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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694화 (69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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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수면 마법에 의해 잠들어 있는 의사에게 현수가 자백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잠들어 있던 의사가 번쩍 두 눈을 떴고 그런 그에게 현수가 물었다.

“이름?”

“김기수.”

의사는 즉각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걸 시작으로 현수는 그에게 궁금한 걸 바로 물었다.

“진짜 의사 맞아?”

“그렇다.”

“그런데 왜 여기서 조폭 새끼들 치료하고 있는 거야?”

“그, 그것은............”

현수는 김기수란 의사의 개인 사정을 차분히 들어 주었다. 요지는 의료사고가 있었는데 그걸 광룡파에서 덮어 주면서 인연을 맺었고 그 뒤 돈을 받고 조폭들 치료를 맡고 있단 소리였다.

요즘 의사들 먹고 살기 어렵다는 푸념 섞인 말이 김기수의 입에서 나올 때 쯤 현수가 그의 말을 끊었다.

“됐고. 그냥 푹 자라.”

그 말에 김기수는 입을 다물고 다시 눈을 감았다. 그때 현수가 상태창을 열고 인벤토리에서 메모리 컨트롤 모자를 꺼냈다.

“귀찮지만. 그래도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니까........”

현수는 김기수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광룡파 놈들을 전부 없애버린 뒤 그의 기억 속에서 광룡파과 관련 된 기억은 전부 다 지워 버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다시는 의료 사고 같은 거 내지 말고.......”

현수는 그 말 후 메모리 컨트롤 모자를 김기수에게 씌웠다. 그리고 그의 기억을 더듬어서 광룡파와 관련 된 기억부터 전부 지웠다. 그리고 그가 늘 가슴에 담아 두고 있던 의료 사고에 관한 기억까지 지워 주었다.

그 뒤 그를 바닥에 편하게 눕혀 놓은 뒤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깨어나면 부디 좋은 의사가 되길 바란다.”

그 말 후 현수는 그 방을 나섰다. 그리고 곧장 그 옆방으로 향했는데 그 방은 안에서 문이 잠겨 있었다.

“언락!”

현수는 마법으로 그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쭈?”

그런데 그 방에도 현수가 처음 여기로 텔레포트 했을 때처럼 남녀가 뒤엉켜 있었다.

“웬 놈이냐?”

현수의 등장에 놀란 남자가 바로 여자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그런데 녀석의 몸이 붕대로 칭칭 감겨져 있었고 몇 군데 상처에서는 피가 베여 있었다.

딱 봐도 온 몸에 상처를 입은 녀석이 무리하게 여자를 안다가 저렇게 된 걸 알 수 있었다.

“미친 새끼.”

현수는 기가 차다는 듯 녀석을 보고 한 소리 했고 그 소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미라 조폭이 발끈했다.

“뭐? 이 씨팔 새끼가 감히 누구보고 미친 새끼래.”

미라 조폭은 자신의 처지도 잊은 듯 겁도 없이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현수는 그런 녀석을 보고 웃으며 그 자리에 가만 서 있었고 어느 새 현수에게 다가 온 미라 조폭이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런데 붕대에 칭칭 감겨 있는 그의 몸이 제대로 움직여 줄 리 없었다. 그래서 엉성하게 휘둘러진 그 주먹을 현수는 가볍게 몸을 틀어 피하고 드러난 녀석의 빈틈을 향해 발길질을 가했다.

퍽!

“크아아악!”

그리 세게 차지 않았지만 현수의 발에 맞은 녀석은 비명성과 함께 뒤로 훌훌 날아서 4-5미터 떨어진 벽에 부딪쳤다가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으으으윽......”

그리고 녀석의 온몸이 순식간에 혈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현수에게 맞아 온몸의 상처가 다 터져 나가 버린 것이다.

“보, 보성 오빠!”

그런 녀석을 보고 그와 떡치고 있던 여자가 기겁해서 그에게로 달려갔다. 그걸 보고 현수는 적어도 여자가 미라 조폭 녀석을 좋아하고 있단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 때문에 없애야 할 조폭에게 자비 따윌 베풀 현수가 아니었다. 현수가 그 혈인이 된 조폭의 숨통을 끊어 놓기 위해 그쪽으로 다가갈 때 여자가 미친 듯 소리를 내질렀다.

“사람 살려!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

현수는 의사에 이어 여자도 조폭을 살리려 하는 걸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 여자의 목소리는 더 이상 그녀 입에서 흘러나오지 못했다. 현수가 홀드 마법으로 그녀의 몸은 물론 혀까지 굳혀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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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

현수가 곤욕스런 얼굴로 조폭을 안고 있는 여자를 쳐다 보았다.

“조폭을 사랑하는 여자라........”

사랑이 무슨 죄이겠는가? 하지만 살인마에게도 가족은 있고 그 가족은 가족이기에 살인마를 옹호할 공산이 컸다. 그렇다고 살인마의 죄의 사해 지는 건 아니건만.

지금 현수가 저 여자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선은 그녀의 기억에서 저 조폭의 기억을 깨끗이 지워 주는 것뿐이었다.

현수는 형의권을 사용해서 여자에게 안겨 있는 혈인 신세의 조폭의 숨통을 끊어 주었다. 조폭의 몸이 축 늘어지는 걸 느꼈는지 여자의 두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그녀에게 현수가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꺼낸 메모리 컨트롤 모자를 씌웠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그녀가 사랑한 조폭의 기억을 깨끗이 지웠다.

그 뒤 혹시 그녀가 깨었을 때 혈인 조폭을 보고 놀랄 것을 염려해서 현수는 그 혈인 조폭의 시체를 특별히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내서 그 안에 욱여넣는 수고까지 아끼지 않았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현수는 그 말 후 조용히 그 방을 나왔다. 그리고 세 곳의 방을 더 방문했고 그때마다 그 안에 있던 조폭 새끼들을 다 처리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방 앞에서 현수는 언락 마법을 사용했다. 안에서 뭘 하는지 방문이 굳게 잠겨 있었던 것이다.

벌컥!

현수는 문이 열리자 바로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또냐?”

그리고 뭐가 그리 좋은지 알몸으로 빈틈없이 몸을 밀착 시키고 있는 남녀를 발견했다.

“누구냐?”

딱 봐도 조폭들 중에서도 높아 보이는 인상의 거만한 조폭이 늘씬한 여자의 뒤에서 자신의 몸을 빼냈다. 그러자 여자의 엉덩이 밑에 박혀 있던 남자의 성기가 빠져 나왔는데 잔뜩 흥분한 녀석은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현수는 그 조폭 뒤 늘씬한 여자가 놀란 듯 침대로 뛰어가서 이불을 뒤집어쓰는 걸 보고 중얼거렸다.

“얌전히 거기 있으라고. 슬립!”

현수는 아예 여자를 수면 마법으로 잠재워 버렸다. 때문에 여자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침대에서 잠들었고 이 방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을 터였다.

“내가 누구냐고 물었을 텐데?”

거만한 조폭이 버릇인지 두 손으로 허리를 짚으며 말했다. 그런 거만한 조폭을 보고 현수가 바로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군지 알 거 없어. 넌 그냥 죽으면 돼.”

“뭐?”

현수의 입에서 죽는다는 얘기가 나오자 거만한 조폭의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리고 녀석이 바로 움직였다. 그걸 보고 현수도 거만한 조폭이 움직인 쪽으로 따라 몸을 날렸다.

슥!

거만한 조폭은 방안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자신의 바지를 치웠다. 그러자 테이블 위에 한 자루 칼이 놓여 있었는데 그는 그 칼을 챙겨 들었다. 그걸 보고 현수는 녀석이 칼을 챙기는 걸 그냥 지켜봤다.

“헉!”

거만한 조폭은 언제 움직였는지 테이블 앞에 서 있는 현수를 보고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녀석은 조폭답게 칼끝을 앞으로 겨눈 채 혹시 현수가 덤벼들면 바로 반격을 가할 수 있게 자세를 흩트리지 않았다. 물론 현수는 칼 든 녀석에게 무리하게 달려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녀석이 챙긴 것이 총기라면 또 얘기는 달라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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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은 민숙과 세 번의 섹스를 했다. 하지만 좀 아쉬움이 남아서 한 번 더 섹스를 시도 했는데 오늘 따라 정력이 받쳐 주어 무난하게 섹스를 이어 나갔다. 그런데 섹스 도중에 갑자기 불청객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분명히 문을 잠갔는데 말이다.

상철은 짜증 섞인 얼굴로 그 불청객을 쳐다봤다. 그런데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에게 형제와 같은 광룡파 조직원들의 얼굴을 모를 상철이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면 외부인 이란 얘기인데. 오늘 외부인이 광룡파의 아지트에 들어 올 일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상철은 불청객이 누군지 물었다. 그랬더니 불청객의 말이 가관이었다.

‘나보고 그냥 죽으라고?’

조폭에게 저리 쉽게 죽음을 얘기할 수 있는 존재는 킬러 뿐이었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상철은 테이블 위에 올려 둔 자신의 무기인 사시미칼이 있는 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그 칼을 손에 쥐는 순간 상철은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칼에서 시선을 떼서 살짝 위로 고개를 들자 그 자가 그의 눈앞에 버젓이 서 있었다. 놀란 상철은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린 뒤 상대를 경계했다. 그때 녀석이 말했다.

“마지막이니까 바로 죽이진 않을 게.”

그 말 후 여유 있게 방안에 걸려 있는 벽걸이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한 녀석이 계속 이어 말했다.

“시체를 안 치워서 그런지 10분 정도 여유가 있네. 얘기 좀 나눌 수 있겠어.”

딱 그 말이 끝났을 때였다. 녀석이 손바닥을 편 채 상철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다 갑자기 손바닥을 꽉 쥐었고 그때 상철의 눈앞에 믿기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

구지찍!

“헉!”

상철이 들고 있던 사시미 칼이 마치 종이처럼 구겨진 것이다. 거기다 칼끝도 안으로 휘어지면서 상철이 들고 있는 사시미 칼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고철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무기로서 사시미 칼의 용도 역시 사라진 셈이었다. 그런 고철 덩어리를 들고 있어봐야 뭐하겠는가?

휙!

상철은 사시미 칼을 버렸다. 그리고 비장한 얼굴로 녀석을 쏘아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상철은 몰랐다. 하지만 저 정도 능력을 지닌 자라면 자신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닐 터였다. 살기 위해 어떻게든 발악은 할 테지만 상철은 이미 직감했다. 오늘이 바로 자신의 제삿날이란 걸.

스륵!

“컥!”

그때 상철의 눈앞에서 갑자기 녀석이 사라졌고 동시에 뭔가가 그의 목을 옥죄었다. 이어 그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상철은 본능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면서 상철은 의식을 읽고 축 하니 몸을 늘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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