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630화 (630/712)

<-- 베이징 올림픽 -->

[12골! 역시 강현수가 뛰는 팀답다.]

[축구가 무슨 야구도 아니고 12골이라니..... 상대 팀의 골까지 합치면 19골.....ㄷㄷㄷㄷㄷㄷ]

[강현수라면 가능한 스코어. 앞으로 있을 연신대 경기는 반드시 본방 사수 해야 겠음. 개재미있겠당.]

...........................................

수많은 댓글들. 그 중 대부분은 강현수에 대한 얘기였다. 그리고 그가 출전하는 모레 한영대와의 시합을 직접 보러 가겠다는 사람들이 넘쳐 났다.

“크하하하. 이거 완전 대박이네. 대박이야.”

“역시 국장님이십니다. 이번 인사이동 때 영전 하시는데 꽤나 도움이 되시겠습니다.”

“그렇지. 안 그래도 예능국의 차국장과 기 싸움 중이었거든. 그런데 이걸로 내가 카운터펀치를 먹인 셈이지. 아마 차국장 속 깨나 쓰릴 거야.”

“하긴 예능국의 예능프로들이 요즘 줄줄이 죽을 쑤고 있지 않습니까? 국장님께서 미래전략기획본부장만 되신다면 그 다음 부사장과 사장까지 무난히 하실 겁니다.”

“장PD. 사람 너무 띄우지 마. 떨어지면 아프다고.”

“떨어지실 리 없으니 드리는 말씀이죠.”

“그런가? 크하하하.”

MBS방송국의 스포츠국 국장실에서 국장인 변제일은 MBS 스포츠 장일영 책임 PD가 함께 노트북을 앞에 두고 실시간 올라오는 댓글을 보고 있었다.

모레 있을 대학축구 왕중왕전, 연신대와 한영대의 경기는 벌써부터 이슈가 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사람들은 몰랐다.

MBS방송국에서 그 경기를 생중계 해 주기로 한 걸 말이다. 변제일 국장은 흐뭇한 얼굴로 계속 올라오는 댓글을 보다 장일영 책임 PD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슬슬 터트릴 때지?”

“네. 보도가 나갈 겁니다.”

장일영 책임 PD의 대답과 동시에 댓글에 그 얘기가 흘러나왔다.

[좀 전 MBS방송국에서 모레 연신대와 한영대 경기를 생중계 한다고 함.]

[뭐? 그게 사실이야? 그렇다면 대박인데.]

[사실 맞음. 좀 전  MBS방송국에 직접 전화해서 스포츠국 PD에게 직접 들음.]

[그럼 팩트네. 이야. 그럼 모레 저녁에 약속은 잡지 말아야겠군.]

[치맥집 난리 나겠네.]

[나도 본방사수! 치맥 필수!]

예상대로 대박이었다. 순식간에 MBS방송국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말이다. 그걸 확인한 변제일 국장은 덩실덩실 춤이라고 추고 싶은 심정이었고 책임 PD장일영은 모레 중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곧장 국장실을 나섰다.

“어. 나야. 다들 집합 해.”

그리고 자기 밑 PD들을 회의실에 소집 시켰다. 모레 방송과 일요일에 결승은 자신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진두지휘를 할 터였다. 하지만 그 왜 나머지 한 경기를 어떤 PD에게 맡길지 정해야 했다. 아마 그걸 두고 스포츠국 PD들 간에 신경전이 벌써부터 시작 됐을 터. 장일영은 그런 그들 중에서 가장 믿을 만한 녀석 하나를 고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녀석이 누군지 벌서 정해 놓은 장일영이었다. 그런데 그가 회의실에 들어가기 직전 변제일 국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네. 국장님. 네. 네. 네에? 아, 아닙니다. 괜, 괜찮습니다. 그, 그럼요. 네.”

장일영는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지만 핸드폰에 대고는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다 통화가 끝나자 바로 입에서 욕이 튀어 나왔다.

“이런 개호로XXXX..............”

장일영는 욕설을 한참이나 하고서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 거렸다.

“.........승진이 확실해지니까 이제 나 같은 건 필요 없다 이건가?”

사실 강현수가 출전하는 대학축구 왕중왕전을 생중계하자는 아이디어는 장일영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그걸 변제일 국장이 자신의 것으로 가로 챈 것이고.

장일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변제일 국장의 편을 들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역시나 변제일 국장이 다른 국장들보다 승진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변제일 국장은 현재 방심위 고위 간부와 친분이 두터웠다. 그걸 알아 낸 장일영은 변제일 국장에게 줄을 선 것이다.

“기껏 밥상 차려 놓으니까 딴 놈을 그 자리에 앉히겠다?”

그런데 좀 전까지 장일영을 밀어 줄 거처럼 굴었던 변제일 국장의 마음이 확 바뀌었다. 원래 모레와 일요일 두 경기 중계를 장일영 책임 PD에게 맡기기로 했던 변제일 국장이 좀 전에 전화해서 모레 경기만 장일영 책임 PD가 맡고 나머지 두 경기는 자신이 알아서 PD를 정하겠다고 한 것이다.

마치 모레 경기 중계라도 너한테 맡긴게 어디냐며 대 놓고 생색까지 내면서 말이다. 한마디로 제대로 뒤통수 맞은 셈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장일영 책임 PD가 키워주기로 한 자기 밑에 PD를 볼 면목이 없어졌다. 그 PD에게 받아먹은 게 어디 한 두 개던가?

“젠장. 모르겠다. 내 코가 석자다.”

장일영 책임 PD는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하고 회의실에 들어갔다. 그 PD에게는 상황이 어쩔 수 없다며 다음을 기약하자고 구슬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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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연신대 선수들이 벤치 앞에 집결하자 그들 앞에 선 이명신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했다.

“다들 수고 많았다. 오늘 시합을 통해서 느낀 점들이 있을 거다.”

그러면서 이명신 감독의 시선이 한 선수에게 꽂혔다. 그러자 나머지 연신대 선수들 역시 힐끗거리며 그 선수를 쳐다보았다.

“앞으로 왕중왕전의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기까지 3경기 남았다. 그 동안..........강현수의 말이 곧 감독의 말이다 생각하고 따라주기 바란다. 그게 싫으면 경기 뛰기 전에 얘기하고. 바로 빼 줄 테니까.”

한마디로 강현수의 말을 듣지 않으려면 경기에 뛸 생각도 하지 말란 소리였다.

“특히 3학년들. 뛰기 싫으면 뛰지 마. 너희들 대신 뛸 1, 2학년들 많으니까.”

오늘 자존심을 세우며 경기를 망칠 뻔한 선수들은 다들 현수와 같은 학년의 3학년들이었다. 이명신은 3학년들이 한 명이라도 더 프로와 실업팀에 진출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들을 주전으로 선발 출장을 시켰다.

그랬더니 감히 주제도 모르고 강현수를 까고 그들끼리 삽질을 해댔다. 그 결과 고구려대에 3골 차로 뒤졌다. 그걸 만회하고 역전승을 일궈 낸 건 역시 강현수였고. 그러니 기회주의자인 이명신 감독의 이런 결정을 당연했다.

연신대 3학년 전체 선수들보다 강현수 한 명이 그에게 더 중요했던 것이다. 강현수만 있으면 1, 2학년으로 팀을 꾸려도 왕중왕전에 우승할 자신이 있었고.

그 정도는 연신대 3학년들도 알았다. 현재 연신대 3학년과 2학년의 실력차는 별 차이가 없다는 걸. 강현수라면 2학년들만 데리고도 대학리그와 FA컵 우승을 일궈 낼 수 있었다.

“.................”

그랬기에 이명신 감독의 말에 3학년들은 이를 꽉 깨물었지만 정작 누구도 그 말에 이의를 재기하지 못했다. 그랬다가는 졸렬한 이명신 감독이 그 선수가 졸업할 때까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 테니까. 결국 그 선수는 벤치만 뜨겁게 달구다가 프로나 실업팀에 들어가지 못하고 졸업한 뒤 백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

“좋아. 다들 내 말을 알아들었다고 믿겠다. 그럼 이제부터..........”

이명신은 오늘 시합이 끝나면 연신대 선수들의 썩어 빠진 근성을 고쳐 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잔뜩 벼르고 있었는데 하필 운영위쪽에서 그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왔다.

“이 감독. 나 좀 보지.”

“네? 지금요?”

“그래. 급히 할 말이 있네.”

“알겠습니다.”

딱 보아하니 얘기가 길어 질 거 같았다.

‘새끼들.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이명신은 속으로 연신대 선수들을 보고 이를 갈았다. 하지만 오늘 아니더라도 녀석들을 혼내 줄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내일 보자.’

이명신은 내일 연신대 선수들을 단단히 굴릴 생각을 하면서 그들에게 외쳤다.

“해산하고. 내일 아침 8시까지 학교 운동장에 모인다. 이상.”

이명신은 그 말을 하고 곧장 몸을 돌려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운영위 사람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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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감독인 이명신이 해산하란 소리를 듣고 곧장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런 현수를 보고 몇몇 연신대 3학년 선수들이 뭐라 얘기를 했지만 현수는 그들의 말은 한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이명신 감독의 말처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됐다. 강현수와 뛰기 싫으면 감독에게 얘기하면 될 일이었다.

현수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별 도움도 되지 않을 녀석들과 말을 섞는 거 자체가 시간 낭비라고 봤다. 그래서 제일 먼저 라커룸에 들어간 강현수는 짐을 챙기자마자 서울 월드컵 경기장 선수 대기실 후문을 나섰다. 그리고 여기 왔을 때처럼 거기서 상태창을 열고 인벤토리 안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 바로 착용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상태창이 마법 아이템 창으로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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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자신의 원룸 앞을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마스터의 원룸까지는 반경 26Km에 있습니다.]

현수는 바로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했다.

[띠링! 7,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9,014,7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고 머리가 아찔한 순간 현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앞에 그의 원룸 문이 보였다. 현수는 디지털 도어 록의 비밀번호를 누른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안이 너무 조용했다. 당연히 안에 있어야 할 사지희도 보이지 않고. 현수가 원룸 안에 들어가자 그제야 원룸 바닥에서 달콤하게 잠자고 있는 사지희가 보였다. 그녀는 현수가 원룸을 나설 때 입고 있던 티셔츠에 팬티 차림으로 몸을 웅크린 채 곤히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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