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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496화 (49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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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미팅 파트너인 장중모를 향해 주윤미가 번쩍 손을 들었다.

“여기요. 여기에요.”

그리고 제법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그녀를 에워싼 험상궂게 생긴 남자들이 일제히 장중모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다들 피식 웃었다. 그 사이 장중모가 그들에게로 걸어왔고 그들은 아예 그에게 길을 터 주었다. 그러자 장중모는 곧장 주윤미에게 다가섰다. 주윤미가 아무리 순진해도 눈치는 있었다.

“뭐, 뭐에요?”

아무래도 좋지 않은 예감에 주윤미가 불안한 눈빛으로 장중모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장중모는 그런 그녀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대신 그녀 뒤쪽에 있는, 특히 얼굴에 칼자국 때문에 살벌해 보이는 남자에게 말했다.

“조용히.....흠집 안 나게 조심해서. 거기로 데려 가라.”

“알았수.”

그 말을 들으며 주윤미는 장중모와 자신을 에워 싼 자들이 서로 잘 아는 사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다, 당신.....읍!”

주윤미가 화난 얼굴로 장중모에게 뭐라 말을 하려할 때였다. 누가 그녀 입을 막았고 이어 알싸한 냄새를 맡은 주윤미는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주윤미를 에워싼 험상궂게 생긴 자들 중 하나가 손수건에 수면 성분의 약을 뿌린 뒤 그걸로 주윤미의 입을 틀어막은 것이다. 그 수면 성분의 냄새를 맡은 주윤미는 기절을 했고 말이다.

“읏차!”

그 자는 의식을 잃은 주윤미를 가볍게 어깨에 들쳐 멨다. 그리고 나머지 일행들과 함께 대기 중인 승합차 쪽으로 움직였다.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장중모가 갑자기 외쳤다.

“잠깐!”

그러자 험상궂게 생긴 자들이 일단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중 장중모와 얘기를 나눈 얼굴에 칼자국이 난 자가 뒤를 돌아 장준모를 보고 귀찮다는 듯 대꾸했다.

“왜요?”

“그 여자는 차에 넣어두고 너희는 날따라 와라.”

“뭐하게요?”

“여자 둘이 더 있다. 그년들도 데려 가는 게 좋겠어.”

장중모의 그 말에 얼굴에 칼자국 난 자가 눈썹을 모았다.

“여긴 우리 구역이 아닌데. 그러다 여기 관리하는 녀석들과 부딪쳐서 좋을 게 없어서 말입니다.”

얼굴에 칼자국 난 자가 갑자기 몸을 사리자 장중모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래서 내 말을 못 따르겠단 거냐?”

장준모가 발끈해서 으르렁 거렸지만 얼굴에 칼자국 난 자는 어디 믿는 구석이 있는지 태평하게 대답했다.

“웬만하면 그쪽 말을 따르겠지만 이런 골치 아픈 일은 들어주지 않아 된다는 보스의 명령을 들은 터라......”

얼굴에 칼자국 난 자의 입에서 보스란 말이 거론 되자 화나 있던 장준모도 바로 꼬리를 말았다.

“쳇! 알았다. 그럼 그년들을 이리로 데려 올 테니 저년처럼 잡아 가는 건 가능하겠지?”

장중모가 턱짓으로 기절해서 험상궂게 생긴 자들 중 하나의 어깨에 들쳐 메져 있는 주윤미를 가리키며 말하자 얼굴에 칼자국 난 자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야 가능하지요. 데려 오기나 하쇼.”

“쳇!”

장중모는 눈앞의 험상궂게 생긴 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투덜거리며 다시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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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모가 룸에 들어갔을 때 신나게 춤을 추고 난 두 쌍의 남녀가 술로 갈증을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눈이 맞았는지 두 남녀는 노골적인 애정 행각을 서슴없이 벌였다.

“우웁....쩌쩝....”

박화영과 이가람의 파트너들은 비교적 잘생긴 편인지라 그녀들은 원 나잇의 상대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이 어떤 짓을 해 와도 그걸 다 받아 주었다. 어차피 오늘 밤 그들과 뜨겁게 뒤엉킬 텐데 지금 그들의 손길을 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때 즐기는 그들에게 장중모가 찬물을 끼얹었다.

“이봐. 너희들 친구가 너희들 빨리 데려오라던데? 빨리 가지?”

“네?”

“윤미가요?”

“응. 할 말이 있다면서.”

“할 말 있으면 여기 와서 하면 되잖아.”

“그래. 여기로 데려 와.”

이제 막 꼬신 여자들과 재미 좀 보려는데 초를 친 장중모를 박화영과 이가람의 파트너들이 쏘아보며 말했다. 그러자 장중모가 그들을 보고 히죽 웃으며 말했다.

“여자들 끼리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는데 어쩌겠어. 빨리 가게 나 줘라.”

그 말 후 장중모가 기분 나쁘게 계속 웃자 박화영과 이가람을 끌어안고 있던 파트너들이 갑자기 움찔 거리더니 그녀들을 풀어 주었다. 그런 그녀들에게 장중모가 말했다.

“따라 와.”

장중모가 앞장서서 룸을 나서자 박화영과 이가람도 별 수 없이 그를 따라 나섰다. 그러면서 둘 다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걔는 뭔 할 말이 있다고 이 난리래?”

“그러게. 가고 싶으면 조용히 사라지면 될 걸 말이야.”

하지만 주윤미가 그녀들을 찾는다는 안 갈 수도 없어서 그녀들이 룸을 막 나서자 남은 그녀들의 파트너들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장중모. 저 개새끼. 또 저 혼자 다 쳐 먹으려나 보다.”

“그러게. 시발새끼. 내가 다시 저 새끼하고 어울리면 사람이 아니다.”

“그러게 조폭새끼하고 어울리지 말자고 했잖아.”

“하아! 그저께 저 새끼가 소개해 준 년 따먹고 좋다고 꼬리 흔들던 게 누구였더라?”

“뭐, 뭐? 꼬리를 흔들어? 이런 개호로 새끼를 봤나. 너 이리 와.”

“그래. 왔다. 어쩔래?”

“어쩌긴. 이거 나 먹어라.”

퍽!

“쳤어? 이 씹 새끼가.....”

그렇게 박화영과 이가람의 파트너들이 룸 안에서 뒤엉켜서 싸울 때 장중모는 박화영과 이가람을 데리고 클럽 밖으로 나갔다.

“여긴 왜....”

“윤미는 어디 있어요?”

클럽 밖으로 나온 두 여자가 의아해 할 때 시커먼 그림자들이 그녀들을 에워쌌다.

“읍!”

그리고 동시에 그녀들의 입을 누가 틀어막았고 그녀들은 주윤미처럼 이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런 그녀들을 들쳐 멘 시커먼 그림자들이 근처 대기 중인 승합차에 오른 뒤 유유히 클럽을 빠져 나가는 걸 지켜보던 장중모가 히죽 웃으며 호주머니 속에서 자동차 키를 꺼냈다. 그리고 리모콘 키를 누르자 ‘삐삑’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의 외제차 라이트가 깜빡거리면서 시동이 걸렸다.

곧 그 차의 운전석에 오른 장중모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차를 출발 시켰다.

부아아앙!

그리고 시끄러운  뛰어난 코너링으로 차를 돌려 이미 사라진 승합차를 쫓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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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차오양구에 위치한 가라오케 술집 안에서는 새벽 시간임에도 영업이 한창이었다.

그 업소 영업부장인 송태호는 좀 전에 그가 속한 조선족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인 노병필에게 쓸 만 한 년 3명을 여기로 데려가고 있단 소식을 전해 듣고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눈이 높은 노병필이 쓸 만하다면 그건 최고급 룸살롱 에이스급 년들이란 소리였다.

“크흐흐흐. 그년들 길들이는 맛도 제법 쏠쏠하지.”

앞으로 몇 달 동안 그 년들을 돌려가며 맛볼 생각을 하자 벌써 아랫도리가 불끈해 지는 송태호였다. 송태호가 속한 조선족 폭력조직 ‘대모파’는 1990년대 초에 결성 되어서 한때 북경을 공포에 떨게 만든 적도 있을 정도로 악명깨나 떨쳤었다. 그러다 2000년 초 중국 공안의 대대적인 조폭 소탕 작전에 휘말려서 1세대 조직원들은 죄다 감옥에 끌려갔고 그 중 대부분이 총살을 당해 사라졌다.

그때 살아남은 조직원들 중에 장대모가 다시 재건해서 만든 조직이 바로 대모파였다. 장대모는 최대한 공안의 눈을 피해서 조직을 운영하면서 정관계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했다. 그래서 지금의 대모파가 북경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모파는 북경의 차오양구의 술집 중 1/3을 장악해 매달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돈만 수억 위안이었다. 한화로는 수백억 원이니 거의 준 재벌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돈은 대부분 조직 운영비로 들어가지만 그래도 매달 수십억 원은 고스란히 보스인 장대모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장대모는 그 돈으로 북경에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면서 펑펑 돈을 써댔다. 그런 장대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곳 가라오케와 근처 술집 몇 군데를 관리하는 송태호도 한 달에 한화로 억대의 돈을 벌었다.

똑똑!

가라오케 한 쪽 방에 송태호는 일부러 자신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비록 좁지만 그곳에 제법 고급스런 소파를 넣은 송태호는 새벽 영업시간 동안 주로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자 송태호가 기다렸다는 듯 외쳤다.

“들어와.”

그러자 문이 열리며 늘씬한 미녀가 커피를 들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이름이 지수란 이 미녀는 이곳 가라오케의 에이스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지적이고 깔끔한 캐리어우먼 스타일로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머리를 깔끔하게 뒤로 쪽지여 만들고 태없는 안경에 지적이고 이지적인 얼굴의 그녀가 사뿐히 걸어 사무실 안에 들어와서는 송태호 옆에 다가섰다. 그리곤 손에 들린 커피를 송태호 앞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는 영업을 뛰다 온 듯 투피스 사무복 차림이었는데 얼굴과 잘 매치 되어 누가 봐도 예쁘고 섹시한 오피스 걸처럼 보였다.

송태호는 간만에 지수를 보자 색욕이 당겼다. 영업부장인 송태호는 가라오케에 있는 여자들 중 누구든 자기 마음에 들면 품을 수 있었다. 그녀들에게는 당연히 송태호를 거부할 권리 따윈 없었다. 그랬다가 그의 눈밖에라도 나면 북경이 아닌 중국 어디 촌구석의 창녀로 팔려가서 거기서 생을 마감할지 몰랐다.

“부장님. 커피 맛있게 타 왔어요.”

“그래. 잘 마실 게.”

“그럼 전 일하러 가볼게요.”

“잠깐! 이리와 앉아. 오랜만에 보는데 얘기 좀 나누자고.”

“예.”

지수가 송태호 맞은 편 소파에 앉자 그녀의 길고 미끈한 다리가 보였다. 은근히 풍기는 그녀의 향수냄새가 송태호의 코를 자극했다.

“지수야. 이리 와서 내 무릎에 앉아봐.”

“네? 하지만 손님들이 기다리실 텐데.”

가라오케의 여자들은 영업시간 중 자신의 할당량이 있었다. 그걸 채우지 못하면 그게 그대로 빚이 되었다. 그리고 그 빚은 고리대로 엄청난 이자가 붙었기에 여자들은 어떡하든 그날 할당량만큼은 반드시 채우려 했다.

“할당량은 신경 쓸 거 없어. 아니 한 사흘 할당량 채운 것으로 해 줄게. 됐지. 이리와.”

“네. 부장님.”

하루도 아닌 사흘 할당량을 빼주겠단 말에 지수는 환하게 웃으며 살며시 일어나 송태호에게로 향했다. 그리곤 그의 넓은 가슴에 고개를 기대며 무릎위에 걸터앉았다.

“흐흐흐흐....”

음흉한 웃음과 함께 송태호의 손이 긴 지수의 다리를 부드럽게 만지더니 곧 치마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지수의 상의 재킷을 벗기고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하지만 한손으로 단추를 풀려니 잘 되지 않았다. 그러자 지수가 답답한지 자신의 손으로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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