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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32화 (32/615)

< 32화 > 032. 헬스장#2

까톡으로 조별 과제 공지를 한 과목의, 중간고사 이후 첫 수업.

적당히 아무데나 앉아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자 조교가 먼저 단상으로 올라왔다.

그는 앞쪽의 학생들을 보며 수를 세더니 박수를 짝 치며 말을 시작했다.

"여러분. 오늘 수업 끝나고 조원끼리 모이는 시간을 드릴 테니 모두 바로 나가지 말고 잠시 대기해주세요."

조원과 어떻게 만날까, 연락은 어떻게 하지? 이런 고민을 한 번에 싹 날려주는 친절한 조교.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한둘이 아닌지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뒤 교수님이 들어와 수업이 시작됐고,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 문장들과 함께 2시간이 지났다.

"자, 수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진도의 과제는 나중에 조교가 공지할 테니 성실히 해주세요."

지겨운 수업이 끝났다는 소리와 또 추가되는 과제 소식에 만감이 교차했다.

할 말을 마친 교수님이 밖으로 나가자 조교가 다시 단상으로 올라와 자리를 정해줬다.

"1조는 여기, 2조는 그 옆, 3조는....이런 식으로 모여주시고 연락처 교환이 끝난 조는 언제든지 나가셔도 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우당탕 거리는 소리와 함께 흩어지는 사람들.

그 사이에 섞여 나도 6조 자리를 찾아갔고, 거기엔 2명이 이미 앉아 있었다.

어깨까지 오는 검은 단발에 약간 예쁘장한 얼굴을 한 여자 한 명과, 5대5 가르마 펌 + 갈색으로 염색한 남자 한 명.

아무리 봐도 둘 다 인싸 그룹에 속해있는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나는 확인차 남자한테 한 번 말을 걸어봤다.

"안녕하세요. 혹시 6조 맞으신가요?"

"아, 예 맞아요."

그 말을 끝으로 난 남는 자리에 앉았고, 머지않아 사람들의 시선이 여기로 모이는 걸 느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명단의 나머지 한 명.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았다.

그 시선 집중의 주인공은 살짝 수척한 목소리로 인사를 해왔다.

"안녕하세요."

"어! 아영아 어서와!

"안녕!"

"...안녕하세요."

내가 왔을 때랑은 차원이 다른 반응.

뭐 당연한 건가?

그러려니 하고 있자 여자애가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뭐, 다 같은 과겠지만 전기공학과 3학년 서아린이라 해요. 열심히 해봐요!"

"안녕하세요!  저도 같은 전기공학과의 3학년 장민혁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뭔가 시계 방향으로 자기소개가 이루어지자 내 차례가 된 것 같아 눈치껏 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복학한 3학년 박우진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전기공학과 3학년 신아영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형식적인 인사가 끝나자 다들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그러자 장민혁이 까톡 친추를 걸고 조별 모임 단톡에 초대를 해주었다.

"풀어야 할 문제는 이번 주 안에 주신다고 했으니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나중에 볼까요?"

"네 그러죠."

나는 반가운 소리에 바로 대답을 했다.

다른 사람들도 별 의견은 없는지 고개를 끄덕였고 곧 각자 갈 길로 흩어졌다.

나도 할 일이 있었기에 가방을 챙겨 바로 헬스장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직원이 자동으로 인사를 했다.

나는 로비에 있는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을 따르며 몇 가지를 물어봤다.

"혹시 지금 관장님 계시나요?"

"네. 관장님은 거의 헬스장 지박령이세요. 바쁜 일 빼고는 매일 여기 계시죠."

"그럼 윤혜윤도 있나요?"

그 말에 여직원은 뭔가 재밌는 걸 발견한 듯한, 음습한 미소로 되물었다.

"흐흐...있긴 있죠. 그보다 혹시 혜윤이한테 관심 있어요? 에이, 빨리 포기하세요."

갑자기 얘기가 그쪽으로 흘러가자 그냥 부정할 수도 있었지만 이어질 말이 궁금했기에 귀를 세웠다.

"걔 여기 1년 반 동안 다니면서 몇 명의 남자가 들이댔다고 생각하세요? 무려 20명이에요 20명! 매달 꾸준히 대시가 온다고요."

"오, 생각보다 많네요."

"그것도 초중반에 전부 다 까이고 철벽이란 게 소문이 퍼지고 나서야 그나마 대시가 멈춰서 이 정도인 거예요."

생각보다 화려한 경력에 깜짝 놀랐다.

심지어 본인도 아니고 남의 입으로 듣는 미담이었기에 더 신빙성이 높아 보였다.

그래 봤자 이미 처녀는 내가 따먹었기에 금방 관심을 껐다.

"저는 제 주제를 잘 알아서 딱히 별 관심 없어요. 그럼 전 이만 들어가 볼게요."

뭔가 얘기를 더 하고 싶어하는 여직원을 뒤로 하고 나는 탈의실로 들어갔다.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마친 후 본관으로 향했다.

운동 시작 전에 간단히 워밍 업을 해야 좋다는 관장님의 말씀이 있어 먼저 런닝머신을 10분 뛰었다.

"후우...몸도 적당히 덥혀진 것 같고..이제 관장님 찾으러 가볼까."

분명 헬스장 어디선가 운동을 하고 계실 그 분을 찾아 돌아다녔다.

잠시 뒤 벤치 프레스에서 엄청난 근육이 들썩이는 걸 보고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관장님 저 왔습니다."

"오! 오늘도 성실하게 왔구만! 그럼 상체부터 시작을 해볼까?"

아버지뻘 되는 분이시라 등록하고 바로 다음날 편하게 말을 놓으시라 했더니 웃으시며 바로 놓으셨다.

관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아령이 있는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게를 조금 올려 5kg부터 들어보자. 자세 봐줄 테니 천천히 10개 3세트 시작!"

신호와 함께 아령을 드는 순간, 관장님의 주머니에서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계속 하라는 손짓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어, 그거? 해결된 거 아니었나? ....알았어. 지금 갈게."

관장님은 전화를 끊고 약간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음..그게 말이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오늘은 못 봐줄 것 같구나.. 대신 혜윤이한테 도와달라 말해 볼 테니 내가 짜준 루트대로 따라가 봐야 한다?"

"걔도 운동하고 있을 텐데 좀 그렇지 않을까요?"

"노노, 전혀. 운동 초보가 도움을 요청하는데 거절할 사람은 헬스장 안에는 없단다."

그렇게 말한 관장님은 그녀를 찾아 떠났고, 잠시 뒤 옆에서 쫄래쫄래 따라오는 윤혜윤을 볼 수 있었다.

"헤헤 들었어요. 오늘 제가 운동 봐주면 된다고요?"

"음, 그래 내가 오늘은 급한일이 생겨서 말이다. 적당히 루트 따라 자세 좀 봐주면 된단다."

"그 정도야 쉽죠. 걱정 마세요."

뭔가 의지를 불태우는 듯한 느낌.

헬창들한테 초보자란 어떤 이미지일까?

곧 관장님은 떠났고 헬스 하나만큼은 진심인 그녀가 내 앞에 섰다.

매번 느끼지만 신아영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뭔가 하나에 꽂히면 너무 진심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그만큼 그걸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자! 그럼 아령 5kg 10개 3세트 맞죠? 팔 쭉 피고 어깨 높이까지 천천히 올려보세요! 시작!"

중간중간 자세가 어색하다 싶으면 바로 피드백이 들어왔다.

"좀 더 천천히! 너무 빨라요. 허리 구부리지 말고, 다리는 어깨만큼 벌리고!"

자세가 고쳐지지 않으면 그녀가 다가와 직접 손으로 자세를 교정시켜줬다.

그러면 부드러운 손길이 닿으며, 달콤한 땀냄새가 풍겨왔다.

'일부러 자세 좀 틀려볼까?'

약간 엉큼한 생각과 함께 나는 자세를 고쳐가면서 겨우 10개 3세트를 마쳤다.

어제도 했던 터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아직 근육통이 남아있어 살짝 팔이 떨렸다.

팔을 주무르며 마사지를 하고 있자 그녀가 말을 했다.

"팔이 아프시면 간단하게 하체 한번 해보실래요? 스쿼트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제가 시범 보여드릴게요."

그녀는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살짝 다리를 벌리며 무릎을 천천히 굽혔다.

"배에 힘 계속 주시고, 등은 쭉 피고, 의자에 앉는다는 느낌으로 뒤로 천천히.."

그녀는 오늘도 어김없이 레깅스를 입은지라 몸매가 아주 잘 보였다.

나는 자세를 보는 척하면서 정면에서 시작해 그녀의 주변을 돌며 감상을 했다.

정면에서는 도끼 자국이 보일락 말락 하며 이목을 끌었고, 탄탄한 허벅지와 골반이 레깅스를 뚫고 터져 나오려 했다.

혹시 내가 쳐다보는 게 들키지 않았을까 하고 슬쩍 얼굴을 보니 그녀의 눈동자는 정면을 응시하며 자세에 집중하는 듯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옆면을 보니 볼록하게 나온 가슴과 얇은 허리, 그리고 허리와 대비되는 큰 골반.

뒷면에서는 신아영보다는 조금 작지만 그래도 커다란 엉덩이부터 등허리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예술이었다.

한 바퀴를 돈 내가 진심으로 훌륭하다고 칭찬을 하며 박수를 치자 그녀는 부끄러운 듯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에이, 박수받을만한 일까지는 아니에요, 우진 씨도 몇 번 하다 보면 금방 될 텐데."

그래도 속으로는 좋은 듯 몇 번 더 위아래로 움직이며 시범을 더 보여줬다.

얘는 지가 얼마나 꼴리는지 알기나 할까?

박수받을만하기는 한데.

"자! 이제 한번 해보세요. 제가 자세 틀리면 바로 고쳐드릴 테니."

나는 아까의 자세를 기억해 최대한 비슷하게 따라해 봤다.

"시선은 정면으로, 엉덩이는 뒤로 쭉 빼고...천천히.. 그래요!"

아까 나처럼 내 주위를 360도 돌며 자세를 확인하던 그녀가 문득 정면에서 멈췄다.

뭔가 문제점이 있나 싶어 눈동자만 올려 보니 그녀의 시선이 한 군데에 꽂혀있었다.

천천히 시선을 따라가 보니 내 사타구니에 도착을 했다.

뭔가 좀 크게 툭 튀어나온 물체.

약간 조이는 바지에 무릎을 굽히자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내 자지.

물론 발기한 상태는 아니었다.

"저기, 자세 이렇게 하는 것 맞나요?"

"아, 네네네네네!? 아! 네 맞아요. 역시 몇 번 해보니 금방 따라 하시네요. 헤헤.."

윤혜윤은 황급히 시선을 돌리며 약간 붉어진 얼굴로 칭찬을 해줬다.

나는 똑바로 일어선 다음 다시 스쿼트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숙인 상태에서 일부러 골반을 조금 내밀었다.

당연히 조금 더 튀어나온 자지와 안 쳐다보는 듯하면서도 다 보고 있는 눈동자.

"어때요? 괜찮나요?"

"크..큰...크게 다리 좀 벌리시면 될 것 같아요!"

살짝 말을 더듬다 더운지 손으로 부채질을 시작했다.

"저..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대로 계속 반복하고 계세요!"

결국 빨개진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도망가 버렸다.

잠시 후 돌아온 그녀와 함께 아령과 스쿼트를 반복하다 운동이 끝이 났다.

"자! 오늘 할 건 다 끝났어요. 전 이제 할 일이 있어 돌아가 볼 테니 더 남아서 운동하셔도 돼요."

"전 조금만 자세 같은 거 연습하다 가볼게요. 오늘 가르쳐 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아니에요. 전 누구 가르쳐 주는 게 재밌어서요. 그럼 나중에 봐요."

말을 마친 그녀는 먼저 떠났다.

나는 잠시 쉬다 20분 정도 더 운동을 했지만 다리랑 팔이 후들거려 포기하고 집에 가기로 했다.

그렇게 땀범벅인 몸을 이끌고 샤워실로 가는데 남녀로 갈라진 샤워실 입구 앞에서 누군가랑 마주쳤다.

지금 막 샤워를 끝냈는지 살짝 젖은 머리와 편한 옷을 입은 윤혜윤.

쟤 분명 할 일이 있다 하지 않았나?

나를 보자 화들짝 놀라는 그녀.

"어...어!? 생각보다 오래 하셨네요?"

"네. 연습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아..네...이렇게 된 거 기다려 드릴까요..? 어차피 집 방향도 같은데."

"한 5분 정도면 다 씻으니 전 상관없어요. 먼저 가셔도 되고."

"기다릴게요. 천천히 씻고 오세요."

최대한 빨리 씻고 나오니 로비에 앉아있는 그녀가 있었다.

나는 집에 가자는 신호를 주고 같이 헬스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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