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2화 > 282. 그러게 누가 가방에 딜도 넣고 다니래?
굴러다니던 상자에 소형 오나홀을 넣어 대충 밀봉했다.
문의에 남겼던 시간 3분 전이 되자 현관문으로 향했다.
끼익.
텅 빈 복도. 솔직히 누가 어떻게 배달하는지 보고 싶었지만 보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라 해야 하나.
궁금해도 참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본능이 외쳤다.
'딱히 무리해서 확인할 필요는 없지.'
나야 물건만 안전하게 왔다 갔다 하면 끝이니까.
고객과 판매자의 입장만 잘 지키면 된다.
그로부터 1시간 뒤. 혹시 모르니 넉넉잡아 10분 더 기다리고 나서야 문을 열어봤다.
딱 오나홀이 들어갈 크기의 상자 위에는 송장이 바르게 붙어있었다.
내 이름과 내 주소가 적힌 것으로 말이다.
'진짜 새것 같이 포장해놨네.'
사실 박서윤의 주소로 할까 생각했지만, 만약 그녀가 자기 것인 줄 알고 가져가 버리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버리니 패스.
이 계획의 출발점은 의문의 택배가 도착한 걸 보여주는 데에 있으니 말이다.
나는 상자를 흔들어 무게를 확인하고 나서야 제자리에 뒀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다.
약속 시간에 맞춰 준비를 끝내자 또다시 머리가 찌릿하며 영상이 떠올랐다.
어김없이 오늘도 딜도를 가방에 넣고 있는 박서윤이었다.
그냥 보관만 하려는 건지 딱히 만지거나 문지르려는 모션을 취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녀가 신발을 신는 타이밍에 맞춰 똑같이 문을 열고 나갔다.
"오빠, 좋은 아침이에요."
"혜윤이도 좋은 아침. 어제 운동해서 그런가 얼굴빛이 좋네?"
"에이, 그렇게 치면 오빠도 좋은데요 뭘."
그녀는 자연스럽게 다가와 팔짱을 끼려 했다.
하지만 옆집 문이 열리는 바람에 어정쩡한 자세로 멈췄다.
"안녕, 좋은 아침이네."
박서윤은 우리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흘끗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인사를 건넸다.
나도 팔을 뻗던 걸 회수하며 자연스럽게 답했다.
"너도 지금 수업 있냐?"
"보다시피 그렇지. 혜윤이도 안녕?"
"안녕하세요."
그녀는 나와 윤혜윤쪽으로 휙 하고 몸을 돌렸다. 무언가를 확인하듯 위부터 아래까지 스캔을 했다.
내 아랫도리에 0.1초 더 머문 건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작게 한숨을 내쉰 박서윤은 엘리베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빨리 학교나 가자. 시간 애매하다."
"그래."
그녀의 뒤를 따라가려 했지만 막상 박서윤은 바닥을 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문 앞에 놓여있던 택배에 눈길을 주고 있었다.
이어 손가락을 뻗어 가리켰다.
미끼를 물었다.
"우진아, 이거 택배 온 거 같은데 집에 넣고 가."
"택배? 난 택배 시킨 거 없는데? 혹시 혜윤이 꺼니?"
"아니요? 저도 시킨 거 없고 온다는 연락받은 적도 없어요."
동시에 박서윤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우리의 대화에서 데자뷰를 느낀 듯, 성큼성큼 다가와 송장을 확인했다.
"....여기 네 주소랑 이름이 써있는데?"
"그래? 저번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누가 또 장난친 건가? 한 번 줘봐."
그녀에게서 택배를 건네받았다. 이리저리 살펴보며 정말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이리저리 흔들기도 무게를 확인하기도 하며 말이다.
"저번에도 이런 일이 있지 않았나?"
"있었지."
"그때 그 택배는 어떻게 됐어? 네가 뜯어가지고 대신 보관하겠다고 했잖아."
"어...어!? 아.... 그거? 아직 집에 있어..."
"아직도? 회수도 안 해간 걸 보면 정말 나한테 보낸 모양인데?"
잠시 뜸을 들였다. 박서윤은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침을 꿀꺽 삼키며 내 입에 집중을 했다.
저 애타는 눈빛 정말 좋다.
"혹시 저번에 온 거 돌려받을 수 있을까? 연속으로 보낸 걸 보면 누군가 익명으로 선물한 것 같은데 이런 건 받는 게 예의지."
"그게... 사실 대청소하다가 잃어버렸어. 상자를 한 번에 정리했는데 거기 사이에 껴있었던 모양이야."
앓어버리긴. 지금 가방 속에 숨겨뒀으면서.
나는 미간을 좁히며 심기가 불편한 걸 숨기지 않았다.
"잃어버렸다고? 그럼 내용물은 뭐였는데?"
"몰라. 상자 뜯으니까 검은 봉투로 2차 밀봉까지 해놔서 말이야."
"아깝네. 비싼 거면 가슴 아픈데."
"미안해. 대신 내가 오늘 점심 비싼 걸로 사줄 테니까 일단 학교나 가자."
서둘러 대화 주제를 벗어나려는 그녀를 속으로 한 번 웃어준 뒤에 방문을 열었다.
신발장에 잘 보이게 말이다.
"나중에 학교 갔다 와서 확인해봐야겠다."
대놓고 크게 말하며 미심쩍은 표정을 지은 박서윤을 지나쳐갔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눈을 떼지 못하며 발걸음을 쉽사리 옮기지 못했다.
찜찜한 듯이 제자리에 머물렀지만 이내 나를 따라 엘리베이터로 왔다.
'오늘 밤부터 재밌는 일이 벌어질 텐데 벌써부터 쫄면 안 되지.'
그날 저녁. 나는 점심과 이른 저녁까지 대접받은 뒤에야 집에 올 수 있었다.
찔리는 게 있는지 뭔가 한층 상냥해진 박서윤의 모습도 꽤나 볼만했다.
심지어는 가방 속에 숨긴 딜도를 건드리지도 않았었다.
특유의 눈치가 발동한 모양이다.
'일단 오나홀은 알바 갔다 와서 뜯기로 하자.'
어차피 시간도 없고 이런 건 밤에 해야 제맛이지 않겠는가?
나는 상자를 책상 위에 두며 바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띠링띠링.
"어서 오세요. 어머, 우진이구나?"
"오늘은 점장님이 있으시네요?"
"그야 우진이 보고 싶어서 왔지."
나를 보자마자 밝은 미소를 보낸 한채아. 기다렸다는 듯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내게 손을 흔들어줬다.
좋긴 한데 보여야할 사람이 안 보인다.
혹시 화장실에 갔나?
"근데 희진이는요?"
"아, 희진이는 1호점에 도와주러 갔어. 알바생 한 명이 아프다고 출근을 못 했거든."
지금은 없다는 말인가.
주인님이라 부르는 것도 기한이 지나 어떻게 놀려먹을까 생각 중이었는데 아깝다.
나는 카운터 안으로 들어오라며 손짓하는 한채아한테 다가갔다.
일단 둘밖에 없으니 호칭이나 말투 좀 바꾸고.
"근데 보통 누나가 도와주지 않나요?"
"오늘은 허리가 좀 아파서 희진이 보고 부탁 좀 했어. 왜? 누나 보기 싫었어?"
"그냥 신기해서 한 말이에요. 보통 1호점에는 누나가 있었으니까요."
"그래?"
가방을 내려놓자 한채아가 뒤로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렸다.
더듬는 수준으로 이쪽저쪽 주무르더니 의자로 나를 이끌었다.
"요즘 학교 다니느라 힘들지? 어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씻어야 한다는 점 빼고는 달라진 건 없어요."
"원래 그때가 가장 좋은 시절이야.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연애도 하고..."
"말하는 게 꼭 늙은이 같네요."
"맞을래?"
등을 세게 내리찍는 주먹에 헛바람이 튀어나왔다. 맞을래 하면서 이미 때리고 있는 건 반칙이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다 장난이죠. 그래봤자 3살 차이인데."
"그래봤자라니. 여자한테 3살이면 엄청나게 치명적인데."
"에이, 누나는 예뻐서 3살 정도야 티도 안 나니까 걱정 마세요."
"그렇게 빈말로 빠져나가려고?"
말로는 그렇게 해도 기분은 풀렸나 보다.
벌써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은 한채아는 내 뒤통수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간지럽혀 소름을 돋게 했다.
어깨를 떠는 게 보기 좋았는지 그녀는 일부러 몇 번이나 더 비벼댔다.
"우진이 만나서 정말 좋았는데 의욕이 확 꺾였어."
"그거 큰일이네요. 곧 사람들이 몰릴 시간인데."
"그래서 그런데...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풀릴지도?"
역시나 이렇게 전개되는 건가.
뭘 원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고 되물어봤다.
"뭐든지 사드릴 테니 말만 해보세요."
"그건..."
한채아는 내 귓가에 바람을 후 불었다. 마치 점도가 있는 듯한 끈적한 공기.
더 가까이 다가오더니 나만 들리도록 단어를 내뱉었다.
"자지 사탕...♡"
뭐라 대답할 틈도 없이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왔다.
카운터 아래에서 무릎을 꿇고 앉은 그녀는 내 바지춤에 손을 댔다.
"먹고 싶어요?"
"5일 동안 굶어서 배고파."
"그럼 오늘 배가 터지게 먹어야겠네요?"
간접적으로 허락을 하자 한채아는 신난 표정으로 지퍼를 내렸다.
아직은 물렁한 자지를 꺼내 손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커지지 않아도 이 크기라니... 다 먹으려면 엄청 오래 걸리겠어."
"천천히 드세요. 만족할 때까지."
나는 문이 열리는 걸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동자를 내리니 한채아가 입을 크게 벌리며 혀를 내빼고 있었다.
"쪼옥...쪽... 엄청 뜨겁고 단단해..."
"그렇게나 먹고 싶었어요?"
"응... 하읍...!"
발기가 되자마자 귀두를 단번에 삼켰다.
부드러운 입술과 까끌한 혀가 기어다니며 침을 이리저리 묻혔다.
저번 주에는 한희진한테 펠라를 받았는데 오늘은 채아 누나한테 받다니.
그것도 똑같은 장소에서.
바로 자지에 힘이 들어갔다.
불끈거리는 게 좋았는지 그녀는 고개를 회전시키며 빨아대기 시작했다.
"츄읍...츕...흐응...응..."
그러면서도 혀로 귀두를 핥는 것과 입술을 꽉 오므려 파인 부분을 자극하는 걸 잊지 않았다.
꽤나 수준급까지 올라온 펠라 기술.
흘러내린 옆머리를 뒤로 쓸어주며 예쁜 얼굴과 튀어나온 입이 제대로 보이게 했다.
정말 예쁘면서 꼴린다.
"응흡...! 읍...헤읍...으븝...!"
내 손길에 그녀는 고개를 더욱 빨리 흔들었다.
나는 떨리는 하체를 진정시키며 진심으로 우러난 칭찬을 했다.
"누나, 이제 엄청 잘 빠시네요. 기분 좋아요."
"으흥?"
바로 시선을 위로 올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동시에 내 허벅지를 손으로 감으며 도망치지 못하게 막았다.
덕분에 자지가 깊게 들어갔다. 가끔씩 목젖을 찔러 약한 기침을 내뱉었지만 결코 놓지는 않았다.
그렇게 약 10분 정도 펠라를 받으며 계산을 했다.
충분히 쌀 수 있는 시간이지만 한채아가 완급 조절을 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더 오래, 더 많이 빨고 싶다는 의지.
나도 허리를 흔들고 싶은 걸 참으며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었다.
"우진아, 혹시 택배 내용물 봤어?"
"네?"
모니터를 보며 바코드를 찍고 있자 갑자기 손님이 말을 걸었다.
고개를 올리자 박서윤이 비밀 요원 같은 외견으로 초조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알바 온 거라 택배에 손 대지도 않았어."
"그...그래?"
그때, 한채아의 펠라가 갑자기 격해졌다.
귀두를 중심으로 진공 청소기마냥 빨아들이며 사정을 재촉하기 시작한 것.
10분 정도 계속 입안에 있던 터라 불알에서 반응이 오는 건 금방이었다.
나는 아무 일도 아닌 척 웃으며 박서윤을 대했다.
"계산은?"
"잠깐만... 지갑이 분명 가방 안에 있었지?"
박서윤의 손이 에코백 안으로 들어갔다.
이리저리 휘적거리더니, 목표물을 발견했는지 밝은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얼굴은 오래 가지 않았다.
물론 나도다.
뷰르르릇...!! 뷰르르르...!! 뷰르르릇...!!
한채아의 입으로 들어가 있는 자지가 껄떡이며 정액을 잔뜩 내보냈다.
아침부터 참아왔던 터라 양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많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존재했다.
'타이밍 미쳤네.'
나는 가방 안에 얌전히 잠들어 있던 딜도가 움찔거리며 가방 안을 더럽히고 있는 것을 실시간으로 바라봤다.
지갑을 찾으려고 휘적거리던 손이 딜도에 닿으며 활성화가 된 순간부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