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 074. 고르는 영상이랑 똑같이 해줄게요
다음날.
자고 일어났음에도 어제 있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했다.
특히 한희진.
역시 인간은 혼자 있어야 본모습이 나온다.
낮에는 소심한 금발 벽안 처녀인 내가 밤에는 음란 자위 방송을 하는 치녀!?
무슨 라이트 노벨 제목도 아니고 참.
가끔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고 하던데, 딱 이런 경우인 것 같았다.
언니는 동생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는데, 동생은 밤일까지 추가로 하다니.
너무 기특한 동생이다.
방송하는 곳과 닉네임은 천천히 알아보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조별 과제도 없고 알바도 없는 날이니 적당히 쉬기로 했다.
아침까지만 공부를 한 뒤, 침대에 누워 시간을 때우던 중.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솔직히 누구일지 예상이 갔다.
택배도 안 시켰는데 1층 보안문을 뚫고 왔다는 건, 여기 사는 주민이라는 거겠지.
"누구세요?"
"아, 있었네요. 저 윤혜윤이에요."
목소리랑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문을 열었다.
거기엔 평소와 같이 편한 복장을 한 윤혜윤이 서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혹시 시간이 있으시나 해서..."
갑자기 말 끝을 흐리며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그 팬티만 입어서.."
"아 미안해요. 바로 나와서 몰랐네요. 그보다 왜 부르셨어요?"
나는 가리는 것 하나 없이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
그녀는 내 태도에 잠시 당황하더니, 다시 작게 말했다.
"영화 같이 볼래요..?"
"영화요? 지금?"
"그 영화관에서 보는 거 말고..제 방에서 낫플릭스로요.."
갑자기 영화라니.
이건 대놓고 그거 하자는 신호 맞지?
불과 며칠 전에 한 것 같은데, 이 성욕 만땅 헬스녀가 또 발정난 모양이다.
물론 나는 좋았지만 몇 가지가 걸렸다.
첫 번째는 오늘 밤에 신아영을 찾아가 밤새 섹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낮부터 쥐어 짜이면 내일의 나는 미라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솔직히 생으로 하고 싶었다.
오나홀로 박을 때야 보지의 감촉이 전부 느껴져 상당히 좋았는데, 콘돔을 끼니 반감이 됐다.
물론 콘돔을 껴도 윤혜윤의 보지는 기분 좋았지만, 생으로 하는 것에 비해 부족한 건 사실이었다.
아직 관계를 몇 번 맺지도 않았는데, 현실에서 생으로 하자고 하는 건 미친 짓이겠지.
이럴 땐 마음껏 질내 사정을 해도 아무 걱정이 없는 오나홀이 그리워졌다.
쫀듯한 생보지를 그대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기구.
하지만 여기서 또 걸리는 게 있었다.
만약 오랜만에 찾아온 귀신 흉내를 내며 박았다가, 생자지의 감촉을 윤혜윤이 다시 느껴버린다면?
현실의 콘돔 자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괜히 사이가 멀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됐다.
지금 그녀와 나는 거의 육체적인 관계에 만족하는, 섹프에 가까운 생체 딜도였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윤혜윤은 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안 찾아간 지 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으려나?
"시간..안돼요? 많이 바쁜가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탓에 가만히 서 있자, 그녀가 되물었다.
본인도 돌려서 제안한 건 알고 있을 텐데, 거절당할 분위기자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아니요. 괜찮아요. 방금 막 공부를 끝낸 참이라서요."
이런 예쁜 얘한테 생으로 박냐, 콘돔을 끼냐 같은 행복한 고민이라니.
몇 달 전 나한테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니 그냥 지금을 즐기기로 했다.
내 말에 그녀의 살짝 굳어있던 얼굴이 풀렸다.
나는 준비해야 할 것도 있고 해서 먼저 돌려보내기로 했다.
"잠시 하던 거 마무리 좀 하고 찾아갈게요. 이따 연락할게요."
"아, 네..근데 그 저희 서로 연락처도 모르는데요?"
옆집에 살다 보니 번호를 주고받는 것도 까먹고 있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방금처럼 초인종을 누르면 됐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저희 서로 안 지 3개월은 다 된 것 같은데요."
"헤헤..그러게요. 여기 번호 좀 찍어주세요. 저도 드릴 테니."
나는 그녀의 핸드폰을 건네받아 내 번호를 찍었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 저장을 했다.
"그럼 이따 전화나 톡 할게요."
"네! 기다릴게요."
문을 닫고 나는 까톡에 들어갔다.
새로 추가된 그녀의 프로필 사진을 눌러보니, 헬스장에서 찍은, 몸매를 과시한 전신 거울 짤이 있었다.
윤혜윤의 알몸을 떠올려보면 보정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보였다.
이런 여자를 따먹은 내가 자랑스러웠다.
자지가 껄떡거리며 동의를 했고, 나는 준비를 시작했다.
원래 신아영한테 가기 전에 먹으려고 했던 정력제와 영양제.
미리 한 알씩 챙겨 먹고 간단히 몸을 씻었다.
약 20분 정도 지났을 때, 나는 까톡을 하나 보냈다.
박우진 - 저 이제 가볼게요. 집에 있죠?
윤혜윤 - 네네! 준비 다 마쳤어요!
박우진 - 과자나 마실 것도 다 있겠죠?
분명 1은 사라졌는데 답장이 오질 않았다.
설마..
윤혜윤 - 그게...까먹었어요. 지금 바로 사 올게요.
다급하게 옆집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살짝 웃으며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
거기엔 슬리퍼를 대충 신은 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윤혜윤이 보였다.
옆으로 가 같이 기다리며 입을 열었다.
"먼저 초대했으면서 그걸 까먹으면 어떡해요."
"정말 미안해요. 정신이 없어서... 제가 갔다 올 테니까 기다리고 계세요."
"괜찮아요. 저도 산책할 겸 같이 가죠 뭐."
똑 부러지게 자기 일을 잘하게 생겨서는 의외의 곳에서 덤벙되는 게 귀여웠다.
우린 1층에 도착해, 매미 소리로 가득 찬 원룸가를 걷기 시작했다.
"이제 헬스 시간은 아예 저녁으로 바꾸신 거예요?"
"네. 이제 기말고사가 3주 남았으니, 운동은 하루의 마무리용으로 하려고요. 괜히 낮에 했다가 힘이 빠질 수도 있어서요."
"아 그런가요? 최근에도 안 보이길래 궁금했어요."
"근데 우진 씨는 계속 열심히 하시나 봐요? 이제 두 달 반 된 것 같은데. 몸이 좋아진 게 확 느껴져요."
"요즘 그런 소리 자주 듣긴 해요. 근데 혜윤 씨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더 믿음이 가네요. 다른 사람들은 뭔가 립서비스 같았거든요."
"전 운동에 관해서는 거짓말 안 해요. 정말로 바뀐 게 보여서 그랬어요."
"고마워요. 힘이 나네요."
얘기를 하다 보니 편의점에 도착을 했다.
당연히 내가 알바를 하는 곳이었고, 나는 혹시 자매들의 변화가 있을까 싶어 따라왔다.
띠링띠링.
"어서 오세요. 어머! 우진 씨? 오늘도 출근하신 거예요?"
"점장님의 예쁜 얼굴 보러 왔죠."
"어머어머. 또 그런다."
카운터에는 한채아가 있었다.
주말에는 자매가 같이 편의점을 맡는 듯했다.
"그 동생분은 어디 갔나요? 점장님 혼자 근무하시는 거예요?"
"아 희진이는 안쪽에서 창고 정리를 하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짧게 대화를 마치고 윤혜윤과 같이 과자와 마실 것을 골랐다.
매장을 둘러보고 있자, 바구니에 물건들을 가득 담은 한희진이 내 옆으로 왔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왜 왔어요?"
"그냥 먹을 것 좀 사러 왔죠. 오늘도 열심히 하시네요."
"제 일이니까요. 당연하죠."
그치. 밤일도 열심히 하더라.
어제 시오후키 뿜는 거 잘 봤다.
"우진 씨, 저 다 골랐어요."
"아, 네 갈게요."
옆에서 윤혜윤이 얼굴만 빼꼼 내밀며 나를 불렀다.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한희진이 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둘이 사귀는 거 맞죠?"
"아니요.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닌데요."
"거짓말. 딱 보이는데."
"어딜 봐서요."
"아까 저 언니. 혼자 와서 콘돔 사가던데. XL로 또."
나는 잠깐 당황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언제 사간 거지?
설마 내가 씻을 때 갔다 온 건가?
여러 가설들을 생각해봤지만 너무 흥분해서 콘돔만 사고 과자는 까먹었다는 게 가장 가능성 있어 보였다.
애초에 영화 보자는 건 핑계에 불과했으니 그럴듯했다.
"저렇게 예쁜 사람이 저랑 할 리가 없잖아요?"
"그건 그래요."
자학적인 대답을 하자, 한희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바로 긍정을 했다.
뭔가 더 화가 난다.
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윤혜윤의 방에 들어가, 책상에 봉투를 올려두며 말을 했다.
"영화 뭐 준비했어요?"
"그..같이 골라봐요. 재밌는 거 많으니까요."
우린 바닥에 앉아 과자를 먹으며, 노트북으로 검색을 했다.
"이건 어때요?"
"이거 다 본 거예요."
"이거는요?"
"싫어하는 장르여서요."
이것저것 추천을 해줬지만 나는 다 거절을 했다.
진짜 영화를 보러 온 것도 아니었고, 그녀도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정면 돌파해버리기로 했다.
"아까 편의점에서 그거 사 왔어요?"
"어떤 거요?"
"콘돔이요."
"...네."
"아까 샀던 물품들 중에는 없던데, 언제 산 거예요?"
"20분 전쯤에..."
"번호 교환한 뒤에 바로요? 그냥 처음부터 영화 볼 생각 없었죠?"
"조금은...아주 조금은 있었어요."
나는 노트북을 뒤로 밀고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옷과 브래지어 위로 느껴지는 말캉함.
역시 기대하고 있었는지 저항은 없었다.
"흐응... 직접 만져줘요."
옷 안에 손을 넣어 후크를 풀고 브래지어를 밖으로 꺼냈다.
그리고 유두를 부드럽게 돌리며,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수요일에 했잖아요. 얼마나 됐다고 또 이렇게 유혹해오는 거예요?"
"그게...몸이 달아올라서 참기 힘들어요."
"평소에도 성욕이 많아요?"
"...네, 특히 최근에는 더."
"딜도 있잖아요. 커다란 거."
"딜도랑 실제로 하는 거랑 같나요.."
"그 예전에 귀신이 자위를 도와준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건 이제 안 와요?"
"으흣..♡ 저번 학교에서 한 뒤로는..전혀..."
오일을 사용했을 때인가?
나는 커진 유두를 살살 쥐어짜며 계속 질문을 했다.
"없어진 거예요?"
"몰라요.. 이제 제가 질려서 안 온 것일 수도.."
"그럼 제 손길이랑 그 귀신이랑 뭐가 더 기분 좋아요?"
"그건...흐으응..♡"
말을 흐리자 젖꼭지를 세게 누르며 답변을 재촉했다.
그녀는 허공을 보며 신음을 내뱉더니 나를 잠깐 쳐다봤다.
그러더니 더 가까이 붙어오며 야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이..조하아요..♡"
상으로 양쪽 유두를 꾸욱 눌러준 뒤, 왼손을 바지 속에 집어넣었다.
편의점을 갔다 와서인지 살짝 땀이 나 있었다.
나는 보지 입구를 쓰다듬어 주며, 오른손은 노트북 패드에 올려놨다.
"하앗..♡ 더 세게.. 클리도 만져줘요.."
주문대로 클리 자극을 시작했고, 나는 노트북을 보며 키보드를 하나씩 쳤다.
잠시 뒤, 평소 애용하던 야동 사이트 접속에 성공했다.
"영화 대신 이거라도 볼래요?"
"어떤 거요..? 흣!"
"노트북 한번 보세요."
"이건..."
화면에는 수많은 살색 썸네일들이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스크롤을 조금씩 내리며 은근하게 말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거 골라보세요. 똑같이 해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