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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526화 (526/712)

<-- 베이징 올림픽 -->

그런 택시 기사 앞으로 현수가 다가섰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너. 사람 죽인 적 있지?”

그러자 택시 기사가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그걸 보고 현수는 피식 웃었다.

‘안 죽이긴 개뿔.’

여자들을 납치한 것만 봐도 답은 나와 있는 상태. 대개 유괴범들은 자신을 본 아이를 죽인다. 하물며 성인 여자야. 물론 강간 후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그걸 핑계로 경찰에 알리지 못하게 협박을 하는 좀생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 경찰에 잡힌다. 어째든 흔적을 남겼기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현수 눈앞의 녀석은 여간 용의주도한 녀석이 아니었다. 게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 집념하며....

현수는 또 손에 흙을 끌어 모으고 있는 녀석을 보고 혀를 찼다.

“쯧쯧. 덜 맞아서 그런가?”

그말후 현수의 발이 움직였다. 앞서처럼 그리 강하게 차진 않았다. 하지만 툭 차도 때린 데 또 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퍽!

“으아아악....”

현수의 발차기에 턱을 채인 택시 기사가 벌러덩 뒤로 넘어졌다.

“크으으.....끄르륵....우에엑!”

대자로 뻗었던 택시 기사는 입안의 피가 목으로 넘어가자 가래 끓는 소리와 함께 재빨리 몸을 틀어서 땅바닥에 피를 토해냈다. 피는 응고한다. 때문에 피가 목으로 넘어가면 자칫 기도를 막을 수 있었는데 택시 기사는 그것을 아는지 황급히 엎드려 피를 토해 낸 것이다. 그걸 보고 현수는 택시 기사가 역시 예사 놈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녀석이 좀 궁금해졌다.

현수는 웃으며 그런 택시 기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상태창을 열고 자백마법인 더 트루 컨페션(The truth confession)을 그에게 시전 했다. 그러자 안 그래도 고통스러워서 반쯤 넋이 나가 있던 택시 기사의 두 눈이 완전히 흐리멍덩해졌다. 그런 그에게 바짝 다가 선 현수가 물었다.

“이름이 뭐냐?”

“구도식.”

자백 마법이 제대로 걸렸는지 확인 차원에서 현수가 택시 기사 이름을 먼저 물었고 택시 기사는 바로 대답했다. 그러자 현수가 본격적으로 그에게 궁금한 걸 물었다.

“너 뭐하는 놈이야.”

“나는.........................”

구도식이 자신에 대해 술술 불었다. 첫 살인과 그 후 경찰에 잡혀서 재판 뒤 감옥 생활, 그리고 감옥을 나온 뒤 바로 어제 택시 기사를 죽인 거와 두 여자를 잡은 이유, 또 현수를 왜 택시에 태웠는지 까지 다 털어 놓았다. 현수는 녀석이 첫 살인을 했을 때 얘기를 들었을 때 이미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을 내려 둔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 살인마를 그냥 아공간 부대자루에 처넣는 게 어째 저놈에게 당해 죽은 사람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평소 귀찮아서 쓰지 않았던 고문 마법인 토처 테러블 바디(Torture terrible body)를 택시 기사 구도식에게 걸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잘 견디다 죽어.”

그게 현수가 구도식에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말이었다. 현수는 그 말 후 구도식을 택시 조수석에 태웠다. 그리고 자신은 운전석으로 가서 택시를 몰아서 근처 지구대로 향했다.

부들부들!

현수 옆 보조석에 앉은 구도식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고문 마법인 토처 테러블 바디(Torture terrible body)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이 마법에 걸리면 혼수상태로 일주일 동안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게 된다. 아마 의식이 없는 구도식은 경찰이 병원으로 보낼 터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구도식을 살릴 수 없었다. 그 어떤 치료도 듣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지구대 근처 CCTV의 사각지역에 택시를 세운 뒤 현수는 구도식을 운전석에 앉혔다. 그리고 힐끗 뒤 좌석의 두 여자를 쳐다보곤 조용히 그곳을 빠져 나왔다. 물론 환영 마법을 사용했기에 CCTV카메라는 현수의 모습을 찍지 못했다.

현수는 택시에서 어느 정도 떨어지자 주위를 살폈다. 그때 마침 구멍가게에 공중전화가 보였다. 현수는 그 공중전화로 가서 112를 누르고 신고를 했다. 그 위치가 관할 지구대 근처니 그곳 지구대 경찰들이 바로 택시가 있는 쪽으로 갈 터였다. 그 뒤처리는 경찰들 몫이었다.

“이제 집에 가자.”

현수는 주위를 살폈고 아무도 없자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 걸쳤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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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강북의 수유동 집을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생각 중인 수유동 전원주택까지 반경 38Km에 있습니다.]

현수는 바로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했다.

[띠링! 7,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7,568,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머리가 아찔한 순간 현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방 탁 트인 전망이 죽여주는 발코니에 서 있었다.

현수는 곧장 방으로 들어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푹신 한 침대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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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탓인지 현수는 누가 자기 방에 들어와서 자신을 깨우는 것도 감지하지 못했다.

“현수야. 일어나라. 벌써 시간이 10시다. 아침은 먹어야지.”

현수는 외삼촌인 장대인이 그의 몸을 흔들어 깨우자 그제야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러자 주위가 환한 것이 시간이 제법 된 거 같았다. 하긴 어제 새벽에 집에 온 터라 그때부터 잤으면 지금쯤 일어나도 이상할 건 없었다.

“네. 삼촌.”

현수가 눈을 부비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장대인이 현수의 방을 나가며 말했다.

“세수만하고 빨리 내려 와라. 네 엄마 너하고 같이 식사하겠다고 기다리고 있다.”

“네? 먼저 드시지 왜요?”

“그러게 말이다.”

싱긋 웃고는 사라지는 장대인을 보고 현수도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장대인의 말처럼 2층 화장실로 가서 대충 세수만하로 밑으로 내려갔다. 그때 제일 먼저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현수의 식욕을 돋웠다. 현수는 그 냄새를 쫓아 곧장 부엌으로 갔고 가스레인지 위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와 그 옆에 서 있는 모친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오빠는 피곤한 애 더 자게 놔두지 괜히 깨워서는......”

그러자 장대인이 허허 웃으며 현수를 보고 말했다.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말이다.”

그 말에 현수가 장대인이 앉아 있는 식탁을 봤는데 밥그릇이 셋이었다. 그리고 누구도 그 밥에 손을 댄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들 그와 같이 아침을 먹으려고 기다린 모양이었다. 현수는 속으로 살짝 감동을 했지만 티는 내지 않고 말했다.

“식사는 제때 하셔야죠. 다음부터 이러시지 마시고 먼저 식사들 하세요. 저도 한끼 정도는 챙겨 먹을 수 있으니까요.”

현수의 그 말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들고 오며 모친이 말했다.

“그래. 알았다. 그러니 어서 식사 하렴.”

현수는 모친이 대답을 이렇게 하지만 자신이 내일 또 늦잠을 자면 먼저 식사하지 않고 자신을 기다릴 거란 걸 직감했다. 아마도 고집은 현수가 모친을 닮은 거 같았다.

감동도 했고 또 배도 고팠기에 현수는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식탁에서 일어섰다.

“오늘 어디 나갈 거니?”

그런 현수에게 모친이 물었다. 그러자 현수가 바로 대답했다.

“네. 친구들 좀 만나려고요.”

물론 현수가 오늘 만날 친구들은 다 여자 친구들이었지만 그것 까지 모친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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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자기 방으로 돌아 온 현수는 본격적으로 여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일 먼저 사지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음이 채 한 번을 울리기 전에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그 말은 그녀가 눈빠지게 현수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단 소리였다.

-네. 현수씨.

“우리 언제 만날까요?”

-전 언제든지 좋아요.

다른 여자들과의 스케줄도 고려 해야 하지만 그래도 사지희는 현수에게 좀 특별한 여자니 그녀와 근사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싶었다. 그 다음은 바로 뜨거운 시간을 가져야 하니 호텔이 좋을 거 같았다.

“우리 오늘은 근사하게 호텔 레스토랑에서 칼질 한 번 해요. 이따 저녁 6시에 컨티넨탈 호텔 로비에서 만나요.”

-네. 좋아요.

현수는 사지희가 어지간히 좋아하는 기색을 눈치 채고는 그녀도 이제 여자가 다 됐구나 싶었다. 통화를 끝낸 현수가 중얼거렸다.

“오늘 뿅 가게 만들어 줘야겠군.”

현수는 올림픽 때문에 사지희가 자신과 못한 섹스를 오늘 밤에 다 만회 시켜 줄 생각이었다. 그 다음 현수는 김혜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현수의 절친이면서 섹파다. 그래서 언제나 제일 편한 마음으로 전화를 할 수 있었다.

-일찍도 전화 한다.

“미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느라고.”

-참. 어머님과 외삼촌 찾았다고 했지?

“응. 이제 한 집에 산다.”

-진짜. 잘 됐다.

“어디야?”

-어디긴. 학교 도서관이지.

“얼굴 봐야지.”

-그래. 너니까 특별히 시간 낸다. 언제 볼까?

“너 공부하는 거 방해 할 수 없으니까. 점심같이 하자.”

-오늘?

“응. 오후랑 저녁에 약속이 있거든.”

저녁은 맞지만 오후는 아직 약속을 잡진 않았다. 하지만 김혜미와 통화를 끝낸 뒤 현수는 유혜란과 한혜영에게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 그 둘 다 워낙 바쁜 관계로 만나기 보단 만나지 못할 확률이 높았지만 그래도 몰라서 오후 시간은 비워 둔 것이다.

-우리 현수 바쁘네. 알았어. 그럼 어디서 볼까? 학교?

“에이. 구내 식당은 너무하지. 그래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근사한데서 쏠게.”

-워어! 강현수 인간 다 됐네. 좋아. 그럼 학교 정문 앞에서 12시에 만나자. 내가 요즘 핫한 맛집 알아 뒀거든.

“그래. 그럼 그때 보자.”

현수는 김혜미와 통화를 끝내며 시간을 확인했다. 10시 40분! 통화 좀 더 하고 바로 씻고 나가야 12시 약속 시간에 맞춰 연신대 정문에 갈 수 있을 듯 했다. 현수는 바로 다음 연락할 여자인 유혜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역시 바쁜지 신호음이 10번을 넘어가고 나서야 겨우 전화를 받았다.

-어. 현수야.

“바쁘죠?”

-당연하지. 이제 막 회의 끝나고 내방으로 가고 있는 중이야.

“오늘 시간 돼요?”

-시간? 당연히 없지. 오늘 내 스케줄 표 보내 줄까?

“그래도 오후에 잠깐 봐요. 내가 백화점으로 갈게요.”

-그래? 으음. 그럼 와. 오후에 바이어와 미팅 있는데 그 사이에 시간 좀 내면 될 거 같아. 아! 그리고 금메달 딴 거 축하해.

“그런 축하는 만나서 얼굴 보고 해주세요. 그래야 더 감동을 받죠.”

-그런가? 아! 잠깐....... 그럼 이따 백화점 오면 연락 해.

띠띠띠띠띠!

바쁘신 유혜란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현수는 하나도 서운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 20대지만 무려 백화점 부사장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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