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46화 (46/615)

< 46화 > 046. 팬티를 찾아라

나는 수건걸이에 매달려 있는 물체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걸 갖다 줘야 할지, 모른 척을 해야 할지.

아니, 애초에 노팬티로 집에 갔는데 눈치 못 챘을 리가 없다.

아마 지금쯤이면 얼굴 빨개진 채로 오열하고 있겠지.

일단 귀한 게 눈앞에 있으니 지금의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나는 아직 한 방울씩 천천히 물방울을 떨구고 있는 팬티에 손을 뻗었다.

애액과 조수로 흠뻑 젖은 팬티.

코를 가까이 대니 아까 오나홀을 쑤셨던 손가락에서 나는 냄새랑 똑같은 냄새가 났다.

이번엔 혀를 내밀어 성기에 닿는 부분을 살짝 빨아봤다.

그러자 아까 클리를 핥을 때 나왔던 살짝 짭짤한 액체와 같은 맛이 났다.

설마설마 했지만 이걸로 현실과 오나홀로 느꼈던 감각들이 진짜였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맛과 냄새로 증명이 됐으니 손에 느껴지는 감촉과 보지의 조임까지도 실제와 똑같았을 것이다.

괜히 아까의 감각을 떠올리니 자지가 커지기 시작했지만 다시 가라앉혔다.

사실 만화에서 본 것처럼 팬티로 한번 딸쳐보고 싶었지만 물에 젖은 상태라 바로 포기를 했다.

부드러운 천으로 문질러야 기분이 좋지. 지금 상태로는 아프기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단 팬티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수건걸이에 그대로 걸어 놓은 채 화장실을 나왔다.

오늘 점심도 못 먹은 채 저녁 시간이 되어버려 배에서 계속 꼬르륵 거리며 시위를 해댔다.

배를 채우기 위해 부엌으로 갔지만 직접 만들어 먹기는 귀찮았기에 배달 어플에 들어가 밥을 하나 주문시켰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예상 대기 시간이 40분 정도로 나왔다.

잠도 다 깨버렸고 할 것도 없어 침대에 누워 여러 생각을 했다.

그중 당연히 저 팬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제일 많이 생각했다.

선물로 받은 셈 치고 서로 모른 척 넘어가면 베스트겠지만 전혀 현실성은 없어 보였다.

지금 내가 아픈 상태고, 자고 있을 거라 생각해 당장 찾으러 오지 않을 뿐.

평소의 성격을 떠올려보면 무조건 받으러 올 것 같았다.

그럼 어떻게 줘야 서로 민망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검지랑 엄지로 살짝 집어 직접 건네주기, 비닐봉지에 넣어서 주기, 몰래 문 손잡이에 걸어두기 등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해봤지만 바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래도 애액으로 젖은 상태로 주는 것보단 세탁해서 주는 게 낫겠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 방법이 최고 같았다.

다시 화장실로 가 팬티를 가지고 세탁기 앞으로 왔다..

근데 막상 넣으려니 이 작은 천 쪼가리를 위해 커다란 세탁기를 사용하는 건 물과 전기가 아까웠다.

나는 방 안을 둘러보며 주말 동안 쌓인 빨랫감을 쳐다봤다.

그리고 팬티와 함께 세탁기에 돌리기 시작했다.

'뭐 빨고 나서 깨끗한 상태로 주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라는 낙천적인 생각으로 말이다.

삐...삐...삐...

시간이 지나 빨래가 끝났다는 소리가 울렸다.

나는 건조대를 피고 옷들을 하나씩 올려 말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팬티까지 다 올려 놓은 순간.

띵동!

마침 타이밍 좋게 배달이 왔다는 초인종이 울렸다.

상당히 배가 고팠기에 음식을 받고 바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내용물은 빠르게 사라져갔고, 곧 그릇을 싹싹 비운 나는 기분 좋은 포만감에 배를 두드렸다.

"끄윽...배부르다. 여기 좀 맛있게 잘 하네."

빈 그릇을 앞에 두고 잠시 쉬다가 쓰레기를 버리러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방안에 분리수거 할 공간이 없는 것도 있지만, 음식이 묻은 걸 두면 벌레나 냄새가 났기 때문에 바로바로 버리는 습관이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나가니 따뜻한 밤바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쓰레기의 양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집 앞의 분리수거장에서 빠르게 처리한 뒤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시계를 보니 아직 9시.

몸이 살짝 아프긴 했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다.

자기에도 이른 시간이었고, 딱히 할 것도 없었기에 그냥 침대에 누워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잠들기로 했다.

불을 끄니 단번에 어두워지는 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으로 인해 살짝 밝아진 게 적당히 눈이 아프지 않고 좋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누워있었을까.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누구세요!?"

"아, 그 저기..저 윤혜윤인데요...잠시 열어줄 수 있나요?"

"네. 잠시만요."

나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문을 열어주었다.

오늘 따라 자주 마주치는 얼굴.

복도등에 비쳐 새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안녕하세요. 혹시 자고 있었나요? 제가 깨운 건 아닌지.."

불을 끄고 있었기 때문에 방해한 건 아닌지 조심스럽게 묻는 그녀.

뭔가 평소보다 더 안절부절못한 모습이었다.

"아니요. 그냥 눈이 아파서 잠시 끄고 있었어요."

"아 다행이다! 사실 문이 계속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나서 안 자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맞았네요."

"그보다 무슨 일이시죠?"

"사실 아까 놓고 간 물건이 있어서요...잠시 찾으러 들어가도 될까요?"

"어떤 물건인데요?"

나는 알면서도 모른 척 질문을 했다.

그러자 그녀는 우물쭈물 말을 더듬으며 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 했다.

"못 보셨나요..? 딴 건 아니고...그...중요한 거이긴 한데."

"중요한 거면 찾아야죠. 들어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실례할게요."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로 가더니 문을 닫았다.

나는 슬쩍 눈치를 보며 건조대로 향했다.

위에 얌전히 놓여있는 걸 보면 못 봤다고 한 변명 자체가 거짓말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숨겨야 했다.

하얀 팬티를 들어 수건 아래에 겹쳐둔 다음, 침대에 앉아 핸드폰 하는 척을 했다.

잠시 후 의문스러운 표정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한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아마 내가 팬티를 숨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정답이었는지 나한테 다가와 살짝 따지는 말투로 말을 했다.

"저기요, 그 여기 화장실에 있던 거 못 봤나요?"

"네? 어떤 거요?"

"그..수건걸이에 걸어뒀었는데 하얀..천 같은 거요."

"수건걸이요..? 거기라면 아까 빨려고 내놓은 수건밖에 보지 못했는데요?"

"빠..빨래요? 그거 지금 어딨어요?"

"이미 다 세탁기에 돌리고 건조대에 말리는 중이죠."

"네..네에!?"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방을 휙휙 둘러봤다.

그리고 창문 쪽에 밀어둔 건조대를 발견하고는 달려가 살펴보기 시작했다.

끝에서 끝까지 천천히 보다 결국 발견하지 못했는지 다시 말을 했다.

"혹시 세탁기 좀 볼 수 있을까요? 안에 빠진 게 있나 싶어서요."

"그러세요. 세탁기는 저기에 있어요."

그렇게 세탁기마저 뒤져봤지만 찾는 건 나오지 않았고, 그녀는 포기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 방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바빴고 이러다 내 옷장까지 뒤져볼 기세였다.

나는 나에 대한 의심이 더 커지기 전에 힌트를 주기로 했다.

"저기요. 뭘 찾는지 알아야 저도 같이 찾아주든 하죠."

"그게..좀 말하기 그런 거여서요.."

"밤중에 불쑥 찾아와서 남의 집 뒤지고 있으면 제가 뭐라 생각하겠어요. 저도 빨리 쉬고 싶은데 자꾸 이러시면 곤란하죠."

"아..."

그녀는 내 말을 듣고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미안한 듯 고개를 살짝 숙이고 옷깃을 꾸깃꾸깃 문지르기를 잠시.

다시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제가 너무 흥분했네요...사실 그...팬티 찾으러 왔어요..."

"네? 팬티요? 그게 여기서 왜 나와요?"

"아까 화장실에서...그..."

"쌌어요?"

"아아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싼 건 맞는데..아아!"

"혹시 여기서 빨래하고 말리다가 가져가는 걸 잊은 거예요?"

"아..아니에요. 빨래는 안 했어요."

"그럼 아까 바닥을 닦던 것도...설마."

"지..진짜 아니에요! 애초에 지린 것도 아니고요!"

부끄러웠는지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새빨개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여기서 더 밀어붙이다가는 뺨 맞아도 할 말 없을 분위기였다.

장난은 여기서 그만둬야지.

"일단 뭘 찾는지 알았으니 같이 찾아볼게요. 혹시 무슨 색이에요?"

"하얀...색이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게 귀여웠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의 톤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제 생각엔 빨래 넣을 때 수건이랑 같이 섞여서 들어간 거 같은데 다시 한번 건조대 살펴볼까요?"

"네..네에.."

다시 건조대로 돌아와  빨래들을 하나씩 들쳐보며 팬티 찾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수건 아래 깔아둔 팬티는 왼쪽에 있으니, 내가 먼저 발견하기로 하며 그녀를 오른쪽에 보냈다.

잠시 뒤 나는 빨랫감을 뒤지며 기억해놨던 수건을 일부러 크게 들쳤다.

그러자 툭하고 떨어지는 하얀 천.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어 들고 그녀에게 보여주며 말을 했다.

"혹시 이거 맞나요?  수건 아래에 깔려있던데요."

그녀는 말없이 내 손에 든 걸 낚아채고는 재빨리 주머니에 넣었다.

저런 모습은 처음 봤기에 속으로만 웃으며 가만히 있었다.

"찾아서 다행이네요."

"그..그러게요. 감사합니다. 전 바로 나가볼게요."

"아 빨래는 깨끗하게 했으니까 또 안 빨아도 될 거예요."

"진짜 싼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고는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

나는 혼자 남아 작게 웃으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오늘 헬스장에서 구른 복수를 한 것 같아 재밌었다.

추가로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도 있고, 오나홀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하게 되어 나름 괜찮은 날이었다.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