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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666화 (66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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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회의 가장 큰 수입원은 역시 마약이다. 운룡호 선장이 흑사 회장의 밀명을 받고 마롱을 만나고 있는 것도 마약 때문이었다. 운룡호 선장은 이번에 선적하고 온 물건들 중에 마약을 가져왔다. 그 양은 대략 100Kg 정도였고 그걸 흑사회 지부에 넘기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지부장인 마롱이 난색을 표했다.

“지금은 마약을 유통시키기 어려운데.....”

이제 막 제주도에 거의 기반이 닦인 상태였다. 그런데 마약을 푼다? 아마 제주 경찰이 가만 있지 않을 터였다.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경찰과 조폭 끼리 연결 고리가 있었다. 바로 비리 경찰들이 그들이었다.

제주에도 알음알음 마약이 유통 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양은 많지 않았다. 즉 티 나지 않게 일정 양 만큼만 유통 되게끔 비리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신 비리 경찰들에게 알아서 마약 조직에서 상납금을 바쳤고. 그런데 그런 제주 마약 시장에 100Kg이나 되는 마약이 풀린다? 아마 난리가 날 터였다.

“가져 온 걸 도로 가져 갈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지부장께서 능력을 발휘 해 보세요.”

운룡호 선장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걸 보고 마롱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수를 쓰든 100Kg의 마약을 팔아 치우란 소리였다.

“대신 대금은 다음 달로 유예해 드리죠.”

“뭐, 뭐요?”

말이 좋아 유예지 결국 두 달 만에 100Kg의 마약을 팔아 치워서 그 돈을 흑사회 본부로 보내란 소리였다. 거의 강매나 마찬가지였지만 흑사회 회장의 지시였기에 마롱은 감히 불만을 토로 할 수 없었다. 그랬다간 돌이킬 수 없는 참변을 겪을 수 있었기에.

마롱은 흑사회에서도 초 엘리트 대우를 받았다. 그럴 것이 그는 특이한 체질을 지녔기 때문에. 마롱은 거의 10만 명에 한 명 태어난다는 내공을 몸에 쌓을 수 있는 체질을 타고 났다. 그 때문에 무공을 익힐 수 있었고 무공 고수가 되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그의 가족들은 인질 생활을 해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흑사회에 인질로 잡혀 있었다. 그가 만약 조직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흑사회에서는 가차 없이 그의 가족들을 죽일 터였다. 그리고 흑사회 내에 척살조직이 움직일 터. 무공 고수인 마롱도 그 척살조직의 고수들의 상대는 아니었다. 때문에 어차피 마롱은 흑사회의 보스인 콴 회장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사정을 다 알고 있는 운룡호 선장이었다. 그래서 나름 마롱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팁을 주었다.

“이럴 때 써 먹으라고 조선족 놈들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운룡호 선장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마롱이 아니었다. 마약 건을 아예 조직 내 조선족들에게 맡겨 버리란 소리였다. 즉 그들에게 마약을 덤터기 씌우란 말이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마약 문제로 제주 경찰이 움직이면 그때에 흑사회에서 광룡파를 경찰에 넘겨 버리면 될 일이었다.

“뭐 그 뒤 일이야 마롱님께서 신경 쓰실 거 없으실 테고.”

어차피 마롱은 제주도 조직의 기반이 다져지는 대로 본부로 돌아 갈 터였다. 그 기간은 아무리 길어야 3개월 정도? 광룡파의 일의 뒤 수습은 어차피 다음 이곳으로 올 지부장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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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룡호 선장은 마롱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흡족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오늘 중으로 물건 가져 갈 사람들.....아니 조선족들을 보내 주십시오.”

“그러죠.”

마롱은 운룡호 선장을 그의 방 앞까지 마중했다. 그때 방 앞에 대기 중이던 제이동이 보이자 마롱이 운룡호 선장에게 그를 소개 시켰다. 그러자 운룡호 선장이 반가운 얼굴로 제이동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 장로님의 아드님이셨구먼. 반가워요.”

“네.”

제이동은 운룡호 선장과 악수를 하면서 힐끗 마롱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마롱이 제이동에게 말했다.

“회장님께서 보내신 분이시다.”

마롱의 회장님이란 말에 제이동이 반짝 눈빛을 빛냈다. 흑사회 보스인 콴 회장이 직접 보낸 자라면 조직 내 최고 실세 인물이란 소리였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운룡호 선장이 손을 잡은 제이동의 고개가 앞서 보다 좀 더 내려갔다.

“하하하하. 나야 말로 영광이지. 차 세대 우리 조직의 리더를 이렇게 보게 되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그 말 후 운룡호 선장은 제이동과 잡은 손을 뺐다. 그리고 마롱을 쳐다보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낸 뒤 뒤돌아서 곧장 걸어갔다. 그런 그를 보고 있던 마롱이 제이동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제이동이 곧장 달려가서 운룡호 선장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했다.

“마롱님께 많이 배우고...... 북경에서 보자.”

엘리베이터에 탄 운룡호 선장이 제이동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네. 북경에서 뵙겠습니다.”

제이동은 그런 운룡호 선장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제이동은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걸 확인하고는 곧장 마롱이 있는 지부장 실로 향했다.

“잘 모셨느냐?”

제이동이 노크 뒤 지부상 실에 들어서자 마롱이 바로 물었다.

“네. 북경에서 보자시더군요.”

제이동이 말하고 있는 북경이 무슨 말인지 모를 마롱이 아니었다. 중국의 수도 답게 흑사회 본부도 북경에 있었으니까.

“본부에 가면...... 그자가 누군지 알게 되겠지.”

운룡호 선장은 끝까지 자신이 누군지 마롱에게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무공 고수인 마롱을 가지고 노는 걸로 봐서 보통 인물은 아닐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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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롱이 잠깐 운룡호 선장에 대해 생각에 빠져 있을 때였다. 제이동이 말했다.

“광룡파 레이펑이 와 있습니다.”

광룡파란 말에 마롱이 바로 눈썹을 모았다.

“뭐? 광룡파 레이펑?”

“네. 지부장님께 급히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제주 지부장인 마롱은 자신의 관할 하에 있는 흑사회 조직 간부들과 수시로 만났다. 그리고 어려운 점이나 그들 간의 분쟁을 조정해 주었다. 때문에 광룡파 레이펑이 그를 찾은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롱은 뭣 때문인지 적잖게 당혹한 얼굴 표정을 제이동 앞에서 짓고 있었다.

“.........바쁘시다고 그냥 돌려보낼까요?”

“아니. 아니. 그럴 거 없어. 만날 테니까 들여보내.”

“네.”

어차피 광룡파 레이펑을 부를 생각이었던 마롱이었다. 오히려 잘 됐다 싶을 때 레이펑이 지부장 실 안으로 들어오는 게 마롱의 눈에 보였다.

“어서 오게.”

마롱이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레이펑을 맞았다. 하지만 레이펑은 자신을 응접실에서 30분이나 기다리게 한 마롱이 썩 반갑지 않은 모양이었다. 대뜸 마롱 옆 소파에 털썩 앉더니 여기 찾은 본론부터 말했다.

“지부장님이 만나 봐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네. 아무래도 고수 같아서요.”

“고수?”

레이펑의 입에서 고수란 말이 나오자 마롱이 바로 황당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마롱이 아는 한 제주도에 무공 고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무공 고수가 제주도로 넘어 왔단 소린데 그건 같은 무공 고수 입장인 마롱에게 있어 그다지 반가운 소린 아니었다.

“사도철이라고 제주 대부업계에서 알아주는 잔데. 오늘 만나 보니 아무래도 고수 같아서 말입니다.”

사도철이라면 마롱도 아는 자였다. 그 만큼 제주도에서 영향력이 있는 자였다. 그런데 그 자가 고수 같다는 레이펑의 말에 마롱의 얼굴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자네 설마.......”

레이펑은 앞에 말은 다 자르고 자신의 용건만 마롱에게 얘기했다. 하지만 마롱은 레이펑의 그런 말장난에 그냥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레이펑도 마롱에게 어차피 오늘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얘기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도철이 고수란 말을 먼저 꺼내므로 해서 자신의 일을 어느 정도 희석 시킬 수 있을 거라 봤다.

“뭐 그렇게 됐습니다. 사도철만 잘 요리하면 제주도 대부업계는 저희가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뭐라고? 이런 미친 새끼가.......”

평소 차분한 성격의 마롱이었다. 어지간한 일에 화를 내는 일도 없었고. 그런 마롱이 얼굴까지 시뻘게져서 화를 내는 걸 보고 레이펑을 따라 지부장 실 안에 들어 와 있던 제이동이 다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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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펑은 자신이 사도철을 손 댄 걸 지부장이 알면 화를 낼 거란 거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부장 마롱이 대 놓고 자신을 향해 삿대질까지 해 대며 화를 낼 줄 몰랐다. 거기다 마롱에게서는 노골적으로 살기까지 뿜어져 나왔다.

무공 고수의 살기를 일반 사람이 접하면 제일 먼저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뒷골이 찌릿한 느낌이 일어서 그 느낌이 등골을 타고 허리까지 흘러내린다. 마치 척추로 전기가 흐르는 듯. 레이펑은 중국에 있을 때 무공 고수의 이런 살기를 경험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무공 고수는 상대의 등으로 그 자의 얼굴을 돌려놓았다. 즉 지금 마롱이 그에게 뿜어내고 있는 살기는 진짜였다.

레이펑은 마롱이 그때 무공 고수처럼 자신의 얼굴을 등 뒤로 돌려놓을까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마롱은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살기는 여전히 진득했다. 여기서 자칫 말  실수라도 하면 마롱은 진짜 레이펑을 죽여 버릴지 몰랐다. 그래서 레이펑은 최대한 마롱의 눈치를 살폈다.

“너 이 새끼...... 하아....... 사도철이는 그냥 제주도 대부업계의 대부 정도가 아니야. 전국구라고. 돈도 엄청나게 많고......거기다 제주도 조직과도 연관이 깊어. 그게 무슨 소린지 몰라?”

마롱의 말에 레이펑은 자신이 제대로 독 오른 벌집을 건드렸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거기다 사도철이 무공 고수라면.......

‘씨발. 완전 좆 됐네.’

하지만 레이펑은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사도철이 누구든, 무공 고수든 말든 레이펑이 속한 흑사회란 조직이 다 알아서 해결 해 줄 테니까. 레이펑이 아는 한 흑사회에서 못할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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