웠다.
입구에 정확히 끼우자 몸에 무게를 실었다.
"하흐으응... 하아앙..."
어젯밤 그렇게 쑤셨는데도 여전히 빡빡한 속살.
안쪽을 확장하며 들어가면 질주름이 귀두를 긁어주며 환영을 했다.
"하앗...흣... 어제 그렇게 싸놓고도 왜 이렇게 단단해요..."
"희진이가 야해서 그런 거지."
"그래요?"
배시시 웃으며 자지 뿌리까지 삼킨 한희진.
자궁에 귀두가 닿자 바로 풀어진 얼굴을 하며 작은 신음을 냈다.
"하으읏... 주인님 자지 너무 커요..."
"보지가 좁은 거야."
"그것도 맞긴 해요."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내부는 질척하게 잘 녹아있었다.
질벽이 꿈틀거리며 자지에 찰싹 붙어오기 시작했다.
보지가 내 형태대로 변하자 그녀는 하복부를 살포시 눌렀다.
자신의 배꼽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거의 여기까지 닿는 것 같은데요?"
"아프진 않지?"
"그걸 이제 물어봐요? 아프긴커녕 기분 좋기만 하니 걱정 마요."
저렇게 말을 해도 방금 일어났으니 아직 적응이 안 됐을 것이다.
나는 뽈록 튀어나와 있는 클리토리스에 손을 갖다 대었다
"으흐응... 하앗...그냥 박으셔도 되는데에..."
"지금 상태로 했다간 보지 다 까져."
시간이 없으니 최대한 빨리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곳저곳을 만져주었지만, 위로 쓸어 올릴 때가 가장 세게 조여 왔다.
"하흐읏... 앗...아앙... 거기 더어..."
몸이 풀렸는지 허리가 뱀처럼 꿈틀거렸다.
가끔씩 허벅지를 부르르 떨며 뜨거운 공기를 내뱉었다.
몇 번 더 반복하자 자지를 충분히 적실 정도로 애액이 많이 나와 있었다.
슬슬 하기로 하며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앗... 제가 봉사해드릴게요. 편히 누워..."
내 배를 누르며 말리는 한희진을 꽉 끌어 안았다.
순식간에 기승위에서 대면좌위가 되었다.
가슴과 배가 딱 밀착하자 그녀는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았다.
나도 엉덩이를 손으로 받치며 조금씩 자지를 껄떡였다.
"으응..."
부드러운 살결을 비비기를 잠시, 손에 힘을 주며 천천히 피스톤질을 시작하자 그녀도 골반을 흔들며 호응을 했다.
찌걱...찌걱...찌걱...
신음 소리가 나면 안 되니 최소한의 쾌감만 느껴지도록 느리고 끈적하게 몸을 움직였다.
한희진도 알고 있는지 숨결을 거세게 내며 최대한 입을 열지 않도록 노력했다.
"주인님... 하읏... 근데 이 속도면 10분 안에 못 쌀 것 같은데요."
"근데 더 빨리 박으면 소리 마구 낼 거잖아."
"그러니까 막아주세요."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하며 눈앞에 얼굴을 들이민 한희진.
요염하게 날 쳐다보더니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 곳곳에 침을 묻혔다.
대놓고 키스해달라는 행동에 웃음이 나왔다.
나도 똑같이 입술에 침을 묻히자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진해졌다.
내 혀의 움직임을 따라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마치자마자 먼저 돌진하며 입을 막았다.
"쪼옥...쪽...하읍...으읏..."
키스를 하자 엉덩이의 들썩이는 세기가 커졌다.
보지도 꼬옥 조이며 정액을 짜내려고 했다.
몸의 모든 반응이 기분 좋아, 더 해줘 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럴수록 헐떡대는 주기도 짧아졌고, 키스로 입을 막았음에도 달뜬 소리를 내었다.
"흐으응...! 츄읍...츕...!"
서로의 침으로 수분 보충을 하며 보지를 파헤치고 있자 갑자기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희진아 10분 다 지났어. 이제 나와."
"아, 언니이...! 나 씻고 나서 먹어도오...하읏... 괜찮을까?"
"밥 식을 텐데?"
"중간에 에어컨이 꺼졌는지...으흣..핫... 일어나니까 땀 범벅이라서 그래."
"...알았어."
발걸음이 멀어져 갔다.
뭔가 쓸쓸하게 들리기도 했지만 한희진은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한 모양이었다.
오히려 팔에 힘을 주며 끈적하게 말했다.
"이걸로 시간 더 벌었는데... 화장실에서 제대로 해요. 거기라면 소리 내도 괜찮기도 하니까아..."
"그러자."
나는 연결된 채 그녀를 공중으로 들었다.
들박 자세를 유지하며 화장실에 들어갔고, 공간을 가득 채우는 달콤한 목소리를 들으며 정신 없이 박았다.
그 상태 그대로 진한 한 발을 싸고 허겁지겁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한희진이 밥을 먹고 돌아왔다.
속이 막혔는지 가슴을 툭툭치며 내 옆에 앉았다.
얼마나 빨리 먹은 건지 참.
"후우... 일단 주인님도 알고 계시겠지만 저와 언니는 2시까지 출근을 해야 돼서 1시 반쯤에는 나갈 거예요."
"곧 있으면 나가야겠네."
"슬슬 준비하려고요. 맞다, 언니는 오늘 본사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오늘만 택시 타고 가래요."
"본사? 갑자기 왜?"
"저번에 30분 문 닫은 걸로 클레임이 꽤나 들어온 모양이에요. 그래서 뭔가 일이 터진 것 같더라고요."
클레임이라. 솔직히 30분은 내가 봐도 심하긴 했다.
괜히 내 고집 때문에 채아 누나가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했다.
아마 내일 데이트할 예정인 것 같은데 많이 위로해줘야겠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고 있자 갑자기 중요한 내용이 떠올랐다.
"그 혹시, 밥 먹는데 채아 누나의 낌새가 이상하지는 않았어?"
"아니요. 그냥 평소대로의 언니던데요?"
"...막 말투가 이상하다거나 쏘아붙인다거나 그런 것도 없었어?"
"진짜 평소랑 똑같았어요. 방긋방긋 웃고 친절한 언니요."
방긋방긋 웃는다는 말이 왜 이렇게 불안하게 들리는 걸까.
절대 좋아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문 앞에 포도향 물이 떨어져 있었다는 걸 모르는 한희진은 그저 밝은 표정이었다.
한채아가 정말 아무런 티도 내지 않았던 모양이다.
밥 먹을 때까지도 이렇다면 계속 기다려주겠다는 뜻이다.
'아니면 혹시 먼저 자백할 때까지 눈치 주는 건가?'
모른 척하기에는 이미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일단 여기에서 탈출하고 생각하자.
"채아 누나가 따로 본사에 가는 거면 같이 빠져나가도 될까?"
"음... 혹시 모르니까 안전하게 2시에 나오세요."
"그게 낫겠지... 근데."
나는 말끝을 늘리며 한희진의 얼굴을 봤다.
예전에 보이던 새침데기의 표정은 어디 가고 재잘재잘 신난 아이가 있었다.
"그 존댓말이랑 주인님이라는 칭호 계속 쓸 거야?"
"왜요? 별로예요?"
"평소의 너랑 너무 달라서 오히려 인지부조화가 오는데."
"...알았어. 싫다면 어쩔 수 없지."
그녀는 씨익 웃으며 원래의 말투로 바꿨다.
역시 이게 편하긴 한데 갑자기 또 바뀌니까 어색하다.
"사실 나도 언제쯤 그만둬야 하나 타이밍을 재고 있었어. 어제는 메이드복을 입었으니까 주인님이라 부른 거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어제 주인님이라 할 땐 꽤나 신나 보이던데."
"당연히 상황에 맞게 부른 거니까 그런 거지. 내 연기 실력 어땠어?"
마조히스트가 뭐라냐.
진심으로 복종당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면서.
"그래 아주 감쪽같았다."
나는 침대에 벌러덩 누우며 천장을 바라봤다.
평화롭게 시간을 때우고 있자 한희진이 준비를 마친 상태로 내 앞에 섰다.
"그럼 나중에 봐. 난 슬슬 나가야겠다."
"알았어. 잘 숨어있을 테니까 걱정 말고."
"그리고 오늘은 봐주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너무 기고만장하지마. 나 몰래 언니를 따먹은 죄는 크니까."
그 말과 함께 한희진은 손을 흔들며 밖으로 나갔다.
덜컹.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커졌고, 또다시 쾅하고 문이 닫혔다.
첫번째가 한희진이 나가는 거였으면 두번째는 한채아의 것일 가능성이 컸다.
'그래도 2시까지는 기다려야지. 내가 나가는 모습을 아예 보이면 안 되니까.'
핸드폰을 꺼냈다.
혹시 뭔가 메시지가 까톡이 와 있나 확인했지만 도착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보니 어느새 2시가 되기 직전이었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끼익...
조용히 문을 열었다.
예전에 맡아본 적이 있는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본사에 간다고 했으니 채아 누나도 나름 꾸몄을 터.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나왔다.
"지금 시간이면 엄청 멀리 갔겠지? 빨리 나가자."
나는 방에 숨겨뒀던 신발을 들고 현관문으로 향했다.
남의 집에 혼자 있으니 마치 도둑이라도 된 기분에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겼다.
손에 든 신발을 내려놨다.
마지막으로 놓고온 건 없는지 주머니를 뒤지고 있자 갑자기 등에 소름이 돋았다.
어젯밤 물을 마시러 잠깐 나왔을 때 느꼈던 똑같은 감각.
뒤를 돌아보면 안 될 것 같은데 내 머리는 끼기긱하며 멋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반쯤 회전하자 아주 차가우면서도 끈적한 목소리가 내 뒤를 덮쳤다.
"스탑."
판타지에 나오는 용언이나 마법처럼 몸이 저절로 멈췄다.
그대로 가만히 있자 뒤에서 터벅터벅하고 누군가 걸어왔다.
"주말 대낮부터 남의 집에 들어오다니... 이것 참 대담한 도둑이네?"
내 등을 쿡쿡 찌르는 상대.
그 세기는 점점 강해져 갔다.
"근데 말이야... 도둑이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되겠어? 그것도 밤새, 아~주 긴 시간 동안 말이야. 그러면 집주인이 잠에서 깨는 건 당연하지 않겠어?"
대답을 요구하는 물음이었다.
나는 천천히 몸을 돌리며 최대한 밝게 웃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근데 오늘만큼은 아닌 것 같다.
눈을 마주치자 절대 영도에 근접한 듯한, 매우 차가워 보이는 애메랄드 빛 눈동자가 나를 따라 빙긋 웃었다.
"우리 얘기 좀 해볼까? 편의점 알바생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