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2화 > 292. 내 보지 쓸만하다니까?
이 겁 없는 연예인이 다 있나.
아무리 정조에 대한 위험이 있다 해도 밤 11시에 남자의 집에 들어온다고 하다니.
내가 그렇고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서일까?
나는 뜬금없는 소리를 내뱉은 박서윤의 얼굴을 쳐다봤다.
믿음은 커녕 맑은 눈망울에는 나에 대한 불신이 가득 차 있었다.
안 쓴다고 말한 게 당장 오늘 아침인데 이러는 걸 보면 내 신뢰도가 얼마나 낮은 건지 참.
실망이다.
'애초에 나를 믿고 있었으면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지도 않았겠지.'
친구를 믿지 못한 죄. 이건 혼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는 영업의 미소를 지으며 선선히 허락했다.
"알았어. 들어와."
"혹시 오해할까봐 미리 말하는데 진짜 궁금해서 그런 거지, 절대 그런 의도가 있는 건 아니야."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온 것 나도 알지."
"오래는 안 있을 거니까 걱정 말고."
누가 남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비밀번호를 눌렀다.
끼익.
먼저 들어가 불을 켰다.
뒤따라온 박서윤이 갑자기 밝아진 내부에 이마를 찡그렸다.
하지만 적응이 되자 다시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휙휙 돌렸다.
"오... 남자 혼자 사는데 엄청 깨끗하네? 의외야."
"내 평소 이미지가 어떻길래 이걸로 놀라냐?"
"그냥 여자 팬티가 침대에 늘어져 있거나 이런저런 도구가 바닥에 널려있을 줄 알았는데?"
이거 신음 소리 자주 들렸다고 까는 거 맞지?
나는 호랑이 굴에 들어왔음에도 당돌하기 짝이 없는 그녀를 노려봤다.
미묘한 분위기의 변화를 눈치 챘는지 그녀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장난이야. 장난. 근데 깨끗하다고 한 건 진심이야. 적어도 음료수 캔이나 정리하지 않는 옷들이 있을 줄 알았어."
"난 자기 관리가 확실한 사람이라서 청소는 깔끔하게 해."
"다시 봤어. 난 깔끔한 사람 좋아하는데 마음에 들어."
나는 가방을 내려놓으며 침대에 앉았고 박서윤도 자연스럽게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책상 위를 쓰윽 훑어본 그녀는 빙글 몸을 돌렸다.
"그래서 물건은?"
"뭐 맡겨놓은 것처럼 말하네. 거기 아래서 2번째 서랍 안에 있어."
"열어봐도 돼?"
"내가 할게."
저기는 로터 같은 성인용품을 따로 보관하는 곳이라 대놓고 보여주긴 좀 그렇다.
나는 오나홀을 꺼낼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틈으로 손을 넣었다.
"여기."
"와...이렇게 생겼구나."
바닥에 앉으며 건네주자 박서윤도 서둘러 내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뻗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남자는 이걸로 혼자 한단 말이지?"
"그렇지."
신기한 걸 발견한 고고학자처럼 이리저리 관찰을 하던 박서윤.
꼼꼼하게 외견을 봤지만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건 역시 구멍 쪽이었다.
"비슷하게 생겼긴 했는데...뭔가 아니야. 달라."
그녀는 왜 자신과 똑같이 생기지 않은 거지?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히 내가 연결을 안 했으니 그렇다.
당장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가 먼저다.
어차피 시간이야 많으니 나는 느긋하게 자세를 바꿨다.
"으음..."
잠시 후, 박서윤은 형광등에 구멍이 잘 보이게 한 뒤에 손가락으로 벌렸다.
눈앞에 가까이 하며 메마른 내부를 응시했다.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기를 잠시.
자신과의 상상과는 다른지 낮은 신음을 흘렸다.
"이상하네."
"뭐가 이상해?"
"그런 게 있어."
정답을 알려주지 않은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내게 오나홀을 내밀었다.
"자, 여기."
"구경 다 했어?"
"응."
내 팔을 툭툭치며 빨리 가져가라는 신호를 보내는 그녀.
하는 걸 보니 어떻게 해야 작동을 하는지 눈치 챈 모양이다.
딜도를 직접 만져야 활성화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몸과 연결된 물건을 저렇게 금방 건네 줄 이유는 없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오나홀을 받으며 슬슬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녀한테 구멍이 잘 보이게 반대로 잡고는 바로 박서윤과 연결을 시켰다.
"어...어!?"
외형이 변해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자 박서윤이 놀라운 소리를 내었다.
입을 크게 벌리며 다물 줄을 몰랐다.
"왜 그래?"
"...아니야. 그냥."
연결이 끝나자 나는 오나홀을 제대로 쥐었다.
긴장으로 물들어있는 클리토리스에 검지를 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냥 오나홀을 처음 봐서 그런 것 같은데 딱히 신기해 할 것도 없어."
"하흣...!"
순간 박서윤의 몸이 튀었다.
못 본 척 껍질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완전히 꺼냈다.
아직 단단해지지 않은 분홍색 클리토리스를 살살 돌리자 박서윤은 손을 아래로 내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실제랑 똑같이 생겼다고 해도 장난감은 장난감일 뿐이니 솔직히 선물 받았다고 해도 별 감흥도 없고."
"흐응...읏....앗... 그..그래?"
허리를 움찔거리며 신음을 내던 그녀는 방금 내 말이 거슬렸는지 눈을 부릅 떴다.
"윽... 하아... 감흥이 없어? 그래도 나름 예쁘게 생기지 않았어?"
"깨끗하긴 해. 근데 난 여자 친구의 것이 더 예뻐서 딱히..."
찌릿.
비교했다고 노려보는 것 봐라.
아무리 다른 사람이라 해도 여기만큼은 양보하지 못하겠다는 건가?
놀릴만한 부분을 찾았다.
여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보자.
"하읏...! 저번에 통화할 때는 괜찮다고 했잖아. 조임도 좋고..."
"조임? 당연히 오나홀인데 조임이 좋아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라고 만든 물건인데."
"그래도 상품마다 다르지 않겠어? 들어보니까 내부 구조라든지... 하앗... 진공이라든지 다양하던데."
"이것도 나름 괜찮긴 한데 저번에 대충 만져봤을 땐 실제보단 못하던데?"
"...다시 확인해봐."
박서윤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변했다.
표정은 굳어있었다.
참을 수 없는 여자의 자존심을 긁어버린 모양이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다 써있네.'
자신은 처녀인데 이미 관계를 수없이 나눈 여자보다 조임이 나쁠 리 없다.
그런 게 보이는 듯했다.
어찌 됐든 본인이 허락을 했으니 합법적으로 보지를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래봤자 장난감이라니까."
나는 나지막하게 말한 뒤 책상 위에 둔 러브젤을 가져왔다.
투명한 액체가 손가락에 모이기 시작하자 박서윤은 침을 꿀꺽 삼켰다.
찔꺽...찔꺽...
나는 손가락을 붙였다 뗐다를 반복하며 마지막으로 취소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끈적하게 늘어지는 실을 봐도 아무런 말이 없자 오나홀에 다가갔다.
"흐읏!"
끝이 닿았을 뿐인데도 한층 더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박서윤.
달아오르게 하기 위해 삽입은 미룬 채 소음순과 주변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하아...읏... 오나홀인데 그렇게 만지는 이유라도 있어?"
"이거? 오나홀도 젤을 골고루 바르면서 시간을 들여야 내부가 풀린다고 들어서 말이야. 그래서 여자 친구한테 해주는 거랑 똑같이 하고 있지."
"여자친구한테 해주는 거랑 똑같이...?"
눈빛이 달라졌다.
동시에 뻐끔거리던 입구 부분이 꼬옥 닫히며 철옹성처럼 무장을 했다.
그런다고 못 넣을 줄 아나.
바로 중지를 밀어 넣었다.
"하흐으윽..."
뜨겁고 손가락을 잘라버릴 듯 압박해오는 질내.
회전시키며 젤을 골고루 바른 뒤에 바로 약지를 추가했다.
"하아아앙...! 하흣..."
못 참겠는지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입을 막았다.
"미리 만져놔서 그런지 생각보다 뜨겁네."
"그...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성욕 해소를 위한 도구인데 조임이 안 좋을 리가 없지잇...!"
어느새 질척해진 걸 느끼며 질 주름을 천천히 긁기 시작했다.
가끔씩 벽면을 꾸욱 누르면 박서윤은 허리를 피며 조용한 입김을 내보냈다.
'역시 바로 앞에서 반응을 보는 게 좋긴 하네.'
나는 일부러 찔꺽이는 소리를 크게 내며 한참 동안 보지 내부를 자극했다.
아프게 조였던 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풀려가 손가락을 기분 좋게 휘감아왔다.
이젠 벽면을 문지르는 타이밍에 맞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근데 끝까지 안 말리네?'
오나홀을 쓰는지 안 쓰는지 감시하러 왔으면서 오히려 나한테 보지를 만져지고 있다니.
구경하는 것까진 예상했지만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중간에 바쁘다고 도망치거나 날 말릴 줄 알았는데.
아니면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식으로 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나? 아니면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자기랑 연결된 걸 눈치챌까봐?'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쉽게 보내 줄 생각은 없다.
나는 경직되기 시작한 질내를 꾸준히 애무하며, 부르르 떠는 허벅지를 필사적으로 숨기려는 박서윤을 곁눈질했다.
지금 반응을 보면 늦어도 1분 내로 가버릴 게 분명했다.
좀 더 끈적하게 손가락을 움직이자 박서윤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흐윽...읏... 우진하아... 나 잠깐 화장실 좀.."
"쓰고 와."
가는 걸 앞에서 직접 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무리겠지.
나는 아랫배를 살포시 누르고 있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의 영상으로 눈을 돌렸다.
철컥.
문을 닫자마자 박서윤은 축축해진 팬티를 내렸다.
보기만 해도 야한 냄새가 폴폴 나는 애액을 흘리며 변기에 주저앉았다.
내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아 했던 얼굴이 바로 녹았다.
자주 봤던 쾌감에 물든 표정.
"하흣...진짜 경험이 많아서 그런가... 내가 느끼는 곳은 어찌 알고 이렇게..."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충혈된 보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딱 손가락 두께만큼 열린 구멍에서는 투명한 즙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간헐적으로 신음을 내며 문밖을 응시했다.
"쟤 혹시... 이거 나랑 연결된 거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왜 이렇게 오나홀을 만지는 거에 진심이야?"
뜨끔했지만 변명거리는 이미 생각해놓은 상태다.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못하게 속도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서윤의 상체가 앞으로 내밀어졌다.
동시에 조수가 변기 안으로 거세게 뿜어져나왔다.
퓨숫...퓨수우우...
"흐으으읏...! 하흐응...흐아..."
혼자 자위하며 가버릴 때보다 훨씬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좀 꼴리네.'
나도 모르게 발기해버렸다.
아니, 저걸 보고 안 선다면 그게 더 비정상일 것이다.
나는 보지를 몇 번 더 쑤신 뒤에 손가락을 뺐다.
서둘러 휴지로 뒷정리를 대충 마치고 기다리고 있자 박서윤이 붉어진 얼굴로 빠져나왔다.
"그래서 어때? 그 오나홀 쓸만하지?"
"조금 이상하긴 해도 꽤나 성능은 좋네. 안쪽도 꽉꽉 물어주고 말이야."
솔직하게 감평을 말했다.
그녀도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깐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아차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내 몸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싸악 스캔을 하더니 중간에 멈췄다.
정확히는 볼록 튀어나와 있는 바지에 말이다.
'질투심에 눈멀어 오나홀이 기분 좋다는 걸 증명해버린 꼴이 되어버렸네.'
점점 새파래지는 낯빛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오나홀, 야심한 밤, 발기한 자지.
3가지를 조합하면 뭐가 나오겠는가?
나는 자지가 더 잘 보이게 자세를 바꿨다.
그녀의 눈동자도 따라왔다.
그렇게 말 없는 미묘한 대치가 이루어지기를 잠시.
박서윤이 먼저 손가락을 뻗으며 어색한 웃음소리를 냈다.
"커졌네?"
"생각보다 이게 꼴려서 말이야. 미안한데 이제 집으로 돌아가 주면 좋겠다."
"그래?"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쉰 박서윤.
신발장으로 가는 듯했지만 휙하고 내게 몸을 돌렸다.
"내가 한발 빼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