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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라면 두 다리가 잡힌 그 상황에서 앞으로 끌어 당겨지면 몸이 뒤로 벌러덩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억!”
하지만 현수는 바닥에 말뚝이라도 박았는지 꿈쩍을 안했다. 장대모가 아무리 용을 써도 소용없었다.
“헤에!”
무안해진 장대모가 현수의 두 다리를 잡은 상태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런 그를 현수가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 꽤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그 말을 하며 현수가 다리를 앞으로 내뻗었다.
휙!
“으아아아!”
그러자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현수의 다리를 잡고 있던 장대모의 몸이 거실을 넘어 부엌 쪽으로 날아갔다. 현수가 가볍게 다리에 내공을 주입하자 나름 현수의 두 다리를 끌어안고 있던 장대모가 갑작스런 엄청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훌훌 날아가 버린 것이다.
우당탕탕!
부엌 싱크대에 처박힌 장대모가 싱크대 개수대 안에 엉덩이가 끼어 낑낑거릴 때 언제 움직였는지 현수가 그 앞에 나타나 있었다.
“그냥 궁금해졌다. 너란 놈이 어떤 놈인지.”
현수는 장대모에게 좀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물론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말이다. 현수는 상태창의 보유 마법 중 자백 마법인 더 트루 컨페션(The truth confession)을 사용했다. 그러자 현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던 그의 두 눈이 흐리멍덩해지고 어깨가 축 처졌다. 그때 현수가 장대모에게 물었다.
“그 동안 네가 저질러 온 악행을 다 말해 봐.”
그 말 후 현수는 팔짱을 끼웠고 장대모의 입에서 그가 살아 온 삶이 축약 되어 흘러나왔다. 현수는 그가 저지른 악행을 말하라고 했는데 장대모가 그 동안 살아 온 그의 삶을 얘기한 건 그의 삶 자체가 악행의 연속이었기 때문이었다. 현수는 장대모의 얘기를 들으면서 점점 입이 벌어졌다.
“완전 개새끼네.”
그리고 현수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그 말이 튀어나왔다. 21세기의 진정한 악인을 꼽으라면 현수는 지체 없이 장대모를 꼽았을 터였다. 그 정도로 장대모는 그 동안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해왔다. 그러고도 녀석은 한 조직의 보스로서 돈과 여자를 손에 쥐고서 지구상 0.0001%의 최상류의 삶을 살고 있었다.
“인과응보는 개뿔.”
그런 장대모를 보고 있자면 과연 인과응보란 말이 맞는지 의심스런 현수였다.
“아니지. 저 새끼가 내 손에 걸린 걸 봐선 그 말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현수가 나서지 않았다면 장대모는 이후로도 계속 악행을 저지르며 온갖 부귀영화에 호의호식에 호색하며 잘 살았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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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공평한 세상을 위해서라도 장대모를 그냥 편하게 죽여 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문제는 저런 개새끼를 처리하는데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게 뭐랄까? 께름칙하달 까?
그때 현수의 눈에 유성철이 보였다.
“그래. 그러면 되겠네.”
현수는 홀드 마법에 걸려 꼼짝못하고 있는 유성철을 풀어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너 살고 싶지?”
“네. 살려만 주신다면 뭐든지 다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저 새끼. 패서 죽여.”
현수가 턱짓으로 장대모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
황당한 얼굴로 현수와 장대모를 번갈아 쳐다보는 유성철을 보고 현수가 말했다.
“너 그냥 부대자루안에 들어가야겠다.”
그 말에 유성철이 바로 대답했다.
“네. 패 죽이겠습니다.”
냅다 대답한 유성철이 성큼 싱크대 배수구에 엉덩이가 끼어 있는 장대모를 향해 움직였다.
“성, 성철아. 너 이 새끼......아악!”
유성철은 싱크대에 다가서자 바로 장대모를 향해 주먹질을 날렸다.
퍽! 퍽! 퍽! 퍽!
무차별적인 유성철의 주먹질에 장대모는 두 팔로 얼굴을 커버했다. 하지만 유성철의 주먹이 커버가 되지 않는 장대모의 옆머리를 치자 커버가 열렸고 그 열린 커버 안으로 주먹을 날리자 안면을 가격당한 장대모의 고개가 위로 떠올랐다. 그런 장대모의 얼굴을 유성철은 가차없이 때렸다. 그러자 이내 장대모의 얼굴이 피투성이로 변했다. 그 상황에서 장대모는 살아보겠다며 끝까지 두 팔로 자신의 얼굴을 커버했다. 하지만 매 앞에 장사가 없다고 장대모의 얼굴은 점점 멍들면서 부풀어 올랐고 코와 입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나왔다.
“헉헉헉헉.....”
때리다 지친다고 유성철은 10여분을 쉬지 않고 장대모를 때리다가 결국 두 팔을 늘어트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 유성철의 두 주먹은 피가 흥건했다. 그 피는 장대모의 것도 있었지만 무차별적인 주먹질에 유성철의 주먹도 까져서 거기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유성철은 그것도 모른 체 패서 죽여야 할 대상인 장대모만 계속 쏘아보고 있었다.
사람 목숨이란 게 참 질겼다. 부엌 싱크대에서 주먹으로 패서 죽이려는 자와 맞아 죽지 않으려는 자의 혈투는 처절했다.
“씨발. 죽어!”
“크으윽......성, 성철아.....그만.....으윽!”
의식을 잃으면 유성철의 주먹세례에 죽게 될 거란 사실을 아는 장대모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반면 장대모를 패서 죽이지 못하면 자신의 죽는단 사실에 유성철도 살기 위해서 주먹을 내질렀다.
둘의 혈투는 결국 누가 더 끈기와 인내심이 있는 가로 결판이 날 터였다. 그리고 결판이 났다.
“쯧쯧!”
현수가 혀를 찼다. 결국 패다가 지친 유성철이 싱크대 밑에 주저앉은 것이다. 왜 장대모가 보스고 유성철이 그 밑의 수하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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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냈다. 그리고 그걸 들고 유성철에게 다가갔다.
“아, 안 돼!”
현수의 손에 부대자루가 들린 걸 보고 유성철은 기겁하며 몸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장대모를 패다가 완전 지쳐버린 그의 몸이 그의 머릿속 명령을 듣지 않았다.
턱!
어느 새 유성철에게 다가 선 현수가 그의 뒷덜미를 잡았다.
“사, 살려 주세요.”
유성철이 간절한 눈빛으로 현수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현수는 매정하게 그를 끌어서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었다. 유성철은 나름 남은 체력으로 저항을 했다. 하지만 현수의 무지막지한 힘 앞에서 그 저항은 무력했다.
“으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유성철이 결국 부대자루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현수가 싱크대로 다가섰다.
“으으으....사....려......주......스.....오.....”
장대모는 여전히 싱크대 배수구에 끼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장대모인지 현수도 알아 볼 수 없었다. 그 만큼 유성철에게 두들겨 맞아 퉁퉁 붓고 얼굴색이 아예 보라색인 장대모의 얼굴은 엉망이었다. 눈두덩이 하도 부어서 눈앞의 현수도 잘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 상태에서도 장대모는 두 손을 모아서 빌었다. 그야말로 지독한 생존본능의 소유자였다. 그러니 지금껏 그런 악행을 저지르고도 잘 먹고 잘살았겠지만.
“너 같은 악마는 한시라도 빨리 사라져 주는 게 이 세상을 위한 길이다. 그러니 너의 악행은 지옥에 가서 계속하던지 해라.”
그 말 후 현수는 장대모의 머리끄덩이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손에 들린 부대자루 속에 장대모의 머리를 쑤셔 넣었다.
“으아아아.....”
그 상태에서 장대모는 지랄 발광을 했다. 하지만 현수는 그 다음 녀석의 등을 잡아서 계속 부대자루 속에 처넣었다. 하지만 녀석이 두 팔을 벌리고 바동거린 탓에 넣기가 요원해지자 현수가 손을 뻗어서 녀석의 한쪽 팔목을 잡았다. 그리고 내공을 주입시켜서 그 팔목을 꺾어 버렸다.
우두둑!
“크아아아악!”
부대자루 안에서 처절한 장대모의 비명성이 울려나왔다. 그러던 말던 현수는 바동거리는 녀석의 다른 쪽 팔목을 잡아서 역시 꺾었다. 그렇게 두 팔을 못 쓰게 만든 뒤 현수는 기어코 녀석을 허리까지 부대자루 속에 밀어 넣었다. 이제 그대로 나머지 하체만 밀어 넣으면 될 상황에서 장대모가 두 다리를 최대한 벌렸다. 누구와 형제 아니랄까봐 말이다. 이에 현수는 장중모를 처리했을 때처럼 장대모에게 똥침을 먹였다. 하지만 부들부들 모을 떨 뿐 장대모는 장중모처럼 똥침에 다리를 모으지 않았다.
“지독한.....”
현수는 장대모의 생존본능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르다 녀석의 다리 쪽으로 손을 내뻗었다.
우지끈!
그리고 내공을 주입 시킨 손으로 팔목처럼 녀석의 발목과 무릎을 꺾어 놓았다. 그러자 장대모도 더 버티지 못하고 부대자루 속으로 쏙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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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모를 처리한 후 현수는 미련 없이 상태창의 인벤토리 안으로 아공간 부대자루를 도로 던져 넣고 손을 탈탈 털었다.
“이제 끝났군.”
그때 아파트 거실에 걸려 있던 괘종시계가 종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땡! 땡! 땡!
딱 세 번 종소리를 울린 뒤 괘종시계는 잠잠했다. 현수는 혹시나 해서 상태창의 마법 중 청소 마법을 사용해서 아파트 안에 자신의 흔적을 깔끔하게 지웠다. 그리고 상태창 안의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냈다. 그때 시스템이 반응을 했다.
[띠링! 북경 대모파 보스 장대모를 처단하셨습니다. 의뢰인이 지급하기로 한 보상 포인트가 바로 지급 됩니다.]
아마도 막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서 장대모가 죽은 모양이었다.
[띠링! 1,0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7,587,890]
“좋았어. 이거거든. 하하하하.”
현수는 한 번에 포인트가 100만이나 들어오자 입이 귀에 걸렸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띠링! 의뢰인이 대모파 조직원들을 처리한 당신의 노고에 보너스 포인트까지 지급합니다.]
[띠링! 1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7,687,890]
비록 시간은 새벽이었지만 이런 꿀 같은 포인트가 지급 된다면 자신의 수고쯤은 얼마든지 해도 상관없었다. 현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들고 있던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걸쳤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5,000)
2. 반경 500Km이내 텔레포트(+27,000)
3. 반경 1,000Km이내 텔레포트(+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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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베이징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0)
8. 각 행정구역별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0)
9. 중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는 지금 있는 북경 왕징 그랜드 아파트 108동 2305호에서 올림픽 선수촌으로 텔레포트를 시도했다.
[띠링! 15,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7,672,890]
현수 눈앞에 결제창이 뜨고 이내 그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다. 이어 머리가 아찔한 순간이 몇 초 지난 뒤 현수는 감았던 눈을 다시 떴다. 그러자 눈앞에 가로등이 보였고 그 옆으로 그가 묵고 있던 선수촌 건물의 출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현수는 곧장 그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