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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288화 (288/615)

< 288화 > 288. 내 보지 기분 좋으니까 몇 번 더 사용해봐

귀 떨어질 뻔했네.

미간을 찡그리자 박서윤도 자신의 실수를 알았는지 입을 턱 막았다.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

"아니... 그러면 너무 잔인하잖아."

"그래봤자 실리콘 덩어리인데 뭐가 잔인해?"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짓자 그녀의 얼굴이 점점 공포에 물들었다.

살아남기 위해 재빨리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그래도 거기 모양을 하고 있는데 가위로 자른다고? 불쌍하잖아!"

"불쌍하다고?"

"생각해봐. 너는 인형 같은 거 버리기 힘들다고 막 팔다리 자르고 그러진 않잖아?"

"그렇긴 하지."

"그렇지!?"

침이 튀는 것도 모르고 열변을 토하는 박서윤.

그럼에도 시큰둥한 내 표정에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며 생존의 몸짓을 했다.

"게다가 누군가 준 선물인데 한 번 쓰고 버리는 건 아깝잖아? 하다 보면 잘 맞을 수도 있고."

"남의 선물인데 하루만에 버리는 건 좀 그렇긴 하네. 그 사람의 성의가 있는데."

"맞아! 그게 그 사람에 대한 예의지."

"그럼 네 말대로 일단 놔둬볼게."

"좋은 생각이야!"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살았다라고 작게 안도하는 걸 보자 조금 미안해지긴 했다.

남이 보면 아주 훈훈한 대화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으니 말이다.

잔인한 광경이 펼쳐질 수 있는 무시무시한 생각과, 그걸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보지가 얼마나 좋은지 어필하는 박서윤.

심지어 몇 번 더 사용해보면 기분이 좋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남겼다.

'너무 겁을 줬나? 무슨 대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같은 상황이 된 것 같네.'

내 딴에는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인데 그녀한텐 생명의 위협까지 갔던 모양이다.

나야 심한 충격을 받으면 연결이 자동으로 해제된다는 지식이 있지만 상대한테는 아니니까.

정보력의 차이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소름이 돋아있는 그녀의 팔을 보며 주제를 바꾸기로 했다.

일부러 가벼운 투로 장난치듯 말을 건넸다.

"근데 남자한테 이런 얘기를 잘도 하네? 성인용품이 주제인데 말이야."

"에이, 다 큰 성인인데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 그리고 가끔은 혼자 즐길 줄도 알아야지."

"연예인인데 그런 발언은 조심해야지. 유명인이잖아?"

"걱정마. 걱정마. 우리 사이가 보통 사이도 아니고 설마 우진이가 말하고 다니겠어?"

보통 사이가 아니긴 하지.

서로의 성기를 인질로 잡고 있는 복잡미묘한 관계니까.

나와 박서윤 모두 같은 생각을 했는지 잠깐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그건 아주 짧은 순간이었고, 이내 평소대로 돌아온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나는 아주 개방적이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니까 뭐든지 얘기해도 돼."

"그래 보이긴 한다."

"혹시 혼자만 끙끙 앓고 있는 고민이 있으면 상담 신청해도 괜찮고."

"그런 건 없어."

"그건 모르지. 나중에 생길지도?"

의미심장하게 말한 그녀는 내 자지를 흘끗 쳐다봤다.

전부 레이더에 잡혔지만 모른 척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럼 이제 학교나 갈까? 우리 아마 같은 수업이었지?"

*

[인기 아이돌 박서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사인은 음부의 과다 출혈이며, 부검 결과 날붙이의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보복성 성범죄의 확률이 농후...]

순간 박서윤의 머리에는 저런 기사가 떠올랐다.

20대의 청춘을 피우기 위해 왔는데 꽃은 커녕 씨앗에서 말라 죽게 생겼다.

'설마 며칠 동안 딜도를 가지고 놀은 업보인가? 왜 갑자기 이런 시련을...'

약간의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살아야 한다.

생존의 위협을 느낀 그녀의 뇌는 그 어떤 때보다 빠르게 돌아갔다.

앞에 있는 우진이가 오나홀을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한 그 어떠한 이유라도 말해야 한다.

눈물을 머금고 떠오르는 대로 내뱉었다.

잠시 후, 설득이 먹혔는지 그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살았다! 근데 살아남은 게 맞나...?'

지금 당장의 위기만 넘긴 거지 문제점은 그대로였다.

오나홀이 손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언제 어디서나 충분히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게다가 너무 급한 나머지 이런 말도 해버렸다.

'몇 번 더 사용해보라니... 내가 미쳤지.'

그녀는 발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바지 위로 튀어나온 실루엣을 곁눈질했다.

배꼽까지 찌를 것 같은 무지막지한 길이와 안쪽이 꽉 찰 듯한 두께.

상상만 했는데도 아랫배가 찌릿하고 울렸다.

저런 게 몸 안으로 들어온다면 연약한 보지는 부서질 게 분명했다.

아니, 들어오는 것까진 괜찮다.

신아영이랑 윤혜윤이랑 관계를 맺은 걸 보면 나름 버틸만한 것 같고, 오히려 기분 좋은 신음을 마구 내었으니까.

'근데 내 소중한 첫 경험을 오나홀로 하라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분위기 있는 곳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그걸 따질 여유는 없지만, 차라리 둘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다행인 수준이었다.

집에서 한 발 뺄까?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오나홀을 들은 옆집의 동갑 남자애.

거기에 본인만 기분 좋아지기 위한, 끈적하고 뜨거운 교감 따윈 없이 그저 손을 위아래로 흔든다.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도 상대가 나라는 걸 절대 모를 터이다.

처녀인데도 자비 없이 안쪽을 쑤시며 정액을 안에 싸지른다.

그렇게 성욕 처리를 끝낸 박우진은 자기 할 일을 하러 갈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각할 수록 끔찍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못 참겠는 건 성욕 처리 용도라는 것이다.

저런 걸 겪을 바에야 처녀귀신이 되는 게 훨씬 낫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며 태평하게 걸어가는 박우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절대 용납 못해. 이건 내가 죽더라도 지켜야 하는 자존심이야.'

시간이 별로 없다.

어떻게든 막을 방도를 찾고 있자 문뜩 과거의 한 예능이 생각났다.

멤버들과 함께 출전해 상당히 오래 버텼었던 퀴즈 프로그램.

그중 사자성어를 맞추는 문제가 있었는데 답이 이거였다.

선즉제인(先則制人)

선수를 치면 남을 제압할 수 있다. 라는 명언.

바로 뇌 구석구석으로 뻗어간 그 생각은 한 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딜도로 최대한 많이 짜내면 지쳐서 오나홀을 사용할 힘 자체가 안 나지 않을까?'

너무나 훌륭한 생각.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쳐버렸다.

뒤돌아 보며 이상하게 쳐다보는 박우진을 무시한 채 그녀는 무아지경에 빠졌다.

'만약 일정상 불가능하다 쳐도 여자 친구들과 섹스를 하게 도와주면 되잖아! 섹스를 하는데 오나홀이 보일 리가 없을 테니까!'

심지어는 여유가 된다면 금토일 2박3일 여행까지 보내주는 계획마저 짜버렸다.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는데 오나홀을 가져가는 미친놈은 없을 테니까.

그럼 적어도 며칠 동안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한 번 물꼬를 틀자 관련된 계획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답답하던 게 풀리자 그녀는 활짝 웃으며 옆집 남자애한테 손을 흔들었다.

여전히 신기한 눈빛을 하고 있는 그에게 크게 말했다.

"우진아, 나 집에 놓고 온 게 있어서 그런데 먼저 갈래?"

*

저 미친년이 또 왜 저래?

혼자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즐거운 얼굴로 바뀌었다.

그러더니 박수도 치고 신난 듯 어깨춤까지 춘다.

이제는 뭘 놓고 왔다며 집으로 간다고 한다.

나는 호다닥 뒤로 달려가는 박서윤을 보며 머리를 긁었다.

'보지를 조각조각 낸다는 게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잠시 정신이 나간 거면 인정한다.

지금 가는 것도 집이 아니라 정신 병원이라면 이해한다.

그래도 의리가 있으니 기다려주기로 했다.

수업까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니 말이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앉을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마침 적당한 높이의 담벼락을 발견해 시간을 때우기 시작했다.

찌릿.

핸드폰을 하고 있자 익숙한 영상이 떠올랐다.

음흉한 미소를 짓으며 서랍에서 딜도를 꺼내고 있는 박서윤이었다.

"찾았다.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계속 만지면 의심 받을 수도 있으니 오늘은 쉬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서둘러 가방에 넣고는 집에서 빠져나왔다.

그 뒤로 3분 정도 기다리자 달려오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 먼저 안 갔어?"

"같은 수업인데 혼자 가면 심심하잖아."

"내가 친구 하나는 잘 사귀었네. 정말 감동이야."

진심인지 가식인지 모를 대화를 주고받으며 학교로 향했다.

끼익.

수업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빈자리는 그렇게 많진 않았다.

하지만 박서윤의 효과 때문일까?

그녀가 저번에 앉았다는 기억 때문인지 맨 뒷자리만큼은 텅 비어있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저번에 앉았던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방을 내려놓고 멍을 때리고 있자 박서윤이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근데 여기만 비어있는 게 참 신기하지 않아? 마치 우리를 위한 자리처럼 말이야."

"여기는 연예인 고정석이라고 사람들의 머리에 박힌 게 아닐까? 저번에 네가 앉았잖아."

"그럼 나야 편하긴 한데... 어때? 내 덕분에 좋은 자리 얻었지?"

"드디어 쓸만한 점을 하나 찾았네."

"....우리 절교하자."

흥 하고 몸을 원래대로 돌린 그녀는 책상에 엎드렸다.

옷깃으로 시야를 가리며 뭔가 꼼지락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지에 자극이 들어왔다.

이번엔 너무 뻔해서 놀라지도 않았다.

나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저 멀리 있는 교수님을 태연하게 바라봤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박서윤의 눈동자가 옆으로 돌아갔다.

동시에 귀두를 쓰다듬는 손길이 빨라지며 점점 집요해졌다.

내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저번 첫 수업 때로 충분하다.

나는 그녀의 시선이 완전히 집중되자 가방에 손을 집어넣었다.

한가득 잡히는 말랑하면서 부드러운 촉감.

'무기를 가져온 건 너뿐만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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