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화 > 186. 이거 어때요? 꼴려요?
전혀 몰랐다? 우연? 저 말에 뭐라 대답해줘야 할까?
잠시 고민하고 있자 뒤에서 신아영이 다가왔다.
"오빠, 아는 분들이에요?"
"아.. 인사해. 내가 알바하고 있는 곳의 점장님이랑 동생..이셔."
순간 호칭을 동생님이라 할뻔했다. 소개를 하고 있자 윤혜윤도 내 옆에 섰다.
그러고 보면 두 자매들과 안면만 있지, 이렇게 직접 마주 보는 건 처음일 것이다.
찌릿.
눈에서 전류가 흐르는 것 같다.
한 차례 보이지 않는 대결 후, 신아영이 내 팔짱을 끼며 통성명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전 우진 오빠와 같은 과에 다니고 있는 22살 신아영이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21살 윤혜윤이라고 해요."
일단 초면이니 정상적으로 자기소개를 하는 둘.
이런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여자 친구'들' 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말이다.
"안녕하세요. 우진이 알바하는 곳의 점장을 맡고 있는 27살 한채아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같이 근무하고 있는 20살 한희진입니다."
각자 말이 끝나자 4명의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상대의 얼굴과 몸매를 스캔하며 방금 말한 정보를 조합하는 듯했다.
그 과정을 끝내자 이번엔 한채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진이가 주말에 펜션에 놀러 간다고는 들었는데 설마 같은 곳을 예약했을 줄이야.. 전혀 몰랐네요."
"아, 그런가요? 그런 것 치곤 오빠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요."
"저희도 막 도착해서 짐 풀고 여기서 피로 좀 풀고 있었죠. 2시간 운전했더니 허리가 아파서."
한채아는 옆구리를 주무르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덕분에 압도적으로 큰 가슴이 흔들렸다. 모두의 시선을 뺏기 충분했다.
위기를 느꼈는지 윤혜윤이 내 팔을 잡아당겼다.
"오빠, 저희도 가서 짐 풀어요. 이거 무거워요."
"맞아요. 방금 와서 쉬고 싶어요."
같은 의견을 내는 신아영. 나도 오래 운전한 탓에 피곤했으니, 이쯤에서 빠지기로 했다.
"점장님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아직 밥도 안 먹은 상태라서요."
"그래. 근데 우진아, 밖에서는 채아 누나라 부르기로 했잖아?"
찌릿.
초반부터 무섭구만. 나는 점점 세지는 압박을 느끼며 재빨리 탈출하기로 했다.
"채아 누나. 나중에 볼 수 있으면 봐요. 희진이도."
"잘 가."
"재밌게 놀고 가렴."
그렇게 자매를 뒤로 한 채 복도로 향했다. 시야에서 사라지자 신아영이 팔에 가슴을 끼며 말했다.
"오빠, 혹시 저 사람들 일부러 부른 거예요?"
약간 화가 난 목소리. 그녀 입장에선 그녀들이 방해꾼으로 느껴질 것이다.
오래전부터 즐겁게 놀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갑자기 끼어들었으니 말이다.
"아니야. 편의점 본사에서 놀러 가라고 여기 1박 티켓을 줬더라고. 그것도 몇 주 전에. 진짜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이렇게 된 거야."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긴 한데... 뭔가 마음에 안 들어요."
"맞아요. 그 젖소 점장 가슴 흔들면서 유혹이나 하고."
"아까 선글라스 끼면서 쳐다보는 거 다 티 나더라."
"오빠 몸 음흉하게 훑어보는 거 진짜.."
험담 아닌 험담. 젖소라는 말에 웃음이 터질뻔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걸 참으며 다시 귀를 기울였다.
"어차피 이 펜션은 크니까 안 마주치면 그만이에요. 언니랑 제가 독차지하면 되니까."
"그래. 진짜 쫓아온 거든 우연이든 오빠랑 놀러 온 건 우리니까."
그렇게 경찰에 연행되듯, 양팔에 가슴을 끼우며 방에 도착했다.
안에 들어가자 제일 먼저 보인 건 커다란 침대였다.
마구 뒹굴어도 바닥에 떨어지지 않을 크기.
킹사이즈가 있는 방을 골랐는데 직접 보니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 저희랑 무슨 짓을 하려고 이렇게 큰 걸 고른 거예요?"
"변태."
그건 아영이와 혜윤이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뒷일을 떠올렸는지 끈적한 목소리로 달라붙어왔다.
나는 팔을 빼고 양쪽 엉덩이를 한 짝씩 주물렀다.
"오늘 밤 잘 생각하지마."
"네에..."
나는 붉어진 둘을 보며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짐을 풀고 창문으로 바깥을 봤다.
시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울창한 숲 속. 그 아래에는 수영장과 텐트 같은 야외 시설이 존재했다.
다음으로 카운터에서 받은 안내문을 펼쳐봤다. 대충 내부 구조도랑 각종 시설의 이용시간이 적혀있었다.
"오빠 일로 와봐요. 화장실 대박인데요?"
딱 마지막 페이지를 읽자 윤혜윤이 나를 불렀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
그녀의 뒤로 가보니 절로 감탄이 튀어나왔다.
"밖이 다 보이네?"
"네. 여기 욕조도 엄청 커서 씻으면서 볼 수도 있어요."
"경치 좋다..."
3명을 넘어, 5명이 들어가도 충분한 크기의 욕조. 그 옆에는 전신 창문이 있어 바깥 풍경이 전부 보였다.
"아까 안내문 보니까 하프 미러라고 하더라."
"그거 밖에서 안쪽 안 보이는 거 맞죠?"
"응. 안에서는 보이는데, 밖에서는 안 보이는 유리창이래."
"엄청 좋네요.."
대충 방구경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자 배꼽시계가 울렸다.
휴게소에서 간식을 먹었다고는 하지만, 섹스 2번과 운전을 한 탓에 에너지 소모가 꽤나 컸던 것 같다.
"1층에 식당 있던데 거기서 뭐 좀 먹을까?"
"네. 바로 가요."
로비로 내려오니 안마 의자는 텅 비어 있었다. 혹시 자매를 마주칠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었다.
그렇게 식당에서 밥을 먹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놀 시간이다.
"뭐부터 할래? 수영?"
"흐흥.. 좋아요. 그 말 기다리고 있었다고요."
수상쩍은 미소를 짓는 신아영. 그녀는 윤혜윤한테 윙크를 날리더니 나를 밖으로 내보냈다.
"안에 있으면 안돼?"
"이런 건 짠하고 공개해야 좋다고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라도 하고 있어요."
도대체 어떤 수영복을 가져왔길래 저렇게나 감추려고 하는 걸까. 못 이기는 척 복도로 나왔다.
주위를 돌아다니고 있자 저 멀리 금발의 여자애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딱 봐도 한희진이다. 시간도 때울 겸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녕. 여기서 뭐해."
"뭐야, 오빠도 3층이야?"
"나 301호야."
"엥...?"
무표정이던 얼굴에 변화가 생겼다. 꽤나 당황한 듯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방 키를 쳐다봤다.
숫자를 몇 번이나 확인하더니 내게 카드키를 내밀었다.
"나는 302호인데? 바로 옆이네?"
"어...?"
똑같이 얼빠진 소리를 내버렸다. 사실 자매와 마주치는 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 봤자 약간의 기싸움뿐이지, 주먹다짐을 하진 않으니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허공을 봤다.
'그래도 나름 고급 펜션인데.. 방음 처리는 완벽하겠지?'
믿을 수밖에.
"진짜 어쩌다 옆방이 됐냐.. 그러고 보니 나 따라온 거 아니지?"
"절대 아니야. 해할까 미리 말하는 건데, 본사에서 준대로 온 거야. 절대 방 바꾸거나 하지 않았어."
"그렇게 말하니까 더 수상한데?"
"애초에 오빠 방이 어딘지도 모르는데 바꾸긴 뭘 바꿔."
맞는 말이다. 그리고 정확히 따지고 보면 따라온 건 나다.
본사에서 준 날짜를 보면, 내가 예약하기 훨씬 전의 티켓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갈까 말까 하다가 오빠가 간다고 하길래 호기심에 온 것도 있지만."
"따라온 것 맞네."
"그래서 싫어?"
"아니, 장난이야. 근데 여기 어떻게 왔냐? 평소에 보던 차는 없던데."
"그거 비싼 건데 어떻게 여기까지 끌고 와. 당연히 서브 차로 왔지."
"서브?"
"적당한 거 있어. 오빠가 여러 번 탔던 거는 제일 비싼 거."
하긴, 이 금수저가 차를 한 대만 가지고 있을 리가 없다.
그제야 이해가 됐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한희진이 낮은 목소리로 질문을 했다.
"근데 그 콘돔녀랑 나머지 한 명은 누구야?"
"아까 말했잖아. 같은 과 여자애."
"흐음... 이런 곳에 여자 2명을 끼고 놀러온다라.. 이상하다? 저번에는 여자친구랑 같이 간다고 하지 않았어?"
쓸데없이 기억은 좋아가지고는. 나는 이마에 딱밤을 날리며 말을 돌렸다.
"어른의 사정이 있다. 깊이 알려고 하지마."
"나도 어른인데."
"그런 게 있어."
여자친구가 2명이라고 말하면 당연히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게 뻔하다.
그건 신아영도 윤혜윤도 알고 있으니 대놓고 말하지 않을 뿐, 암묵적으로는 우리의 관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절대 말해주지 않으려는 의지를 봤는지 한희진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뭔가 더 말하고 싶은 듯한 얼굴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자기 방 앞에 섰다.
"그래 뭐 마음대로 해라. 난 들어간다."
"어. 나중에 봐."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고 3분 정도 배회하고 있자 드디어 문이 열렸다.
고개만 빼꼼 내밀며 손짓하는 윤혜윤. 따라 들어갔다.
"이 안에 뭐가 있을까요?"
둘은 발목까지 오는 목욕 가운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습. 가까이 가자 그녀들은 양팔을 옆으로 벌렸다.
몸 앞에는 기다란 끈이 묶여 있어 마치 선물 상자를 보는 것 같았다.
천천히 당기자 부드럽게 풀려갔다.
"짠!"
옷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면적.
중요한 곳을 겨우겨우 가리고 있는 천쪼가리들이 3개 있었고, 그걸 연결시켜주는 끈이 연결되어 있었다.
"오빠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뭐 살까 고민하다가 언니가 이걸 추천하길래 같이 샀어요."
마이크로 비키니라고 하던가. 다 벗은 것보단 살짝살짝 가린 게 더 야하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흥분했는지 둘 다 유두가 뽈록 튀어나와 있었다.
그 주변부에는 커다란 유륜을 가리지 못한 탓에 빨간 동그라미가 번져있었다.
가슴도 볼만했지만 아래쪽은 더했다.
하복부를 가리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딱 보지만 가릴 수 있게 제작된 수영복.
백보지인 신아영은 피부가 반사되어 눈이 부셨고, 윤혜윤은 잘 관리된 하트 보지털을 뽐내고 있었다.
자지에 반응이 왔다.
"지금 따먹어 달라고 하는 거 맞지?"
"으응... 아까 그렇게 하고 또요?"
"수영복 보고 또 커진 거예요? 짐승."
"일부러 이런 거 사온 거잖아. 틀려?"
두 허벅지 안쪽에 손을 집어넣었다. 위만큼이나 천이 없는 탓에 보짓살이 그대로 느껴졌다.
말랑말랑하고 두터운 것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기자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오빠 손놀림 너무 야해요.."
"그렇게 만지면 저 못 참는데."
입구 주변을 살살 긁자 허벅지가 조여 왔다. 더 세게 만져달라는 솔직한 반응.
"이제 놀아야되는데 이러면 시간이 아깝잖아."
"이건... 식후 운동이에요. 방금 밥 먹었으니까."
"네에. 물에 들어가기 전에 스트레칭은 꼭 해줘야 하니까...미리 하는 거죠."
얼토당토 없는 소리지만 뭐라 하기에는 이미 풀발기가 되어버렸다.
나는 습기가 남아있는 손을 빼며 침대를 가리켰다.
"올라가서 엉덩이 내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