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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546화 (54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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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 팅! 팅!

하지만 그 결과는 앞서와 다를 게 없었다. 세발의 총알 모두 현수의 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투명한 마법 방어막에 가로 막혀서 튕겨났다.

“이이..... 말도 안 돼!”

중역 의자에 앉아 있던 윤태수가 벌떡 몸을 일으키며 권총을 들고 있던 팔소매로 자신의 눈을 비볐다.

자기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는 현수가 오연히 서 있었고 윤태수는 마지막으로 신에게 속으로 기도를 하며 총구를 다시 현수를 향해 겨눴다.

‘신이시여. 제발.....’

탕! 탕! 철컥!

6발의 총알을 전부 소비한 뒤 공이가 빈 탄창을 때렸다.

“맙소사!”

하지만 그가 쏜 총에 맞은 현수는 여전히 멀쩡했다. 그리고 윤태수는 자신이 쏜 두 발의 총알이 현수의 얼굴에서 전부 튕겨나가는 걸 직접 목격했다.

“슈퍼맨?”

그런 그의 입에서 황당한 소리가 튀어 나왔다. 하긴 윤태수의 눈에는 지금 그의 눈앞의 현수가 슈퍼맨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현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 슈퍼에서 일 안하는 데?”

농담이라고 한 말이지만 그걸 듣는 윤태수는 전혀 웃기지 않았다.

“새끼. 정색하긴.”

현수는 여전히 빈 탄창만 들어 있는 리볼버 권총을 든 체 그 총구를 자신을 향해 겨누고 있는 윤태수를 보고 유들유들하게 웃으며 말했다. 윤태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 잔머리 굴리는 게 현수에겐 훤히 다 보였다. 그러다 그의 시선이 현수 뒤쪽 열려 있는 방문 쪽을 향했고 뭔가 결심을 한 듯 질끈 입술을 깨물더니 현수를 향해 겨누고 있던 권총을 거뒀다. 하지만 그 다음 윤태수는 그 권총을 머리 뒤로 빼더니 현수를 향해 힘껏 내던졌다.

후다다닥!

그리고 현수가 그 권총을 피할 때 책상을 돌아서 벽을 따라 냅다 뛰었다. 그리고 현수의 뒤쪽에 열려 있는 방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됐다.’

윤태수는 방문을 빠져 나가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달리기 하난 자신 있는 윤태수였다. 이 방만 빠져 나가면 현수에게 잡힐 일은 없었다.

“어엇!”

하지만 방문을 나서자마자 윤태수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바닥에 미끄러워서 자빠지고 만 것이다.

쿵!

“어억!”

엉덩방아를 제대로 찧은 윤태수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엉덩이뼈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윤태수는 바로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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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자신을 향해 들고 있던 권총을 냅다 던지고 도망치는 윤태수를 보고 상태창의 마법을 사용했다. 바로 바닥의 마찰 계수를 0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리스 마법을 시전 한 것이다. 윤태수는 보기 좋게 미끄러지면서 제대로 바닥에 엉덩이를 찧었다. 그런 윤태수에게 현수가 천천히 다가갔다. 그럼에도 윤태수는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에서 꼼짝도 못했다.

턱!

그런 윤태수의 머리끄덩이를 현수가 한 손을 뻗어 잡아챘다. 그리고 질질 끌어서 윤태수를 다시 방안으로 끌고 들어 온 현수가 그를 원래 처음 그가 앉아 있었던 소파에 앉혔다. 그 과정에서 현수의 손에 잡힌 윤태수의 머리카락이 절반가량 빠졌다.

툭툭!

현수는 손에 묻은 윤태수의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잔뜩 겁에 질린 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윤태수에게 물었다.

“윤태수 맞지?”

그러자 윤태수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너, 너 이러고도 무사할 성 싶으냐? 조직에서 널 가만 두지 않을 거다.”

윤태수의 입에서 조직이란 말이 나오자 현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노우진이 그 때 살려 주는 게 아니었어.”

시스템이 살려주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그 결과 이렇게 마약을 제조해서 전국적으로 유통시키고 있지 않은가? 현수는 속으로 시스템에게 물었다. 노우진을 계속 살려 둬야 하는지 말이다. 그러자 시스템이 대꾸를 했다.

[노우진은 자신의 조직이 마약과 연루 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세기파에서 노우진 몰래 마약과 인신매매, 장기매매 등 악질적인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손태섭과 그 일당들을 처단하세요. 처단 완료시 많은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많은 보상 포인트?’

현수가 관심을 보이자 시스템의 반응이 이어졌다.

[예상 지급 포인트는 200,000]

‘겨우 20만?’

현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20만 포인트는 현수가 자신의 여자들과 섹스를 해도 하루 안에 벌어들일 수 있는 포인트였다. 현수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시스템이 바로 반응했다.

[대신 기한은 두지 않습니다. 사회 정화차원에서 협조 해 주십시오.]

‘협조라.....’

이곳 마약 공장은 손규석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서 현수가 나섰다. 하지만 현수는 정의의 사도 따윈 될 생각이 없었다. 사회 정화? 그걸 왜 자신이 해야 한단 말인가? 과연 그가 나선다고 해서 사회가 정화 될까? 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귀찮아.”

현수는 시스템의 이번 의뢰는 받아 드리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그 의뢰에 대한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니 그냥 내버려 두면 될 일이었다. 현수는 아공간의 부대자루 안에 다짜고짜 윤태수를 욱여넣었다.

“안, 안 돼!”

윤태수는 나름 저항했지만 현수의 우악스런 힘 앞에서 소용없었다. 윤태수를 끝으로 마약 공장 안에 있던 조폭들을 다 처리한 현수는 아공간 부대자루를 상태창의 인벤토리 안에 도로 넣었다. 그때 시스템에서 반응을 보였다.

[띠링! 마약 공장을 일망타진 하셨습니다. 사회에 공헌한바 투철한 국가관을 지닌 의뢰인들이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띠링! 2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8,094,890]

“어?”

현수가 어리둥절해 하자 시스템의 설명이 이어졌다.

[요즘 늘어난 범죄로 인해 사회 정화에 관심을 가진 의뢰인들이 많습니다. 사회 정화에 동참하신다면 그들에게 보상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시스템의 의뢰를 수행해서 받게 되는 포인트는 20만 포인트에 불과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수가 얻게 될 보상 포인트가 많다는 소리였다.

“뭐 그렇다면......”

포인트를 많이 획득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포인트가 곧 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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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걸어서 마약 공장이 위치한 빌딩을 빠져 나왔다. 그 과정에서 환영 마법을 사용한 탓에 근처 CCTV 카메라는 현수를 찍어 내지 못했다.

“경찰서죠? 여기는.............”

현수는 마침 눈에 뜨인 공중전화에서 경찰에 마약 공장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러니 경찰들이 그 안에 갇혀 있던 장기매매를 당할 뻔한 사람들을 구해 줄 터였다. 신고 전화 뒤 현수는 상태창을 열고 탐지 마법으로 손규석이 어디 있는지 살폈다.

“클럽이라.....”

손규석은 홍대 클럽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현수는 그런 손규석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 홍대로 텔레포트를 하려 했다. 그때 현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한혜영이었다.

손규석 보다 자신의 여자가 우선인 현수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누나.”

-어디야?

“응암동이요.”

현수는 자신이 있는 곳을 사실대로 밝혔다.

-거긴 왜?

“뭐 볼일이 좀 있어서. 근데 지금 촬영 중이지 않나요?”

-응. 근데 여기 문제가 좀 생겨서 촬영이 중단 됐어. 그래서 지금 서울로 가는 중이야.

“잘 됐네요. 좀 쉴 수 있겠어요.”

바쁜 스케줄로 인해 거의 쉬지 않고 일하고 있는 한혜영이었다. 이럴 때 무조건 푹 쉬어야 했다. 그래야 남은 강행군을 버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맞아. 그런데 그게 땅기네.

옹녀 한혜영이 말하는 그게 뭔지 모를 현수가 아니었다.

“피곤하지 않아요? 괜찮겠어요?”

-당근이지. 일도 만성이 되면 오히려 쉬는 게 더 이상해지거든. 너하고 그거나 실컷 해서 스트레스나 해소 시키는 게 나을 거 같아. 그래서 말인데 거기서 만나.

거기란 한혜영과 현수의 은밀한 만남이 이뤄지는 장소를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한혜영은 현수의 에이전트 백성조의 강남 삼성동의 아파트에서 현수와 섹스를 하자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혜영은 워낙 바쁜 터라 현수도 자주 만날 수 없는 그의 섹파였다. 그러니 그녀가 시간이 났을 때 무조건 섹스를 해야 했다.

“네. 그래요. 근데 언제까지 오실 수 있어요?”

-지금 서울에 막 들어왔어. 안 막히면 30-40분, 막히면 한 시간?

“알았어요.”

현수는 한혜영과 통화를 끝내고 시간을 확인했다. 여기서 택시를 잡아타면 강남 삼성동 아파트까지 얼추 30-40분이면 갈 터였다. 하지만 그냥 맨손으로 가기가 좀 그랬다. 막말로 한혜영과 섹스만 딱 할 거 같으면 그냥 가도 됐다. 하지만 거기 가면 그녀와 잠까지 같이 잤다. 그 과정에서 한혜영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 때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술과 먹을 것이었다.

술은 한혜영의 경직 된 몸을 풀어 주기 좋았고 먹을 것은 평소 촬영 스트레스로 잘 먹지 못하는 그녀의 영양 보충을 위해서 꼭 필요했다.

“뭘 사갈까?”

전에 현수는 맥주와 치킨을 사갔었다. 그때 한혜영이 좋아하던 게 생각나자 현수는 도저히 맨손으로 거기 갈 수 없었다. 그래서 포인트가 아깝지만 좀 더 빨리 거기로 가서 그녀와 함께 마시고 먹을 술과 먹을거리를 챙겨야 할 거 같았다. 현수는 곧장 근처 건물 공용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상태창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냈다. 그리고 그걸 걸치자 눈앞에 상태창이 마법 아이템 창으로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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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백성조의 삼성동 아파트의 위치를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을 보여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삼성동 아파트까지는 반경 9Km에 있습니다.]

현수는 바로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 했다.

[띠링! 5,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8,089,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고 이내 공용 화장실 안에서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잠시 뒤 현수가 감고 있던 눈을 뜨자 그는 삼성동 아파트 구석진 곳에 위치한 파고라 안에 서 있었다.

휙!

현수는 파고라에서 뛰어내려서 곧장 아파트 가로등이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그쪽으로 가자 이내 아파트 부출입구가 보였고 그 근처에 편의점이 눈에 띠었다. 현수는 곧장 부출입구로 움직였는데 그곳을 통과해서 편의점으로 가는 길에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치킨 집이 보였다. 마침 야간 배달을 하고 돌아 온 듯 스쿠터에서 배달원이 내리는 걸 본 현수의 발걸음이 본능적으로 그쪽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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