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7화 > 277. 도내 최상위 쿨뷰티 S급 미녀 연예인(처녀)가 집착한다
밤새 시끄럽게 해서 화난 건 알겠는데 아침에 만나자마자 저러는 게 어딨는가?
그것도 학교 가기 직전 복도에서 말이다.
'아주 단단히 꼬여버렸는데?'
옆에는 아영이가 팔짱을 끼며 눈을 부릅 뜨고 있었고, 앞에서는 박서윤이 자지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상황 자체만 보자면 천국이 따로 없지만 속사정은 어지럽기 짝이 없었다.
일단 옆은 그렇다 쳐도 앞이 문제다.
나는 자지 위를 춤추듯 기어 다니는 손가락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켰다.
아무 일도 없는 척 목석처럼 서있기가 첫 번째 선택지.
오버 액션을 하며 박서윤이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는 게 두 번째 선택지.
'두 번째가 낫겠지.'
인생에도 없던 연기를 하게 생겼다.
나는 슬그머니 손아귀의 힘이 세지는 걸 느끼며 한쪽 허벅지를 비틀거렸다.
"읏!"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눈살도 찌푸렸다.
그러자 사정을 모르는 신아영은 팔에 힘을 주며 황급히 나를 당겼다.
"오빠, 괜찮아요?"
"잠깐 발을 헛디뎌서 그래. 별 거 아니야."
안심을 시키며 슬쩍 박서윤의 눈치를 봤다.
입꼬리가 더 올라가 있었다. 방금 내 연기에 만족한 모양이다.
'실제로 확인했으니 이제 100% 믿는 거겠지.'
본격적으로 공격이 들어올 거라고 예상한 거랑은 달리 손이 딜도에서 떼어졌다.
이어 에코백에서 손을 꺼내며 다시 무표정으로 돌변했다.
방금은 확인 작업을 위해 잠깐 만진 듯하다.
"그러고 보니 저희 아직 통성명도 하지 못했네요? 옆옆집에 사는 혜윤이랑은 이미 말도 놓았는데."
"혜윤이랑 말을 놓았다고요?"
"어제 편의점에 갔다가 우연히 만났는데, 저를 알아보길래 그냥 말 놓아버렸어요."
행동력도 참 빠르다. 연예계에서 오래 굴러먹은 경력이 빛을 발하는 건지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
그녀는 먼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손바닥이 살짝 닿게만 흔들자 박서윤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알고 계실 것 같지만 전 박서윤이에요. 이번에 미래대 2학년으로 들어왔고 24살이에요."
"전 공대에 다니고 있는 24살 박우진이에요."
"전 오빠랑 같은 학과에 다니고 있는 22살 신아영이에요."
분위기에 이끌린 신아영도 자기소개를 마쳤다. 박서윤은 그 이름을 듣더니 손뼉을 짝 쳤다.
"아! 우리 학교에서 가장 예쁘다고 소문나신 분이구나~"
"네? 제가요?"
"그냥 길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막 이러더라고요."
그녀는 큼큼 목을 가다듬더니 연기톤으로 몸짓을 시작했다.
"야야. 박서윤도 존나 예쁘긴 한데, 난 개인적으로 신아영이 더 예쁜 듯?"
"급 자체는 비슷한데 그래도 난 연예인 버프가 있는 박서윤 쪽."
짧게 성대모사를 마친 박서윤은 활짝 웃으며 똑같이 악수를 청했다.
"이런 식으로요. 역시 실제로 보니 소문대로네요."
"아... 연예인한테는 쨉도 안되죠. 그래도 고마워요."
"아니죠. 오히려 소문보다 더 예쁘신 걸요?"
서로의 얼굴에 금칠을 해준 둘.
진심인지 가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분위기 자체는 화목하니 나쁘지는 않았다.
안면을 틀자 박서윤은 다시 나를 보며 활짝 웃었다.
"근데 우리 동갑이니까 말 놔도 될까?"
밝게 웃는 얼굴 뒤에는 시커먼 속내가 보였지만,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는 모르겠지만 연예인 친구를 두는 건 일단 이득이겠지.
"그래. 말 놓자."
그렇게 미묘한 관계가 된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터벅...터벅...
어제와 똑같이 양쪽에 여자를 끼고 등교하는 나. 어제보다 더 많은 시선 집중이 이루어졌다.
물론 그 범인은 내 왼쪽에 있는 사람 때문이다.
이제 숨기지 않기로 했는지 박서윤은 모자와 마스크를 벗어 뛰어난 외모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맞다, 우진아."
"어?"
"너 공대 다닌다고 했는데 보통 뭘 배우는 거야?"
그녀는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당당하게 말을 걸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참 이상하긴 하다.
전날 밤에 아영이랑 내가 종일 섹스한 걸 알고 있을 텐데도 나랑 붙어 다니다니.
무선 연결 딜도로 가지고 놀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는지, 내 옆에 심기 불편한 검은 눈동자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그냥 역학이나 이것저것 배우지."
"으음... 그래? 혹시 시간표 좀 보여줄 수 있어? 궁금하다."
"잠깐만."
나는 핸드폰에 저장해뒀던 시간표를 골라 그녀에게 내밀었다.
박서윤은 과목 이름들을 보며 낮은 신음을 내더니 돌연 즐거운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우진이 너도 이 수업 듣는구나?"
"어떤 거?"
"이거..xxx 교수님의 xxxxx학."
1,2학년 때 안 들었던 수업이 남아있어 신청했던 필수 교양 과목.
근데 너도라니? 나는 불안한 단어 선택을 쓰게 삼키며 입을 열었다.
"혹시 너도 이거 듣냐?"
"응. 강의 제목부터 재밌어 보여서 그냥 신청했었어. 이거 대학교에서 처음 사귄 친구랑 같이 수업 듣게 됐네?"
그녀는 꺄르르 웃으며 기뻐했다. 하지만 나한테는 아주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다.
'이거 대놓고 수업시간에 내 자지 만지겠다는 소리 아니야? 심지어 내 반응을 전부 지켜보면서.'
이게 관음 모드랑 다를 게 뭔가? 드랍해버릴까?
아니지, 오히려 눈앞에 두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다.
그녀의 행동 범위를 대충이나마 예측할 수 있으니까.
"나도 참 기쁘다. 연예인이랑 같은 수업을 듣게 되니까."
"그렇지? 그리고 나중에 선배로서 학교 안내도 좀 해줘. 뭐 명물이라든가 그런 거."
"난 하루 종일 공부만 해서 그런 거 잘 몰라."
"그래도 평소에 들은 게 있을 거 아니야?"
돌려서 거절의 의사를 비쳤지만 요지부동이었다. 도대체 나를 어디까지 괴롭히려고 이러는 건지.
나는 신아영을 쳐다보며 sos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신입한테도 기회를 주려는 건지, 그녀는 질투의 눈빛을 뿜어내면서도 딱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힘든 학교 생활이 될 것 같다.
잠시 후, 공대와 음대 사잇길에서 멈춘 우리는 서로를 향해 인사를 했다.
"그럼 이따 보자. 우진아."
"그래."
뭔가 흥분한 듯한 박서윤에게 대충 인사를 하며 뒤를 돌았다.
건물 내부로 들어오자 그동안 조용히 있던 신아영이 입을 열었다.
"오빠, 혹시 벌써 뭔 짓 했어요?"
"뭔 짓을 해? 난 아무것도 안 했어."
"그게...음...저 언니 즐거워 보이는 게 계속 눈에 보이는데, 뭐 때문일까 고민을 했었거든요."
의문이 풀리지 않았는지 그녀는 계속 미간을 좁히며 생각을 이어갔다.
"사실 새벽에 저희 소리 때문에 화가 났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
"그건 나도 좀 의외였어."
"그래요? 혹시 오빠가 너무 멋있어서 이미 반해버린 건가?"
"쟤 주변에 연예인이 산더미처럼 넘칠 텐데 그럴 리가 있나. 아마 내 얼굴은 오징어처럼 보일 거다."
"에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무리 그래도 오징어 이상급은 될 텐데."
"거 참 고맙다."
시시껄렁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계단을 올라가고 있자 갑자기 머릿속에 박서윤의 모습이 재생됐다.
화장실 칸 안에서 딜도를 꺼낸 상태로 변기에 앉아있었다.
"진짜 오늘 아침에 움찔움찔거리는 거 엄청 귀엽던데. 걘 누가 저러는지 절대 모르겠지?"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은 그녀는 귀두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물론 반복하면서 그 미소는 점점 소악마처럼 변해갔다.
"밤새 섹스하면서 나 잠들지도 못하게 방해하고는, 거기에 여자를 두 명이나 끼고 놀아? 벌을 좀 받아야지."
드디어 나를 괴롭히는 이유를 말한 박서윤.
제대로 하려는지 기둥을 잡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이거 빨리 안 피하면 바지 위로 다 튀어나오겠다.'
박서윤도 곧 수업이 있을 테니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계산을 끝낸 나는 화장실로 재빨리 몸을 틀었다.
"배가 아파서 화장실 좀 들렀다 갈 테니까 먼저 들어가 있어."
"네에. 시원하게 싸고 오세요."
싸긴 싸는데 그걸 싸는 건 아니야.
나는 반쯤 발기한 자지를 최대한 숨기며 변기 칸으로 들어왔다.
바지를 내리자 완전히 커진 물건이 우뚝 튀어나왔다.
박서윤이 만지는 것에 따라 흔들리는 자지.
움찔거리는 게 보기 좋았는지 그녀는 두 손으로 귀두와 기둥을 문지르며 속도를 올렸다.
"아마 지금쯤이면 엄청 당황하고 있겠지? 아마 헐레벌떡 화장실에 들어가서 뭔 일인지 두려워하고 있을 거야."
상상만 해도 좋은지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
저 청순해 보이는 외모 뒤에 저런 음습한 욕구가 잠들어 있다니.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일단 어떻게든 버텨야겠다. 오늘 내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동기들 앞에서 정액 싸지르는 건 시간 문제니까.'
그래도 첫날이니 아주 심한 짓을 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마음을 편안히 먹으며 그녀의 손길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받는 연예인의 대딸은 아무나 받을 수 없는 거니까.
그로부터 2시간 뒤.
전공을 마치고 교양 수업이 있는 건물로 이동했다.
눈에 띄기 싫은 관계로 맨 뒤 창문 자리에 앉아있자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보지 않아도 딱 알 수 있는 상황.
일부러 앞을 보며 멍을 때리고 있자 옆에 달콤한 냄새와 함께 의자가 드르륵 뒤로 빼졌다.
"아까 봤을 때보다 뭔가 수척해진 듯한 얼굴이네? 혹시 뭔 일 있었니?"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반갑게 인사를 하는 박서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