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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498화 (498/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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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석은 북경의 차오양구에 사는 조선족들 사이에 구강쇠로 유명했다. 그럴 것이 그의 거시기 길이가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18센티였고 거기다 정력도 엄청 강했기에 변강쇠 대신 구강쇠로 불렸던 것이다.

구인석이 관리하는 술집들의 여자들 중에 운좋게 구인석의 거시기 맛을 한 번이라도 본 년들은 그를 잊지 못했다. 그래서 그와 섹스를 하려고 줄을 섰는데 구인석은 자신의 거시기를 함부로 놀리지 않았다. 대신 업소 에이스 중에서도 에이스들과 일주일에 한 두 차례 섹스를 해 주면서 그녀들을 직접 관리했다. 즉 구인석이 나쁜 마음을 먹고 에이스들을 빼내서 딴 곳으로 가버리면 그야말로 송태호는 개털 신세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송태호는 평소 구인석이 원하는 건 어지간하면 다 들어 주었다. 그리고 지금 구인석은 조선족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인 노병필이 건네고 간 한국 여자 셋을 원하고 있었다. 평소의 송태호라면 흔쾌히 그러라며 구인석에게 세 여자를 넘겼을 터였다. 하지만 송태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거절이었다.

“그년들은 안 돼!”

그것도 아주 단호하게 말이다. 당연히 구인석은 그것이 섭섭했다.

“형님. 실망입니다. 그래도 전 형님께 의리를 다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 말에 송태호가 짧게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하아. 그년들을 여기로 데려온 건 노병필이지만 그년들을 꼬인 건 장중모다.”

“네? 지, 지금 장중모라고 했습니까?”

구인석인들 조선족 폭력조직인 대모파의 두목인 장대모의 동생인 장중모를 모를까?

“어째 깔따구들의 미모가 예사롭지 않더니만.......”

구인석이 힐끗 송태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미안하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찮아. 너와 나 사이에 그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어. 그 보다 장중모 곧 온다니까 방 준비해 두고. 그년들도 잘 챙겨.”

“알았슴다. 그건 제가 다 알아서 할텐게. 형님은 여기 편하기 있으소.”

“그래도 내가 나가 보는 게.....”

“어허. 저 못 믿소? 내가 다 알아서 한당께.”

구인석은 사무실을 나서려는 송태호를 억지로 소파에 앉혀 놓고 후다닥 혼자 사무실을 나섰다. 그런 구인석을 보고 송태호가 기분 좋게 웃으며 안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서 그 안에 담배 하나를 입에 빼물었다.

찰칵! 취이이이!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던 터보라이터를 켜서 담배 불을 붙였다. 깊게 폐부 깊숙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 송태호는 길게 숨을 내 뱉었다.

“후우우우우!”

그러자 그의 입에서 하얀 담배 연기가 길게 뿜어져 나왔다. 순간 머릿속이 몽롱해지면서 송태호는 편하게 등을 소파 등받이에 기댔다.

“아!”

그러다 생각 난 것이 있는 지 송태호는 바로 호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문 박사. 어디야?”

-사우난데 왜?

“언제 끝나는데?”

-다 끝나 가.

“그럼 끝나고 여기로 좀 와줘.”

-일 있어? 총상? 자상?

“아니. 여자 셋 피 좀 볼 거 같아서.”

-여자? 설마 돌림빵 놓으려고?

“그건 아니고. 그냥 그런 줄 오기나 해.”

-가만. 또 그 개새끼가 오는 거야?

“응. 그렇다네.”

-하아. 그 개새끼 요즘 좀 조용하더니. 알았다. 불쌍한 여자들이 무슨 잘못이겠냐. 왕진 가방 챙겨서 가마.

송태호는 문 박사와 통화를 끝내자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피던 담배를 마저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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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호가 좀 전에 통화 한 문 박사는 의사였다. 물론 제대로 된 의사는 아니었다. 흔히 말하는 야매 의사로 송태호가 관할하는 구역 안에서 조용히 치료 할 일이 생기면 송태호는 문 박사를 불렀다.

야매 의사라고 문 박사의 의술이 가짜는 아니었다. 실제 문 박사는 대한민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학병원에서 집도 의로 이름 깨나 날리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만 도박에 손을 대면서 인생을 망쳤고 결국 빚쟁이들을 피해서 중국으로 넘어 올 수밖에 없었다.

외과 수술에 능한 문 박사, 문태용은 송태호와 일하면서 여럿을 살렸다. 그 중대부분이 송태호 밑의 조폭들이었지만 유흥업소에 일하는 여자들도 여럿 살렸다. 그래서 송태호 관할에서 조직원들과 호스티스들은 다들 문태용을 문 박사라 부르며 깍듯하게 대했다.

똑똑!

전화 한지 30분 쯤 지났을 까? 문태용이 송태호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두 손 무겁게 말이다.

“간단하게 한 잔 하자고.”

문태용은 한국 소주 두 병과 한국 컵라면 두 개를 사들고 왔다. 그걸 보고 송태호가 툴툴거리며 말했다.

“또 소주하고 라면이냐?”

그러자 문태용이 꺼내 놓던 소주와 컵라면을 도로 챙겼다.

“싫으면 말아. 나가서 나 혼자 다 먹을 테니까.”

“어이. 이거 왜 이래. 농담 좀 한 걸 가지고.........”

그런 문태용을 바로 송태호가 말렸다. 그런 송태호를 보고 문태용이 말했다.

“가끔 컵라면에 소주 한 잔 생각난다는 게 누구였더라?”

“그래. 내가 그랬다. 물 끓일 테니 컵라면이나 뜯고 스프 부어 놔.”

송태호가 몸을 일으켜서는 곧장 책상 위에 올려 져 있던 커피포트에 생수를 따랐다. 그리고 전원을 켤 때 문태용은 컵라면을 뜯어 그 안에 스프를 털어 넣었다. 그런 문태용을 보고 송태호가 말했다.

“안 그래도 김치찌개 먹고 싶었는데 잘 사왔네.”

그러자 문태용이 장난 끼 어린 얼굴로 송태호에게 말했다.

“이건 내가 먹을 거거든. 넌 여기 육개장 맛 먹어.”

“야! 그런 게 어디 있어. 김치찌개 맛 내 놔.”

그렇게 컵라면을 두고 둘이 티격태격 거릴 때 물이 다 끓었다며 시끄럽게 소리를 냈다.

삐이이이이!

털컥!

그리고 자동으로 전원이 꺼졌고 송태호가 곧장 커피포트 쪽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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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릅....쩝쩝.....”

송태호와 문태용은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었다. 결국 문태용이 양보해서 송태호가 김치 맛 컵라면을 먹었다. 그렇게 먼저 컵라면의 면발을 금방 해치운 뒤 둘은 소주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남은 라면 국물을 안주 삼아서 각각 소주 한 병씩을 비웠다.

“이게 막 잔이네?”

“벌써? 끙. 진짜 다 마셨네.”

송태호와 문태용 모두 주당이라 소주 한 병으로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할 일이 있었기에 더 이상 술을 마시진 않았다. 그때 벌컥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구인석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씨발. 진짜 좆같아서 이 짓도 못해 먹겠슴돠.”

“왜?”

송태호가 그 이유를 묻자 구인석이 아닌 문태용이 대답했다.

“왜겠어? 그 개새끼 때문이겠지.”

문태용의 말에 구인석이 옳다구나 덧붙여서 말했다.

“장중모 그 개새끼가.......아우우..... 성질 같아선 그 새끼 쥐 패고 여길 뜨려다.....형님하고 동생들 생각해서 겨우 참았슴돠.”

씩씩거리는 구인석을 보고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알거 같았던 송태호가 말했다.

“잘 참았다. 그 새끼 그런 거 어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보스가 일에 관한한 공정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동생을 건드리면 가만있겠어?”

“그래도..... 자기도 불알차고 나온 사내새끼면서......하아......진짜......”

다른 일에는 비교적 융통성이 넘치는 구인석이지만 유독 여자를 때리는 것만큼은 못 참았다. 구인석의 말에 따르면 녀석은 어릴 때 매일 같이 부친에게 늘 두들겨 맞았다고 했다. 그때 엄마가 부친에게 맞는 죽었고 그걸 지켜 본 어린 구인석의 충격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부친이 모친을 죽은 죄로 감옥에 가면서 구인석은 하루아침에 고아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구인석은 비록 고아가 되었지만 좋았다. 이제 매일 부친에게 맞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그 뒤 구인석은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했다. 그러다 중국으로 오게 되었고 송태호를 알게 되어서 이곳에 차오양구의 술집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런데 자신의 약점이나 마찬가지인 어릴 적 그 트라우마가 지금의 구인석을 있게 만들었다.

여자를 때리는 걸 절대 보지 못하는 구인석은 늘 호스티스들 편에 섰고 그녀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술집 장사에서 호스티스들을 자기편으로 만들면 그 만큼 영업하기가 수월했고 영업 이익도 그 만큼 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구인석이 관리하는 술집의 영업 수익이 더 크다보니 송태호는 그를 더 신임하게 되었고 이제는 바로 자기 밑인 영업 과장 자리까지 구인석에게 내 주었다.

“..... 술 없습니까?”

구인석이 빈 소주병을 보고 송태호에게 물었다. 그러자 송태호가 일어나서 책상 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서랍을 열고 그 안에 있는 양주를 꺼냈다.

“마셔라.”

그리곤 그 양주를 통째 구인석에게 건넸고 구인석은 그 양주병을 열고 그 주둥이를 바로 입으로 가져갔다.

벌컥벌컥!

양주를 거침없이 마시는 구인석을 송태호와 문태용은 그저 지켜만 보았다.

“크으. 씨팔!”

양주병을 거의 절반 가량 비워 낸 구인석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좀 전 그가 본 장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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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석은 송태호가 말한 대로 따로 방을 잡고 그 방에 필요한 도구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그리고 밑에 녀석들 중에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잘 따라는 녀석 둘을 준비시켰다.

“.........왔습니다.”

그때 장중모가 도착했고 구인석이 직접 그를 맞았다.

“어서 오십.....”

“방은?”

장중모는 구인석의 인사 따윈 받고 싶지 않은 듯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고 구인석은 곧장 그를 세 여자들이 있는 방으로 데려갔다.

장중모는 여전히 기절해 있는 여자들을 흘깃 살핀 뒤 방안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고 있던 정장 자켓을 벗으며 명령조로 말했다.

“저년들 깨워.”

그 말에 장중모가 옆에 있던 자신의 두 똘마니들에게 고개 짓을 했다. 그러자 두 녀석이 잠들어 있던 세 여자들에게 다가가서 발로 툭툭 그녀들을 찼다.

“으으으.....”

“아아! 머리야.”

“......여, 여기......헉!”

세 여자들은 정신을 차린 뒤 자신들이 왜 여기 있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먼저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그럴 것이 웬 모르는 남자들이 그녀들 옆에 떡하니 서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다 그 남자들은 구둣발로 그녀들을 차고 있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는 그녀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때 세 여자 중 하나가 방안에 있던 장중모를 발견하고 외쳤다.

“중모씨! 살려주세요!”

그렇게 소리 친 것은 바로 박화영이었다. 약에 취한 세 여자들 모두 마찬가지였겠지만 박화영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자신이 어떤 처지인지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 년 이리 데려 와.”

장중모가 자기 앞에 준비 된 물건들 중에 밧줄을 챙기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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