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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그때 그들 방 옆을 몇 명의 사람들이 지나갔다. 그 소리에 놀란 장필모와 장희진이 후다닥 떨어졌다. 혹시나 지나가던 사람들 중 하나가 실수로 그들 방문이라도 연다면.....
그렇게 잠시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은 그들 방을 지나쳐 간 사람들의 기척이 멀어지자 다시금 눈빛을 마주쳤다. 그리고 장필모가 불타는 욕망에 장희진에게 다가서자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PD님. 잠시만.”
“희, 희진아.”
“PD님. 그만 정신 차리세요.”
장희진이 제법 큰소리에 장필모가 움찔했다. 장희진은 갑자기 사람이 달라져 있었다. 좀 전까지 그와 같이 욕망을 불사르려던 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었다. 장희진의 그런 날 선 반응에 장필모는 옆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장희진이 달래듯 말했다.
“PD님. 저도 PD님에게 안기고 싶어요. 하지만 여기선 안 돼요.”
장희진의 말에 장필모도 이성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지. 여기서 그 짓을 하려는 내가 이상한 거지. 미안해.”
“아니에요. 저도 PD님이 좋아요. 하지만.....”
장희진은 장필모 앞에서 철저히 착한 여자 코스프레를 이어나갔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장필모는 실제로 감격해서 말했다.
“그만. 다 내 잘못이야. 내 욕심에 그만 너를.......”
장필모가 자괴감에 빠져서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 또 술을 따라 연거푸 마시는 걸 보고 장희진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하지만 장필모는 그걸 보지 못했다. 장희진의 입가 미소는 이내 사리지고 다시 착한 여자가 된 장희진이 장필모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PD님. 아니 오빠. 저 오빠라고 불러도 돼죠?”
“그, 그럼. 좋지. 아! 하지만 촬영장에서 그렇게 부르면 안 돼.”
“촬영장? 어머. 그럼 저 오빠 드라마에 캐스팅 된 거예요?”
“당연하지. 희진이 너한테 딱 맞는 배역이 있어. 조연급이지만 주연 못지 않는 비중의 역할이야. 그거 너 줄게.”
“정말요. 아이. 좋아라.”
장희진이 끼고 있던 팔짱 옆으로 고개를 기울이자 그녀의 머리가 장필모의 어깨에 얹어졌다. 그때 그녀 머리에서 향긋한 샴푸 냄새가 났는데 그 향기에 장필모는 입이 헤벌쭉해졌다.
똑똑!
노크 소리가 나고 잠시 뒤 방문이 열렸다. 마치 장필모와 장희진이 서로 찰싹 들러 붙어 있는 줄 알기라도 한 듯 말이다. 노크 소리에 그 둘이 황급히 떨어져 앉고 나자 방문이 열리고 뒷머리를 긁적이며 이준혁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그를 보고 장필모가 투덜대며 말했다.
“뭔 전화를 그렇게 오래 합니까?”
“죄송합니다. 회사에 문제가 좀 생겨서.”
장필모는 이준혁의 회사란 말에 피식 웃었다.
‘조폭 새끼가 회사는 무슨......’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요즘 조폭 조직은 기업화 되어 있었다. 그러니 이준혁의 회사란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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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장희진이 작업을 할 수 있게 방을 나섰다. 그때 방안에서는 캠코더가 장희진과 장필모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현수는 방을 나서며 캠코더의 리모컨을 켰다. 그러자 캠코더가 자동으로 작동하며 두 사람을 찍기 시작했다.
장희진과 장필모는 설마 그들 정면에 있는 장롱 위에 캠코더가 그들을 찍고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장롱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둘은 그들이 대낮부터 벌이고 있는 짓이 캠코더에 그대로 찍히고 있는 줄도 모른 체 서로를 탐닉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차마 그 짓까지는 하지 못하고 끝나는 듯싶자 현수가 입맛을 다셨다.
“쩝쩝......뭐 이 정도도 충분하지만.....”
아마 며칠 뒤 재미있는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돌 것이고 그 동영상으로 인해 KTV의 장모 PD와 아름다운 미모로 차세대 톱 배우가 유력했던 장모 여배우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될 터였다.
어째든 이 동영상이 제대로 대중에 먹히려면 일단 장필모가 그의 드라마에 장희진을 캐스팅해야만 했다. 그래야 장필모와 장희진 모두 빠져 나가지 못할 덫에 걸려 든 꼴이 될 테니까.
“장희진의 촬영 첫날. 둘은 지옥을 맛보게 될 거야.”
현수는 잔인하지만 장희진이 장필모의 드라마에 첫 촬영을 할 때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릴 생각이었다.
현수가 탐지 마법으로 살피니 여우같은 장희진은 결국 장필모를 잔뜩 흥분만 시켜 놓고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희진은 특유의 말 빨로 장필모를 가지고 놀더니 손쉽게 목적을 성취해 냈다. 장필모의 드라마에 꽤 비중 있는 조연으로 캐스팅 된 것이다.
“대단해.”
그 뒤에도 장희진은 능숙하게 장필모를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자꾸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장희진을 보고 현수도 몸을 움직였다. 딱 봐도 이제 그가 그만 방으로 돌아가서 오늘 만남을 정리할 타이밍이 된 것이다.
현수는 둘이 찰싹 붙어 있는 걸 알기에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장희진이 원하는 대로 점심 자리를 정리했다.
“뭐 얘기도 잘 된 거 같고. 그럼 그만 일어나 봅시다.”
그 말 후 현수가 불콰하게 술이 올라 있는 장필모를 걱정스런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
“장PD님. 꽤 취하신 거 같은데.....얼굴도 새빨갛고..... 정말 괜찮겠습니까?”
“아아. 걱정 마쇼. 난 괜찮으니까.”
그 말 후 몸을 일으키던 장필모가 비틀거렸고 그런 그를 옆에 있던 장희진이 재빨리 부축했다.
“이 사장님. 안 되겠어요. PD님 어디 가서 잠깐 쉬셔야지.”
그 말에 그녀에게 기대 있던 장필모의 눈이 번뜩였다. 하지만 그 다음 장희진의 말에 그의 얼굴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가 모시고 싶은데 전 좀 있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미안하지만 이 사장님이 PD님 좀 장 챙겨 주세요.”
그 말에 현수가 바로 나섰고 장희진 대신 취한 장필모를 부축했다. 그러자 손목시계를 확인한 장희진이 말했다.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저 약속 시간이 다 돼서 먼저 가 봐야 할 거 같아요.”
그 말에 현수가 바로 대꾸했다.
“그래. 약속 늦으면 안 되지. 어서 가 봐.”
현수가 태연하게 장희진을 보내는 걸 보고 장필모는 벌레 씹은 얼굴로 그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현수는 모른 척 손을 흔들었고 장희진은 재빨리 가게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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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을 보내고 나서 현수는 장필모를 부축한 채 방을 나섰다.
“놔요. 나 안 취했으니까.”
“에헤. 비틀거리면서 무슨.....”
방을 나서며 현수와 장필모가 잠시 투덕거렸지만 결국 취한 장필모는 현수에게 몸을 기대서 방을 나서 일식집 카운터로 향했다. 그때 장필모를 안고 걷던 현수는 짜증이 났다.
‘내가 이런 새끼한테 내 돈을 써야 하는 건가?’
순간 현수의 뇌리에 좋은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 생각을 읽은 시스템의 목소리가 현수의 머릿속을 울려왔다.
[띠링! 상대의 물건을 훔칠 수 있는 마법이 있습니다. 3서클인 그 마법을 구입하시겠습니까?]
그랬다. 현수는 오늘 점심 값을 자신이 아닌 장필모가 내게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의 지갑 속에 카드가 필요했다. 그 카드를 슬쩍해서 점심 값을 계산하기 위해서 현수는 기꺼이 마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평소의 그라면 3서클 마법을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포인트를 감안해서 그냥 점심 값을 계산하고 말았을 테지만 현수에게는 이제 마법을 렌트해서 쓸 수 있었다. 그러니 필요한 마법을 사용하는 게 훨씬 부담이 덜했다.
현수가 시스템이 말한 3서클 마법에 관심을 보이자 바로 그의 눈앞에 마법 창이 열렸다. 현수는 그 마법창을 기억에 따라 순차적으로 열어 나갔다.
[마법]
1. 마나 서클
2. 백 마법
3. 흑마법
4. 특수 마법(신성 마법, 보조 마법, 언능 마법, 융합 마법 등등)
[백 마법- 일반 마법]
1. 1서클 마법: 파이어 볼트(Fire Bolt), 아이스 애로우(Ice Arrow), 아쿠아 애로우(Aqua Arrow), 윈드 미사일(Wind Missile), 록(Rock) 등등.
2. 2서클 마법: 파이어 볼(Fire Ball), 아이스 볼(Ice Ball), 라이트닝 쇼크(Lightning Shock), 라이데인(Lighthein) 등등.
3. 3서클 마법: 파이어 웨이브(Fire Wave), 프로즌 웨이브(Frozen Wave), 윈드 피스트(Wind Fist),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등등.
4. 4서클 마법: 블레이즈(Blaze), 아이스 월(Ice Wall), 파이어 월(Fire Wall), 라이트닝 블레이드(Lightning Blade) 등등.
5. 5서클 마법: 파이어 캐논(Fire Cannon), 윈드 캐논(Wind Cannon), 에너지 필드(Energy Field), 썬더 크로스(Thunder Cross) 등등.
6. 6서클 마법: 익스플로전(Explosion), 플레임 캐논 (Flame Cannon), 문라이트(Moon Light), 트윈 싸이클론(Twin Cyclone) 등등.
7. 7서클 마법: 플레어(Flare), 블리자드(Blizard), 파이어 스톰(Fire Storm), 소닉 바이브레이션(Sonic Vibration)
8. 8서클 마법: 헬파이어(Hell Fire), 누클리어 블라스트(Nuclear Blast), 디스파이어 오브 스톰(Despair Of Storm), 퓨리 오브 더 헤븐(Fury Of The Heaven) 등등.
9. 9서클 마법: 메테오(Meteor), 파이어 퍼니쉬먼트(Fire Punishment), 어스 퍼니쉬먼트(Earth Punishment), 라이트닝 퍼니쉬먼트(Lightning Punishment) 등등.
현수는 그 중 시스템이 언급한 3서클 마법을 자세히 살폈다.
3. 3서클 마법: 파이어 웨이브(Fire Wave), 프로즌 웨이브(Frozen Wave), 윈드 피스트(Wind Fist),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캔슬레이션(Cancellation), 메모라이즈(Memorize), 헤이스트(Haste), 일루젼(Illusion), 블라인드(Blind) .............
메시지(Message), 바인드(Bind), 슬립(Sleep), 스톤스킨(Stone skin), 스트렝스(strength), 슬로우(slow), 홀드(Hold), 샤프니스(sharpness) 이글아이(eagle eye) .............
역시나 찾기 쉽게 3서클 마법 중 그 마법이 깜빡거렸고 현수는 그 마법을 바로 클릭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해당 마법 창이 떴다.
[스틸 씽(Steal thing) - 3서클]
강탈계 마법. 지정한 상대의 물건을 훔칠 수 있다. 획득 포인트 +12,000.
그때 마법 창이 바뀌었다
[렌트 마법 적용 - 스틸 씽(Steal thing) - 1회 사용 포인트 계산 중]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이 로딩 될 때처럼 옆으로 누운 막대그래프가 빠르게 빈 칸을 채워 나갔다. 그리고 현수 앞에 새로운 창이 떴다.
[띠링! 훔치고자 하는 상대와 훔칠 물건을 지정하십시오. 생각만 하시면 됩니다.]
그 창을 보고 현수는 자신의 안고 있는 장필모의 지갑 속 카드를 생각했다.
[띠링! 근접한 상대에게서 작은 크기의 물건을 훔치므로 그 사용 포인트가 경미합니다. 사용 포인트 50 - 구입 하시겠습니까? - Y/N]
현수는 장필모의 지갑에서 카드를 훔쳐 내는 데 달랑 50포인트가 소모 된다는 말에 절로 웃음이 났다. 그리고 당연히 예스를 선택했다. 그러자 바로 결제창이 떴다.
[띠링! 5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8,845,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