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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92화 (92/615)

< 92화 > 092. 패배자위

눈을 크게 뜨고 있는 표정이 되게 귀엽긴 한데.

저렇게 대놓고 놀라고 있으니 보는 내가 다 부끄러워졌다.

주변 지역에서 가장 예쁘기로 소문난 신아영이 눈앞에 있으니 이해는 하지만 말이다.

"아..!"

이러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먼저 말을 꺼냈다.

"저기, 안 나오실 거예요?"

"네? 아, 네! 죄송합니다. 실례했어요!"

정신을 차린 윤혜윤은 재빠르게 우리가 나왔던 복도 쪽으로 뛰쳐나갔다.

그걸 유심히 지켜보던 신아영이 엘리베이터를 타며 말했다.

"아까 옆집 중 한쪽은 사람이 안 산다고 했으니, 아까 저 여성분이 이웃인가요?"

왼쪽에는 1~3호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4~6호가 있었기에 쉽게 추론이 가능했을 것이다.

게다가 방금 세게 닫힌 문 소리의 방향으로 그 생각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네. 맞아요. 영문학과 2학년이에요."

"흐음..헬스장을 같이 다니는 좋은 옆집 친구분이 저렇게 예쁜 사람이라니.. 전혀 몰랐네요."

"그거야..남자라고는 말을 안 했으니까요."

"그렇긴 하네요. 그럼 나중에 봐요. 주말 동안 즐거웠어요."

"넵. 들어가면 까톡 하나 남겨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엘리베이터가 닫혔다.

나는 led에 써진 숫자가 1이 될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야 등을 돌렸다.

집에 들어가기 전 옆집을 흘끗 쳐다보니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둘이 마주칠 줄은 몰랐는데.

상황이 복잡해진 듯 하다.

일단 윤혜윤도 방금 집에 들어갔으니 좀 더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녀가 어떤 생각 하고 있을지 눈에 보였기에, 그리고 사이가 나빠지고 싶지 않았기에.

*

"하악...하악.."

문을 닫자마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신발을 벗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아까 봤던 얼굴을 떠올렸다.

방금 우진 씨 옆에 있던 여자.

신아영 맞지?

멀리서 몇 번 보기는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옆에만 있어도 괜히 위축되고 쪼그라드는 느낌.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게 있으면 바로 저런 사람을 말하는 거 같았다.

그래도 나랑은 연관이 없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니까.

별생각 없이 살아왔는데 왜 여기서 나오는 거지?

설마 어젯밤에 들렸던 신음 소리의 정체가 신아영이라고..?

그럼 우진 씨랑 신아영이 섹스를...그것도 밤새.

온갖 상상을 하고 있다 보니 옆집 문이 닫혔다.

그 소리에 정신을 돌아와 신발을 벗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하아... 이걸 언제 다 치우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머릿속보다 더 엉망인 방 내부.

흐트러진 침대 시트와 뭉쳐진 휴지들은 기본.

하얀 애액이 말라붙은 딜도들과 로터, 쓰러진 러브젤과 저주파 마사지기까지.

그동안 샀던 성인용품들이 총집합해 있었다.

잠깐 급한 일이 생겨 일어나자마자 옷을 입고 나갔기 때문에.

방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었는데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하나씩 정리하기로 하며 먼저 딜도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커다란 것과 평균 크기를 하고 있는 두 딜도.

흐르는 물에 위아래로 문지르고 있자 괜히 또 야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다 옆집 때문이야..밤새도록 할 줄은 몰랐는데...근데 진짜 한 건가..? "

믿기지는 않았지만 어제의 그 소리가 충분히 증명을 해주었다.

그래도 혹시나..만에 하나라도 오해일 수가 있으니.

전날 밤을 한번 떠올려보기로 했다.

때는 새벽 2시가 좀 넘은 시점.

기말고사가 보름 정도 남았기에 공부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영어 듣기를 끝내고, 이어폰을 빼자 갑자기 여자 신음이 작게 들렸다.

"하아아악.."

여기 원룸은 방음이 잘 되었기에 아주 가끔씩 이런 소리가 났었다.

다만 시끄러운 정도도 아니었고, 주말 밤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다.

아마 윗집이나 아랫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빨리 끝내주길 바라며 다시 이어폰을 꼈다.

30분 뒤.

슬슬 졸리기도 하고, 아까의 그 소리가 신경 쓰여 집중이 되질 않았다.

나머지는 내일 이어서 하기로 하며 스탠드 불을 껐다.

"끄하아앙..끄흐읏!"

여전히 들리고 있는 신음.

어지간히 남자의 힘이 좋은 것 같았다.

힘이라 하니 순간 우진 씨가 떠올랐다.

몇 번을 해도 계속 발기를 유지하던 커다란 자지.

그 모습을 생각하자 아래쪽이 살짝 찡했다.

나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마지막으로 섹스를 했던 날짜를 확인해봤다.

달력을 보니 정확히 일주일 전.

이 정도면 많이 참았으니 내일 한번 꼬셔볼까 생각을 했다.

저번엔 영화를 같이 보자고 했으니..이번엔 뭐라고 할까?

신나게 계획을 짜고 있자 또다시 신음이 귀를 파고 들어왔다.

"흐아아앙..좀 더어.."

얼마나 기분이 좋으면 저렇게 크고 높은 톤의 목소리를 낼까.

그냥 자려고 했는데 저런 걸 들어버리니 괜히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딱..한 번만 하고 잘까? 자기 전에 하면 잠도 잘 오고..내일은 진짜로 할 거니까."

서랍에서 딜도와 러브젤을 꺼내 침대에 누웠다.

빠르게 옷을 벗고 클리와 가슴을 애무하니 간질간질한 느낌이 났다.

서서히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지만, 아직 조금 부족했다.

"하앙..좋긴 한데. 그래도 역시 남이 만져주는 게 훨씬 더.."

"흐으으응! 너무 깊어엇.."

슬슬 딜도를 넣을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더 큰 목소리가 들렸다.

이쯤 되면 성욕보다는 호기심이 더 앞섰다.

도대체 어디서, 누가 이렇게 오랫동안 격렬하게 섹스를 하는 걸까?

거의 40분이 지난 것 같은데 쉬지 않고 계속하다니.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위치를 옮겨가며 소리의 진원지를 찾기 시작했다.

"하앙! 흐읏..!"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옆방.

내가 복도의 끝자리이니 옆방이라 하면 단 하나밖에 없었다.

"설마..우진 씨 야동을 스피커로 틀고 자버린 건 아니지? 소리가 다 들린다고 톡이나 보내볼까?"

혹시라도 톡을 보냈다가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되어.

그대로 해버린다면..?

행복 회로를 풀로 가동하며 최대한 벽에다 귀를 붙였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어 톡을 보내려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신음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끼익끼익 거리는 침대 소리.

혼자서 저렇게까지 할 리는 없는데..

설마 여자..?

한 가지 가능성에, 물을 끼얹은 듯 머리가 차가워졌다.

일주일 사이에 여자친구가 생겨버린 건가?

어느새? 그동안 나랑 했던 건 뭐야?

혹시 마지막으로 했던 섹스가..기분 안 좋았던 거야?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

물론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가 아닌, 몸만 즐기는 관계였기에.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벌써 이렇게 되어버릴 줄은 전혀 몰랐다.

"거기잇..끄하앙!"

계속 이어지는 남녀의 뜨거운 정사를 듣고 있으니 씁쓸했다.

내일 우진 씨를 꼬시려 했던 생각은 싹 지워버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열린 서랍을 봤다.

그중 제일 눈에 띄는 건 저번에 쓰고 남은 콘돔 1개.

무슨 소설에서 보던 사망 플레그 같았다.

전쟁터에 가는 남자한테 손수건을 주며, 꼭 돌려주러 오라는 그런 거.

오늘은 그냥 일찍 자버리고 잊어버리기로 했다.

내일이면 진짜 옆집 이웃처럼 대해야 하니.

근데 그럴 수가 있을까?

"흐으으으..! 조하아..보지 더어.."

침대에 누워도 소리는 끊기지 않았다.

다른 집이었으면 당장 찾아가서 뭐라고 했을 테지만.

아는 사람이 내는 거니 항의를 하기도 미안했고.

찾아갔다가 안쪽의 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기도 했다.

"언제 끝나는 거야..우진 씨 정력이 되게 좋긴 했는데. 자지도 크고. 그러니까 저렇게나 신음을 지르지."

약점을 한 번에 긁어주어 순식간에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주는 자지.

정력도 강하고, 몸도 좋고, 얼굴도 나쁘지 않고.

솔직히 여자 친구가 생길만한 조건은 다 가지고 있었다.

"저 여자는 이제 매일 저런 걸 느끼겠지... 나도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해보고 싶다.."

그냥 자려고 했지만, 다시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일 하지도 못할 텐데.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자위나 해버리자.

눈을 감고 몸을 전체적으로 살살 훑으니 닭살이 돋았다.

유두를 양손으로 만지니 이미 딱딱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으흣..윽..! 흐으으.."

아래가 젖어오는 느낌이 나자 다리를 M자로 벌렸다.

그리고 옆에 두었던 커다란 딜도를 천천히 삽입했다.

"으흐으응..크다아..♡"

참는 게 기분 좋다고 한 걸 인터넷에서 본 뒤로, 일주일 동안 자위를 하지 않고 참았다.

덕분에 1/3 정도만 들어온 것 같은데도 허벅지가 벌써 떨려왔다.

딜도로 이 정도인데, 우진 씨의 자지로 쑤셔진다면 더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딜도를 움직이니 바로 느낌이 와버렸다.

퓨수우우...퓨수..

"하아아악..♡ 흐읏..흡!"

조수를 내뿜으며 가버렸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나오는 신음 소리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해 보이는 절정이었다.

더 기분 좋아지고 싶어.

이대로는 부족해.

성욕을 막고 있던 둑이 터지자 더 이상 자제할 수가 없었다.

이번엔 로터를 가져와 클리에 갖다 댔다.

동시에 딜도를 쑤셔 2번을 더 가버렸다.

"으하아아악♡ 보지가..타버릴 것 같아핫..♡"

허리가 절로 뜨며 신음이 마구 흘러나왔다.

엉덩이 아래는 축축해진 지 오래.

하지만 아까보다 더 기분 좋게 소리 지르고 있는 옆집의 여자에 비하면.

아직 쾌감의 정도에서 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저주파 마사지기를 가져와 가슴에 붙이고 전원을 켰다.

순간 온몸에 느껴지는 진동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끄흐으응♡ 으흐읍..! 끄핫..♡ 하으흡!"

그렇게 옆집이랑 누가 더 기분이 좋은지 대결을 하는듯한 시간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끝없이 절정을 느껴도 뭔가가 부족했다.

섹스의 참맛을 알아버린 내 몸은.

이런 장난감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고, 살이 맞닿으며, 커다란 손이 허리를 꽉 잡고 보지에 박는.

무엇보다 다음을 예상할 수 없는 상대의 움직임.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 괴리감을 채우기 위해 정신없이 자위를 했다.

시간이 지나 어느새 눈앞이 밝아지고.

동이 튼 걸 눈치 재자 옆집에서도 신음 소리가 줄어들어 있었다.

다시 조용해진 방안 속에서 나는 자위 기구들을 몸에서 떼어냈다.

몇 시간 동안 했는지도, 몇 번을 가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자지가 아니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우진 씨의 자지였지만,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저 매일 저런 쾌락을 즐길 수 있는 여자 친구가 부러울 뿐.

갑자기 팍 식는 분위기에 이불을 끝까지 끌어올렸다.

행위가 끝나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도, 말없이 같이 누워있는 것도.

이런 걸로는 안돼.

그런 생각 속에 천천히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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