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화 > 189. 빨리 자지의자 해줘요
야외 바베큐장에 가니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혹시 자매가 먼저 와있나 주위를 둘러보자 저 멀리 한채아가 팔을 흔들고 있었다.
"우진아, 여기야 여기!"
"왔네."
아까부터 묘하게 텐션이 높은 그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에 와서 그런 듯했다.
휴가 왔는데 신나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
자리를 잡고 주위에 뺑 둘러앉자 한채아가 자신 있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비주얼. 한우였다.
"저번에 우진이가 맛있다고 했던 고기 있지? 그거랑 똑같은 부위로 가져왔어."
"아! 그때 점심에 구워주셨던 거요? 잘 먹을게요."
"잠깐만요. 편의점 언니, 오빠랑 고기를 먹었다고요?"
"그건 처음 듣는 얘기인데...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삐용삐용.
경종이 울렸다. 그러고 보니 자매의 집에서 하룻밤 자고 왔다는 건 둘한테 말하지 않았다.
일부러는 아니고, 이번 주 내내 태풍에 시달리다 보니 까먹었었다.
신아영과 윤혜윤의 반응이 재밌는지 한채아는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며칠 전 태풍이 왔었던 날 있잖아요. 그날 같이 쇼핑을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하룻밤 자고 가라고 했죠. 그때 제가 고기 구워줬어요."
"맞아. 비가 엄청 오긴 했지. 바람도 불고."
한희진이 맞장구를 쳤다. 그 말에 도끼눈이 된 둘.
나를 째려보며 손가락을 타닥거렸다.
"그랬군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아파서 본가에 간 동안 다른 여자 집에 가서 하룻밤을.."
"진짜 집에 갈 수 없을 정도로 비바람이 강해서 어쩔 수 없었어."
솔직히 잔 것 빼고는 별일 없진..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한채아의 애널을 개통했으니까.
일단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장갑을 꼈다.
치이이익...
고기를 올리자 모두의 말이 없어졌다. 솔솔 올라오는 연기와 기름 튀는 소리.
하나둘씩 익기 시작하자 차례대로 고기를 올려주었다.
"잘 먹겠습니다."
"아이스 박스 안에 맥주도 있으니까 같이 먹어요."
"역시 우진이 센스 좋네. 고마워."
그렇게 먹기를 한참. 분위기가 풀려가자 서로 대화를 하며 궁금한 점을 풀어갔다.
시발점은 신아영이었다.
"그.. 편의점 점장님?"
"편하게 언니라 불러도 돼요."
"편의점 언니, 20대이신데 진짜 점장이신 거예요?"
"집안 사정 때문에 어쩌다 보니요. 우진이랑 같은 학교라 했으니 알 걸요? 저기 미래대 1호점, 2호점 2개를 맡고 있어요."
"아! 그분이셨구나. 가끔 예쁜 분이 출몰한다고 학교에 소문이 자자하거든요. 언니 보려고 일부러 가는 사람도 많아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근데 신아영 씨도 만만치 않게 인기 많아 보이는 걸요?"
"언니만큼은 아니죠."
서로 칭찬을 하는 화기애애한 대화. 보기 좋았다.
옆을 보니 윤혜윤과 한희진도 조금씩 말문을 트고 있었다.
"머리 그거 염색한 거야?"
"아뇨, 부모님이 외국인이라 천연이에요. 이거 눈 파란색인 거 보면 알잖아요."
"그렇구나. 그럼 영어 잘하겠네? 나도 나름 영문학과라 어느 정도 자신 있는데."
"그 말 지겹도록 들어봤는데 하나도 못해요. 머리색만 이렇지 그냥 토종 한국인이에요."
"하하.. 그렇구나."
여긴 끊긴 것 같다. 나는 피식 웃으며 집게를 내려놨다.
손목을 돌리며 근육을 풀어주고 있자 신아영이 다가왔다.
"고생했어요. 오빠, 아 해봐요. 아~"
"응?"
"빨리요. 식기 전에."
재촉하는 바람에 무심코 입을 벌렸다. 살살 녹는 식감과 함께 몰려드는 4쌍의 눈동자.
즐거움이 1개, 부러움이 1개, 경악이 2개.
먼저 정신을 차린 한채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벌어진 입을 다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눈을 크게 뜨며 말이다.
"둘이.. 많이 친한가 봐?"
"많이 친하죠. 이렇게 여행도 같이 오고 같은 침대에서 잘 정도로요."
"가..같은 침대?"
"하필 남는 방이 이것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었죠. 그래도 전 괜찮으니 ok 했어요. 혜윤이도 마찬가지고요."
신아영은 흐흥 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이런 관계다 라는 걸 대놓고 과시하는 표정.
등짝을 한 대 쳤다.
"야. 그걸 꼭 말해야 돼?"
"사실인데 뭐 어때요. 설마 같은 침대니까 이상한 짓 하려고 했어요?"
밤새 하려고 했지. 그보다 취기가 올라오니 슬슬 맛탱이가 가는 것 같다.
빨리 고기로 입을 막기 위해 장갑을 끼자 한채아가 조심스레 질문을 했다.
"우진이 방은 침대가 하나야?"
"네. 하나예요."
"부..불편하지 않을까? 3명이니까 좁을 수도 있고."
"아까 누워봤는데 괜찮았어요! 게다가 저희 방은 커다란 욕조까지 있어서 완전 대만족이에요."
"욕조? 우리는 작던데."
윤혜윤이 커버치며 재빠르게 말했지만 한희진이 바로 구조가 다른 것에 의문을 품었다.
여기서 서로가 옆방인 걸 아는 유일한 사람일 테니 당연한 반문이었다.
"이따 방 구경 한 번만 해도 될까? 그냥 우리랑 다른 것 같아서 궁금해지네."
그 말에 꼬투리를 잡았는지 한채아가 빠르게 말했다. 슬쩍 내 눈치를 보며 말이다.
나야 상관없지만 나머지 2명의 의견도 물어봐야 한다.
눈으로 어떠냐고 전했다.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그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방 구경 정도야."
"저도 괜찮아요."
잠시 신아영의 눈이 반짝인 게 다른 꿍꿍이가 있어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뭐 저런 눈빛이 하루 이틀인가.
그렇게 배가 차고 적당히 취기가 오를 때쯤, 다 같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계단을 오르고 있자 한채아가 내 팔을 살짝 찔렀다.
"근데에.. 우진이는 방이 어디야?"
"곧 알게 될 거예요."
"뭐가 있길래 그리 꽁꽁 숨겨? 응?"
약한 애교를 부리는 한채아. 저게 27살의 귀여움인가? 가슴이 웅장해졌다.
술에 취하면 사람 성격이 바뀐다더니, 저렇게 변하는 거면 언제든 대환영이다.
3층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꺾자 한채아가 배시시 웃었다.
"여긴 우리 방인데.. 데려다준 거야? 어떻게 알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바로 옆인 301호가 저희 방이어서요."
"에?"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짓는 한희진과 처음 듣는지 신기한 표정의 신아영과 윤혜윤.
그리고 눈을 여러 차례 깜빡인 한채아까지.
"저... 정말? 거짓말 아니지?"
"네. 진짜 여기에요."
나는 카드키를 꺼내 손잡이 위에 댔다. 삐빅 소리와 함께 부르럽게 열리는 문.
한채아는 빠르게 신아영과 윤혜윤을 번갈아봤다.
"그럼.. 아까 낮의 그건..!"
무슨 상황인지 알아챘는지 둘의 입가가 실룩거렸다.
행동대장인 신아영이 내 옆에 서며 안쪽을 가리켰다.
"언니, 혹시 방구경 지금 바로 하실래요?"
"아, 아니 괜.."
"들어갈래요."
우물쭈물하는 한채아를 대신해 한희진이 강하게 말했다.
그렇게 어찌어찌 내 방에 4명이 전부 들어오게 되었다.
"와... 방 좋다. 우리랑은 완전 다르구나."
감탄을 하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 한채아.
한희진도 처음엔 신기한 듯 구경을 했지만, 주 목적이 있는지 침대 옆으로 갔다.
고개를 숙이고 쳐다본 곳은 쓰레기통. 아까 보짓물을 닦을 때 잔뜩 썼던 마른 휴지가 뒤엉켜 있었다.
한희진은 그 아래쪽을 보고 싶은지 몰래 툭툭 발로 찼다.
"야, 뭐하냐?"
"어..어? 그냥 쓰레기통이 고급져서."
"고급지긴 무슨. 콘돔 찾냐?"
정곡을 찔렸는지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볼을 살살 긁었다.
"어떻게 알았냐? 아까 그렇게 신음이 났으니까 궁금해서 그랬지."
"도둑고양이도 아니고, 네가 찾는 건 없을 거다."
"...진짜 3명이서 했냐?"
"비밀."
"부정은 안 하네?"
"몰라. 상상력을 잘 펼쳐봐."
어깨를 으쓱이자 천장에서 무언가 지지직 거렸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였다.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 9시 정각에 레이저쇼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모든 고객님께서는 남쪽, 창문이 있는 쪽을 바라보시면 멋진 풍경을 구경할 수 있사오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안내문에 레이저쇼가 있다고 본 것 같다.
약 20분 동안 진행되는 화려한 공연이니 놓치지 말라고 말이다.
"오빠. 딱 잘 됐네요. 마침 씻으려고 했는데 욕조에서 같이 보면 되겠다."
"그러게요. 거기 경치 좋던데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일부러 누구 들으라는 듯 크게 말하는 둘. 얼굴에는 부럽지라는 감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어진 신아영의 말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편의점 언니, 여기 욕조 넓은데 같이 씻으면서 볼래요? 물론 동생분도요."
"네..네!?"
태클을 걸기도 힘든 발언에 모두가 얼음이 됐다.
경악의 도가니 속에서 나는 신아영의 얼굴을 관찰했다.
또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걸까?
만취한 건 절대 아니다. 혀가 꼬이지도, 얼굴이 붉지도 않았으니.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나야 손해볼 게 전혀 없고, 자매 쪽에서도 바로 거절을 하지 않았으니까.
"당연히 수영복은 입고서요. 아무리 저라도 초면에 알몸은 부끄러워요."
"그런 말을.. 왜 하는 거죠?"
"그냥.. 여기서 만나는 오빠의 지인이기도 하고, 맛있는 고기도 주셨으니까? 온천에 왔다는 느낌으로 사이좋게 레이저쇼도 보고.. 어때요?"
두 자매는 내 눈치를 봤다. 사실 눈치를 봐야 하는 건 나인데 말이다.
수영복 차림의 4명의 미녀들한테 둘러싸여 욕조에 들어간다? 어디 옛날 황제나 했을 법한 짓이다.
나는 속으로 신아영을 응원하며 자매를 지켜봤다.
한채아랑 한희진이 눈을 마주쳤고,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친목으로 나쁘지 않죠. 그럼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문 열어둘 테니까 언제든지 들어오세요."
자매들이 나가자 나는 신아영의 팔을 찌르며 이유를 물었다.
좋은 건 좋은 거고 왜 그랬는지 궁금했기 때문. 그건 윤혜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 딱히 그 사람들 안 불러도 되잖아요. 그냥 셋이서 널널하게 욕조 사용해도 될 텐데.."
"나도 오붓하게 즐기고 싶긴 한데 궁금했어. 무엇이 오빠를 홀리게 만들었는지."
"네?"
"젖소 언니랑 금발 여자애.. 외국물 좀 먹었다고 했으니 유전자가 다르겠지?"
"그러겠죠? 아버지가 외국분이라 하셨으니까요."
"그럼 보지 조임도 다르려나? 하다못해 골격이나 피부의 질감이라도 말이야."
무언의 질문을 하는 신아영.
한채아는 모르겠고 한희진은 질 주름이 좀 더 깊고 탱탱하다.
피부는 보통 사람이랑 똑같고.
이렇게 말했다간 맞겠지. 가만히 있었다.
"가슴은 저보다 크니까 인정하는데 어디 다른 곳 몸매는 어떠나.. 한 번 보고 싶어서 불렀어요."
"아! 이럴 때 상대의 강점이나 약점을 파악하려고요?"
"그렇지. 상대를 알아야 이길 확률이 높아지니까."
뭘 이기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자신감 하나는 최고였다.
"그럼 일단.. 수영복부터 입을까?"
"네에~"
둘이 갈아입을 동안 나는 미리 화장실에 들어갔다. 욕조가 워낙 큰 탓에 물을 채우려면 오래 걸리기 때문.
몸이 나른해지는 적당한 온도로 반 정도 채우자 신아영과 윤혜윤이 안으로 들어왔다.
"마이크로 비키니는 안 입었네?"
"그걸 어떻게 입어요. 아무리 저라도 초면인데 그건 못 입어요."
"혜윤이도 하트 보지털 보여주면 다들 좋아할 텐데."
"그건 오빠한테만 보여주는 거예요!"
나는 농담을 건네며 욕조에 발을 넣었다. 그대로 벽 한쪽에 몸을 기대자 두 명은 자연스럽게 내 양쪽에 자리를 잡았다.
"오빠. 아바타 꺼내주세요."
"왜?"
"자.지.의.자."
"....뭐?"
"오빠 자지를 뱃속에 감싸면서 오빠 품에 안겨서 보는 레이저쇼...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자매 앞에서 그러고 있게?"
"네."
가끔 보면 나보다 더 변태인 것 같다. 머릿속을 열어보면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했다.
잠시 머뭇거리자 신아영이 내 목을 핥으며 졸랐다.
"빨리요. 제가 이렇게까지 상황을 만들어줬으니 상 주세요. 이제 진짜 시간 없으니까."
"저도요."
윤혜윤마저 팔짱을 끼며 졸랐다. 자매 앞에서 둘의 보지를 느끼며 레이저쇼라...
뇌에 도파민이 돌며 자지가 커지기 시작했다.
"둘 다 잠깐 나가 있어봐. 아바타 앉혀야 하니까. 그리고 티나지 않게 하는 거 알지?"
"오빠나 먼저 싸지 마세요. 보지로 꽈악 조여줄 테니까."
나는 아바타를 2개 소환해 양 옆에 앉게 했다. 푸른 것을 보자 반색을 하며 욕조로 들어오려 하는 신아영과 윤혜윤.
발가락을 담그자 바깥에서 소리가 들렸다.
"우진아? 들어갈게.."
소심한 한채아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처음 보는 그녀의 옷차림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압도적으로 크고 깊은 가슴골을 보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