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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악!”
제 아무리 조폭이라도 팔꿈치가 역으로 꺾여 덜렁 거리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유지할 순 없었다. 얼마나 아팠던지 녀석은 끔직한 비명성과 함께 주르르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 누구도 그런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자는 없었다. 왜냐? 다들 싸우기 바빴으니까.
붕! 휙!
사도철은 자신을 공격하는 녀석들 중 하나의 팔을 꺾어 무력하게 만든 뒤 이어져 날아드는 흉기를 피했다.
퍽!
그리고 짧고 간결하게 스트레이트를 내뻗었고 그 주먹에 관자노리를 가격 당한 녀석이 픽 쓰러졌다. 급소에 정타를 허용하면서 바로 혼절해 버린 것이다.
“으아아악!”
그때 한 녀석이 육탄 돌격을 해 왔고 두 팔을 활짝 펼친 녀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에 사도철과 녀석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텁!
결국 녀석에게 잡힌 사도철은 곧장 떠밀려서 등 뒤의 벽에 등을 부딪쳤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살 많은 엉덩이를 부딪치게 한 뒤 차례로 등을 벽에 기댄 사도철은 충격을 최소화 시켰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머리는 벽에 닿지도 않았다.
쿵!
반면 사도철을 껴안고 벽으로 돌진했던 녀석의 머리가 벽에 강하게 충돌했다. 사도철이 녀석의 머리를 자신의 겨드랑이 옆으로 빼내는 데 성공한 탓이었다.
선불맞은 곰처럼 사도철을 밀어 붙이던 녀석은 자신의 머리가 사도철의 등보다 앞으로 튀어 나온 줄도 모르고 돌진하다가 제대로 머리를 벽에 찧은 것이다. 소리로 봐서 뇌가 무사하긴 어려울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사도철을 꽉 안고 있던 녀석의 두 팔에서 힘이 빠져 나가면서 거구의 녀석의 몸이 사도철의 발 아래로 맥없이 쓰러졌다.
털썩!
파팟!
순간 사도철이 옆으로 움직였다. 거구 녀석의 육탄 돌격 때문에 방안에 난입해 들어 온 녀석들이 일순 공격을 멈췄는데 사도철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방안의 포위망을 뚫으려 했다.
퍽! 팍!
이를 보고 놀란 녀석들이 사도철을 막으려 했는데 사도철은 몸을 날려 무릎으로 상대의 얼굴을 찍어 쓰러트린 뒤 그 뒤의 녀석에게 화려한 돌려차기를 선사했다. 그걸 보고 다급히 두 팔로 가드를 올린 녀석은 사도철의 돌려차기에 맞아 몸이 뒤로 날아갔다. 그러면서 방 밖으로 나가는 길이 열렸다.
파파파팟!
사도철은 곧장 그쪽으로 몸을 날렸고 기어코 방 안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방 밖 거실로 두어 걸음 내 디딘 사도철의 얼굴이 확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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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서쪽 끝 대월읍에 위치한 수정봉. 그 아래 산 중턱으로 차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이동 중 광룡파의 뒤를 흑사회가 따라 붙으면서 그들은 함께 산길을 올랐다. 하지만 산에서 차가 오를 수 있는 곳은 한계가 있었다.
수정봉 중턱에 위치한 월정사란 절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 시킨 광룡파와 흑사회 조직원들은 곧장 산을 올랐다. 하지만 그들의 등산 로드는 그리 길지 않았다.
“찾았다.”
월정사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 화려한 별장이 그들 눈에 들어 온 것이다.
“저기가 바로 제일파 보스 윤국일의 안전 가옥이고 저 안에 지금 사도철이 있다. 우리는 오늘 사도철을 죽여서 이 산에 묻는다.”
광룡파의 새로운 보스 장용의 비장한 말에 조직원들이 일제히 칼과 도끼를 꺼내서 손에 쥐었다. 그런 그들에게 장용이 지시를 내렸다.
“너희는 뒤로 돌아가고 너희는 나를 따른다.”
장용은 사도철이 달아날 수 없게 퇴로를 차단하고는 안전 가옥으로 향했다. 그런 광룡파를 흑사회 홍양칭이 팔짱을 낀 체 그의 수하들과 지켜보았다.
“혹시 모르니까 너희들도 따라 가.”
홍양칭은 만약을 대비해서 퇴로를 흑사회 조직원들로 하여금 보강하게 했다. 때문에 사도철은 절대 살아서 이 산을 내려가지 못할 터였다.
“그럼 나도 가 볼까?”
홍양칭은 자신의 수하 셋을 데리고 광룡파가 어떻게 사도철을 제거하는 지 직접 지켜 볼 요량으로 눈앞의 화려한 별장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죽어!”
퍽퍽퍽퍽!
그때 안전 가옥을 지키던 녀석들과 광룡파가 벌써 싸움을 시작했는지 별장 앞에 시끄러웠다. 하지만 수적으로 훨씬 많고 또 잔인함에 있어서 흑사회도 치를 떠는 광룡파 조직원들이었다. 안전 가옥을 지키고 있던 녀석들은 그들이 상대가 되지 못했다.
“으아아아!”
안전 가옥을 지키던 녀석 두 셋이 광룡파 조직원들의 도끼에 끔찍하게 죽자 나머지 녀석들은 도망치기 급급했다. 하지만 녀석들을 살려 도망치게 내버려 둘 광룡파 조직원들이 아니었다.
휘리릭! 퍽!
“크아아악!”
광룡파 조직원들이 내 던진 도끼에 뒤통수와 등을 맞은 안전 가옥을 지키던 녀석들이 픽픽 쓰러졌다. 그런 그들 앞으로 곧장 달려 간 다른 광룡파 조직원들이 그들을 향해 칼과 도끼로 난도질을 했다. 그렇게 안전 가옥 입구를 지키던 녀석들이 전부 제거 되는 동안 벌써 가옥 안으로 난입해 들어간 광룡파 조직원들이 그 안에 있던 녀석들과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집 안의 싸움 역시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연장을 소지한 안전 가옥 안의 녀석들이 거실 입구를 틀어 막고 거칠게 저항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장용이 나서면서 간단히 해결이 됐다.
푹! 푸푹!
장용의 칼질에 입구를 막고 있던 연장 든 녀석들이 쓰러지자 거실 안으로 광룡파 조직원들이 쏟아져 들어갔다.
“여기 있다.”
그리고 안방에 있던 사도철을 찾아냈고 그 안으로 광룡파 조직원이 10명이나 들어간 걸 보고 장용은 다른 조직원들과 그들이 사도철을 잡아서 거실 밖으로 끌고 나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사도철은 광룡파 조직원에 의해서 방 밖으로 끌려 나오지 않고 혼자 걸어서 나왔다. 그런 사도철과 장용의 눈이 딱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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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철은 거실에 20여명은 될 거 같은 광룡파 조직원들이 대기 중인 걸 보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껏 안방에서 탈출 했더니 거실에는 더 많은 놈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사도철에게 말했다.
“정말 끈질긴 늙은이로군.”
그 말에 사도철이 발끈하며 외쳤다.
“늙긴 누가 늙었다고 그래? 나 아직 쉰(50)살도 안 됐다.”
“아이고. 아직 젊으시네. 그런데 어쩌나? 내년 오늘이 그쪽 제삿날이 될 거 같은데?”
비아냥거리는 상대의 말에 사도철은 진짜 화가 난 듯 미친 듯 놈들의 우두머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우두머리 녀석이 그걸 기다렸다는 듯 사도철을 향해 칼을 내찔렀다. 그런데 녀석의 칼질은 교묘히 사도철의 다리, 그 중에서 허벅지를 노리고 있었다. 그 사이 우두머리 녀석 양쪽에 있던 두 녀석이 도끼를 휘둘러서 사도철의 시선을 위쪽으로 쏠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도철이 누구던가?
내공은 잃어도 그가 무공 고수란 사실까지 잃은 건 아니었다. 사도철은 한쪽 도끼는 피하고 다른 쪽 도끼는 그 도끼 자루를 손을 뻗어 같이 잡았다. 그리고 그 자를 자기 몸쪽으로 끌어 당겼다.
“헉!”
그러자 사도철의 허벅지가 아닌 그 자의 허벅지에 우두머리 녀석의 칼이 꽂혔다. 그걸 보고 자신의 수하를 찌른 우두머리가 움찔했고 찔린 녀석도 비명과 함께 절뚝거리며 몸을 사렸다. 그 과정에서 잠시 모두의 시선이 사도철에게서 멀어졌는데 바로 그 순간 사도철이 몸을 옆으로 날렸다.
와장창창!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머리를 보호한 채 몸을 날린 사도철은 거실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나갔다. 그걸 보고 놀란 우두머리 녀석이 소리쳤다.
“잡아!”
그러자 그의 주위 수하들이 우르르 깨진 거실 유리창 밖으로 뛰어 나갔다. 거실 밖으로 뛰쳐나간 사도철은 마당을 지나 그리 높지 않은 담벼락을 간단히 뛰어 넘어 한 마리 사슴처럼 깡충깡충 잘도 산을 타고 올라갔다.
그런 녀석의 뒤를 광룡파 조직원들이 열심히 쫓았지만 거리가 눈에 띠게 멀어졌다. 우두머리는 그걸 확인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뒤를 쫓는 수하들을 다그쳤다.
“빨리 쫓아라. 저러다 놓치겠다.”
그러자 광룡파 조직원들이 이를 악물고 산을 뛰어 올랐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사도철은 그들보다 훨씬 빠르게 산을 올랐고 이내 작은 능선 위를 넘어가면서 더 이상 안전 가옥 안에 있는 우두머리의 눈에 띠지 않았다.
“젠장....”
그걸 보고 안 되겠다 싶었던지 안전 가옥 안에 우두머리도 사도철이 도망친 방향으로 뛰어나가서 기어코 산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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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철은 내공을 잃고 한 때 좌절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그리 길지 않았다. 그가 가진 게 너무 많았고 때문에 지킬 것도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비록 내공은 잃었지만 대신 육체를 수련했다. 덕분에 현재 사도철의 체력은 어떤 젊은이에 뒤지지 않았다.
“헉헉헉헉.....”
하지만 그도 피와 뼈, 살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다. 험준한 산을 거의 한 시간 동안 뛰듯이 올랐으니 지치는 건 당연했다.
사도철은 턱까지 차 오른 숨을 고르며 잠시 근처 나무에 기대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계속 선 자세를 유지했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다시 못 일어 날 거 같아서 말이다. 그때였다.
부스럭!
근처에서 인기척이 났다.
“짜이 나얼 리(在那里,저기 있다)!”
그리고 한 무리의 녀석들이 나타났다. 사도철의 안전 가옥을 급습했던 녀석들과는 다른 게 녀석들은 대 놓고 중국어를 쓰고 있었다.
“짱깨 새끼들까지......”
아무래도 광룡파가 속해 있는 흑사회가 개입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광룡파를 치러 간 제일파가 어떻게 됐을지 뻔했다.
사도철은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친 사도철과 달리 흑사회 조직원들은 생생했고 이내 따라 잡혔다.
“헉헉헉헉......”
그런데 놈들은 사도철을 곧장 공격하지 않고 그를 에워싸기만 했다. 지친 사도철은 그런 놈들은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너무 지쳐서 더 움직일 힘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호흡을 고르며 최대한 체력을 회복시킨 뒤 놈들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 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