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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길이 만약 인천항에서 놈들에게 당했다면 성길이파는 다른 살길을 모색해야 했다. 그리고 그 일은 성길이파의 2인자인 나동석 자신이 결정해야 했고 말이다. 그 중 가장 급선무는 당장 여기서 살아남는 것이었다.
나동석의 명령에 성길이파 조직원들도 연장을 챙기며 언제든 싸울 수 있게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터졌다. 두 조직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제일 밑에 똘마니들의 입 싸움을 시작으로 해서 팽배해졌다가 결국 성질 급한 녀석들의 주먹다짐으로 이어졌고 그게 결국 연장을 든 조직 간의 패싸움으로 이어졌다.
“쳐!”
“와아아아아!”
퍼퍼퍼퍼퍼퍽!
“크아아악!”
두 조직을 이끌고 있던 백성철과 나동석까지 나서면서 마약 공장 안에 본격적으로 피가 튀고 비명이 일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현수가 마약 공장 내부로 발을 디디고 있었다. 철제 방화문을 잠가 둔 걸 맹신해서 일까? 두 조직원은 의자 두 개씩 가져다 제법 편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다. 깊게 잠든 탓에 밖에 두 조직원이 쓰러지며 내는 소리와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아주 달게 잘들 자고 있었다.
“운이 좋은 녀석들이네.”
현수는 그렇게 말하며 잠들어 있는 조직원 중 하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퍽!
현수의 손에는 내공이 가미 되었기에 머리를 맞는 순간 조직원은 즉사했다. 하지만 겨우 의자 두 개에 몸을 기대고 자고 있던 터라 그의 몸뚱이는 의자와 함께 넘어지며 제법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으으음......뭐, 뭐야?”
그 소리에 시끄럽게 코를 골고 자고 있던 다른 조직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가 감고 있던 눈을 뜨기도 전에 눈앞에 별이 번쩍했고 그대로 꼬꾸라졌다.
털썩!
현수가 그 사이 녀석에게 다가가서 손바닥으로 안면을 가격한 것이다. 역시나 내공이 주입 된 상태라 녀석 역시 한 방에 즉사해서 쓰러졌다.
“자. 들어가자.”
현수는 그렇게 처리한 두 조직원을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었다. 쓰레기는 눈에 띌 때 바로 치우는 게 좋았다. 한 그러면 다시 일일이 찾아다니며 치워야 하는 데 그 일이 현수는 번거로웠다. 그래서 이번에 현수는 마약 공장 안의 조직원들을 처리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시신을 치우기로 작심한 터였다.
그렇게 두 시신을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처리한 현수는 느긋하게 마약 공장 안을 탐지 마법으로 살폈다.
“어쭈?”
근데 마약 공장 안에 예상 밖의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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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탐지 마법으로 마약 공장 안에 조직원들 끼리 패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아냈다. 그런데 그냥 패싸움이 아니었다. 피가 난무하고 비명소리가 현수가 있는 출입구까지 들려왔다.
“이거 손 안대고 코풀게 생겼네.”
싸우는 녀석들의 수는 한쪽이 좀 더 많아 보였는데 다른 쪽은 대신 깡다구 있게 맞서고 있어서 패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고 있었다. 현수는 왜 같은 조직원들끼리 싸우나 싶었는데 아까 출입문 밖에서 떠들던 두 조직원의 얘기가 생각났다.
“성길인가 뭔가 오면 상황이 바뀔 거라더니 마약 공장 안에 파벌 다툼이라도 벌어 진 건가? 뭐 내가 거기까지 깊게 알 건 없지.”
현수 입장에서야 어째든 여길 없애 버리는 게 목적이었으니 그것만 생각 하면 됐다.
“자. 그럼 남은 놈들을 처리하러 가 볼까?”
현수는 곧장 마약 공장 안으로 걸어갔다. 지하층 복도는 입구 쪽을 제외하고 불이 전부 꺼져 있었다. 현수가 천장을 살피니 아예 형광등이 빠져 있었다. 아무래도 놈들이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둠이 현수의 앞길을 막을 순 없었다. 단지 내공을 두 눈으로 주입시키기만 해도 어둠은 쉽게 꿰뚫어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현수는 성큼성큼 어둠속을 걸어서 마약 공장 중심부로 들어갔다. 그렇게 몇 분 뒤 현수는 제법 널찍한 공간에 도착했다.
지하층 안에서 가장 넓은 매장이 있는 곳으로 그곳에서 두 패로 나뉜 조직원들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싸움의 양상은 아무래도 숫자가 많은 쪽이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수적으로 적은 쪽은 생각보다 뭉쳐서 유기적으로 잘 싸우고 있었다. 때문에 수적으로 유리한 쪽에 계속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퍽!
“크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쇠파이프에 정강이뼈가 부러진 조직원이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그런 조직원을 뒤쪽의 다른 조직원들이 즉시 뒤로 끌어냈다. 그러지 않으면 그 조직원으로 인해 싸움에 방해를 받아서 말이다.
그 쓰러진 조직원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로 즉시 다른 조직원이 들어가서 싸웠다. 하지만 그 조직원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또 정강이뼈가 부러져서 쓰러졌다.
“저, 저.......씨발새끼. 비켜!”
그걸 보고 도저히 안 되겠는지 뒤에서 싸움을 지휘하던 덩치 좋은 녀석 하나가 걸쭉하게 욕설을 내뱉더니 알루미늄 방망이 하나를 챙겨 들고 그쪽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얼마 뒤 수적으로 불리했지만 잘 싸우고 있던 녀석들의 한 축이 무너졌다. 바로 알루미늄 방망이를 들고 뛰어든 그 덩치 좋은 녀석이 맹활약을 하면서 수적으로 불리한 녀석들의 진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제법이네.”
현수는 그 싸움을 팔짱 낀 체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녀석들 끼리 알아서 치고 박고 쓰러지고 있으니 그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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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석은 수적으로 불리하자 수하들을 한 곳에 뭉치게 해서 싸웠다. 그 중 검도를 익힌 나동석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그의 손에 쥐어진 쇠파이프는 피가 흥건했다.
붕!
그런 그의 쇠파이프가 휘둘러지면 뒤이어서 처절한 비명성이 이어졌다.
“크아아악!”
나동석의 쇠파이프에 어깨를 맞은 상대편 조직원이 처절한 비명과 함께 들고 있던 사시미 칼을 떨어트렸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해야 했다. 그 사이 상대편 다른 녀석의 자전거 체인이 그를 노리고 날아왔으니 말이다.
나동석은 들고 있던 쇠파이프를 비껴 세워 그 체인은 막았다. 그 사이 나동석에게 당한 상대편 녀석은 뒤로 보내지고 다른 녀석이 채워졌다. 그렇게 피 튀기는 싸움이 계속 될 때 나동석의 뒤쪽에서 처절한 비명이 일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너무 가까웠다. 그렇다는 건 그 비명이 상대가 아닌 그의 수하가 낸 소리란 얘기였다.
“뭐야?”
나동석이 크게 앞쪽으로 쇠파이프를 휘두른 뒤 짬을 내서 뒤를 돌아보자 웬 피칠 갑을 한 거구의 녀석이 마구잡이로 알루미늄 방망이를 휘둘러댔다. 그 방망이에 나동석의 수하 둘이 맞아 비틀거리는 걸 보고 나동석이 몸을 돌렸다.
“백성철!”
상대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른 나동석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진영 안에서 알루미늄 방망이를 휘두르며 난동 질을 피우고 있는 녀석에게로 몸을 날렸다.
“나동석!”
그때 백성철도 나동석을 알아보고 알루미늄 방망이를 고쳐 쥐었다. 그리고 둘이 서로 부딪쳣다.
터엉!
쇠파이프와 알루미늄 방망이가 제일 먼저 부딪쳤다. 그 결과 알루미늄 방망이가 살짝 찌그러졌다. 하지만 무기와 달리 그 무기를 쥐고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은 서로 상반 되었다.
쇠파이프에 비해 충격 흡수력이 좋았던 백성철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쇠파이프 손잡이에 달랑 청 테이프만 감은 나동석은 손바닥의 충격이 상당한지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나동석은 검도 유단자답게 쇠파이프를 잡고 있던 손을 다시 폈다 쥐면서 최대한 빨리 충격을 풀어 주었다.
반면 나동석과 달리 검도는 익히지 않았지만 싸움꾼으로 타고난 자질을 지낸 백성철은 무기끼리 부딪친 결과 자신이 승기를 잡았다는 걸 느끼고 바로 움직였다.
“타앗!”
단숨에 나동석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기라도 하겠다는 듯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알루미늄 방망이에 실린 힘은 무시무시했다.
부웅!
그 알루미늄 방망이를 보고 나동석은 쇠파이프를 들고 막지 않고 슬쩍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리고 단타로 짧게 알루미늄 방망이를 쥔 백성철의 손목을 노렸다. 그 위력은 약하지만 휘두른 무기가 쇠파이프였다. 맞기만 하면 최소 골절상이었다. 그러나 나동석의 예상 밖으로 백성철은 날랬다.
휘두른 알루미늄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자 재빨리 몸을 옆으로 뺐고 그로 인해 나동석이 그의 손목을 노리고 휘두른 쇠파이프 역시 허공을 갈랐다. 그러자 작심한 듯 백성철이 크게 수평으로 나동석을 향해 알루미늄 방망이를 휘둘렀다.
“젠장...”
그걸 보고 나동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가 백성철을 손목을 노리면서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기운 상태에서 다시 몸을 빼내서 피하기엔 백성철이 휘두를 알루미늄 방망이가 너무 빨랐다. 결국 나동석은 쇠파이프로 백성철의 알루미늄 방망이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풀 스윙한 백성철의 알루미늄 방망이를 한 손에 쥔 쇠파이프로 막을 순 없었다. 그래서 나동석은 쇠파이프 양쪽을 손으로 잡고 백성철의 알루미늄 방망이를 막았다.
타아앙!
“크윽!”
백성철이 대 놓고 휘두른 알루미늄 방망이가 나동석의 쇠파이프를 가격하면서 나동석의 쇠파이프가 살짝 휘었다. 동시에 백성철이 휘두른 알루미늄 방망이는 움푹 안으로 팼고 말이다. 하지만 역시 충격을 심하게 받은 건 나동석이었다. 그의 입에서 비명성이 흘러나왔고 동시에 뒤로 뒷걸음질이 쳐졌다. 그리고 그가 양손으로 쥐고 있던 쇠파이프 아래로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충격에 손바닥이 견디지 못하고 찢어진 것이다. 반면 백성철은 움푹 파인 알루미늄 방망이를 한 손에 들고 음흉하게 웃었다. 확실히 백성철이 유리한 건 사실이었다. 거기다 나동석이 구축한 진영이 붕괴 되면서 곳곳에서 비명성이 울리고 있었는데 그 소리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나동석의 수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