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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80화 (80/615)

< 80화 > 080. 비상비상

위이이잉...위이이잉...

계속되는 진동소리에 잠이 깼다.

그건 내 옆 자고 있던 신아영도 마찬가지인지, 피곤한 눈을 비비며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확 눈에 띌 정도로 번져있었다.

"여보세요. 응..? 왜?"

그녀가 전화를 받고, 그 너머로 누가 말하는 게  들렸다.

통화가 진행될수록 신아영의 얼굴은 점점 당황으로 물들었다.

"미..미안 당장 갈게!"

급하게 전화를 끊은 그녀는 침대에서 빠르게 일어났다.

그리고 나를 보며 말을 했다.

"유..유령 씨. 저 먼저 나가볼게요. 조별 모임 있는 시간이 한참 지나서요. 편하실 때 돌아가세요. 미안해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나는 알몸 상태인 신아영의 옆모습을 구경하다, 문뜩 익숙한 단어가 들리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별 모임?

시간이 지나..?

나는 아직 멍한 머리를 최대한 회전시키며 두 단어를 연관시켰다.

천천히 신아영이 했던 말을 곱씹어 보기를 잠시.

머리에 번개가 콰르릉 치며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20분.

늦어도 한참 늦은 시간이었다.

심지어 늦는다고 아무 말도 안 했으니 그 심각성은 더 증가한 상황이었다.

나는 재빨리 오나홀에서 몸을 뗐다.

베개 옆에 두었던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와 까톡이 잔뜩 도착해있었다.

좆됐음을 느끼며 일단 단톡에 들어가 봤다.

-장민혁 : 형 지금 어디예요?

-장민혁 : 오늘 모임 있는데 까먹으신 거 아니죠?

-서아린 : 아영아~ 1시 넘었는데 어디야? 오고 있어?

-서아린 : 아영아??? 조장님~??

-신아영 : 정말 죄송해요. 늦잠을 자버려서 지금 바로 갈게요.

신아영이 지금 막 메시지를 쳤다.

나도 빠르게 타자를 치며 생존 신고를 했다.

-박우진 :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방금 일어나서요. 당장 출발하겠습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고 캡모자를 썼다.

평소엔 잘 쓰지 않았지만, 머리가 산발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풀이랑 공책을 대충 가방에 쑤셔 넣고 나는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카페로 가는 도중,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신아영이 내 자지에 키스를 하고 난 뒤.

새벽 3시가 넘었다 보니,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같이 집까지 돌아가 주었다.

먼저 앞서가던 신아영은 스트레스가 다 풀린 듯, 매우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그런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뒤따라 가고 있자 그녀가 뒤를 돌아봤다.

"빨리 와요. 힘들 텐데 얼른 가서 자요."

가까이 다가오더니 팔짱을 꼈다.

그리고 앞으로 잡아당기며 재촉을 했다.

아직도 이런 힘이 남아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팔꿈치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가슴을 느끼다 보니, 어느새 거의 다 도착을 했다.

신아영의 자취방에서 약 50m 정도 떨어진 곳.

빨리 돌아가려고 하자 신아영이 나를 불러 세웠다.

"유령 씨. 잠깐 여기로 와볼래요?"

고개를 돌리자 빛이 없는, 좁은 골목길이 있었다.

설마 한번 더 하는 건가 싶어 긴장을 하며 들어갔다.

"이것 좀 받아주세요. 그리고 누가 오는지도 봐주세요."

나에게 딜도와 핸드폰을 건네주더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여전히 커져있는 유두를 보니 아직 흥분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집까지 전라로 돌아가 볼게요. 오늘 이대로 마무리하기는 아쉬워서요."

입고 있던 옷까지 건네받자, 자유롭게 된 신아영은 골목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좌우로 사람이 있나 없나 확인하더니, 곧 앞으로 한 발짝 내딛었다.

어두운 길가 속에 밝은 가로등 빛이 새하얀 알몸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녀는 긴장한 듯 다리를 살짝 떨며 그 아래까지 걸어갔다.

"하아... 하아아..♡"

마치 무대에서 소프트라이트를 받은 여배우 같았다.

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스트레칭을 시작하더니, 나를 보며 부탁을 했다.

"저..유령 씨. 사진 좀 찍어줄래요? 한 번쯤은 이런 거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말하고는 왼손으로 눈을 가리고 오른손을 들어 V를 했다.

그것만으로도 자지가 터질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추가로 살짝 혀를 내밀고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누가 볼까 서둘러 사진을 찍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나오게, 천천히 위치를 바꿔가며 여러 번을.

찰칵 소리가 멈추자 신아영은 다른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상체를 숙이고 손으로 엉덩이를 벌려 뒤로 내밀었다.

보지와 애널이 뻐끔거리는 게 전부 보였다.

다시 사진을 찍고 여러 자세를 더 한 다음에야, 신아영은 내게 다가왔다.

"다 찍었어요? 빨리 돌아가요. 그건 나중에 확인해 보고요."

이제야 부끄러움을 느낀 듯,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여전히 알몸인 채로 말이다.

계단을 오르고 방으로 들어올 때까지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았다.

딱 문이 닫히자 온몸에 힘이 빠졌다.

나는 손에 든 걸 책상 위에 올려두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신아영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금방 나와 내 옆에 다가왔다.

미세하게 비누 냄새가 나는 걸 보니 간단하게 씻은 모양이었다.

"피곤하죠? 얼른 주무세요. 오늘 고생했어요."

그녀도 침대에 누우며, 내 배 위에 손을 올려두었다.

기분 좋은 체온과 촉감을 느끼며 눈을 감자, 신아영이 옆에서 속삭였다.

"유령 씨. 그거 알아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꿀이 떨어지는 눈빛.

신아영은 뒷말을 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나를 쳐다봤다.

"좋아해요."

슬슬 눈이 감길 무렵.

강렬한 한 마디가 귀에 파고들었다.

잘못 들은 건가 싶어 그녀를 쳐다봤지만, 이미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고 있었다.

덕분에 심장이 쿵쿵 뛰는 걸 진정시키기 위해, 나는 더 늦게 잠이 들었다.

아마 체감상 4시는 넘었을 것 같았다.

"하아..하아.."

기억이 완벽하게 떠오르자 눈앞에 카페가 보였다.

쉬지 않고 뛰어온 탓에 숨이 찼다.

카페 손잡이를 딱 잡는 순간.

옆에서 누가 손잡이를 같이 잡고 밀었다.

옆을 보니 나랑 똑같이 캡모자를 쓰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신아영이 있었다.

아침에 봤던 쌩얼 그대로인 걸 보니 바로 뛰쳐나온 듯했다.

"안녕..하세요."

"헤엑..헤엑..조장님도..지각?"

"네. 저도 오늘 조별 모임이 있다는 걸 까먹어서요. 늦잠을 자버렸네요."

"저랑 똑같네요..하아..얼른 들어가요."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 장민혁과 서아린이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 그들의 옆으로 갔다.

"죄송해요. 시간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늦잠을 자서.."

"아니에요! 괜찮아요. 둘 다 일부러 안 오거나 하는 사람이 아닌 걸 알고 있으니까요.

"저도 괜찮아요.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화난 기색은 없었다.

친절한 배려에 나는 땀을 닦으며 장민혁 옆에 앉았다.

자연스럽게 신아영은 서아린 옆에 앉았고, 나랑 마주 보게 되었다.

"일단 땀 좀 식히세요. 커피는 늘 먹던 걸로 저희가 사 올게요."

장민혁과 서아린이 카운터로 나가자, 신아영도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아, 네.

잠시 후, 우린 모두 모일 수 있었다.

가만히 시원한 에어컨 공기를 쐬고 있자, 서아린이 먼저 질문을 했다.

"근데 둘이 동시에 왔네요? 뭐라도 같이 했어요? 모자 쓴 것도 똑같고."

"아니요. 저희도 문 앞에서 만났어요."

"음..그런가요. 그럼 아영이는 뭐하다 늦은 거야? 다크서클이 엄청 심한데?"

따지는 게 아닌, 순수하게 궁금해서 묻는 말투였다.

"어제..늦게 자서.. 미안해. 일요일이다 보니까 모임이 있는 걸 깜빡했어."

"음..그렇구나. 그럼 조장님은요?"

"저는 어제 모기를 잡다 늦게 잠들었어요. 중간에 계속 깬 것도 있고요."

그럴듯하게 변명을 했다.

대충 넘어가기를 빌며 마음을 졸이고 있자, 장민혁이 나를 보며 가리켰다.

"아, 저기 목에 큰 자국이 남아있는 걸 보면, 모기가 꽤나 지독했나 보네요."

"어? 어! 여러 마리라서. 여기도 물렸지."

목에 자국?

진짜 모기가 물었었나?

급하게 나오느라 거울을 보지 못했는데.

진짜 자국이 있다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나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목을 높이 들었다.

모두가 내 쪽을 쳐다봤고, 그중 특히 신아영이 뚫어질 듯 보고 있었다.

뭔가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자 이제 슬슬 시작할까요? 늦은 만큼 최대한 빨리 끝낼게요."

나는 시선을 돌리기 위해 박수를 치며 시작을 알렸다.

가방에서 펜과 공책을 꺼내고 서아린을 봤다.

"서아린 씨가 1번이니 먼저 설명을 해주세요."

"아, 네! 일단..여기서 보면.."

1번 문제는 쉬웠기에 금방 끝났다.

나는 엄지를 세워주며 칭찬을 해주었다.

"완벽하네요. 발표 때도 이렇게 설명하면 만점일 거예요."

"이 문제는 쉬우니까요. 다행이네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게 귀여웠다.

나는 옆으로 몸을 조금 돌려 다음 타자를 봤다.

"그럼 다음은 민혁이가 해보자."

"네, 형!"

나는 꼼꼼히 장민혁이 설명하는 걸 들었다.

그도 열심히 외었는지 막힘없이 풀이를 적어 나갔다.

답까지 완벽했고, 서아린과 똑같이 엄지를 세우며 칭찬을 해주었다.

"이 정도면 완벽하다. 발표 때도 똑같이 하면 될 거야."

"오기 전에 계속 풀었으니까요. 아, 그보다 형 물어볼 게 있는데요."

"뭔데?"

"형 요즘 운동해요? 손목이랑 팔뚝에 힘줄 나온 게 되게 멋있어요."

그 말에 또 3명 모두 내 몸을 쳐다봤다.

내 머릿속에는 약간의 경종이 울렸다.

분명 주변인들이 자주 그런 말을 했지만, 신아영도 저번 주에 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몸을 가장 많이 보고 만졌던 그녀라면.

혹시 모른다.

"어..한 3달 됐나? 체력 좀 늘리려고 헬스장 다니고 있었어."

"아 왠지! 전부터 느꼈는데 최근에 더 좋아진 것 같아서요. 무슨 운동하세요?"

"그냥..이것저것 했지. 너무 많아서 다 말해주지는 못 하고."

말을 대충 흐리며, 슬쩍 앞을 봤다.

아까보다 더 날카로운 눈빛을 한 신아영.

오늘따라 장민혁과 서아린이 이상한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얼른 집에 보내기로 했다.

"그럼 둘은 끝났으니 먼저 돌아가도 돼요. 오늘 오랫동안 기다린 것도 있고요."

"아! 그럼 저는 가볼게요. 다음 주에 봐요!"

"저도 가볼게요. 고생했어요 형!"

둘이 나가자 테이블이 조용해졌다.

"그럼 신아영 씨. 저희도 얼른 마무리하고 가죠."

"그러죠."

그녀는 아까의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는, 차분한 어조로 설명을 시작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모범생다운 깔끔한 풀이였다.

설명이 다 끝나자 나는 서둘러 가방을 싸며 말했다.

"이제 다 끝났네요. 저는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오늘 고생했어요."

"잠깐만요."

"혹시 질문할 거라도 있나요?"

"네, 아주 많이요."

그녀는 아주 단호하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쳐다보더니 말을 이었다.

"제일 먼저..혹시 키가 몇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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