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139화 (139/615)

< 139화 > 139. VR 기기

기억 보관이라니?

분명 설명에 했던 것을 다시 한번 즐길 수 있다고 써있긴 했는데. 진짜인 듯 했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게이지가 나왔다.

0%부터 시작된 것은 금방 100%까지 차올랐다.

[전송이 완료되었습니다. 자세한 건 메뉴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구석에 나가기 버튼이 있었지만 일단 조작법을 익히기 위해 몸을 움직여봤다.

마치 현실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과 진짜 같은 손의 모양.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메뉴로 나가봤다.

총 3개의 네모칸이 있었다.

재생, 설명서, 설정.

아주 간단한 글자들. 제일 먼저 설명서를 눌러봤다.

안녕하세요. 처음이시라면 꼭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기기의 목적은 '남의 경험을 체험해볼 수 있다.' 입니다.

재생에 들어가시면 누군가가 경험했던 것이 녹화되어 있습니다.

여러 영상 중 마음에 드는 걸 클릭하시면, 체험자는 시각, 촉각, 청각, 후각을 통해 해당 현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현실에는 아무 영향도 없으니 편하게 즐겨주세요.

짧고 명확한 설명. 물론 직접 체험해보는 게 최고일 것이다.

100번 듣는 것보단 1번 보는 게 낫다고 하니 말이다.

재생을 클릭해봤다. 오나홀에 등록된 4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중 신아영에 들어가 봤다.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엄청난 양들.

마치 야동 사이트에 들어간 것처럼 썸네일들이 쫘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가장 최신 목록에 있는 걸 재생해봤다.

잠깐 화면이 어두워지더니 눈앞을 꽉 채우며 영상이 시작됐다.

"여긴..?"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저번 주말에 갔던 모텔.

아직 카운터에 있는 초반 부분이라 중간으로 넘겼다.

"쪼옥..쪽..으하아앗..! 쪽..응흡.. 좋아해요.."

"나도..좋아해."

나와 아바타가 신아영의 양쪽 구멍을 쑤시고 있었다.

후끈한 체온과 이성을 마비시키는 듯한 야한 냄새.

그리고 실제처럼 귀에 꽂히는 신음까지.

그때로 되돌아가 다시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완전히 똑같았다.

마치 관음 모드로 지켜보는 듯한 느낌.

손을 뻗어 신아영의 가슴을 만져봤다.

물컹.

손가락을 튕겨내는 탱탱함. 감촉마저 완벽했다.

하지만 영상 속에 나와 신아영은, 지금의 내가 공기인 것처럼 완전히 무시한 채 열정적인 섹스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압도적인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단순 영상 재생이 아닌, 그 현장을 직접 느껴보며 만질 수 있는 기능.

차례대로 윤혜윤이나 한희진, 한채아를 확인해봤지만 모두 똑같았다.

마지막 둘은 자위하는 모습만 있었지만 말이다.

팔에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며 설정에 들어가 봤다.

생각보다 다양한 옵션들이 있었다.

인물 모자이크: [ON/OFF]

인물 바꾸기 : [ON/OFF]

대화 숨기기 : [ON/OFF]

영상 숨기기 :[신아영/윤혜윤/한희진/한채아]

-이 옵션들은 어플에서도 설정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 것부터 건드리며 실험을 해봤다. 인물 모자이크는 말 그대로였다.

영상에 나오는 인물의 얼굴을 못 알아보게 만드는 옵션.

인물 바꾸기는 상당히 신박했다.

사람의 체형은 그대로이지만, 머리색이나 목소리 같은 걸 다른 사람처럼 만들어주었다.

얼핏 보면 본인인 걸 눈치 못 채게 말이다.

대화 숨기기는 인물의 대화를 없애고 신음 소리만 가득 나게 해주었다.

개인정보가 새어나가지 않기 위해 만든 듯했다.

영상 숨기기는 재생 메뉴에 들어갔을 때 해당 여성의 것을 숨기는 것이었다.

제일 신기한 것은 아바타가 푸른 형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표현이 됐다는 것이다.

이 기기를 가지고 혼자 즐겨도 괜찮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제일 중요한 자지에 자극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모든 옵션을 확인하자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어플에 들어가 문의하기를 눌렀다.

-배송지를 바꿀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물건은 잘 받았는데요. 어제 구매했던 vr기기를 다른 사람한테 보내고 싶습니다.

혹시 가능할까요?

-네. 택배 상자에 넣어 밀봉한 뒤. 문 앞에 두시면 배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xx아파트 702호로 갖다 주세요. 받는 사람은 한채아로.

적당한 이유도 붙여서요.

-알겠습니다.

역시 불가능한 건 없다.

나는 vr기기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상자 안에 있던 물건들을 봤다.

먼저 신아영한테 줄 선물을 꺼내봤다.

애널 섹스를 좋아하는 그녀를 위한 관장약과 야외에서 쉽게 박기 위한 구멍 뚫린 청바지.

관장약은 20회분이 들어 있었다. 이 정도면 꽤나 오랫동안 쓸 듯했다.

두 번째로 딱 봐도 디자인이 좋은 청바지.

다만 사타구니 사이에는 아주 작은 지퍼가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절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기에, 밖에 당당하게 입고 나가도 문제는 없어 보였다.

윤혜윤한테 줄 것은 수갑과 목줄 그리고 안대였다.

앞의 2개는 길이 조정이 가능하다는 걸 빼면 별 다른 기능은 없었다.

안대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특이한 점은 눈과 귀를 한번에 막을 수 있다는 점.

안대를 쓴 윤혜윤은 상당히 꼴렸기에, 다시 한번 그 모습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한희진은 코스프레용 옷과 내 자지 모양 딜도를 주기로 했다.

당연히 이곳저곳 구멍이 뚫려있어 바로 섹스가 가능한 옷이었고.

딜도는 한채아한테 줬던 것과 똑같은 모델이다.

마지막으로 한채아한테 줄 것으론 유축기를 샀다.

마치 젖소한테 사용하는 유축기처럼 크고 진동 기능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다만 현실에서 주다가는 고소당할 게 뻔하기에, 일단 내가 가지고 있기로 했다.

"사긴 엄청 많이 샀네.."

한가득 바닥에 널린 선물들.

기회를 봐서 천천히 주기로 하며 vr기기를 상자에 넣었다.

시간은 흘러 알바 가기 직전, 택배를 놔둔 뒤 편의점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어서 와요. 우진 씨."

"안녕..하세요."

신경이 날카로워 보이는 한희진과 갈수록 색기가 넘쳐 흐르는 한채아.

가방을 내려놓고 있자 점장님이 나를 불렀다.

"아, 우진 씨. 이따가 저랑 같이 어디 좀 가줄 수 있어요?"

"네? 어디요?"

"제 사무실이랑 마트요. 살 것도 있고, 제 사무실 구조를 바꿀까 해서요."

"구조요? 제가 꼭 필요한 일인가요?"

"그 책상이랑 여러개를 옮기려고요. 우진 씨가 힘이 세니까 부탁해도 되죠?"

"물론이죠."

"고마워요. 그럼 나중에 한가할 때 부를게요."

한채아가 매장을 떠나자 카운터에 서서 손님을 기다렸다.

옆을 보니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한희진이 있었다.

"왜 이렇게 무서운 표정으로 있어요. 오던 손님도 도망가게."

"오면 표정 풀 거예요."

"...요즘 신경이 많이 날카로운 것 같네요?"

"요오즘? 요오즘이요? 며칠 만에 봤으면서. 최근에 저 봤어요?"

"아니, 저번 주에도 그랬으니까 그렇게 말한 거죠."

단어 선택을 잘 해야할 것 같다.

극도로 민감한지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기세였다.

"무슨 일 있어요?"

"그쪽이랑 상관없으니까 신경 끄세요."

"그래도 속에 있는 걸 풀어 놓으면 한결 편해지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한텐 비밀로 할게요."

한희진은 내 말에 혹했는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기를 잠시. 툭 던지듯 얘기를 시작했다.

"요즘 취미 생활을 아예 못해서 스트레스가 안 풀려요."

"바빠서요?"

"...그건 말 못하고. 그냥 여러가지가 겹쳐서 애매해졌어요."

더 이상의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기에 말을 멈췄다.

그러자 한희진은 반대쪽을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주 작아서 집중해야 겨우 들릴만한 크기였다.

"요즘 언니 잠도 늦게 자니까 방송도 못하는데, 그 새끼는 이상한 조건으로 깔짝거리기나 하고. 하.."

자위 금지령을 내린 지 아직 3일밖에 안 됐는데 저렇게나 스트레스를 받다니.

쟤도 어지간히 자위 중독인 것 같다.

게다가 자위하고 싶으면 메시지를 보내라고 했는데.

억지로 참는 건가?

집중 판매를 끝내고 쉬고 있다 보니 전화가 걸려왔다. 한채아였다.

"여보세요?"

"우진 씨. 가게 옆에 주자창 어딨는지 아세요?"

"네."

"그쪽으로 나와주실래요? 희진이한테는 말해놨으니까 그냥 나오시면 돼요."

"바로 나갈게요."

전화를 끊고 한희진을 쳐다보자 손을 살살 흔들고 있었다.

"언니한테 이미 들었어요. 오늘 짐꾼 필요하니까 좀 쓴다고요."

"그것 참 좋은 단어네요."

"사실인데요. 잘 갔다 오세요."

"네에."

주차장으로 향했다.

상가 사람들만 이용을 할 수 있는지, 20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작은 공간.

가운데에 들어가 그녀를 찾으려고 했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해볼까 하고 핸드폰을 드는 순간. 옆에 있던 차에서 내부등이 켜졌다.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미인. 점장님이 타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조수석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녀의 냄새가 확 풍겨왔다.

"바쁜데 불러내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놀러 가는 것 같아 색다른 느낌인데요."

"그래요? 오늘은 개인적인 일이랑 매장일 둘 다 있는데, 우진 씨가 힘이 좋아 보여서 불렀어요."

"저는 상관 없어요. 맡겨주세요."

"좋아요. 그럼 출발할게요."

중후한 배기음을 내며 출발했다.

그녀가 운전에 집중을 하는 사이 곁눈질로 옆을 봤다.

가뜩이나 커다란 가슴인데 그 사이를 푹 누르고 있는 벨트.

덕분에 옷 위로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며 시선을 빼앗았다.

차가 흔들릴 때마다 살짝씩 흔들렸기에 집중을 하다 보니, 어느새 마트에 도착을 했다.

"근데 뭘 사러 온 거에요?"

"커튼이랑 식탁보랑.. 매장에 쓸 바구니 같은 거요."

"간단하네요."

"걱정 마세요. 힘쓸 일은 따로 있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의미로 들릴 수 있는 말.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자 그녀는 내 팔을 찌르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거 디자인은 어때요?"

"예쁜데요? 가격도 착하고."

"음..일단 후보로 둘게요."

밤중에 데이트 나온 부부 같이. 우린 딱 붙어 다니며 쇼핑을 했다.

그렇게 목적했던 물건을 다 고른 뒤, 차에 타고 1호점으로 향했다.

"요즘 희진이 어떤가요?"

운전 중에 무심코 질문을 하는 한채아.

나는 제일 무난한 대답을 골라 했다.

"그냥 평소랑 똑같은데요."

"음.. 요새 희진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예민한 상태라 걱정되네요."

"곧 풀리겠죠. 걱정 마세요."

"언니로서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한채아가 눈치챌 정도로 바뀌었나 보다.

나는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몰래 핸드폰을 들었다.

-tprtmgkrhtlvdj32 : 지금 혼자 있지?

-han_zazi123 : 어.

바로 답장이 왔다.

물론 핸드폰을 보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지만, 밀당이란 게 전혀 없었다.

일부러 늦게 보거나 그런 거 말이다.

-tprtmgkrhtlvdj32 : 3일 동안 심심했지?

-han_zazi123 : 아니? 너 없어서 아주 평화로웠는데?

-tprtmgkrhtlvdj32 : 아닌 거 같은데. 어쨌든 가슴 사진 보내봐. 지금 당장.

-han_zazi123 : 지금 손님 있어.

-tprtmgkrhtlvdj32 : 그럼 5분 내로. 창고 말고 카운터에서 가슴 찍어서 올려.

미션을 하나 주고 핸드폰을 끄려고 하는 순간.

진동이 울렸다.

[xx아파트 702호로 배송이 완료되었습니다.]

그새 가져간 건가.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운전하고 있는 한채아를 봤다.

이따 문앞에 있는 vr 기기를 보고 무슨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됐다.

오늘 밤은 상당히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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