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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517화 (51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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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이 시끄러운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조용히 놀 거 같으면 룸살롱은 오지 말았어야지.

강남엔 그런 고급스런 분위기 좋은 바(Bar)도 많았다.

“이봐요. 룸살롱에서 어떻게 조용히 놉니까?”

술도 한 잔 됐겠다! 옆에 예쁜 여자도 끼고 있겠다! 나름 호승심이 일은 장석우가 대머리를 향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홱 시선을 장석우 쪽으로 돌린 대머리가 잔뜩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말했다.

“뭐?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그리고 성큼 장석우 쪽으로 다가간 그가 두 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힘을 주자 장석우의 몸이 확 위로 끌어 올려졌다.

광주 무등FC 소속의 장석우는 미드필더로 당당한 체구를 소유했다. 몸무게도 거의 90킬로에 육박했고 말이다. 그런 장석우를 번쩍 들어 올렸단 건 그 만큼 대머리의 힘이 예사가 아니란 소리였다.

“야! 이거 놔!”

하지만 술에 취한 장석우는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단지 대머리가 그의 멱살을 잡고 있는 거 자체가 화났다. 장석우는 두 팔을 들어 올려서 힘껏 대머리가 잡고 있던 멱살을 풀었다. 하지만 장석우와 같이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던 대머리는 장석우가 뿌리치는 두 팔을 보고 재빨리 멱살을 풀고는 짧게 끊어서 주먹을 날렸다.

퍽!

“억!”

복싱의 쨉이었는데 술에 취한 장석우를 쓰러트리는 데는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털썩!

대머리의 주먹에 맞은 장석우는 뒤로 비틀거리다 자신이 앉아 있었던 자리로 가서 널브러졌다. 그러자 그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장석우의 파트너 여자가 비명을 내질렀다.

“아아악!”

“석우야!”

그리고 근처 장석우와 같은 축구 대표 팀 미드필더 양형석이 코피를 주르륵 흘리고 있는 장석우를 보고 발끈해서 몸을 일으켰다.

축구 선수도 엄연히 운동 선수였다. 보통 사람보다 운동을 잘하니 운동선수다. 그러니 운동선수가 보통 사람보다 싸움을 잘하는 건 당연했다.

이곳 룸살롱에 있는 올림픽 축구 대표 팀 선수 중에 싸움 못하는 선수는 없었다. 양형석도 마찬가지였고.

특히 양형석의 경우는 고 1때부터 축구를 했는데 그 전엔 유도를 했었다. 중학교 때까지 선수생활까지 한 양현석은 유도 4단의 유단자였다. 그래서 지금껏 그는 누구에게 맞아 본 적이 없었다.

“너 일루와.”

동료. 그것도 자신과 같은 포지션의 장석우가 대머리의 주먹에 맞아 코피를 흘리는 걸 보고 양형석은 이성을 잃었다. 평소 양형석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역시 술과 여자가 그의 이성을 잃게 만든 것이다.

파팟!

유도 유단자답자 양형석이 빠르게 대머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대머리의 정장 옷깃과 어깨를 잡았다. 그걸 보고 주위 룸 살롱 안에 양형석을 아는 동료들은 생각했다.

‘끝났군.’

유도 유단자에게 옷깃을 잡힌다는 건 곧 땅바닥에 처박힌다는 소리와 같았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 대머리 역시 유도 유단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양형석은 대머리를 멋있게 엎어치려 했다.

“엇!”

그런데 대머리의 저항이 생각보다 거셌다. 그래서 대머리의 다리 사이로 자신의 발을 넣으며 안뒤축후리기를 시도하려 했다.

“헉!”

하지만 상대가 양형석의 뒷덜미를 잡아서 그대로 바닥에 매다 꽂았다. 짧은 비명성과 함께 몸이 뿌웅 떠오른 양형석은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상황에서 양형석은 낙법을 시도하려했다.

턱!

하지만 상대는 그걸 못하고 양형석의 팔을 제압해서는 그대로 체중을 실어 내려찍었다. 그때 교묘히 방향을 틀어서 양형석의 상체가 어깨나 등부터 떨어지게 하지 않고 머리부터 떨어지게 했다.

쿵!

제법 큰 소리와 함께 양형석이 대자로 뻗었다. 머리를 강하게 땅에 부딪친 양형석은 뇌진탕으로 완전히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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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가 양현석에게서 손을 떼고 몸을 일으키며 보란 듯 손을 털었다.

툭툭!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룸 안을 휘익 훑어보고선 외쳤다.

“또 덤빌 놈 없냐?”

그 말에 꼭지가 돌아버린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이 일제히 나섰다. 그리고 그런 그들과 대머리, 그리고 대머리를 따라 룸 안에 들어 온 두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뒤엉켰다. 수적으로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이 많았기에 대머리와 두 건장한 남자들이 불리한 건 사실이엇다.

쾅!

그때 룸 안의 문짝이 활짝 열렸다.

“쳐!”

그리고 시커먼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우르르 룸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씨발. 뭐야?”

“저 새끼들 일행인 모양인데?”

“근데 뭐 저리 많아?”

갑자기 등장한 정장 차림의 남자들의 수가 축구 대표 팀 선수들 보다 더 많았다. 거기다 그들은 연장까지 챙겨 왔다. 그러니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이 그들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퍽! 퍽! 퍽! 퍽!

“아아아악!”

정장 차림 남자들이 일방적인 구타가 가해지고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은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그 때 정장 차림 남자들 중 유일하게 싸우지 않고 있던 남자가 외쳤다.

“몇 놈 끌고 와.”

그 말 후 그 남자는 걸치고 있던 정장 상의를 벗었다. 그리고 근처 있던 남자에게 상의를 건네고 연장으로 가져 온 알루미늄 배트 하나를 챙겨 들었다. 그 사이 다른 정장 남자들이 5명의 축구 대표 팀 선수를 끌고 왔다. 그들을 보고 알루미늄 배트를 챙겨 든 남자가 물었다.

“팔 다리 어디 부러질래?”

“네?”

알루미늄 배트를 든 남자와 제일 가까이 있던 축구 대표 팀 선수가 그게 무슨 소리냐며 그를 쳐다보자 그가 대답했다.

“축구 선수라고 했지. 그럼..... 다리.”

알루미늄 배트를 든 남자가 고개 짓을 하자 정장 차림의 남자 둘이 알루미늄 배트를 든 남자와 제일 가까이 있던 그 축구 대표 팀 선수의 몸을 구속 했다.

한 놈이 축구 대표 팀 선수의 두 팔과 상체를 제압하자 다른 놈이 다리를 곧게 펴게 만들었다. 그리고 알루미늄 배트를 든 남자가 손에 들고 있던 그 알루미늄 배트를 높이 쳐들었다.

“아, 안 돼!”

그걸 보고 놈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려는지 눈치 차린 축구대표팀 선수가 버럭 소리쳤다. 하지만 알루미늄 배트를 든 남자는 사정없이 들어 올린 알루미늄 배트를 아래로 내려쳤다.

콰직!

“크아아악!”

다리 뼈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리면서 동시에 축구 대표 팀 선수의 목청이 터져라 룸 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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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배트를 휘두른 건 방강식이었다. 그는 이주나가 사주한 대로 축구 선수 중 몇 명을 병원에 실려 가게 만들기 위해서 직접 나섰다. 물론 경찰이 들이 닥치면 얘기는 달라질 터였다.

축구 대표 팀 선수들에게 상해를 가한 건 전과가 없는 수하들이 될 터였다. 물론 그들이 먼저 자신들이 그랬다고 경찰에 자수를 할거였다. 그래야 재판에서 양형이 줄어 들테니 말이다.

“크흐흐흑......내 다리..... 씨발.......”

부러진 다리를 잡고 울부짖는 축구 대표 팀 선수를 보고 방강식이 말했다.

“운이 없었다 생각해라. 넌 팔 다리 어디 부러질래?”

그리고 방강식이 그 옆의 축구 대표 팀 선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사색이 된 축구 대표 팀 선수가 왼팔을 내밀며 말했다.

“파, 팔이요.”

그러자 방강식이 알루미늄 배트를 치켜들며 말했다.

“똑바로 펴라.”

그걸 보고 방강식을 향해 왼팔을 내민 축구 대표 팀 선수가 질끈 눈을 감았다. 주문선은 곧 왼팔이 부러지며 느끼게 될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며 이를 꽉 깨물었다. 그런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뭐, 뭐지?’

주문선은 감고 있던 눈을 슬쩍 떴다. 그리고 알루미늄 배트를 내려치다 만 자세로 몸이 굳어 있는 방강식을 발견했다.

“쯧쯧!”

그때 혀 차며 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룸 안으로 들어왔다. 그게 누군지 알아보려 주문선이 시선을 돌리려 할 때였다. 갑자기 눈꺼풀이 내려와 그의 눈을 덮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주문선은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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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방강식이 앞서 보낸 대머리 일당이 축구 대표 팀 선수들에 시비를 걸 때, 그리고 싸움이 벌어졌을 때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방강식이 연장을 챙겨 든 수하들과 같이 룸 안으로 쳐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로 옆방에서 탐지 마법으로 상황만 살폈다.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현수는 조폭들에게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걸 수수방관했다. 그러다 강식이란 조폭 두목이 알루미늄 배트로 동료 선수의 다리를 부러트리려 하자 그제야 나서려 했다.

“가만.......”

그런데 조폭 두목이 알루미늄 배트로 다리를 내려치려는 축구 대표 팀 선수가 하필 김대진이었다. 이 일을 사주한 이주나의 외사촌 오빠 말이다. 안 그래도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김대진 만큼은 연대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던 현수는 그래서 한 템포 참았다. 그 결과 김대진의 다리가 알루미늄 배트에 작살났다.

김대진의 비명 소리가 옆 방에도 쩌렁쩌렁하게 울려왔다. 하긴 생 다리를 알루미늄 배트로 부러틀 놨으니 그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을 터였다.

“이제 가 볼까.”

그제야 현수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의 수면 마법에 잠들어 있던 손님과 호스티스들을 뒤로하고 현수는 옆방 룸을 나왔다. 그때 방강식이 다른 선수, 주문선의 팔을 알루미늄 배트로 내려치려 할 때 현수가 상태창의 마법을 시전 했다.

“홀드!”

현수의 홀드 마법에 알루미늄 배트로 주문선의 팔을 내려치던 방강식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조폭들도 마찬가지였다. 현수는 조폭들과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이 있는 룸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혀를 차며 말했다.

“꼴좋다. 생각 같아선 그냥 당하게 내버려 두고 싶지만 그놈의 드래프트 때문에 내가 나선다.”

그 말 후 몸을 굳었지만 아직 정신은 깨어 있는 룸 안 사람들에게 수면 마법을 사용했다.

“으으으윽!”

그때 수면 마법에 걸려 잠은 들었지만 부러진 다리의 고통 때문에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는 김대진을 보고 현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러시아로 못 갈 거 같네. 그 원망은 네 외사촌에게 하라고.”

그 말 후 현수는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냈다. 이제 아공간 부대자루는 조폭 처리에 있어서 필수품이 되었다.

현수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미 생각해 두었다. 우선 조폭들은 다 아공간 부대자루 안으로 직행할 터였다. 한 사람 만 빼고 말이다. 그 한 사람은 김대진의 다리를 부러트린 방강식이었다.

“읏차. 가자.”

현수는 우선 방강식과 김대진을 양쪽 어깨에 들쳐 메고 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룸 밖 복도에 그 둘을 널브러트려 두었다. 이때 방강식의 손에는 알루미늄 배트가 쥐어져 있었다. 그러니 누가 봐도 방강식이 김대진의 다리를 아작 낸 것으로 보일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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