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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20화 (20/615)

< 20화 > 020. 술은 위험해

중간고사가 끝났다.

마지막 시험이 저녁에 있었는지라 건물 밖에 나오니 이미 어둑한 밤이었다.

중간고사 기간 중 마지막 날이었기에 대부분의 학과는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

학교 주변의 주점들은 이미 꽉 찬 지 오래고, 피시방이나 노래방들도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물론 나는 같이 놀 사람도 없기에 바로 집으로 직행했다.

다만 집에 가려면 대학가를 필수적으로 지나야 했기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보도를 따라 걷던 중 앞에 있는 술집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나왔다.

중간에는 많이 취한 듯한 여자를 남녀 2명이서 들쳐 메고 있었다.

"아 정말, 그러게 왜 그렇게 많이 마셨어?"

"내가 대신 마셔준다니까..너무 무리했다."

"얘 자취방이 어디라 했지?"

'뭔가 헤어 스타일이 익숙한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갈색 웨이브.

하지만 바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눈동자를 돌려가며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축 쳐져있던 여자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순간 눈이 마주쳤고 곧 나를 삿대질하며 소리를 질렀다.

"어!!! 옆쥡에 사는 사뢈이다아~에헤...오랜만이네요오?"

혀가 잔뜩 꼬인 채로 인사를 건네는 윤혜윤.

눈은 풀려있었고 얼굴은 새빨간 게 어지간히 마신 것 같다.

"아...예 안녕하세요. 그...많이 취하신 듯 하네요."

"어어!? 나아~ 하놔도 안 취해써어어~"

걸음을 멈추고 인사를 건네자 나한테 다가오며 헛소리를 했다.

뭐 예쁘니까 저것도 귀여워 보이긴 하지만.

차마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자 옆에서 부축하던 남자가 말을 걸었다.

"저기...그 아는 사이신가요?"

"네. 옆집에 살아서 종종 마주치긴 합니다만, 딱히 친한 건 아니에요."

그 말을 듣고 지들끼리 쑥덕거리더니 다시 웃는 얼굴로 말을 걸었다.

"하하...그 죄송하지만 혹시 얘 좀 집에 데려다줄 수 있을까요..? 물론 나중에 사례는 하겠습니다."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는 주위의 인싸들.

아무리 봐도 귀찮은 짐을 떠넘기고 지들끼리 놀러 갈 생각으로 가득해 보였다.

어차피 집에 가는 길이었고, 일단 이 분위기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기에 데려다 준다고 했다.

"와아!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 이거 혜윤이 가방이에요."

도움을 받아 등에 윤혜윤을 들쳐 메고 추가로 가방까지 받은 다음 출발했다.

남들이 본다면 등에 느껴지는 물컹한 2개의 살덩어리에 부러움을 느끼겠지만, 이미 생가슴을 충분히 만져볼 대로 만져본 나한테는 별 느낌이 들지 않았다.

뚜벅뚜벅..

시끌벅적한 번화가를 지나 조용한 원룸 라인에 들어섰다.

아까까지는 몰랐는데 어느새 잠들었는지 뒤에서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숨을 쉴 때마다 술 냄새와 달콤한 향수가 섞인 알 수 없는 냄새가 풍겨왔다.

'그러고 보니 되게 오랜만에 보네. 거의 3주 만인가?'

그 딜도 택배 사건 이후로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반가웠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좀 더 예뻐진 것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라 해야 하나? 마치 남자를 유혹하는 페로몬이 온몸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시답잖은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집 앞까지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옆집 문 앞에 살포시 내려놓은 다음 흔들어 깨웠다.

"저기요, 집에 도착했으니까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가세요. 네?"

"으...으응...지입?"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하는 윤혜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았지만 '바로 문 앞이니 알아서 들어가겠지~' 하며 가방을 옆에 두고 내 방에 들어갔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시험도 끝났겠다 치킨 한 마리를 주문했다.

세트로 오는 콜라도 좋지만 오늘은 맥주가 땡겨 배달이 오기 전 편의점에 빠르게 갔다 오기로 했다.

끼익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완전히 열리기도 전에 덜컥하고 뭔가 걸렸다.

힘을 주어 억지로 밀고 나와 확인해보니.

색색...

차가운 복도 바닥에 누워 곤히 잠들어 있는 윤혜윤.

'아니, 아까 일어난 거 아니었나?'

"저기요,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가요. 제발 집 앞이니까 들어가서 주무세요."

"으응....싫어...여기서 잘꺼야아..."

자기 주량을 한참 넘어섰는지 귀여운 앙탈을 부리며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아...여기에 내버려 둘 수도 없고...일단 편의점 갔다 올 동안이라도 내 집에 들여야 하나..."

일단 급한 대로 팔을 잡아 내 목을 두르고 허리를 감싸 안아 일으켜 세웠다.

아까 등에 메고 올 때도 느낀 거지만 생각보다 가벼웠다.

"끄응...진짜 주사가 심하긴 하네."

천천히 내 방까지 들고 와 침대에 올려놨다.

혹시 사고 칠까 봐 잠시 지켜봤지만, 고르게 숨을 쉬며 얌전히 잠든 걸 보고 편의점으로 출발했다.

띠링띠링.

"어서오세요~"

캔맥주 2개만 사려다가 집에 있는 만취녀가 생각나 숙취 해소제를 추가로 구입했다.

"감사합니다~"

띠링띠링.

윤혜윤을 방에 들여오는 것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기에 서둘러 돌아갔다.

다행히 집 앞에 도착할 때까지 배달 기사님한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살짝 가쁜 숨을 돌리며 비밀번호를 눌러 방에 들어갔다.

"하아앙....흐응...."

문을 열자마자 들리는 미약한 여자의 신음 소리.

조용히 신발을 벗고 살금살금 들어가 침대를 봤다.

"허업!"

순간 소리 지를 뻔했지만 바로 입을 막을 수 있었다.

어떻게 벗었는지 바닥에는 바지가 널브러져 있었고 침대에는....

"흐읏...요쯔음...왜 안 오는거야아...나한테 질린거야...? 으흐읏..♡"

윗옷과 검은색 팬티만 입은 채 자위를 하고 있는 윤혜윤이 있었다.

오른손으론 팬티 위를 문지르고 있었고, 왼손은 윗옷 안에 들어가 가슴을 애무하고 있었다.

'어어...? 저게 남의 집에서 뭘 하는 거야..'

잠시 비현실적인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봤다.

분홍색의 블라우스 때문에 가슴이 보이진 않았지만, 새하얗고 늘씬한 다리는 M자로 벌어져 있어 보지 둔덕이 팬티 위로 볼록 튀어나온 게 보였다.

"예전처러엄...왜 만져주지 않는거야? 나는 매일 기다렸는 데에...흐읏♡"

눈을 감고 누군가한테 말을 걸듯,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른 채 자위에 집중하고 있었다.

옷 위로 만질수록 더 애만 타는지 이내 상체를 들어 등에 손을 넣었다.

잠시 꼼지락거리더니 검은 브래지어가 손에 붙잡혀 나왔다.

스르륵 흐르듯 바지 위에 떨어졌고, 맨 살과 닿은 블라우스에는 2개의 젖꼭지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면의 느낌이 좋은지 옷 위로 유두를 비비며 한 층 더 숨을 거칠게 쉬기 시작했다.

팬티 위로 문지르던 손은 어느새 더 기분 좋은 곳을 찾아 안쪽으로 들어가 있었다.

나랑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찔걱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하아아♡ 기분 조하... 거기..더엇...♡ 젖꼭지도 만져줘...위 아래 같이...♡"

양 손 모두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다.

점점 허리가 위아래로 떨리더니 곧 다리를 쭉 뻗으며 가버렸다.

"하으으으응♡♡ 흐으읏...♡ 하아...하아...♡"

가버렸음에도 아직 부족한지 팬티에 들어간 손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행히 누구처럼 성대하게 물을 뿜지는 않은 것에 감사하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머리를 최대한 굴려보고 있을 때.

띵동.

오 씨발. 치킨이 이렇게 반갑지 않은 적은 처음이야.

타이밍 죽이는구만.

초인종이 울리고,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던 윤혜윤이 번쩍 눈을 떴다.

나는 일단 문을 열고 치킨을 받은 후에 다시 현관에 서 있었다.

철컥.

문이 잠기고 아까보다 훨씬 빨개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불을 끌어올려 상체까지 덮은 후에 떨리는 손으로 삿대질 하는 그녀.

"왜...왜...그쪽이 여기에....그리고 옷은..."

"어...일단 여긴 제방인데요? 그리고 옷은 그쪽이 스스로 벗은 거고."

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휙휙 돌리더니 벙 찐 얼굴이 되어버렸다.

진짜 내 방이란 걸 깨달은 거겠지.

"그..그럼 옷은 왜...벗겨져 있는 거죠..?"

"아니, 전 보다시피 치킨 시키고 그 사이에 편의점 가서 맥주 사온 게 전부인데요? 아까도 말했지만 옷은 그쪽이 스스로 벗어서 내팽개친 거고요."

내 손에 들린 치킨 박스와 비닐봉지에 담긴 맥주를 보고는 어느 정도 이해한 듯하다.

이제 술이 좀 깬듯하니 나는 그 자리에서 상황을 설명해줬다.

"그러니까...동기들이 저를 데려다주라 했고, 제가 집에 안 들어가고 복도에서 다시 잤고, 저를 여기에 데려왔고, 제가 스스로...하고 있었다는....이게 전부인가요?"

"정확하네요. 보시다시피 제가 뭐 건드린 흔적도 없고, 정신 차렸을 때 전 여기 있었잖아요?"

드디어 상황을 다 파악했는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이상한 소리를 냈다.

"흐아아아아....어떡해 나...남 앞에서...그거를.."

이대로 놔두면 2차전이 시작될 것 같아 바로 말렸다.

진짜 주사 심하네.

"저도 편의점 갔다 오는 동안 벌어진 일이라 하나도 못 봤으니 안심하세요. 그리고 일단 옷부터 입으시고."

그 말에 이불을 한 껏 끌어올린 채로 한 손만 꺼내 바닥에 있는 옷들을 집어갔다.

잠시 안에서 꼼지락 거리더니 다 입었는지 이불 밖으로 나왔다.

"후...사실 제가 오늘 주량 이상으로 폭주했었거든요..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비밀인 거...아시죠?"

제 딴에는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겠지만 저 얼굴에 그런 표정을 지어봤자 귀여워 보일 뿐이다..

"네, 어차피 얘기할 친구도 없어요. 안심하시고 돌아가세요."

편의점에서 사온 숙취 해소제를 넘겨주고 치킨을 슬쩍 쳐다보며 빨리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었다.

내 시선을 알아챘는지 그녀는 단숨에 들이킨 다음 빈 병을 들고 신발을 신었다.

"그럼 저 가볼게요. 오늘 감사했어요."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바로 옆인데 조심할 것까지야 없죠~"

기분이 풀어진 듯 가벼운 콧소리를 내며 방을 나갔다.

"진짜 술만 마시면 사람이 바뀐다는 게 저런 건가? 되게 얌전해 보였는데."

옆에 놔둔 치킨을 보며 박스를 열어보니 아직 뜨끈뜨끈했다.

다행히 밀봉이 잘 되어있었던 것 같다.

바닥에 앉아 침대에 등을 기대고 치킨을 뜯기 시작했다.

바삭한 껍질과 달콤한 육즙을 느끼며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캬~그래 이 맛이지...이 맛에 살지."

한창 너튜브를 보며 치킨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왜 하필 지금...누구야?"

먹던 치킨을 내려놓고 인터폰에 다가갔다.

작은 화면에 비친 건.

"그..혹시 혼자 심심하실 텐데 술친구 필요 없으신가요?"

...쟨 또 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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