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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그렇게 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계획을 세우자 그는 바로 상태창을 열고 인벤토리에서 메모리 컨트롤 모자를 꺼냈다.
스윽!
현수는 곧장 잠들어 있던 이광복의 머리에 메모리 컨트롤 모자를 씌웠다. 그러자 마법 아이템인 메모리 컨트롤 모자에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상대의 기억 어느 부분을 지우고 어떻게 조작할지 정하세요. 모자에 손을 올리면 상대의 기억 속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현수는 메모리 컨트롤 모자가 시키는 대로 모자를 씌운 이광복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현수가 그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현수가 그걸 거부했다. 대신 바로 그의 기억을 지웠다. 그런데 어떤 범위가 있지 않고 마구잡이로 지워 나갔다. 그러자 이광복의 최근 기억들이 죄다 지워져 나갔다. 현수가 그 기억 삭제를 멈췄을 때 더 이상 이광복의 기억이 현수에게 떠오르지 않았다.
현수는 자신이 이광복의 기억을 얼마나 지웠는지 관심 없었다. 이광복은 현수에게 꼭두각시면 족했다. 그것도 딱 한 번 놈들의 이목을 속이게 만들어 주면 그만이었다.
“이제 네가 뭘 해야 하는 지 알려주지.”
현수는 지금부터 이광복이 뭘 해야 할지에 대해 얘기했고 이광복은 몽롱한 상태에서 현수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때? 할 수 있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제 가 봐.”
현수의 말에 이광복은 여전히 몽롱한 얼굴에 어깨를 축 늘어트린 상태에서 움직였다. 그렇게 이광복이 현수와 같이 있었던 창고를 완전히 벗어 났을 때였다.
“어?”
갑자기 몽롱했던 이광복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고 쳐져 있던 그의 어깨도 펴졌다. 그리고 호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낸 그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중얼거렸다.
“젠장.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 빨리 가야겠다.”
뚱뚱한 이광복이 뒤뚱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그 뒤에 현수가 나타났다. 그리곤 말없이 조용히 이광복의 뒤를 쫓았고 근처 항만청 창고로 들어가는 이광복을 보며 현수가 말했다.
“저기로군.”
항만청 창고는 경비업체가 관리하는 곳이었다. 정시에 문을 닫고 열리는 곳인데 어째 새벽에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그 말은 손태섭 일당의 영향력이 항만청 관계자는 물론 경비업체까지 뻗쳐 있단 소리였다.
“뭐 그래봐야 사라지면 끝이지.”
현수는 오늘 저기 항만청 창고에 있는 자들을 전부 그의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을 생각이었다. 한마디로 저들은 날이 밝으면 더 이상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란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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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자신의 몸에 투명화 마법과 함께 사일런스 마법을 동시에 걸었다. 그리곤 곧장 항만청 창고로 향했다. 그가 창고 입구를 통과할 때 그 주위를 지키고 있던 조폭들은 누구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하긴 보이지도 소리도 나지 않는 현수를 그들이 어떻게 막을까?
현수는 느긋하니 창고 안에서 기다렸고 얼마 안 돼서 손태섭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앞에 딱 봐도 양아치처럼 생긴 녀석이 허리를 굽실거렸다. 그 뒤 조선족 마약 조직원들이 나타났고 마약 거래가 시작 되었다.
뚱땡이 이광복이 얘기한 대로 두 조직은 돈과 마약을 확인하자 바로 거래를 끝내려 했다.
‘시작해!’
그때 현수가 속으로 외치자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이광복이 마약이 든 가방을 챙겨들고 창고 뒷문,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두 조직 모두 황당한 시선으로 뒤뚱거리며 열심히 내달리는 이광복을 쳐다만 보았다. 그러다 손태섭에게 굽실거리던 양아치가 소리쳤고 그 양아치 주위의 조직원들이 우르르 이광복을 잡으러 바다 쪽으로 뛰었다. 그리고 이광복은 그들에게 잡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이광복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기어코 마약이 든 가방을 바다에 처넣었다.
“저, 저.....”
“뭐해? 빨리 가져 와.”
양아치의 외침에 그의 수하들로 보이는 조직원들이 우르르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광복이 바다로 던진 007 가방은 방수가 되는지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었던 것이다.
펑!
하지만 바다로 뛰어든 조폭들이 그 가방을 향해 헤엄을 막 치던 그 순간 007 가방이 폭발했다. 그리고 새벽 바다 위로 하얀 가루가 흩뿌려졌다. 그걸 쳐다보고 있던 양아치가 중얼거렸다.
“좆 됐다.”
양아치의 그 말을 들으며 현수는 창구 입구 쪽으로 움직였다. 좀 전 바다에 던져진 007 가방을 폭발 시킨 것도 현수의 짓이었다. 현수는 혹시 몰라서 이광복이 007 가방을 바다에 던진 뒤 그 가방이 어떻게 되는 지 확인 차 움직였다. 그랬더니 바다 속에 가라앉아야 할 007 가방에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현수는 귀찮지만 무공을 사용했다. 장풍을 발출해서 007 가방을 박살 내 버린 것이다.
현수는 이미 상급 무공인 음양조화신공을 완성한 상태였다.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의 물건 하나 박살내는 건 그에게 일도 아니었다.
현수의 장풍에 007 가방이 박살나며 그 안에 마약이 바다로 흩뿌려지는 걸 보며 현수는 속이 다 시원했다. 그리고 절망한 얼굴의 양아치를 뒤로 하고 곧장 창고 입구 쪽으로 움직였다. 창고 뒤는 바다였다. 그러니 창고 입구에서 시작해서 놈들을 쓸어 가나면 종내 놈들을 전부 소탕할 수 있을 터였다. 놈들이 바다로 도망치지 않은다면 말이다. 뭐 도망쳐 봐야 현수 손아귀에서 벗어 날 순 없을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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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창고 밖으로 나가자 바로 투명화 마법을 풀었다.
“헉!”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현수를 보고 창고 밖을 지키던 조직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그게 그들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의 모습이었다.
퍼퍼퍼퍼펑!
현수가 발출한 8성의 형의권의 권풍에 가슴을 맞은 조직원들이 두 눈을 까뒤집은 체 쓰러졌다. 5명의 조직원 모두 심장이 파열 되어 즉사한 것이다. 창고 입구를 지키던 조직원들을 간단히 정리한 현수는 다시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쿠르르르!
그때 활짝 열려 있던 창고 문이 닫혔다.
철컥!
창고 문이 밖에서 잠겼다. 이로써 창고 안에 있는 자들 중 누구도 창고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있다면 창고 뒤쪽 바다를 통하는 수밖에 말이다.
“뭐, 뭐야?”
“누가 창고 문 닫았어?”
갑자기 창고 문이 닫히지 창고 안의 사람들이 놀라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 놀람은 시작에 불과했다.
퍼퍼퍼퍼펑!
창고 안에 북치는 소리가 울렸다.
터터터터털썩!
그리고 잘 있던 손태섭 측 조직원들이 우르르 쓰러졌다. 그 모습에 손태섭은 물론 그 옆에 있던 이준혁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 둘 주위에 있던 조직원들의 손이 일제히 검은 정장 상의 속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그들 손에 권총이 쥐어진 체 쓰러진 동료 조직원들이 있는 쪽을 겨눴다.
“형님들을 보호 해.”
권총을 든 조직원들 중 하나가 외치자 권총을 든 조직원들이 재빨리 손태섭과 이준혁을 에워쌌다. 그리고 매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폈는데 그런 그들 손에는 장전 된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권총은 보통 사람은 물론 무술을 익힌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위험한 무기였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권총의 화력에도 끄떡없는 인간이 있었다. 바로 강현수 말이다. 현수는 어차피 창고 안에 있는 자들은 다 없앨 생각이라 자신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
저벅저벅!
쓰러진 조직원들 사이로 갑자기 등장한 현수를 향해 총구가 집중 되었다.
“누, 누구냐?”
“손들어!”
“씨발! 거기서!”
권총을 든 조폭들의 입에서 다양한 외침이 일었다. 하지만 그들의 말에도 현수는 계속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손태섭과 이준혁을 보호하라고 외쳤던 조직원이 힐끗 손태섭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손태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멈추라는 이쪽의 말을 무시하고 있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쏴!”
그 외침과 함께 그 소리를 친 조직원의 총구에서 제일 먼저 불을 내뿜었다.
탕!
그 총소리와 함께 나머지 권총을 든 조폭들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졌다.
타타타타타타탕!
십여 발의 총알이 일제히 한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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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창고 문을 닫자 바로 손을 썼다. 형의권을 쓰는 그의 손속에 자비란 없었다. 그가 발출한 권풍에 근처 손태섭의 조직원들이 맥없이 쓰러졌다. 그렇게 쓰러진 자들 중 심장이 뛰고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뒤 현수는 보란 듯 앞으로 나섰다. 그 과정에서 위험을 감지한 듯 손태섭을 근접 경호하던 조직원들이 품속에서 권총을 꺼냈다. 그걸 보고 현수는 바로 방어 마법인 밤 스탠드 디펜스(Bomb stand defense)를 자기 몸에 시전 했다.
휘우우우웅!
투명한 막이 현수의 몸을 감쌌다. 이로써 현수는 더 이상 총기 따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 방어막은 수류탄이 그 앞에서 폭발해도 끄떡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현수를 향해 총구가 겨눠지고 그들이 뭐라 소리를 질러댔다. 그 중에 ‘서라.’는 소리가 있었지만 현수는 무시하고 계속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놈들이 진짜 권총을 쐈다.
터엉!
제일먼저 현수의 앞가슴에 날아온 첫 탄알이 그의 방어막에 막혀 튕겨났다. 그러자 뒤이어 십여 발의 총알이 현수의 몸을 때렸다. 머리며 어깨 팔 다리, 거기다 그의 사타구니 사이로도 날았다. 물론 현수의 몸을 완벽히 감싸고 있던 방어막에 죄다 튕겨 나갔지만.
현수는 자신을 향해 권총을 쏜 놈들을 그냥 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조직원들의 총알은 현수의 발걸음을 더 재촉했을 뿐이었다.
파파팟!
걷던 현수가 냅다 놈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자 현수를 향해 총알이 계속 날아왔다. 현수가 총알을 튕겨 내는 걸 보고 놈들도 당연히 놀랐지만 현수가 그들을 향해 짓쳐오자 반사적으로 계속 총알을 발사한 것이다. 그런 그들을 향해 현수도 총알만큼이나 위력적인 마법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