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4화 > 214. 한희진의 휴일
"아.... 일어나기 싫어. 평생 이러고 싶다."
침대에 엎어져 있는 금발녀. 썩은 눈을 하며 허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잠 자체는 깬 지 오래 됐지만 그 자리에서 꿈적도 하지 않았던 그녀.
새벽까지 야외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낸 탓에 몸이 나른한 것도 있지만,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허리 통증. 20살의 파릇파릇한 나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할머니가 된 느낌이었다.
잠을 잘못 잤다고 이런 통증이 발생할 리는 없으니 요인은 하나였다.
"어제 말을 너무 심하게 탔나.. 거기에 기승위도 존나 했으니까 그럴만하지."
생각해보면 위에 올라가서 직접 움직인 게 대부분이긴 했다. 벤치에서 한 번, 스프링 목마에서 딜도 자위 한 번, 그 새끼랑 목마 위에서 한 번.
오줌 싼 뒤에 한 번 더...
"존나 많이 하긴 했네."
당시엔 몰랐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상당히 많은 플레이를 했었다. 저것 말고도 철봉에서도, 벤치에서 딜도로 쑤신 것도 있으니까.
그만큼 수없이 가버리기도 했고 말이다.
그녀는 허리를 문지르며 몸을 빙글 돌렸다. 천장을 보고 있자 어제의 대화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진 오빠를 빼앗겠다고 하니 콧웃음을 치던 그 새끼. 원래도 뺏으려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 잘난 얼굴을 보니 더욱 뺏고 싶어졌다.
'근데 어떻게 하지?'
앞에서는 호언장담을 했지만 딱히 방법을 생각하진 않은 상태.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타입인 그녀는 낮은 신음을 흘리며 눈을 감았다.
일단 우진 오빠랑은 말을 놓았고 서로 섹드립도 칠 정도로 친해진 상태. 거기에 중요 부위는 다 가렸지만 거의 전라에 가까운 알몸을 보여주기도 했고,
몸매가 좋다는 말을 듣기까지 했다.
그럼 다음 단계는 뭘까?
'은근슬쩍 유혹을 해야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몸으로 어필할 수밖에.'
본인같이 예쁜 여자가 색기를 풍기며 다가온다면 세상 그 어떤 남자가 싫어하겠는가?
여행 간 날 여자 둘을 밤새 따먹은 우진 오빠라면 거절할 리가 없다.
게다가 편의점에서 단 둘이 있는 시간도 많으니 기회는 충분하다. 아무도 없는 때를 노려 몰래 쓰윽 해버리면...
"그럼 게임 끝이지."
만약 꼬셔서 성공한다면 그 여우년과 콘돔녀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고, 이상한 투명한 새끼한테도 복수할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
입꼬리가 올라갔다. 벌써부터 우진 오빠를 얻은듯한 기분. 남자를 꼬셔보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지만 이상하게 자신이 있었다.
닫히지 않는 입을 히죽거리고 있자 책상 위에 올려진 무언가가 보였다. 어제 너무 피곤한 나머지 대충 씻고 놔둔 딜도.
서랍 안에 넣어두는 것조차 까먹었었다.
'그러고 보니 나보고 펠라 못 한다고 했었지? 우진 오빠는 엄청 빨리 쌌는데..'
지금까지 본 자지는 그 새끼 것과 우진 오빠 것, 총 2개. 뭔가 그 새끼는 믿음이 가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만약 우진 오빠를 꼬시고 있는데 별로 기분 좋게 해주지 못한다? 모든 게 물거품행이다.
생각을 마친 한희진은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다.
"언니..! 언니 있어?"
밖에 나가는 소리를 들었지만 확인차 불러보았다. 예상대로 조용한 집구석.
외출한 게 맞았는지 거실에도, 부엌에도, 심지어 방에도 없었다.
"언니가 휴일에 나가는 건 진짜 오랜만이네.. 맨날 잠자면서 쉬었던 거 같은데.."
참 희귀한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기회였다. 혼자 뭘 해도 되는 자유로운 시간.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그녀는 재빨리 방으로 돌아왔다. 혹시 모르니 문을 잠그고, 딜도를 챙긴 뒤 이불속으로 다이빙했다.
언제 봐도 리얼하기 짝이 없는 외견. 힘줄이나 색깔까지도 완벽하게 구현되어, 보기만 해도 뭔가 두근거리는 디자인이었다.
물론 그 놈의 모형이라는 걸 감안하고도 말이다.
한희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목적을 떠올렸다.
'펠라 연습할 뿐이니까..'
입을 벌려 새빨간 혀를 꺼냈다. 천천히 딜도에 다가가며 아래 파인 곳에 닿게 했다.
할짝거리며 적시기를 잠시. 옆머리를 넘기며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응흡....읏..."
언제 봐도 커다란 크기에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귀두가 입술 안으로 완전히 들어갔다.
그녀는 입을 오물거리며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침샘은 맛있는 것을 본 듯 내용물을 더 내보냈다.
그저 실리콘 맛이 날 뿐이라 왜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분명... 입술을 더 오므리고.. 이빨은 닿지 않게 하라고..'
한희진은 혀를 빙글빙글 회전시키며 여러 군데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말한 대로 하는 건 자존심 상했지만 다 맞는 말이라 반박할 게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익혀야 할 기술이기도 했으니까.
마음을 다 잡고 입의 모양을 변형시켰다. 얼굴을 조금씩 위아래로 흔들며 귀두 아랫부분에 더 세게 마찰을 일으켰다.
"쭈웁....쪽...츄읍.."
느리지만 확실히 전보다 잘하고 있는 듯한 느낌. 한희진은 스스로의 변화에 뿌듯함을 느끼며 점점 속도를 올렸다.
지금 이 딜도가 몰래 빨았던 우진 오빠의 것이라 생각하며.
"으응...흡...흐으응.."
플라시보 효과일까? 맛이 날리 없는 딜도가 이상하게 맛있어졌다. 그에 따라 빠는 소리도 더 커졌다.
쭈뽑쭈뽑. 조용한 방에 울려 퍼지는 물소리.
자신이 이런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에 흥분한 걸까? 허공에 금발이 빠르게 휘날리며 등을 찰싹찰싹 쳤다.
밑 기둥을 잡고 있는 손까지 침이 흘러내릴 무렵, 그녀는 입가를 닦으며 얼굴을 들었다.
"푸하아.... 하아...하아..."
분명 사탕을 빨듯 맛있게 펠라를 했었지만 어쩐 일인지 표정은 불만족스러웠다.
턱을 주무르며 딜도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기를 잠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뭔가 반응도 없고 싸는 것도 없으니까 턱만 아프네. 역시 실제가 훨씬 더 좋아."
그날 밤의 우진 오빠 자지가 자꾸 떠올랐다. 물론 천둥번개가 치는 태풍 날이라 정확하게 보진 못했지만, 그 크기와 온기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거기에 지금의 반들거리는 딜도. 격렬한 행위를 마친듯한 외형에 아랫배가 뜨거워졌다.
말없이 옷을 벗고 실오라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침대에 누웠다.
"어차피 입은 전희고 본방은 여기니까.. 잘 조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합리화를 하며 딜도를 아래로 가져갔다. 입구에 닿자 찔꺽하고 벌어지는 구멍.
힘을 주려고 하는 순간, 한희진은 손을 멈추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근데 하게 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나? 아니면 적극적인 모습?"
이런 걸로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듯 심각한 표정을 하는 그녀. 결정했는지 다리를 활짝 벌리며 개가 배를 까뒤집는 자세를 취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입을 옴싹달싹하더니 어떤 대사를 내뱉었다.
"나 실제 사람이랑 하는 건 처음이니까.. 안 아프게 해줘.. 우진 오... 으아아악!!!"
연기톤으로 국어책 읽듯이 말하더니, 이내 부끄러웠는지 괴성을 질렀다.
얼굴이 빨개졌다. 온몸에는 소름이 돋았다. 심지어 우진 오빠를 상상하면서 하니 쪽팔림은 2배였다.
"미..미친. 이걸 어떻게 말해. 사람들은 다 하기 전에 이런 걸 말하는 거야?"
물론 그 새끼랑 할 때 말한 기억은 나지만, 그건 강제로 시켜서 하는 거고.
지금은 우진 오빠를 더 흥분시키기 위해 스스로 말하는 거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그녀는 오한이 든 몸을 문지르며 이불을 뒤집어썼다. 침대를 뒹굴거리며 부끄러움을 떨쳐내더니 다시 자세를 잡았다.
"하아앙... 하응.."
빨면서 젖은 터라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보지. 몸 내부에 들어온 게 실감 나자 그녀는 눈을 감으며 작게 입을 열었다.
"우진 오빠 꺼... 엄청 커서 조하아..."
집중하지 않으면 듣기 힘들 정도의 크기. 아까의 연기톤과는 달리 달콤함이 섞여있었다. 그것은 딜도를 안쪽으로 밀어 넣을수록 더욱 증폭됐고,
자궁에 톡 닿게 되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신음을 냈다.
"하아아앙! 끝에... 오빠 자지 닿았는데.. 너무 큰 거 아니야..?"
직접 하는 상황을 상상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말이 흘러나왔다. 그게 흥분됐는지 한희진은 반대쪽 손을 가슴으로 올렸다.
어느새 빳빳하게 발기되어 있는 유두. 손끝으로 꼬집자 상체가 튀어올랐다.
"하흐응... 내 가슴은 어때? 그 두 명보다 더 예뻐..?"
위로 잡아당기며 탄력을 확인하고 손바닥 전체로 살덩어리를 덮었다. 부드럽기 짝이 없지만 처지지 않는 탱탱함.
스스로 생각해도 꼴리기 그지없는 가슴이다.
자부심을 느끼며 아래쪽 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작은 구멍은 활짝 벌어져 찌걱찌걱 야한 소리를 냈다.
클리토리스는 껍질을 까고 나와 만져달라 시위를 하고 있었다.
"하앙! 하으읏... 더 세게 해도 돼... 오빠가 좋을 대로오..."
G스팟과 자궁 같이 민감한 부분을 찌르고 꾸욱 짓눌러줬으면 좋겠다. 본인 것보다 더 크고 두꺼운 손으로 가슴을 마음대로 만져줬으면 좋겠다.
내 몸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꼴리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 모든 욕망을 담아 그녀는 손의 속도를 올렸다.
"조하아..! 읏...! 하응...간다아...가앗....!"
약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몸을 부르르 떨며 그녀는 이불 밖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부족한 숨을 채우며 이마에 묻은 땀을 훔쳤다.
"하아...하아...하아...흣!"
아직 진정되지 않은 몸. 전날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녀는 보지를 조여 딜도를 고정시킨 뒤 몸을 180도 회전시켰다.
뒷치기 자세.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딜도를 잡은 뒤,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2회전을 시작했다.
투명한 애액이 뚝뚝 떨어질 무렵, 밤에 했던 자세와 비슷한 게 기억났는지 한희진은 작게 입을 열었다.
"내 엉덩이는 어때? 하얗고 탱탱해서 좋지? 꼴려? 마음대로 만지고 때려도 되는데에..."
하지만 답이 없는 걸 아는지 한희진은 한 손을 뒤로 뻗었다.공기가 빠르게 갈라졌다.
팡!
"하응!"
찰진 마찰음과 함께 물방울이 튀며 시트를 적셨다. 맞는 걸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그 새끼가 때려줬을 땐 온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흥분됐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한희진은 다시 손을 높이 들었다.
"하앙! 으응! 더어...! 조하앗..!"
땀에 젖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하는 딜도 자위. 빨갛게 남은 손자국이 그 세기를 짐작케 할 수 있었다.
신나게 마조의 끼를 발산하더니 어느 순간 조수가 퓨숫하고 발사됐다.
"하으아앙! 하아앙...! 으흐읏..."
아까보다 더 성대하게 가버렸다. 시트가 젖어있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한희진은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 와중에도 딜도를 조금씩 꼼지락거리며 쾌감을 이으려 했다.
"이 정도면...충분히 꼴렸겠지? 이래도 안 넘어오면.. 그건 사람이 아니지."
한희진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건 배가 꼬르륵 울릴 때까지 지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