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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601화 (6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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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신호 바뀌었어.”

장천식이 하재봉의 문자를 막 확인했을 때 그의 옆 보조석에서 효숙이 말했다.

휙!

장천식은 들고 있던 핸드폰을 운전석 옆 음료수 거치대에 던져 버리곤 곧장 차를 몰았다. 하지만 그의 차는 이내 차선 옆으로 붙었고 유턴구역에서 180도 돌았다.

“오빠. 어디 가는 거야!”

멍청한 게 눈치는 또 빨라서 효숙이 장천식을 쏘아보았다. 그 사이 장천식은 차를 도로가에 붙여 세웠다. 그리고 효숙은 쳐다보지도 않고 정면을 본 채 말했다.

“내려!”

“뭐?”

“내리라고!”

버럭 소리치는 장천식의 얼굴이 시뻘게지는 걸 본 효숙은 지금 그를 건드려선 안 된다 싶었던지 그의 말대로 차에서 내렸다.

부우우웅!

효숙이 내리기 무섭게 장천식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고 차는 시끄러운 굉음과 함께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로 인해 옆 차선에 차들이 급 블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

“저 씹.....”

“야이. 개.....”

장천식의 차를 향해 뒤쪽 차들이 욕설을 퍼붓는 걸 보고 효숙은 바로 몸을 돌려서 뒤쪽으로 걸어갔다.

“흥! 두고 봐.”

장천식이 왜 화가 났는지 모르지만 그녀를 이렇게 홀대 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내가 그냥 해 주나 봐라.”

효숙은 늘 그래왔듯이 장천식과 며칠 섹스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럼 몸이 닳은 그가 백기를 들고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사줄 터였다.

“택시!”

효숙은 얼마 걷지 않아 빈 택시를 발견하고 그 택시에 올랐다.

“봉천 시장으로 가주세요.”

장천식과 싸운 건 싸운 거고 순댓국은 순댓국이었다. 효숙은 댕기는 순대국밥을 먹기 위해서 근처 시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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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숙과 헤어진 장천식은 강남으로 움직였다. 그곳 한 건물에 신세기파의 아지트를 만든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다. 그 만큼 서울을 장악해 나가는 신세기파의 성장 속도는 눈부셨다.

이게 다 보스인 노우진과 그 밑의 중간보스들이 소통이 잘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걸 위해 노우진은 필요하면 지금처럼 집합을 걸었다. 무슨 군대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이 집합을 통해서 신세기파가 하나로 단합 된 건 사실이었으니 그걸 두고 불만을 토로하는 중간보스는 없었다.

지금 그들이 누리고 있는 구역과 돈줄이 어떻게 생긴 건 줄 알기에 그들은 감히 노우진에게 반기를 들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 조직의 자금줄을 대고 있는 손태섭은 가히 노우진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2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

장천식은 신세기파 조직의 아지트로 쓰고 있는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지하 주차장에는 보스인 노우진부터 시작해서 서열대로 차를 댈 수 있게 주차구역이 정해져 있었다.

장천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주차구역에 차를 댔다. 그리고 건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조직원들이 쫘악 깔려 있었다.

장천식을 본 조직원들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장천식은 그런 그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뒤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갔다. 그곳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다른 중간 보스들이 두 명 더 있었다.

“현석아!”

그 중 한 명을 알아본 장천식이 바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불암동에 구역을 두고 있던 이현석이 뒤를 돌아보곤 바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 옆의 중간 보스는 장천식을 보고도 바로 고개를 돌렸다.

장천식을 생깐 중간 보스는 마포의 문장구로 장천식과 동갑으로 조직 내 서열도 비슷했다. 하지만 둘은 묘한 경쟁 관계가 있어서 이렇게 만나도 서로 모른 척 지나쳤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장천식 역시 문장구를 옆에 있어도 없는 사람 취급하며 이현석과 대화를 나눴다.

“무슨 일이래? 엊그제 집합 하지 않았어?”

장천식의 말에 이현석이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형님. 그거 모르고 오셨소?”

“그거?”

“네. 태섭이 형님과 그 밑에 얘들이 죄다 사라졌지 뭡니까. 조직을 총 동원해서 찾았는데 여태 아무도 못 찾았다 네요. 그러니 조직이 발깍 뒤집어 질 수밖에요.”

“뭐?”

당연히 놀랄 소리였다. 조직의 2인자인 손태섭과 그 밑에 조직원들의 실종은 신세기파의 조직의 뿌리를 반쯤 뽑혔다고 봐도 될 사태였다. 그때 장천식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중얼거리며 말했다.

“어? 그럼 내가 좀 전에 본 이준혁은 뭐야?”

“이준혁이요?”

그 소릴 또 이현석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옆의 문장구 역시도 마찬가지고.

띠링! 촤르르르!

둘이 장천식을 쏘아볼 때 마침 위에서 내려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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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회의장이 있는 7층에 올라가자마자 이현석과 문장구가 휑하니 사라졌다. 둘 다 따르는 윗선이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이현석과 함께 하재봉이 제일 먼저 장천식 앞에 나타났다.

“이준혁이를 봤다고?”

“네. 그게........”

장천식은 좀 전 리베라 호텔에서 이준혁을 본 걸 하재봉에게 얘기했다. 그때 문장구와 함께 보스인 노우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장천식에게 물었다. 이준혁의 행방을 말이다. 장천식은 하재봉에게 말한 대로 노우진에게 그대로 얘기했고 노우진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

“거기 가서 이준혁이 데려 와. 당장.”

보스의 명령에 장천식은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자기 밑에 애들을 아직 이준혁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그곳에 소집시켰다.

“당장 리베라 호텔로 애들 데려 와.”

보스가 그에게 직접 내린 명령이었다. 그 선에서 알아서 이준혁을 잡아다 보스 앞에 대령해야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장천식은 조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장천식은 그 공을 다른 중간보스와 나눌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운이 좋았어.”

장천식은 리베라 호텔에서 우연히 이준혁을 본 걸 천운이라 여겼다. 그리고 그 천운이 있게 한 최고 공로자는 그의 여자인 효숙임을 잊지 않았다.

“다이아 목걸이라도 하나 사줘야겠군.”

오늘 일로 장천식이 보스로부터 뭔가를 받게 된다면 그는 효숙에게 다이아 목걸이, 아니 차라도 한 대 뽑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띠링! 촤르르르!

그 생각을 막 끝냈을 때 그 앞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장천식은 서둘러 차로 향했고 그 차를 타고 곧장 리베라 호텔로 차를 몰았다. 장천식이 리베라 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의 수하들이 막 호텔 입구 앞을 점거하고 있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당신들 뭐야?”

그들과 호텔 직원들이 충돌하고 호텔 매니저가 나서서 뭐라 떠들어 대다가 조직원의 주먹에 맞아 나가 떨어지는 걸 보고 장천식이 그쪽으로 움직였다.

“쳤어? 뭐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조직원의 주먹에 맞아 쓰러진 호텔 매니저가 경찰 운운하며 떠벌리고 있을 때 장천식이 조용히 그의 뒤로 걸어갔다.

찰칵!

어느 새 그의 한 손엔 잭나이프가 서슬퍼런 칼날을 드러내고 있었다.

스윽!

시끄러운 호텔 매니저 뒤에 선 장천식이 그의 목에 칼날을 가져다 댄 건 너무도 순식간이었다.

“히익!”

차가운 칼날이 그의 목에 닿자 호텔 매니저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그런 그의 뒤에서 장천식의 입이 그의 귀에 닿았다.

“경찰? 불러 봐. 그럼 너하고 네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 보자고.”

“아, 아닙니다. 경, 경찰은 무슨......”

장천식은 바로 입장을 바꾸는 호텔 매니저의 말에 바로 그의 목에 대고 있던 잭나이프를 치웠다. 그리고 자신의 목을 만지며 살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있는 호텔 매니저에게 말했다.

“협조 좀 해 줘. 그럼 최대한 빨리 이 민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잭나이프를 호주머니 속에 넣으며 말하는 장천식을 보고 호텔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 매니저도 현실에서는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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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의 모습을 한 현수는 결국 장희진이 말한 호텔 방문 앞에 섰다.

똑똑!

그리고 노크를 하자 이내 그 방문이 열렸다.

철컥!

현수는 곧장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는데 그때 그 앞에 장희진이 서 있었다. 그녀는 이준혁을 기다리며 목욕을 즐긴 모양이었다.

하얀 가운을 걸친 장희진은 머릿결이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장미향이 강하게 났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갑자기 걸치고 있던 가운을 벗었다. 그러자 그 속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나체가 드러났다.

“아아!”

그걸 본 현수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 동안 현수가 보아 온 그 어떤 미인의 몸도 장희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 만큼 현수의 머릿속이 그녀의 몸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설명 할 길을 찾고 있을 때 그녀는 사뿐사뿐 걸어서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 문은 활짝 열려 있어서 현수의 시선을 그녀를 쫓아 욕실 안으로 향했다. 욕실로 들어간 장희진은 촛불을 켜 놓은 욕조 안으로 곧장 들어갔다. 그런데 그 욕조 안에 장미 꽃잎들이 둥둥 떠 있었다.

“아아. 좋다. 오빠도 들어 와요.”

욕조 속에 들어간 장희진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현수의 귀를 간질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현수는 후다닥 걸치고 있는 옷을 벗어 던지고 장희진이 있는 욕실로 뛰어들고 싶었다. 하지만 초인적인 인내로 그 욕구를 떨쳐 낸 현수는 호텔 방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그때 그의 눈에 냉장고가 보였다.

갑자기 갈증이 난 현수가 몸을 일으켜서 냉장고를 열었다. 그러자 그 안에 각종 음료가 진열 되어 있었다. 그 중 현수는 생수 한 통을 꺼냈다. 그때 욕실 안에서 장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나 콜라 좀 줄래요?”

그 말에 현수는 냉장고 안에서 캔 콜라를 꺼냈다. 그리고 그걸 들고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고마워요.”

장희진은 현수가 건네는 캔 콜라를 받았다.

“어머!”

첨벙!

하지만 비눗물 때문인지 손이 미끄러웠던 장희진이 캔 콜라를 떨어트렸는데 하필 욕조 안이었다. 장희진은 욕조 안에서 떨어트린 캔 콜라를 찾느라 난리를 피웠고 그 과정에서 현수는 그녀의 몸매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었다.

비눗물에 번들거리는 그녀의 몸매는 과히 예술이라 할만 했다. 장희진은 자신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현수를 보고 비릿하게 웃었다. 그리고 욕조 바닥에 있던 캔 콜라를 찾아서 그걸 수면 위로 들어 올렸다.

“찾았다.”

꿀꺽!

현수의 눈앞에 캔 콜라가 보였다. 그런데 바로 그 캔 콜라 뒤에 봉긋하게 솟구쳐 있는 장희진의 젖가슴이 보이면서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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