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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648화 (648/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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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츠릅....”

어찌나 정신없이 잤던지 입가에 침까지 흘리고 있었던 현수는 소매로 침을 닦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있는 소음의 주범, 핸드폰을 챙겨 들었다. 그리고 누가 그에게 전화를 했는지 확인하니 이윤미였다. 바로 아시아의 별 성보라의 매니저이자 현수의 여자 중 한 명인.

“웬 일이지?”

일본에서 워낙 바쁜 이윤미였다. 그래서 현수와 일주일에 한 번도 겨우 연락을 주고 받는 그녀였다. 그것도 현수가 전부 먼저 전화를 해서. 그런데 그런 이윤미가 지금 이 시간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는 건 그녀가 한국에 왔을 가능성이 높았다.

“네. 여보세요.”

현수는 그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이윤미의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그런데 국제 전화와 달리 목소리에 에코가 섞이지 않았다.

-현수씨. 나예요. 지금 인천 공항인데 오늘 저녁에 시간 좀 낼 수 있어요?

“당연하죠.”

역시나 현수 예상대로 이윤미가 한국에 온 것이다. 아무래도 백성조와는 간단히 만나서 얘기만 나눠야 할 모양이었다. 이윤미가 한국에 왔는데 그래도 같이 저녁도 먹고 데이트도 해 줘야 할 테니 말이다.

-그럼 저녁 먹고 9시쯤에 보라 집으로 와 줄래요?

“네?”

현수는 당연히 이윤미와 같이 저녁을 먹을 줄 알았다. 거기다 성보라의 집으로 와 달라니? 그 말은 그와의 데이트도 하지 않겠단 소리였다. 현수가 이윤미가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의중에 대해 혼란스러워 할 때 그녀가 말했다.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요. 그럼 전 이만......

그리곤 이윤미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혹시........”

현수가 이윤미에게 걸리는 게 있다면 바로 성보라였다. 일본에서 현수는 그만 성보라와 관계를 맺고 말았다. 그건 젊은 남녀 사이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성보라의 매니저인 이윤미의 입장에서 그 사실을 그녀가 알았다면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으음.....”

성보라의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이윤미였다. 그런 그녀가 성보라에게서 뭔가 이상한 점을 찾아내지 못했을 리 없었다. 성보라의 성격으로 봤을 때 현수와의 일을 이윤미에게 얘기 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그걸 염두에 두자 이윤미가 왜 9시가 넘은 저녁에 성보라의 집에서 그를 보자고 했는지 대충 짐작이 왔다.

“들켰군.”

현수는 이윤미가 성보라와 자신의 관계를 눈치 챘다는 확신이 들었다. 뭐 자세한 건 성보라의 집에 가 봐야 알겠지만 이윤미가 현수에게 할 말은 대충 알 거 같았다. 아마 성보라와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가 줄 것을 요구 할 터. 하지만 현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성보라란 여자도 매력적이지만 그녀가 그에게 선사하는 그 많은 포인트를 현수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현수는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이윤미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지워버리기로. 그럼 해결 될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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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미의 전화를 받고 난 현수가 막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했을 때 축구부 주장 이기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뭐? 방송국 관계자가? 왜? 뭐 못 만날 건 없지만......... 알았어.”

현수는 MBS방송국 PD가 자기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기찬의 말을 듣고 대충 짐작이 갔다. 아마 내일 있을 한영대와의 축구 중계 때문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현수는 방송에 별 관심이 없었다.

어째든 현수는 내일 저녁에 한영대와 경기에 뛸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현수기 이기찬과 통화 후 몇 분 되지 않아서 그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확인하니 모르는 번호였다. 현수는 그냥 받지 말까 하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였다.

“아네. 장일영 책임 PD님. 내일 경기요? 저녁에 하는 경기는 출장하기 어렵습니다. 네. 얘기요? 으음. 선약이 있는데. 그럼 Sj엔터테이먼트라고 아세요? 오늘 거기서 누굴 만나기로 했거든요. 네. 그때 봤으면 하는데. 그러세요. 그럼. 네에.”

현수는 백성조를 만날 때 MBS 스포츠국의 책임 PD 장일영을 같이 만나기로 했다. 백성조라면 그를 잘 알 테니까.

“그럼 나도 그만 가 볼까?”

꼬빡 졸았는데 두 시간을 넘게 잤다. 시간이 벌써 5시 30분이 넘어 있었다. 현수는 어머니께 간다는 말을 하러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어디 가셨는지 어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기다렸다. 하지만 5시 50분이 다 됐어도 어머니가 오지 않자 현수는 전화를 걸었다.

-어. 현수야.

다행히 어머니가 바로 현수의 전화를 받았다.

“어디세요?”

-잠깐 장보러 나왔다가........ 이웃 아주머니와 수다 좀 떠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저 그만 가 볼게요.”

-오늘 안 자고 갈 거야?

“네.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근데 외삼촌은요?”

-아까 전화 해 보니 아는 분과 만나서 저녁까지 먹고 술 한 잔 하시고 들어오실 모양이야.

“아네. 그럼 저 갈게요.”

그렇게 어머니와 통화를 끝낸 현수는 곧장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 바로 착용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상태창이 마법 아이템 창으로 바뀌었다. 현수 혼자 텔레포트 할 거란 걸 알아선지 시스템에서 알아서 업그레이드 된 창이 아닌 일반 마법 아이템 창을 띄웠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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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는 머릿속으로 강남에 위치 한 Sj엔터테이먼트 떠올렸다. 그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Sj엔터테이먼트 사옥까지는 반경 47Km에 있습니다.]

현수는 바로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했다.

[띠링! 7,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9,108,7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고 머리가 아찔한 순간 현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앞에 확 트인 전경이 보였다. 하지만 어스름하니 날이 저물고 있었고 보이는 게 빌딩 숲 뿐이라 운치 따윈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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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텔레포트 한 곳은 바로 Sj엔터테이먼트 사옥의 옥상이었다. 덕분에 현수는 밑으로 내려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Sj엔터테이먼트 백성조 실장이 있는 층으로 또 내려가야만 했다.

백성조의 사무실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래서 현수는 따로 노크를 할 필요가 없었다.

“어서 와라.”

현수가 오는 걸 언제 봤는지 아직 사무실 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책상에 앉아 있던 백성조가 말했다.

“바쁜 모양이네요?”

“아니. 다 했어.”

그 말 후 백성조는 10분간 열심히 뭔가를 살피다가 결제 란에 사인을 하고는 결제 판을 덮었다.

“으아아아! 끝났다.”

그리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책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가자.”

백성조는 곧장 옷걸이에 걸려 있던 재킷을 챙겨 들며 현수에게 말했다. 그때 현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장일영 PD였다. 현수는 바로 그 전화를 받았다.

“네. PD님. 오셨다고요? 알겠습니다. 지금 내려갈게요.”

백성조는 현수가 전화를 받더니 PD 운운하자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PD라니 무슨 PD?”

그런 백성조에게 현수가 되물었다.

“혹시 MBS 스포츠국의 책임 PD 장일영이라고 알아?”

“장PD? 당연히 잘 알지. 찍는 드라마마자 죽을 쑤더니 스포츠국에가서 잘 풀린 케이스지. 근데 그 양반이 왜?”

“지금 여기 밑에 와 있어. 날 만나겠다고.”

“뭐?”

“사실...................”

현수가 장PD가 왜 자신을 만나려는지 대략적으로 얘기하자 백성조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일단 내려가자. 그 양반 기다리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렇게 현수는 백성조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내려갔다. 그때 이동 중 백성조가 말했다.

“당시 드라마 죽 쑬 때도 자기가 PD랍시고 목에 힘주던 인간이야. 가능하면 자존심 안 건드리게 말 잘해.”

“알았어요.”

“저기 있다.”

백성조가 턱짓으로 가리킨 곳에 40대 중후반의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 현수가 그쪽으로 향하자 그도 현수를 발견하고 현수가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장PD님?”

“만나서 반가워요. 강현수 선수.”

장PD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현수는 그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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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와 장PD가 악수를 할 때 백성조가 둘 사이에 슬쩍 끼어들었다.

“안녕하세요. 장PD님? 저 백실장입니다.”

“아아. Sj엔터에 그 백실장?”

“네. 이렇게 뵙게 되네요.”

장PD는 현수에게 내밀었던 손을 백성조에게도 내밀었다. 그러자 백성조도 그 손을 잡았고 서로 악수를 나눈 뒤 장PD가 말했다.

“10년 만인가?”

“그 정도 됐네요. 소식 듣고 있었습니다. MBS스포츠국을 꽉 틀어 쥐고 계시다고요.”

“뭘 그 정도까진 아냐. 그냥 국장님과 친하다보니 그런 소문이 돈 모양이야.”

장PD의 그 말에 백성조가 반짝 눈빛을 빛냈다. 방송국에서 국장이면 어디 소속이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것이 비록 스포츠국이라고 해도 말이다.

“현수와 얘기하러 오셨다면서요?”

“그래. 근데 그걸 백실장이 어떻게....”

“제가 강현수 에이전트거든요.”

“그래?”

“저녁 식사 전이시죠?”

“응.”

“그럼 저희랑 같이 가시죠. 같이 식사하면서 얘기 나누는 게 아무래도 좋을 거 같은데요.”

“그, 그럴까?”

장PD는 백성조가 강현수의 에이전트란 말에 그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장PD가 기억하는 백성조는 그리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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