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화 > 129. 거대한 딜도
[박우진 님께서 주문하신 택배가 금일 오후에 배달될 예정입니다.]
시키자마자 바로 배송 문자가 날아왔다.
지금은 새벽이니 금일이라 표현한 것 같은데.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속도였다.
무슨 구조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오후면 한채아는 퇴근 후에 물건을 받을 것이고, 그때부터 관음 모드로 지켜보면 되니 타이밍도 괜찮았다.
나는 주문 내역을 한번 더 확인한 다음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다음날.
방학 동안 뭘 할지 인터넷을 뒤지고 있자 까톡이 울렸다.
-신아영 : 오빠. 혹시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요?
그러고 보니 데이트 코스 같이 짜자고 했었지.
까먹은 건 아니지만, 처음이다 보니 어떤 걸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아 고민 중이었다.
일단 인터넷에서 본대로 제일 무난한 답변을 했다.
-박우진 : 음..영화 보고 카페 가고 저녁엔 공원에서 산책하고 어때?
-신아영 : 그거 인터넷에서 본 거 그대로 말한 거죠?
역시나 단번에 알아채는 신아영.
채팅이라 느껴지지 않지만 아마 엄청 웃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신아영 : 전 오빠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긴 한데요. 그래도 첫 데이트니 기억에 남아야 하지 않겠어요?
-박우진 : 그렇지?
-신아영 : 제가 괜찮은 곳 알고 있는데 어때요?
-박우진 : 그래. 거기로 가자. 나중에 장소랑 시간 알려줘.
-신아영 : 네에~그래요. 그보다 지금 뭐하고 있었어요?
-박우진 : 그냥 인터넷 뒤적거리고 있었지. 아영이는?
-신아영 : 저도 뭐. 알바나 할까 생각 중이었어요.
-박우진 :알바?
-신아영 : 네. 잠시만요.
채팅은 답답했는지 전화가 걸려왔다.
그렇게 30분 정도 대화를 나누었고, 나중에 또 하기로 하며 통화를 끊었다.
시간은 흘러 편의점 내부.
오늘의 한희진은 뭔가 더 조용한 느낌이었다.
평소에도 핸드폰을 하느라 조용하긴 했지만 특히 지금은 더했다.
끊기지 않고 재생됐던 영상이나 계속 손을 움직였던 인터넷 검색.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대신 화면을 껐다켰다를 연신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사람같이 말이다.
'설마 오늘 아무것도 안 시켰다고 저러는 건 아니지?'
바로 고개를 저었다.
행복 회로를 최대로 돌렸다지만 이건 너무 나간 것 같았다.
아마 어제 심한 짓을 당하고 멘탈이 조금 흔들린 게 아닐까. 그렇게 예상을 하며 더 이상 건드리지 않았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있자 한채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제와 같은 가방과 한층 더 농익은 얼굴. 오늘도 신나게 자위를 하고 온 게 틀림없다.
"자! 다들 퇴근해요. 오래 기다렸죠?"
"고생하셨어요. 요즘 점장님 얼굴 보기가 힘드네요."
"보고서 작성은 다 끝냈으니, 다음 주부터는 여기 있는 시간이 늘어날 거예요. 저 보고 싶었어요?"
"당연하죠. 아까도 1호점에 일찍 가셔서 못 봤잖아요."
"어머어머. 또 그런다.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고마워요."
한채아는 내 어깨를 손으로 툭 치며 웃었다.
나는 가슴이 크게 흔들리는 걸 훔쳐보며 가방을 챙겼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는 이미 날라온 상태이고.
한채아의 반응을 지켜 볼 생각에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럼 다음 주에 봐요!"
"넵. 안녕히 가세요. 희진 씨도 잘 가요."
"네.. 고생했어요."
작별 인사를 마치고 서둘러 집에 왔다.
대충 정리를 하고 대형 오나홀을 가져와 침대에 앉았다.
"흐응.. 흥.."
타이밍이 죽여줬다.
주차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인지, 자매는 엘리베이터에 안에 있었다.
한채아는 차키를 돌리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한희진은 조용히 led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띠링 7층입니다.
밖으로 나오자 그녀들의 보금자리 앞에 길쭉한 상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키보드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
내 자지가 20cm이니 여유 공간을 생각하면 딱 적당했다.
"희진아 혹시 택배 시켰니?"
"응? 아니 나 시킨 거 없는데."
"그럼 뭐지? 옆집 껀가..?"
한채아는 가까이 다가가 택배를 들었다. 이어 복도등에 의지하며 송장을 읽었다.
"음...발신인은 이상한 회사에..수신자는 나? 뭐지.."
"혹시 택배 시키고 까먹은 거 아니야?"
"아니야. 최근 아예 주문한 게 없어."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일단 들어가자. 받는 사람도 언니인데 뭐 어때. 잘못 온 것도 아닌 거 같은데."
"그래. 뭐 어디 사은품 같은 거 당첨됐을 수도 있지."
한채아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집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그녀는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샤워를 하러 화장실에 갔다.
드르륵.
붉어진 알몸에 고급스러운 가운을 입은 한채아.
양쪽으로 살짝 처진 가슴 때문인지 사이의 골짜기가 상당히 눈에 띄었다.
그녀는 머리를 뒤로 묶으며 상자에 다가갔다.
"뭘까.. 본사에서 보낸 선물인가?"
테이프를 뜯어내자 내용물이 등장했다.
예쁜 플라스틱 커버에 끼워져 있는 내 자지 모양 딜도.
서비스인지 불알도 달려있었다.
그녀는 그걸 보자마자 손을 멈췄다.
"꺄악..이게 무슨..!"
내가 봐도 그로테스크한 외형이었다.
완전 풀발기한 형태라, 잘 펴진 귀두부터 울긋불긋한 힘줄.
그뿐만이 아니었다.
색깔마저 살색과 빨간색으로 똑같이 재현되어 있었다.
내 자지를 뽑아 그대로 갖다 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한채아는 한참을 바라보더니 손을 천천히 내렸다.
딜도에 흥미가 생긴 건가 싶었지만, 플라스틱 커버를 지나쳐 바닥을 향했다.
"이건 뭐지? 이벤트..당첨?"
맨 아래에 깔려있는 화려한 종이.
그녀는 가슴 높이까지 꺼내 들더니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한채아 고객님. 저번에 구매하셨던 '저소음 절정지옥 더블 로터' 의 이벤트에 당첨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갑작스레 놀라셨죠? 사실 저희가.."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최근에 구매했던 로터로 인해 이벤트에 당첨되었고, 그 사은품으로 딜도가 발송되었다.
이것 참. 무선 연결 오나홀의 회사가 잔꾀를 많이 쓴 모양이다.
덕분에 그녀는 별 다른 의심 없이 완전히 그 내용을 믿는 눈치였다.
"하아..이거 사용 못하는데.. 왜 이런 걸 보내서. 그보다 너무 큰데 어떻게 버리지.."
한채아는 안내문을 내려놓고 상자 안을 한참 바라봤다.
그러더니 호기심이 동했는지 플라스틱 커버를 밖으로 꺼냈다.
잔뜩 커진 눈으로 딜도를 위아래로 쓰다듬기를 몇 번.
360도 회전시키며 외형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와아...이런 게 들어가는 거야..? 찢어질 거 같은데.. 게다가 이 힘줄 너무 리얼하잖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손가락 끝과 끝이 맞닿지 않는 두께와 두 주먹을 모아도 튀어나오는 귀두.
스펙 확인이 끝나자 그녀는 자신의 하체로 가져갔다.
방금 샤워를 한 터라 물기가 남아있는 보지에, 딜도를 대고 아주 살짝 힘을 줬다.
"흐읏..!"
바로 얼굴을 찌푸리며 빼내는 한채아.
실제로 넣을 생각은 없었는지 0.5cm만 맛보기로 해본 것 같다.
"이걸 진짜 넣는 사람이 있다고? 과하게 큰데.."
그녀는 다시 얼굴 앞으로 가져오더니 혀를 내밀었다.
여자의 본능인지 호기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채아가 딜도를 핥는 모습은 상당히 야했다.
입놀림은 신아영과 윤혜윤에 비하면 턱없이 어색했지만. 처음이라는 그 느낌이 더 설레게 만들었다.
"응흡.. 읍.. 입에도 안 들어가고.. 그래도 수요가 있으니까 이런 걸 만들어낸 거겠지?"
침범벅이 된 귀두.
그녀는 흐르는 물에 잘 씻더니 다시 플라스틱 상자에 집어넣었다.
"그래도 상품으로 받았는데 버리기에는..조금 그렇겠지? 게다가 이렇게 큰 걸 어떻게 몰래 버려."
스스로를 달래며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뒀다. 그제야 한채아는 한숨을 쉬며 시계를 봤다.
그새 흘러버린 20분. 그녀는 깜짝 놀라며 가운을 벗었다.
"벌써 시간이 저렇게? 빨리 말리고 자야겠다. 내일도 일 나가야 하니까.."
드라이기를 대충 흔들고는 침대로 들어간 한채아.
오늘도 알몸으로 자려는 모양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관음 모드를 종료했다.
솔직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내 자지 딜도를 보고 부러뜨리거나 나쁜 평가는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첫인상만 괜찮으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기회는 언제든지 있으니 말이다.
나는 기지개를 켜며 신아영한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3번도 채 가기 전, 맑고 들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응. 오빠."
"장소랑 시간 정했어?"
"정하긴 했는데 혹시 내일 괜찮아요? 당장 몇 시간 뒤라 부담되면 일요일로 밀어도 되고요."
"아니야. 방학인데 할 게 뭐가 있어. 내일 만나자."
"그럼 xx역에서 11시 어때요?"
"꼭 그럴 필요가 있나? 서로 가까우니까 여기서 만나서 가도 되잖아."
"에이, 그럼 데이트의 맛이 안 나죠. 이런 건 만남 장소에서 딱 마주치는 그런 감성이 있다고요."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미리 만나는 것보단,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 설렘.
물론 만화에서 봤던 내용이다.
"뭔진 알 것 같다. 그럼 내일 보자. 방금 알바 갔다 와서 일찍 자야 될 것 같거든."
"응. 고생했어요. 내일 데이트 멋지게 입고 와요. 저도 힘 빡줄 테니까."
"알았어. 내일 봐."
"네에~"
어김없이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끊어졌다.
진짜 뽀뽀를 받은 듯한 리얼한 소리. 나는 괜스레 볼을 만지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양치질을 하고 잘 준비를 하고 있자 대형 오나홀이 보였다.
치우는 걸 깜빡했다.
원래 자리에 갖다 두기 위해 손을 대자 무언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떨리고 있는 하복부와 커져 있는 클리토리스. 게다가 보지 구멍이 약간 벌어져 있었다.
'이거 설마..'
지금은 한채아와 연결되어 있을 테고. 저 상태라면..
잠이 다 깨버렸다. 바로 관음 모드를 사용했다.
"응흐으...흐하앙..! 앗.."
달콤한 신음이 귀에 꽂혔다.
그와 함께 들려오는 미세한 진동 소리.
이불 안으로 시점을 변경하자 엄청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왼손은 클리토리스에 로터를 고정시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커다란 딜도가 들려있었다.
"하으으.. 이거 찌르는 거어.. 생각보다.."
녹은 얼굴부터 흔들리는 가슴까지. 모든 게 꼴렸지만 내 눈은 아래쪽에 고정되어 있었다.
보지 입구에 딜도를 톡톡 찔러대고 있는 한채아의 손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