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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710화 (7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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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딱 봐도 유도를 한 것처럼 보이는 공범 녀석을 보고 피식 웃었다. 녀석이 현수와 가까워지자 자연스럽게 두 손을 앞으로 내미는 유도의 기본 잡기 자세를 취했던 것이다. 그렇게 녀석이 현수와 두어 걸음 가까이 까지 다가왔을 때 현수의 발이 움직였다.

휙!

앞서는 다른 공범 녀석의 아랫도리를 노렸다면 이번 발차기는 녀석의 관자노리로 날아갔다. 휘돌려서 차는 동작은 아무래도 군더더기가 많았다.

바로 내뻗어 차는 자세와 달리 돌아차기 때문에 궤적도 생기고. 때문에 상대가 모르거나 방심하지 않는 한 이런 식의 발차기 공격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머리를 숙이거나 허리와 하체를 굽히기만 해도 되니까. 하지만 현수의 발차기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상대는 아예 현수가 발차기를 하는 줄도 몰랐다.

퍽!

그렇게 현수의 발차기를 급소인 관자노리에 직격 당한 유도 한 공범 녀석은 두 눈을 까뒤집고 그 자리에 픽 쓰러졌다. 그걸 보고 난 납치범 녀석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현수는 곧장 그 녀석에게로 움직였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녀석이 혹시라도 소리라도 치면 현수도 곤란했으니까. 다행히 녀석은 그런 짓까진 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현수는 그런 녀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고오맙다!”

그리고 발을 내뻗어서 녀석의 턱을 가볍게 툭 찼다. 그러자 턱을 맞은 녀석은 그대로 맥없이 기절해 쓰러졌고 현수는 녀석과 녀석의 공범들을 공범들이 타고 있던 파란 색 차 안에 실었다. 그 과정에서 불알이 터져 나간 공범 녀석은 다시 뒤통수를 주먹으로 쥐어박아 기절을 시켰다.

그 후 주윤미를 보조석에 태운 현수는 곧장 파란색 차를 몰고 공항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뒷수습을 위해 마침 눈에 띤 공터로 차를 몰았다. 그렇게 차를 공터에 주차 시킨 현수는 주윤미가 깨지 않게 그녀에게 수면 마법을 걸고는 차에서 내렸다.

“읏차!”

그리고 차 뒷좌석에 실은 세 녀석들을 공터로 끌어냈다.

“으으으으.....”

그 과정에서 기절해 있던 세 녀석들이 정신을 차렸다. 현수는 그런 녀석들에게 자백 마법을 사용했다. 그 뒤 현수의 취조가 있었는데 주윤미를 납치하려던 녀석이 해성그룹과 관련이 있단 사실을 바로 알아냈다.

“역시 뭐가 있는 녀석이었군.”

그러니 훤한 대낮에 그것도 사람도 많은 공항에서 사람을 납치하려 했을 터. 하지만 그 상대가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주윤미였는데도 녀석이 이런 짓을 저지르려 한 사실이 현수로서도 놀라웠다. 하지만 취조 과정에서 녀석이 그동안 저질러 온 파렴치한 사건 사고들을 자백 형식으로 전부 듣고 난 현수는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스테이터스]

이름: 강현수 (남, 22살)

칭호: 후기지수, 끝판 정력왕 (The finish Energy the king)- 컨트롤러 장착(업그레이드 완료)

호감도: 73/100, 성적 매력: 83/100

체력: 80/100

내공: 상급

무공: 동양 챔피언, 유도 4단, 태권도 6단, 주짓수 (블루), 권법(형의권 12성), 음양조화신공(대성)

인지능력: 52/100

학습능력: 72/100

행운지수: 42/100

이성과의 친화력: 88/100

마법: 5서클

보유 마법

1서클- 라이트닝 애로우 외 5종

2서클- 라이트닝 쇼크 외 2종

3서클- 아이스 포그 외 33종

4서클-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 외 21종

5서클- 멘탈 머니푸어레이션(Mental manipulation) 외 15종

인벤토리: 카멜레온 축구복 외 13종

보유 쿠폰: 아이템 20% 할인쿠폰, 아이템 25% 할인쿠폰, 아이템 30% 할인쿠폰,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13EA

특수 기능: 음양조화대법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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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김일중이 러시아에서 저질러 온 일에 대해서는 굳이 듣지도 않았다. 단지 그가 한국에서 벌여 온 차마 듣기도 민망한 얘기들에 대해서 간단한 확인 절차만 거쳤다. 바로 녀석의 공범들인 김일중의 양옆에 있는 윤길범과 배현태에게서 말이다.

“저 놈 말이 맞아?”

“그렇다.”

“맞다.”

그 대답만으로 현수는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들고 있던 아공간 부대자루를 펼쳐 그 입구를 벌리곤 세 녀석들에게 말했다.

“여기 기어들어가. 차례대로.”

현수에게 있어 해성그룹이란 간판은 전혀 그의 이런 판단에 단 1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인간쓰레기들은 빨리 치울수록 세상에 좋은 법......”

현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공간 부대자루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세 녀석들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세 녀석 모두 아공간 부대자루 안으로 들어가고 나자 뒷정리를 시작했다.

우선 공항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찍은 CCTV 동영상부터 전부 다 지웠다. 공항의 메인 컴퓨터를 해킹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데이터를 지우는 건 현수에게 이젠 일도 아니었다. 현수는 거기다 혹시 몰라 자신이 여기까지 몰고 온 파란색 차에 대한 교통 카메라가 촬영한 동영상 파일도 전부 지웠다.

경찰청의 교통 카메라가 찍은 데이터 중 일부를 지우는 것도 현수에게는 일도 아니었으니까. 현수는 그 뒤로도 교통 카메라가 파란 색 차를 찍어도 그 영상이 데이터로 남지 않게 해킹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 시켜 놓고 주윤미가 있는 차로 향했다.

그렇게 다시 차에 탄 현수는 시동을 걸고 차를 몰고 서울로 향했고 차가 현수의 원룸 앞에 도착했을 무렵 잠들어 있던 주윤미가 깼다.

“으으음.....어?”

주윤미는 자신이 차 안에 있다는 걸 깨닫자 곧장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운전석에 그 동안 그녀가 보고 싶었던 사람이 앉아 있자 많이 놀란 듯 두 눈을 부릅 뜬 체 그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웰 컴 투 코리아!”

그런 주윤미를 돌아보며 현수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그녀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현수씨가 어떻게..... 근데 여긴 어디에요?”

그녀의 기억은 공항에서 막 게이트로 움직일 때까지였다. 그 뒤 기억은 좀 체 나지 않고 괜히 머리만 아팠다. 그런 그녀에게 현수가 그간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 말을 전부 듣고 난 주윤미가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휴우. 현수씨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네요. 납치라니..... 이래서 매니저가 저보고 혼자 움직이는 건 위험하다고 그렇게 떠들어 댄 거로군요.”

주윤미 같은 유명인은 아무래도 혼자 움직이는 건 자제 할 필요가 있었다. 주윤미는 늘 그녀와 같이 움직여 준 매니저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었다. 사람은 공기와 물이 없어봐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오늘 이후 아마도 주윤미는 다시는 혼자 움직이는 일은 없을 터였다.

꼬르르륵.....꼬르르.....

그때 주윤미의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일었다. 차 안이다 보니 그 소리는 더 크게 들릴 수밖에 없었고 나름 그 소리를 나지 않게 하겠답시고 두 손으로 배를 부여잡은 주윤미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배에서 나는 소리를 안 나게 만들 순 없었다.

꼬르르르.....꼬륵...꼬르르.....

“출출한데 뭐 좀 먹죠.”

현수는 주윤미가 더 무안해 하지 않게 그렇게 말하며 차문을 열고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런 현수를 보고 주윤미도 황급히 차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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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라 웬만한 음식점들은 이미 문을 닫은 터라 현수는 근처 24시간 영업을 하는 뼈 해장국 집으로 주윤미를 데리고 갔다.

거기서 현수는 감자탕 대(大)자를 시켰는데 주윤미가 게걸스럽게 그걸 혼자 다 먹어치웠다. 현수는 따로 시킨 소주 한 병을 홀짝홀짝 마시며 안주 삼아 감자탕 국물을 몇 숟가락 떠먹은게 다였다.

“아아..... 배불러.”

주윤미는 감자탕을 다 먹고 밥까지 비벼 먹고 나서 볼록한 배를 만지며 포만감에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절로 지어 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현수가 물었다.

“근데 갑자기 한국엔 왜 온 건데요?”

현수는 주윤미가 감자탕을 먹을 동안 일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식사가 끝난 뒤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그게.....”

주윤미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리듬체조대회에 참가해야 한다며 한국을 떠났었다. 그 대회에 주윤미가 참가 했는지까지 현수는 몰랐지만 참가했다면 잔뜩 풀 죽어 있는 그녀를 보니 그 결과가 좋지 못한 건 알 거 같았다.

“모스크바 드루쥐바서 열린 그 대회에서 나는................”

현수의 예상대로 주윤미는 대회 입상에 실패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그 스트레스가 쉽게 해소 되지 않았고 우울증까지 생기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매니저 몰래 한국행을 감행한 것이다.

“.........라서..... 중국에서도 그랬지만..........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한국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사실을 털어 놓으면서 주윤미가 현수를 쳐다보는 눈빛이 좀 이상했다. 야릇하니 뭔가 갈구하는 눈빛이랄까?

‘설마.....’

현수는 중국에서 주윤미와의 일을 떠올렸다. 당시 그녀는 현수와의 섹스를 통해서 긴장감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주윤미의 입에서 너무도 직설적인 말이 흘러나왔다.

“사실은.......현수씨와 하고 싶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정신없이 한국에 온 거구요.”

결국 주윤미의 일탈의 원인 제공자가 현수란 소리였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빨리 하러가요. 어서요.”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라 그런지 몰라도 주윤미는 색욕이 강하게 드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여자 입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섹스를 하러 가잔 얘기를 그것도 감자탕 집에서 듣게 될 줄이야.

현수는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주윤미를 잠시 황당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주윤미는 자신의 말을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감자탕 가게 출입구로 거침없이 발길을 내딛는 주윤미를 보고 현수도 서둘러 계산서를 챙겨 들고 몸을 일으켜서는 곧바로 카운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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