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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205화 (205/615)

< 205화 > 205. 이것보다 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한창 더울 때인 8월 초중순. 3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가 끝나려면 아직 한참 남은 시기다.

9월도 말이 가을이지, 사실상 여름의 연장선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말이 길었지만 요점은 반팔과 반바지의 시즌이라는 것이다.

그건 원피스를 입은 윤혜윤한테도 적용이 됐다. 오른손 너머로 느껴지는 따스한 체온과 부드러운 살.

여름용 옷이라 그런지 상당히 얇은 재질이었다.

"오빠.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점심은 제가 살게요."

"그러지 않아도 괜찮은데."

"아뇨. 여행 비용 같은 거 오빠가 대부분 부담했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에요. 고마운 마음도 있고."

괜찮다며 활짝 웃는 그녀. 저러면 놀려주고 싶어진다.

"그래? 그럼 오마카세 먹으러 가도 되지?"

"오...오빠가 원한다면요."

서서히 입꼬리를 내리며 몰래 핸드폰을 꺼내는 그녀. 화면을 톡톡 치며 무언가를 확인했다.

곁눈질로 보니 은행 어플이었다.

장난으로 한 말인데 진지하게 잔고를 확인하다니. 이거 너무 순진한 건지, 아니면 나에 대한 마음이 그 정도로 큰 건지.

후자겠지. 이런 쪽에선 똑 부러지는 그녀니까.

나는 진지하게 결의를 다지는 윤혜윤의 몸을 쓰다듬으며 앞을 가리켰다.

"장난이야. 우리 돈까스나 먹으러 가자. 거기에 냉모밀 추가해서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실 거야."

"그걸로 괜찮겠어요? 더 비싼 거 먹어도.."

"난 혜윤이가 사주는 거면 다 좋아. 그리고 딱 돈까스가 먹고 싶기도 했고."

"알았어요."

윤혜윤은 대답하면서 내 눈치를 쓰윽 봤다. 음식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미련이 남은 듯, 계속 주저하는 기색이 보였다.

몇 걸음 더 이동하자 그녀가 우물쭈물하며 입을 열었다.

"오빠... 그 진짜 괜찮은데 갈래요?"

"어디를?"

"오마카세요... 방학이라 용돈을 좀 적게 받긴 해도 적당한 곳이라면 갈 수 있거든요."

진짜 생각 없이 툭 뱉은 말인데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

"아니, 아니야. 정말 장난으로 말한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래도오..."

"그럼 밥 사주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사주는 건 어때? 이거면 괜찮지?"

더 이상 반박을 받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좀 더 가까워진 거리를 유지하며 돈까스 집으로 들어갔다.

달궈진 몸을 에어컨 바람에 식히며 자리에 앉았다.

"후우... 덥다. 혜윤이는 땀 안 났어?"

"저도 좀 났어요."

휴지로 이마의 땀을 훔치는 윤혜윤. 나는 살짝 끈적해진 팔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일부러 거리감을 좁히며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 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녀의 얼굴이나 행동에서 별다른 변화를 찾지 못했다.

표정을 읽기 쉬운 그녀라면 어떻게든 티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래도 나름 땀 좀 많이 난 거 같은데..?'

혹시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용도인가 싶었다.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맞다, 혜윤아. 저번에 어머니한테 남자친구 있는 거 들켰었잖아. 그건 어떻게 됐어?"

"네? 아... 아빠는 아직 모르고 엄마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어요."

"나보고 얼굴 한번 보자고 하시던데 연락을 드려야 하나?"

"안돼요. 하지 마요."

"왜?"

단호하게 끊은 말에 궁금증이 생겼다.

그냥 안된다고 해도 이유를 물어봤을 테지만, 저 반응을 보면 특별한 게 있는 것 같았다.

"그냥요. 간섭받는 건 싫어해서."

"아.. 나랑 단둘이 있고 싶다는 거지? 부모님께는 비밀로."

"그렇...죠?"

"나랑 몰래 이상한 짓을 하고 싶다는 거구나?"

음흉하게 웃자 윤혜윤이 내 손을 찰싹 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변태!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별 생각 안 했어. 그냥 나도 혜윤이랑 있고 싶다는 뜻이었지."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오늘은 안 할 거예요."

"뭘? 뭘 안해?"

"진짜 몰라서 물어요?"

"모르니까 묻지."

모른 척 눈을 크게 뜨자 그녀는 발로 내 무릎을 살짝 찼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근처에 사람이 없다는 확인하더니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아주 중요한 기밀을 말하듯,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말이다.

"세...섹스요."

작게 속삭이며 다시 의자에 호다닥 앉는 윤혜윤.

공공장소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조금 붉어져 있었다.

"나랑 하는 게 별로였어? 기분 안 좋았어?"

"아니요.. 오히려 그 반대죠. 너무 좋아서 탈이에요."

"좋으면 해도 되는 거 아니야?"

"그게..."

윤혜윤은 무언가를 떠올리듯 눈동자를 잠깐 위로 올렸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이었다.

"한 번 하면 몇 시간이고 계속 하잖아요. 그러고 나면 몸에 힘도 쫙 빠지고.. 하루가 휙 지나간단 말이에요."

"오늘은 적당히 할게."

"오빠 정말 짐승이에요? 우리 여행 갔다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혜윤이 보지가 맛있으니까 계속 먹고 싶은 거지. 나는 매일매일 먹고 싶은.."

"조..조용히 해요!"

조용히 하라는 말이 더 큰 거 같은데. 새빨개진 얼굴을 보며 웃고 있자 때마침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하던 얘기를 중지하고 젓가락을 들었다.

"후루룩..."

맛있게 먹으며 새로운 기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여기까지 오는 내내 붙어있었고 땀이 났음에도 멀쩡한 윤혜윤.

아무래도 온몸에 땀이 나는 격렬한 섹스를 해야 효능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

더 분위기를 뜨겁게 만드는 용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침으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근데 침이라면.. 키스밖에 없지 않나?'

싫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이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니 자제해야 한다.

키스를 하면 당연히 분위기가 그렇게 될 것이고 몸이 달아오르는 게 뻔했으니 말이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고 있자 윤혜윤이 돌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빠,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알았어. 천천히 갔다 와."

배를 잡으며 가게 밖으로 나가는 그녀. 얼마나 먹었나 반대쪽을 보고 있자, 반쯤 비어진 물컵이 눈에 띄었다.

뇌 속의 빅데이터가 발동됐다. 키스, 물컵, 그리고 빈자리.

'간접 키스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그녀의 물컵을 들었다. 입 대는 부분을 맞추고 침을 골고루 발랐다.

남들이 보면 변태로 볼만한 행동이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 오해를 받아도 어쩔 수 없다.

탁.

미션을 마치고 원래 자리에 돌려놨다. 자연스럽게 입가를 닦고 젓가락을 들었다.

아무 일 없듯이 행동을 하고 있자 옆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물기 묻은 손을 털며 돌아온 윤혜윤.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갑자기 배가 아파서요. 헤헤."

"그럴 수도 있지. 여기 물 마셔."

"고마워요."

그녀는 의심 없이 내용물을 입안에 집어넣었다. 내가 침을 묻혔던 곳을 입술로 덮으며 말이다.

목울대가 몇 번 파동을 치며 뱃속으로 들어갔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잠시 후,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왔다. 뒤를 돌아보자 윤혜윤은 아까 말한대로 카운터에서 내 몫까지 계산을 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지갑을 주머니에 넣으며 나오는 그녀. 내 옆에 서더니 바로 팔짱을 꼈다.

뭔가 아까보다 더 가까워진 몸. 말캉한 가슴에 닿는 면적이 더 넓어졌다.

"오빠 가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했죠?"

"알았어."

미묘하게 달콤해진 목소리와 끈적해진 눈빛. 아까까진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확연히 차이점이 보였다.

단순히 침을 조금 삼켰다고 이렇게 될 리는 없는데.

'혹시 효과가 계속 있었는데 참고 있었던 건가?'

땀으로 발동이 걸릴까 말까 한 상태였다가, 침이 기폭제가 된 듯 눌러놨던 게 폭발한 것 같았다.

본인 입으로 오늘 야한 건 안된다고 했으니 억지로 참는 이성과 커지는 성욕끼리의 싸움.

후자가 이기고 있는지 그녀는 나를 유혹하는 몸짓을 하고 있었다.

이 생각이 맞았는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갈 때까지 팔의 조임은 더 강해졌다.

"혜윤아 많이 덥지?"

"아.. 괜찮아요."

"이렇게 땀이 많이 났는데? 빨리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식히자."

나는 휴지를 들어 윤혜윤의 이마를 터치했다. 휴지에 그녀의 땀을 전부 흡수시키고 대신 내 땀의 일부를 묻혔다.

"읏..."

실험용 쥐한테 실험을 하는 듯한 기분이라 미안하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상대가 미약의 정체를 몰라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니 오늘만 참아줬으면 한다.

"혜윤아."

"네에..?"

"혹시 오늘 헬스 갈 거야?"

"아니요.. 운동은 토일에 많이 했으니까 쉴래요."

"그래? 그럼 나 혼자 가야겠네. 어쩔 수 없지."

"오빠는 안 힘들어요?"

"전혀. 오히려 몸이 근질근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을 정도야."

"그래요...?"

나는 가슴 사이에서 팔을 슬쩍 뺀 뒤 카운터로 갔다.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양손에 든 것 중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줬다.

몇 분 못 본 새에 조금 더 붉어진 얼굴과 거세진 숨결.

이쯤 되면 아무리 바보라도 변화를 눈치챌 수밖에 없다.

테이블에서 마주 보며 숟가락으로 퍼먹기를 잠시.

윤혜윤이 먼저 내 손을 만지며 말을 걸었다.

"오빠는 어제 뭐했어요? 여행 간 날 힘 엄청 써서 하루 종일 잤을 것 같은데.."

"많이 자긴 잤지."

"전 새벽 늦게까지 잠 못 자서 그런지 집에 와서 바로 졸도했거든요.."

"지금도 피곤해?"

"지금은 괜찮아요. 뭘 해도 멀쩡할 정도로.."

의미심장한 말투. 그러면서 여행 갔던 날을 계속 언급하며 신호를 주기 시작했다.

몸을 꼼지락거리며 말이다.

"으응..."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둥 마는 둥, 연신 내 눈을 쳐다봤다.

살짝 풀려있는 눈매가 너무나 애타 보였다. 슬슬 결정타를 날리기로 했다.

나는 내가 먹던 숟가락에 아이스크림을 푼 뒤, 윤혜윤의 입 앞에 갖다 대었다.

"혜윤아. 아 해봐."

"네헤?"

"한입 먹여줄게."

"아...! 괜찮아요. 누가 보면.."

"아무도 없잖아. 빨리."

내 재촉에 그녀는 옆 머리카락을 넘기며 입을 벌렸다.

펠라를 하듯 빨간 혀가 요염하게 움직이며 숟가락 위에 있던 것을 전부 빨아갔다.

"으흐응... 응..."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야한 콧소리.

음미하듯 눈을 감으며 우물거리더니 돌연 몸을 크게 부르르 떨었다.

옅은 신음을 흘리며

"오빠아... 저희 이제 가요."

"아직 다 안 먹었는데?"

"이건 됐으니까아... 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어떤 거?"

윤혜윤은 대답하는 대신 행동으로 표현했다.

쇄골이 드러나 있는 목 쪽의 옷을 살짝 아래로 내리며, 형광등에 반사된 빛나는 가슴골을 보여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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