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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한혜영이란 톱 여배우를 자신의 여자로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여자들은 다들 예쁘고 몸매도 좋았다. 하지만 지금 현수 눈앞의 장희진은 그런 그들을 전부 오징어로 만들 정도로 예뻤다.
“쓰읍!”
현수와 마주 보고 앉은 장필모가 뒤돌아보고 있는 탓에 그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그가 군침을 흘리다 그걸 도로 빨아 먹는 소리가 현수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하긴 지금의 장희진을 보고 침을 흘리지 않을 남자는 없으리라.
“이 사장님. 오랜 만이에요.”
장희진이 현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에 현수는 아찔한 현기증이 일었지만 지금 그는 장희진의 정부인 이준혁이었다. 그걸 상기한 현수가 바로 대꾸했다.
“어어. 그래. 여긴 어쩐 일이야?”
“방송국에 들렀다가 식사하러 여기 왔는데 이 사장님이 여기 계시다 길래 인사 차 왔어요.”
장희진은 알아서 잘 연기를 했다. 마치 우연히 이 자리에 자신이 온 거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게 연기란 걸 모르는 사람은 이 방에 아무도 없었다.
“근데 이분은.....”
장희진이 알아서 진도를 나갔고 현수는 그런 그녀에 맞춰 주기만 하면 됐다.
“이런. 손님을 두고서. 인사드려. MBS 장PD님이셔.”
“MBS 장PD님이시면.... 혹시 우리들의 젊은 날의 장필모PD님이세요?”
“크음. 뭐 내가 장필모이긴 한데....”
“어머. 반가워요.”
장희진이 냉큼 장필모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의 팔을 잡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 진짜 장PD님 팬이거든요. 이렇게 뵙게 되어 얼마나 영광인지 몰라요.”
“그, 그렇습니까?”
장필모는 눈이 휘둥그레질 미녀가 갑자기 자기 옆에 앉더니 그의 팔까지 잡고 바짝 붙어오자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러면서 코를 벌름거렸는데 아마도 수컷의 본능이 장희진의 체향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런 둘을 보면서 현수는 속으로 혀를 찼다.
‘쯧쯧. 완전 불 여시네. 불 여시야.’
현수는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그러고 보니 이준혁도 장희진에게 장필모를 소개만 시켜 줄 생각이었지 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 말은 장희진이 그 만큼 대단하단 소리였다. 하긴 미모만 놓고 봤을 때 지금의 장희진은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 갈 정도로 미인이었다. 그런 그녀와 만난 방송 관계자가 과연 그녀를 섭외하지 않을까? 현수는 생각했다.
‘저 정도 미모에 끼라면 그냥 있어도 톱 배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준혁 같은 조폭 새끼와 연루되고 또 이런 음성적인 방법으로 PD와 접촉을 하는지 통 모르겠군.’
현수가 잠깐 딴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가게 직원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추가로 손님이 방에 들어오자 새로 주문을 받으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현수가 나설 일은 없었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장희진이 다 알아서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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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이 끼어들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래서 술자리에 여자가 있어야 한단 소리가 나오는 군. 물론 그 여자가 미인이란 전제하에 말이야.’
“호호호호. 그래서요? 그걸 그냥 두셨어요?”
“아니지. 내가 누구야. 바로 촬영 중단하고 그쪽 소속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지.”
“어머. 소속사 사장에게요? 매니저가 아니라?”
“어허. 이거 날 뭐로 보고. 내가 고작 배우 매니저와 얘기할 사람으로 보여?”
장희진과 장필모는 아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장필모는 말을 놓았고 장희진은 그런 그를 몇 년 알고 지낸 친한 PD처럼 스스럼없이 대했다. 잠시 뒤 장희진의 음식이 나오고 그 뒤 차례로 코스 음식이 나왔다. 스페셜 메뉴답게 먹을 게 많았고 맛도 좋았다. 거기다 아름다운 미녀까지 있으니 장필모는 입에 귀에 걸렸고 넙죽넙죽 술을 마셔댔다. 그렇게 불콰하게 취한 그가 제법 대범해졌다.
“우리 희진이 진짜 예쁘네.”
그러면서 슬그머니 팔을 뻗어서 그녀 가는 허리를 감았다.
“아잉. PD님. 왜 이러세요.”
장희진은 앙탈을 떨었지만 그의 허리를 감은 장필모의 팔을 뿌리치진 않았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장필모가 아니었다.
‘이거 봐라. 이거 잘하면.....’
장필모의 두 눈이 색욕에 번들거렸다. 그때 장희진이 현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 눈짓이 무슨 의미인지 현수는 이준혁의 기억을 통해 금방 간파했다.
‘이쯤에서 난 빠지란 건가? 뭐 그래주지.’
현수는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런 그를 장희진과 장필모가 빤히 쳐다보았다.
“저 좀 실례를...... 급하게 전화 할 때가 있어서........”
그 말 후 현수는 곧장 그 방을 나섰다. 당연히 장필모는 그런 현수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 아니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전화 천천히 하고 와라.’
그리곤 장희진의 허리를 안고 있던 팔을 바짝 자신 쪽으로 당기며 동시에 술잔을 놓고 다른 손으로 장희진의 가슴을 와락 움켜 쥐었다.
“어머나!”
장희진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 그 소리가 제법 컸기에 장필모는 깜짝 놀라서 그녀 가슴에서 손을 뗐다. 그때 그녀의 허리를 감고 있던 팔도 풀면서 장희진에게서 완전히 떨어진 그가 그녀의 눈치를 살필 때였다.
장희진이 불쾌한 눈으로 장필모를 확 째려보았다. 그러자 장필모는 움찔하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씨발. 좆 됐다.’
내일 신문에 PD가 여배우를 성추행했단 기사가 일면을 장식하고 있는 게 장필모의 뇌리에 떠올랐다. 그 놈에 술이 문제였다. 장PD는 술만 들어가면 개가 됐다. 뭐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대낮에 벌써 소주 3병을 비웠으니 작게 마셨다고 볼 순 없었다. 물론 그 술은 장필모 혼자 마신 술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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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모는 어떡하든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여기서 잘못 처신하면 그의 인생이 끝장 날 수 있었다. 그래서 술기운을 밀어내며 장필모는 생각했다. 우선 이 상황을 어떻게 무마시킬지부터 말이다.
‘가만. 여긴 장희진과 나 둘 뿐이잖아?’
장필모가 재빨리 방안을 훑었다. 이준혁과 마주보고 이 자리에 앉았을 때 그는 이미 이 방안을 자세히 살폈었다. 그때 그의 눈에 의심스런 장비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살펴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혹시 모를 카메라나 녹음기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몰라서 손을 테이블 밑으로 넣어서 녹음기가 테이블 밑에 붙어 있는지 까지 살폈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 될 건 없었다.
‘내가 시치미를 떼면 지가 어쩔 거야?’
장필모의 굳었던 얼굴이 그제야 펴졌다. 아직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여배우와 잘나가는 방송국 PD의 말 중 사람들은 누구의 말을 더 신뢰할까?
장희진이 성희롱을 당했다고 하면 오히려 인기를 끌려고, 이슈화하려고 그런 스캔들을 만들어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할 터였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장필모는 절대 갑이었다.
“크음. 미안. 희진이 네가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그만.....”
장필모는 오히려 뻔뻔하게 나갔다. 하지만 심기가 상해 있는 장희진에게 일단 사과의 말은 건네야 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의 반응이 나왔다.
“제가 그렇게 예뻐요?”
“뭐?”
놀란 장필모가 옆을 돌아보다 어느 새 장희진이 그의 옆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헙!”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장필모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러자 그녀에게서 아찔한 체향이 그의 코를 자극했다. 장희진은 벌름거리는 장필모의 코를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내 그녀가 해야 할 행동을 취했다. 바로 장필모의 코와 자신의 코가 닿을 정도로 밀착시켰던 것이다. 대개 그녀가 이런 행동을 취하면 열이면 열 모든 남자들이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장희진은 장필모도 다르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 확신은 맞았다.
“희, 희진아.”
“장PD님.”
두 사람의 뜨거운 눈빛이 허공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물론 이때 장희진은 진심이 아니었다. 코앞의 장필모가 진심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연인이라 생각하고 연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우웁.......”
두 사람의 입술이 합쳐지며 장필모의 뜨거운 혀가 장희진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왔다. 장희진은 처음엔 그런 장필모의 혀를 거부했다. 하지만 장필모의 혀가 자꾸만 입술을 적시고 잇몸을 자극하자 자연스럽게 입을 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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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의 입속에 들어간 장필모의 혀가 장희진의 입안을 휘젖자 장희진의 혀는 저만치 도망가 그의 혀를 피했다. 그러자 안달이 난 장필모가 그녀의 허리를 한 팔로 휘감아서 받치고 그녀의 몸을 꼭 끌어 안아주며 혀를 길게 입속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저만치 도망간 장희진의 혀를 곧 만날 수 있었다.
“......츠르르릅.......”
장필모는 혀끝으로 살짝 장희진의 혀를 건드려 주니 장희진은 흠칫 놀라 더 깊숙이 숨으려 했다. 장필모는 자꾸만 장희진이 피하자 재미있기도 하고 귀여운 마음에 그녀의 반응을 즐기며 한 팔로 장희진의 가슴에 슬며시 손을 올렸다.
“.....으우웁.....으으으.......”
그러자 키스 중인 장희진의 입 사이로 묘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서로 밀착된 몸 사이로 장필모의 손이 비집고 들어와서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얻고 조금씩 힘을 주어 주무르자 안 그래도 뜨거운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뭐라 장필모에게 말을 하려고 혀 놀리려다 그만 장필모의 혀와 뒤엉켜 버렸다.
“.....할짝.....할짝.....츠르르릅......쩝쩝.....”
장필모의 혀는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혀를 잡고 빙빙 돌리기도 하고 혀 밑을 자극했다. 그러자 장희진은 완전히 몸이 풀린 듯 연기하며 장필모에게 자신의 몸을 맡겼다. 장필모는 장희진의 몸에 힘이 빠지고 자신이 하는 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자 속으로 외쳤다.
‘됐다. 씨발. 이게 웬 떡이냐!’
흥분한 그가 사랑스런 마음에 장희진과 더욱 깊고 뜨겁게 키스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