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544화 (544/712)

<-- 베이징 올림픽 -->

“..............”

하지만 뒤이어서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형석은 그게 더 이상했다. 그래서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

덜컹!

그때 그보다 먼저 누군가 사무실 문을 열었다. 형석은 엉거주춤한 게 선 체 누가 사무실 문을 열었는지 살폈다.

“응?”

그런데 사무실 안에 들어 선 자는 형석이 생전 처음 보는 자였다. 새파랗게 젊은 녀석인데 복장은 그의 조직원과 전혀 관계가 없었다.

그 자의 한 손에는 부대자루가 들려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누군가의 한쪽 다리가 들려 있었다.

“하이(Hi)! 여기가 윤태수가 있는 사무실 맞지?”

그 자가 태연히 형석에게 물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 형석은 그 자와 같이 딸려 질질 바닥에 끌려 들어오고 있는 누군가를 바로 알아봤다.

“철승이?”

좀 전 형석이 사무실에 들어오기 전에 봤었던 윤태수의 경호를 맡고 있던 조직원 중 한 명이었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 비록 국가 대표는 못 됐지만 전국 체전에서 메달을 딴 진짜배기 실력 있는 녀석이었다. 곧 구역을 받아 중간 간부로 독립할 조폭 조직의 엘리트라 보면 되었다.

윤태수는 그런 실력 있는 녀석들 4명을 항시 대동하고 다녔다. 마약 공장을 운영하는 그의 신변을 확실히 지키기 위함으로 그 4명의 엘리트 조직원들은 신세기파의 2인자인 손태섭이 직접 보낸 녀석들이었다.

그런 만큼 그들은 윤태수가 사무실에 있을 때 사무실 밖에 항시 대기하며 그를 지켰다. 그 4명 중 한 명이 철승인데 그 철승이 시체마냥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자. 그만 들어가자.”

그런 철승의 멱살을 잡아서 그 자가 다른 손에 들려 있던 부대자루 안에 철승의 욱여넣었다. 그 광경을 직접 목격 중인 형석의 입이 떡 벌어졌다.

“헉!”

철승은 100kg도 넘는 거구였다. 그런 철승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서 쓰레기를 쓰레기봉투에 욱여넣듯이 넣고 있는 저 놈은 대체 뭐란 말인가? 눈치 빠른 형석의 몸이 자연스럽게 윤태수가 있는 방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 방문을 열려 했는데 안에서 잠겨 있자 주먹으로 강하게 그 문을 두드리며 그 안에 있는 윤태수를 알아서 불러냈다.

-------------------------------------------------

현수는 마약 공장을 종횡무진 누볐다.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마약 공장에 있는 자들 중 프리(Free)하게 돌아다니는 자들은 누구든 다 수면 마법으로 잠재운 뒤 들고 있던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었다. 그런 자들은 조직원이거나 조직의 일을 돕고 있는 자들이니 현수의 판단에 다들 죽어 마땅한 자들이었다.

“저기로군.”

그렇게 마약 공장을 전부 누비고 다니던 현수는 마지막으로 이곳 책임자, 윤태수가 있는 사무실로 움직였다. 그 앞에 서슬 퍼런 눈빛의 조폭 4명이 그를 막아섰다. 4명대 20대 초 중반의 나이로 보였는데 살인을 여럿 한 듯 내뿜는 살기가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런 그들을 보고 현수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새끼들. 벌써 이런 살기를 내뿜다니. 장차 크게.....사고 칠 녀석들이네.”

현수가 그들보고 그렇게 얘기하자 4명의 조폭들이 기가 차다는 얼굴 표정을 지었다.

“저 새끼. 뭐라는 거야?”

“몰라. 미친 새낀가 본데 몇 대 쥐어 패서 보네.”

“뭐야? 그걸 지금 나보고 하라고?”

“그럼 내가 하리?”

“끄응. 알았어.”

뭔가 책잡힌 일이라도 있는지 4명의 조폭 중 한 명이 어쩔 수 없이 현수 쪽으로 걸어왔다. 현수는 귀찮은 데 저들도 수면 마법으로 잠재워서 아공간 부대자루에 처넣고 말까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저놈들 빼면 남은 건 윤태수 하난데. 손만은 좀 봐야겠지.”

현수는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두어 걸음 거리까지 바짝 다가온 조폭 녀석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씨발. 뭘 봐.”

그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조폭이 한 걸음 더 내디딘 뒤 현수의 가슴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그 움직임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꼼짝없이 가슴이 걷어 차였을 터였다.

휙!

하지만 현수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몸을 옆으로 살짝 비틀자 녀석의 발차기가 현수의 가슴께를 스쳐지나갔다. 동시에 녀석의 몸이 그 위치로 움직였고 그때 현수의 왼팔이 움직였다.

퍽!

현수는 가볍게 왼팔 팔꿈치를 휘둘렀고 그 팔꿈치가 조폭의 안면에 틀어 박혔다.

“켁!”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몸이 뒤로 부웅 떠 오른 조폭은 수직으로 추락했다.

쿵!

머리부터 떨어진 조폭은 제법 큰 박 터지는 소리에 이어 철퍼덕 바닥에 쓰러졌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힐끗 내려다보고 현수가 말했다.

“뭐야? 뒈진 거야?”

현수는 내공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녀석의 발차기를 피하고 팔꿈치로 녀석의 얼굴을 가격한 거뿐이었다. 하지만 조폭 녀석의 몸이 발차기와 함께 앞으로 쏠리면서 현수가 휘두른 팔꿈치 가격의 데미지가 배가 된 것이다. 그렇게 안면을 강타당한 녀석은 바로 기절한 상태에서 훌러덩 몸이 뒤집어지며 추락했고 뒷머리가 강하게 바닥에 부딪치면서 뇌진탕으로 죽어 버린 것이다.

------------------------------------------------

4명의 조폭 중 한 명을 간단히 처리 한 현수는 황당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나머지 3명의 조폭들을 향해 손을 내밀며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야. 빨리 덤벼. 이 형아. 시간 없다.”

“저, 저......”

“조져!”

현수의 도발에 젊은 3명의 조폭들이 눈이 뒤집혀져서 일제히 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3명 중 제일 음침하게 생긴 녀석이 바지 뒤춤에서 사시미 칼을 꺼내들었다. 현수는 앞에 둘에 비해 덩치가 작은 음침하게 생긴 녀석은 두 녀석과 달리 연장 질을 잘하는 녀석임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휙!

앞서 달려 든 조폭 중 한 명의 주먹이 빠르게 현수의 안면으로 날아왔다. 딱 보니 복싱을 한 녀석이었다.

슥!

현수가 머리를 숙여 그 주먹을 피하자 어느 새 접근한 다른 녀석이 현수의 옷깃을 잡았다. 그런데 그 손에 악력이 엄청났다.

‘이 녀석은 유도한 녀석이고.’

하지만 유도한 녀석은 자기 뜻대로 현수를 매치지 못했다. 현수가 두 다리에 내공을 주입시키자 그의 몸이 바닥에 말뚝 박은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잌!”

유도한 녀석이 재차 용을 쓰다가 안 되자 아예 현수에게 달라붙어 엎어 치려 들었다. 하지만 현수가 허수아비도 아니고 그냥 있을 리 없었다.

툭!

현수의 발이 유도한 녀석의 발 뒤축을 찼다. 그러자 그 발에 체중이 실려 있었던 터라 녀석의 몸이 홱 옆으로 기울었다.

“어!”

동시에 녀석의 입에서 당혹스런 외마디 비명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유도한 녀석답게 쓰러지던 녀석은 바로 측방 낙법 자세를 취하려 들었다. 그러나 그걸 그냥 둘 현수가 아니었다. 가볍게 다리를 들자 그의 무릎이 쓰러지던 녀석의 얼굴에 일직선상에 위치하게 되었고 그때 현수의 몸을 앞으로 기울이자 그의 무릎이 녀석의 안면을 때렸다.

퍽!

“억!”

하필 무릎이 녀석의 코를 가격하면서 녀석은 그 고통에 움짤했고 그 과정에서 측방 낙법 자세가 무너졌다.

철퍼덕!

때문에 제대로 낙법을 발휘하지 못한 유도한 녀석이 바닥에 몸을 처박았을 때 크게 파공성이 일었다. 그 소리에 현수는 바로 머리 숙였다.

휘익!

그러자 그 머리 위로 복싱한 녀석의 주먹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그건 페이크나 마찬가지였다.

슈욱!

진짜 공격은 바로 현수의 가슴께에 벌써 다가와 있는 사시미 칼이었다. 음침하게 생긴 녀석이 앞서 두 녀석이 현수를 공격하는 타이밍을 보고 싸움에 끼어들면서 빈틈이 드러난 현수의 가슴을 향해 거침없이 칼질을 해 온 것이다. 누가 봐도 사시미 칼이 현수의 가슴에 꽂힐 상황.

씨익!

음침하게 생긴 녀석의 입가에 조소가 드리울 때였다.

척!

현수가 손으로 사시미 칼을 잡았다. 그걸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린 음침하게 생긴 조폭이 사시미 칼을 내려 그었다.

사시미 칼은 칼끝도 뾰쪽하지만 칼날은 더 날카롭게 벼려 있었다. 때문에 사시미 칼을 잡은 사람의 손가락 쯤은 간단히 날려 버릴 수 있었다.

음침하게 생긴 조폭은 자신의 사시미 칼이 현수의 손가락 네 마디를 다 잘라 버릴 걸 확신하며 힘껏 내려 그었다.

“어!”

하지만 사시미 칼이 내려 그어지지가 않았다.

“뭐, 뭐야?”

놀란 눈의 음침하게 생긴 조폭이 현수를 쳐다보았다. 현수의 손에는 사시미 칼이 쥐어져 있었는데 그 날카로운 칼날을 잡고 있음에도 현수의 손은 멀쩡했다. 당연히 베인 손에서 피가 주르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어야 정상임에도 말이다.

음침하게 생긴 녀석은 재차 사시미 칼을 든 칼자루를 힘껏 당겼다. 하지만 그의 사시미 칼은 마치 집게에 꽉 물린 듯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

현수는 자신에게 칼질을 한 상태에서 놀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음침하게 생긴 조폭을 향해 사시미 칼을 잡지 않은 팔을 휘둘렀다.

“헉!”

그렇게 세게 휘두른 주먹이 아니라 음침하게 생긴 녀석은 살짝 기함을 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당연히 잡고 있던 사시미 칼을 놓고서 말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현수가 노리던 바였다.

휙!

순간 현수의 몸이 360도 회전을 했고 동시에 그의 발이 정확히 녀석의 안면을 가격했다.

뻐억!

제법 둔탁한 타격음이 일고 고개가 홱 돌아간 녀석의 몸이 뒤로 훌훌 날아갔다. 그렇게 거의 복도를 따라 10여미터를 날아간 녀석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리고 앞서 현수의 팔꿈치에 가격 당해서 죽은 녀석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현수는 이번에도 내공은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제대로 그의 체중이 들어간 발차기였다. 거기다 회전 속도도 워낙 빨라서 그 위력은 배가 되었다. 때문에 현수의 발차기가 음침하게 생긴 조폭의 안면을 때리는 순간 녀석은 다시 깨어나질 못할 기절을 하고 만 것이다.

“죽어!”

그때 복싱을 한 조폭 녀석이 또 현수의 얼굴을 노리고 주먹을 휘둘러왔다. 앞서 두 차례 머리를 숙여 주먹질을 피한 현수는 이번엔 그대로 있었다. 대신 손을 뻗어서 날아오는 주먹질을 막았다.

그러자 반대 주먹이 바로 현수의 안면으로 날아왔다. 현수는 그 주먹을 보고 오히려 머리를 앞으로 디밀었다. 그러면서 현수의 안면에 복싱을 한 조폭의 주먹이 작렬했다.

빠각!

그런데 어째 타격 소리가 이상했다.

“크아아악!”

이어 비명 소리와 함께 현수에게 주먹질 한 복싱 조폭이 다른 손으로 좀 전에 현수에게 휘두른 주먹을 감싸 쥔 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반쯤 풀려 있는 자신의 주먹을 쳐다보았다.

“으윽!”

그리고 손가락을 움직여 보더니 이내 고통스러운지 눈살을 찌푸렸다. 반면 안면에 주먹질을 당한 현수의 얼굴은 멀쩡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