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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562화 (56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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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사지희가 깨어나자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말했다.

“지희씨.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지금 가봐야 할 거 같아요.”

“그래요? 그럼 어서 가요.”

사지희가 허겁지겁 옷을 입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현수가 희미하게 웃었다. 시간 상 사지희를 집에 바래다주려면 지금 움직여야 했던 것이다. 사지희는 현수와 섹스 뒤 씻지도 않았지만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만큼 현수가 물수건으로 그녀의 몸을 제대로 닦아 주었단 소리였다.

현수는 사지희와 같이 강변 모텔을 나와서 차를 세워 둔 주차장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 차를 타고 사지희의 집으로 향했다.

“바쁘시면 중간에 내려서 가셔도 돼요.”

사지희가 현수 걱정을 하며 말했다. 출 퇴근 시간에 걸리면서 도로에 차들이 정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으음. 그럼 저기서 내려 주세요.”

현수가 시간을 확인하고 정면의 횡단보도 앞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벌써 시간이 6시가 넘어 있었던 것이다. 조희수와의 약속 시간은 충분히 맞출 수 있지만 혹시 그녀에게서 전화라도 걸려오면 곤란했기에 현수는 이쯤에서 사지희와 헤어지기로 한 것이다.

현수의 말을 들은 기사가 횡단보도에서 차를 정차를 시켰다. 현수는 곧장 차에서 내리면서 사지희에게 말했다.

“이따 밤에 전화 할게요.”

“네!”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사지희를 뒤로하고 현수는 자동차문을 닫았다. 그리고 사지희를 태운 차가 차선을 바꾸며 다른 차들 사이에 끼어서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현수도 보도 쪽으로 발걸음을 빨리 하며 움직였다.

차가 밀리는 걸로 봐서 사지희가 사는 아파트 까지 차편으로 이동하긴 틀린 상황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지하철을 이용할 생각으로 근처 지하철 역을 찾았다. 그때 현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조희수였다.

“네. 희수씨.”

현수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다른 건 다 준비 되었는데 와인이 없네요. 올 때 와인 한 병, 아니 두 세병 사오세요.

조희수의 와인이란 말을 듣는 순간 현수는 백성조의 집에 비어 있는 와인 냉장고가 생각났다.

‘맞다. 거기 와인 채워 넣어주기로 했었지.’

현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보니 백성조가 오늘 쯤 귀국한다고 했었지?”

현수는 곧장 백성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백성조는 현수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현재 비행기에 탑승 중이란 멘트가 현수의 핸드폰 너머에서 흘러 나왔다.

“아직 비행 중인 모양이군.”

그렇다면 아직 백성조가 귀국하지 않았단 소리였다. 현수는 곧장 탐지 마법으로 근처에서 와인 전문점을 찾았다. 다행히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와인 가자주류점이 있었다. 현수는 당장 그쪽으로 향했다.

“네? 그게 없다고요?”

“네. 해외 고가 와인은 주문을 하셔야 구입이 가능하십니다.”

“주문하면 얼마나 걸리는데요?”

“말씀하신 와인들은 짧게는 3개월, 길면 6개월은 기다리셔야.......”

한마디로 현수가 백성조 집에서 먹어 치운 와인들 대부분은 돈이 있다고 해서 당장 구할 수 있는 와인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현수가 예상했던 대로 그 와인들은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와인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골치 아프네.’

이왕이면 백성조가 귀국하기 전에 비어 있는 와인 냉장고를 채워 놓고 싶었던 현수가 아쉬워하고 있을 때였다.

[띠링! 필요하신 와인은 바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뭐?”

시스템의 반응에 현수가 놀라워 할 때 시스템이 하던 말을 이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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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저희 월드 마트는 전 세계 모든 상품을 다 구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매 즉시 구입한 상품을 눈앞에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월드 마트?”

[띠링! 제가 운영하고 있는 마트입니다. 구입하고자 하시는 상품을 얘기하시면 바로 견적을 뽑아드립니다.]

현수는 얼떨떨한 얼굴로 자신이 마셔 없앤 백성조의 와인 냉장고 안의 와인들 이름과 필요한 수량을 정확히 말했다. 그러자 시스템이 바로 대답했다.

[띠링! 필요하신 와인의 수는 전부 32병이며 계산 결과 29,00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구입하시겠습니까?]

“29,000포인트라고?”

2만 9천 포인트라면 현금화 했을 때 2억 9천만 원이었다. 현수가 마셔 없앤 와인들이 고가의 와인이긴 하지만 그걸 구입 하는 데는 3천만 원 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 시스템은 그 가격의 거의 10배를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가 그렇게 비싸?”

당연히 현수가 발끈하자 시스템이 냉철하게 대꾸했다.

[띠링! 싫으시면 구입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와아. 완전 배 째라네.”

하지만 현수의 양심과 에이전트인 백성조와의 앞으로 원망한 인간관계를 고려 할 때 비어 있는 와인 냉장고는 반드시 채워두어야 했다. 현수는 포인트가 아깝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구입할 게. 대신 그 와인들은 백성조의 와인 냉장고로 바로 보내 줘.”

[띠링! 물론입니다. 저희 월드 마트는 고객님께서 구입하신 상품을 신속 정확하게 배달을 하는 것을..............]

시스템이 뭐라 계속 지껄여댔지만 빈정 상한 현수는 그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띠링! 29,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8,390,890]

잠시 뒤 현수의 머릿속에 시스템이 포인트를 빼가자 떨떠름한 얼굴의 현수가 눈앞의 결제창을 신경질적으로 지워 버렸다.

“뭐 포인트야 오늘 밤에 회복하면 될 테고. 오늘은 음양조화대법을 완성하는 것에 만족하자.”

현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조희수가 오늘 밤 마실 와인 3병을 구입했다. 국내 와인 전문점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와인으로 말이다. 가격은 5-6만 원대로 조희수도 만족할 만한 와인을 구입한 현수는 와인 전문점을 나섰다. 그런데 문제는 와인 3병을 들고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거였다. 거기다 와인 전문점에 오면서 시간도 꽤 지난 상태였다.

“역시 어쩔 수 없군.”

현수를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근처 큰 건물이 보이자 그 건물로 향했다. 현수는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곧장 공용 화장실을 찾았다. 그리고 그 화장실 안에 들어가자 대변기가 있는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서는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냈다. 포인트가 아깝긴 했지만 어차피 조희수와 섹스를 통해서 얼마든지 회복 할 수 있었기에 현수는 바로 바바리코트를 걸쳤다. . 그러자 그의 눈앞에 상태창이 마법 아이템 창으로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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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논현동에 위치한 임페리얼 펠리스를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논현동 임페리얼 펠리스까지 반경 9Km 안에 있습니다.]

현수는 바로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 했다.

[띠링! 5,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8,385,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고 그 빛이 사라지자 현수의 모습도 더 이상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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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르!

사라졌던 현수의 모습은 조희수가 사는 임페리얼 펠리스 지하 주차장에서 나타났다. 현수는 곧장 조희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처에 핸드폰을 두고 있었던지 그녀가 바로 현수의 전화를 받았다.

-네.

“지금 아파트입니다. 뭐 더 필요하신 거 있나 해서요?”

-와인 사셨죠?

“네.”

-그럼 바로 오세요. 다른 건 다 준비 되어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희수와 통화를 끝낸 현수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고 그녀가 살고 있는 층을 눌렀다. 고층 아파트다보니 설치되어 있던 고속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위로 올라갔고 그 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현수는 조희수가 사는 호수로 걸어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문이 열렸고 환한 미소의 조희수가 그를 보고 말했다.

“어서 와요.”

현수는 조희수가 열어 준 문을 밖으로 더 활짝 열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현관 앞에 서 있는 조희수의 복장이 참 볼만했다. 문을 열어 줄 때는 그녀 얼굴만 봐서 몰랐는데 조희수는 몸에 달랑 앞치마만 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확인시켜 주겠다는 듯 조희수가 뒤돌며 말했다.

“음식은 다 준비 됐어요. 와인 가지고 오세요.”

그러자 그녀의 뒤태가 훤히 현수의 눈에 들어왔다. 브래지어는 물론 팬티도 입고 있지 않은 조희수의 뒷모습을 보고 현수의 입이 떡 벌어졌다. 조희수는 꾸준히 자기 몸 관리를 해 온 탓에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미스코리아 뺨칠 체형의 그녀가 관리까지 받았으니 그 몸매에서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얼마 전에 현수가 섹스를 했던 사지희도 몸매가 좋았지만 눈앞의 조희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사지희는 아담한 체형이었지만 조희수는 글래머러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현수는 아랫도리가 뻐근해 져 옴을 느끼며 일단 와인을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조희수가 부엌으로 들어갔기에 현수도 곧장 거실을 거쳐서 부엌으로 움직였는데 부엌의 식탁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저번과 같군.’

현수가 전에 여기 왔을 때 조희수는 지금처럼 현수를 맞았었다. 그리고 둘은 부엌에서부터 뜨겁게 뒤엉켜서 최고의 섹스를 벌였고 말이다. 아마 조희수는 그때의 추억이 강렬했던 모양이었다. 당시처럼 노골적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조희수를 보고 현수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럴 것이 오늘로서 섹스 파트너인 조희수를 그의 기억에서 지울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현수가 보란 듯 싱크대 앞에서 드러난 엉덩이를 실룩거리던 조희수가 뒤돌아서 멀뚱히 서 있는 현수를 보고 말했다.

“와인은 저쪽에 두고 어서 앉아요.”

그러면서 조희수는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 쪽으로 움직였다.

“해물탕을 끓여 봤는데 좋아하실 란지 모르겠네.”

“좋아합니다.”

현수가 기분 좋게 대답하며 들고 있던 와인은 그녀가 말한 부엌 선반에 올려놓고 식탁에 앉았다. 조희수는 마지막으로 찌개의 간을 보고는 흡족한 얼굴로 찌개를 들고 잘 차려진 식탁 한 가운데 올렸다. 그리고 자신도 현수 바로 옆에 바짝 다가앉았다.

“배고프죠? 어서 먹어요.”

시간이 7시를 넘긴 터라 현수도 배가 고팠다.

“잘 먹겠습니다.”

“호호호. 그래요. 많이 먹어요.”

조희수는 현수가 자신이 차려 놓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걸 보고 생글거렸다. 그녀는 손이 커서인지 몰라도 음식을 많이 차렸다. 하지만 그 음식들이 다 맛이 있었다. 음식을 잘 만드는 손맛 하나는 타고 난 것이다.

외모에 음식까지 잘 만드니 사실 조희수는 1등, 아니 특등 신부감이었다. 하지만 타고나기를 요부인 그녀는 조신한 아내로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평범하게 살 팔자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현수가 그녀의 삶을 책임져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조희수는 현수에게 섹스 파트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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