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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582화 (58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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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나는 사법연수원을 나와 중견 로펌의 변호사가 되었다. 연수원 성적이 좋은 편이라서 판, 검사 임용도 가능했지만 자신의 꿈은 변호사가 되는 것이라 공직에 몸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변호사가 되고 보니 문제가 많았다. 역시 안정적인 건 공무원이었던 것이다. 변호사가 워낙 많다보니 이쪽 업계의 경쟁이 생각보다 훨씬 더 치열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바빴고 일에 치여서 살았다. 그러다 그녀가 속한 로펌에 회식이 있었고 그 회식에 참석했던 그녀는 다른 여자 변호사들과 어울려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그런데 동료 여변호사들이 하나 둘 씩 나이트에서 눈 맞은 남자들과 사라지면서 결국 혼자 남게 된 그녀는 투덜거리며 나이트를 나섰다.

원래 처음엔 나이트 남자들이 예쁘고 몸매 좋은 그녀에게 대시를 해왔었다. 하지만 남자에 관심이 없던 그녀는 그들을 냉대했다. 그러자 그들은 다른 동료 여변호사들로 타깃을 바꿨다. 이때까지 이혜나는 남자란 동물들은, 특히 나이트를 찾은 남자들은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은 꼬시기 어려운 여자보다 같이 원 나잇을 즐길 수 있는 여자를 원한단 걸 몰랐던 것이다.

나이트클럽을 나선 그녀는 속이 허했고 그걸 풀어 주기 위해서 근처 해장국집을 찾았다. 그런데 해장국을 다 먹고 계산하려 할 때였다.

“어?”

그런데 분명 그녀 핸드백 속에 있었던 지갑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지갑이 왜 사라졌는지는 그녀도 알 길이 없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먹은 해장국 값을 계산해야 하는데......

그때 해장국을 먹다가 그녀와 잠깐 눈이 마주쳤던 맞은편 테이블의 잘 생기고 몸 좋은 남자가 생각났다.

‘그래. 나라고 원 나잇 하지 말란 법은 없지.’

게다가 내일 하루 오프인 그녀였다. 이혜나는 그 남자와 원 나잇을 즐기며 동시에 그녀의 곤란한 지금 상황도 함께 해결할 생각으로 그에게 접근했다.

이혜나는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었다. 그녀가 꼬셔서 넘어가지 않은 남자는 지금껏 없었으니까. 단지 그녀가 귀찮아서 남자를 사귀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남자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도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고 그 과정에서 이놈 저놈 만나 보았다. 그리고 그 놈들과 섹스를 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섹스는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알고 보니 그놈들이 시원찮은 녀석들이어서 그랬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 눈앞의 남자는 확실히 괜찮아 보였다.

왜 수박도 잘 고르는 법이 있듯이 그녀도 척 보면 그 남자가 정력이 센지 아닌지 이젠 알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감별법에 따르면 그녀 앞의 남자는 확실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남자가 그녀를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단 점이었다.

‘뭐야? 내가 진짜 별론가?’

매일 샤워를 하는 그녀지만 그녀가 봐도 그녀의 몸매는 명품이었다. 옷을 입고 있을 때도 환상적이지만 벗은 몸매는 그녀가 봐도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녀와 섹스를 한 뒤 남자들은 환장을 했다. 그녀와 어떻게든 잘 해보려고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처음 섹스 할 때 그녀를 만족 시키지 못한 남자는 그녀가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았으니까. 그런 기준에 따라서 이혜나는 지금도 솔로다. 처음 그녀와 섹스 했을 때 그녀를 만족 시킨 남자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이혜나는 척 봐도 자신이 먼저 유혹했음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남자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는데 그가 자신의 속내를 간파하고 적선을 하겠다고 하자 꼭지가 돌아버렸다.

그럴 것이 지금껏 자존심 하나로 살아 온 그녀였는데 그 자존심을 오늘 처음 보는 남자가 제대로 짓밟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그 남자를 끌고 억지로 모텔로 향했다. 그리고 모텔 방에 같이 들어왔는데 기가 찬 건 그 남자가 자신과 섹스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닌가?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남자란 짐승은 다 똑같았다. 특히 예쁜 여자가 관심을 보이면 미친 듯 달려들어서 기어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족속들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남자는 달랐다. 그래서 이혜나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그 남자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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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이혜나와 마주 보고 소소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현수가 축구 선수란 걸 알게 된 이혜나는 그제야 그의 몸이 좋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미안해요. 제가 축구 같은 뛰는 운동은 워낙 싫어해서.....”

“아뇨.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남친 군대에서 축구 얘기하는 거라면서요.”

현수는 자신이 축구 선수라고만 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인적 사항은 이혜나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막말로 오늘 이후 그가 그녀를 다시 볼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현수와 얘기 중인 이혜나의 생각은 달랐다.

‘운동선수라. 뭐 한 번쯤 만나고 싶었던 유형이긴 한데......’

이혜나는 남자로 강현수란 남자를 계속 만나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그가 보이는 행동이나 말이 가식적일 수는 있지만 그녀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던 것이다. 그녀가 지금껏 만나 온 남자들은 소위 말해 잘 나가는 부류들이었다. 부잣집 아들 아니면 권력가의 아들들 말이다. 그렇다보니 다들 비실비실했고 그들과의 섹스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다.

‘축구선수들 허벅지가 장난 아니라던데.’

이혜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현수의 허벅지로 향했다. 과연 그녀가 지금껏 봐왔던 남자들의 허벅지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이 남자와 섹스는 어떨까?’

그 생각과 함께 이혜나의 시선이 현수의 말벅지에서 약간 위로 향했다. 그러자 아직 발기도 하지 않았는데 불룩 솟은 그의 바지 앞 춤이 그녀 눈을 자극했다. 눈치 빠른 현수야 당연히 그런 그녀의 눈길을 감지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현수는 이혜나와 섹스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녀의 눈길을 무시했다. 그런데 갑자기 직설적으로 물어 오는 이혜나의 질문에 현수도 생각이 달라졌다.

“진짜 저하고 할 생각 없어요?”

“네?”

“남자라면 이 정도 미모면 다 넘어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혜나가 뇌쇄적인 눈빛을 보내며 살짝 앞가슴을 내밀자 그녀 블라우스의 열린 단추 위로 봉긋한 가슴골이 보였다. 그걸 보는 순간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로 피가 확 쏠렸다. 하지만 그 본능을 현수의 이성이 바로 차단했다.

‘지금은 이럴 때가 아냐.’

손태섭과 그 일당들을 소탕해야 하는 현수 입장에서 지금 한가하게 여자와 섹스나 할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혜나의 유혹은 계속 되었고 그걸 참기란 정말 힘들었다. 그녀의 말처럼 남자란 동물은 다 그랬고 그건 현수 역시 예외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현수가 그녀에게 애원조로 말했다.

“정말 미안한데. 저 지금 어디 가 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그쪽과 어울릴 시간이 없어요.”

현수가 곤욕스런 얼굴로 말하자 이혜나도 더 이상 현수에게 노골적인 유혹을 해 오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시간이 얼마나 있는데요?”

“네?”

“그 시간만큼만 하면 되잖아요.”

시크한 그녀의 그 말에 현수의 남은 마지막 이성의 끈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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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그래도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탐지 마법으로 손태섭을 살폈다. 손태섭은 여전히 차 안이었는데 현수가 탐지 마법의 범위를 확장하자 그가 지금 인천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새벽이라 차가 막히지 않을 시간인지라 그가 인천 어디를 가든지 3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터였다. 그래서 현수가 이혜나를 보고 말했다.

“30분 뒤엔 여길 나가야 합니다.”

“30분요?”

이혜나는 강현수란 남자의 30분이란 말에 초롱초롱 눈빛을 빛냈다. 30분이면 섹스하기에 충분치 않은 시간이다.

섹스엔 전희란 게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혜나는 전희 따윈 필요 없었다. 그를 보고 있는 동안 그녀의 몸은 이미 충분히 달아 오른 상태였으니 말이다.

“그럼 바로 시작해요.”

이혜나가 먼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현수도 바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고 그녀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현수가 먼저 행동했다.

지금까지 이혜나가 주도했다면 섹스 만큼은 남자인 자신이 이끌어 가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스윽!

현수가 고개를 숙여 이혜나의 입술을 찾았다. 이혜나는 현수의 입술이 다가오자 눈을 감았다. 현수의 입술이 촉촉하게 젖은 이혜나의 입술을 덮치고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입이 벌어졌다.

“우웁......츠르르릅......할짝.....할짝......”

현수의 혀는 거침없이 이혜나의 입속에 들어가고 혀와 혀가 뒤엉키며 서로가 달콤한 타액을 교환했다. 현수와 키스를 하며 이혜나의 심장 박동이 급격히 빨라졌다.

‘너, 너무 좋아.’

그 동안 꽤 많은 남자들과 키스를 해 본 이혜나지만 강현수란 남자와의 키스는 뭔가 특별했다. 그 동안 그녀와 키스했던 남자들은 독 없는 풀뱀이라면 강현수는 치명적인 맹독을 지닌 독사 같았다. 그래서 그와 키스를 하자 빠르게 맹독이 그녀 몸으로 퍼져 나갔다. 이혜나는 그 독이 진짜 남자의 매력이란 걸 아직 알지 못했다.

영원 할 거 같았던 달콤한 키스는 현수가 그녀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어 내면서 끝났다. 하긴 30분이란 한정적인 시간을 키스만으로 끝낼 순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현수가 이혜나에게서 입술을 거두고 정염이 가득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의 두 뺨이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내, 내가 왜 이러지?’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하지만 긴장된 그녀는 바로 그 해답을 내 놓지 못했다.

그 사이 현수는 빠르게 움직였다. 30분이란 한정된 시간에 눈앞의 여자와 제대로 된 섹스 한 판을 벌리려면 서둘러 움직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현수는 벌떡 이혜나를 안아 근체 테이블에 올렸다. 이혜나는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그래서 테이블에 앉은 그녀의 길고 날씬한 다리가 아주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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